제목 : 지나가는 사람
세 발 사람
지팡이를 발삼아 느릿느릿
꼬부장한 허리를 흐느적흐느적
길이 무서운지 설설
무거운 발걸음으로 지나가네
네 발 사람
자전거를 밀면서 실기죽 샐기죽
엉덩이를 탈까말까 달싹들썩
무슨 화났는지 투덜투덜
애타는 발걸음으로 지나가네
따가운 봄볕아래
세 발 할머니와 네 발 손자
손자는 무슨 급한 일이 있는지
느린 할매를 재촉하며
어디론가 급하게 지나가네
...
...
...
따스한 봄볕아래
손자는 빨리 놀러 갈 수 있어 좋고,
할머니 따라 왔다 얻은 아이스크림이 좋고,
할매는 얻은 낡은 유머차도 좋고,
신나 달음박질치는 손자 모습도 좋고,
행복한 조손이 봄날 내 앞을 지나가네
- 0906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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