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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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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영어 이야기 (5)

자기의 감정과 의도에 맞지 않는 표현은 

얼굴과 몸짓보다 더 나쁩니다.


문법 무시하고 회화만 중시하는 분도 있습니다.

발음 무시하고 표현만 하면 된다고 하는 분도, 듣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목적이 다르면 수단도 다르겠지요.


그래서 영어를 하는 목적을 먼저 한정해 봅니다.


1. 외국인과 아무 불편없이 영어로 대화한다.

2. 미국 드라마나 뉴스를 편하게 본다.

3. 영어책을 술술 읽는다

4. 영어를 마스터해서 남을 가르치겠다.

5. 영어를 잘 하는 척 하겠다


5번부터 말해봅니다.

이는 4번과 연결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 유학생들은 영어 잘 못합니다.

법대 JD 과정에 오는 학생들은 좀 낫지만 그래도 영어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씁니다. 유학생들 중에서 미국에서는 거의 영어를 말하지 않으려 하던 사람조차 한국에서는 영어를 쓰는 경우를 봅니다.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많겠지만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처럼, 자기가 하나 배워서 하나 가르치면서 먹고 사는 사람이야기는 더 하지 않겠습니다.


4번 목적입니다.

오래 전에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영어 프랜차이즈 하던 분을 두 사람 알았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영어를 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되었는데, 자기 생각조차 제대로 표현을 못하더군요. 가르치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른 문제기는 하지만, 가르치면서 잘 하지 못한다면 언어에 대해서는 최소한 옳지 않다고 봅니다. 시험대비 훈련 같은 것이라면 그건 다른 목적이라 봅니다.


3번, 영어책을 술술 읽는다.

아마 최고의 목표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아직 교수로 있는 친구들이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어 해석은 할 줄 아니까. 하고요. 어차피 문법 중심으로 공부했던 세대라서 해석이나 문법은 강하다고 말하는데, 착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묘한 감정 표현이 해석될 수도 없습니다. 해석해놓고 나면 말은 되겠지만 생선 반토막입니다.

문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법은 이게 문법적으로 맞나 안 맞나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문법은 글을 쓸 때 필요한 약속입니다. 문법을 알고 맞춰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쓰지 않으면 뜻이 달라져 버리거나 뜻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법은 대충해도된다고 하는 순간부터, 이미 정확한 의사소통은 물건너 갑니다.


그렇다고 문법을 마구 공부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문법은 작문을 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자기 뜻을 정확히 표현하는 수단으로 문법을 하나 둘 습득해갑니다.  쓰지도 못한 문장에, 또는 자기가 쓰지 않는 표현 방식에 대한 문법을 배우는 건 바보짓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한 문법을 보면서, 그 용도를 이해하고 만약 비슷한 경우가 있으면 그런 식으로 씁니다. 모르면, 안쓰면 됩니다.

이런 이유들로, 영어로 책을 술술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의도를 곡해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또한, 이렇게 된다면 영어는 이미 사실상 완성 단계입니다.


책 잘 읽는다고 영어가 완성되나?

답은 '그렇다'입니다.

읽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잘 읽어야 합니다. 자기 마음속에서 내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책을 빠르게 읽지 못합니다.

그래서 잘 읽는다는 것은 발음을 정확히 한다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빠르게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와 전달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듣는 것은 어려울리가 없습니다.


대사를 보여줘도 이해 못하는 사람은 듣기 연습 아무리 해도 듣고 이해하지 못합니다. 

외국어 듣기는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이해능력 문제입니다.

'안 들린다'가 아니라 '이해 못했다'가 답니다.


귀로 들어오는 각 음소를 구분하지 못했고, 음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단어, 연결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영어 발음에 대한 많은 강좌들이 있지만,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사이비로 가득차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은 자기가 자꾸 소리를 내다보면 깨우치게 됩니다. 그러면 음운현상이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발음을 정확히 어떻게 하나?

먼저 알고, 단어 속에서 반복하여 숙달하는 것입니다.


영어 책을 술술 읽는다는 목표는, 진짜 영어를 하겠다는 목표라고 봐야 합니다. 단지 '암호 해독'을 하는 것이 아닌.


2번 목적인 드라마 뉴스,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수단이 드라마나 뉴스일 경우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보는 게 드라마고 듣는 게 뉴스입니다. 

다 아는 드라마를 보고 그 내용을 알고, 지나간 뉴스를 이해하는 취미를 기를 게 아니라면, 영어를 할 수있기 까지는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서 영어 배운다는 생각은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아이들이 드라마나 만화 보면서 영어 배운다고 어른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아이들은 그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서 느끼는 감상이나 정보를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그걸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른은 이미 한국어로 가지고 있어서 들어오는 걸 아예 차단해버립니다.


영화 한편 씹어먹고 영어에 입이 터였다.  그런 이야기들, 드라마 같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할 수 있느냐? 자랑할 수 있을 정도는 될 수 있을 겁니다.

프렌즈 드라마 보고 영어 배웠다. 

프렌즈는 제작 목적에 영어 학습이 포함되어 있던 경우입니다. 프렌즈 따라하다 보면 회화가 어느 정도 될 수는 있습니다. 묻고 답하고.

그런데, 한국에 살고 있다면 인생에 몇 번이나, 얼마나 많은 대화가 필요해서 그 노력을 합니까?

미국에 살고 있다면 대화만 좀 하고, 프렌즈 같은 시트콤 배우 할 것 아니라면 어디에 그 영어를 씁니까?


미국의 전문직은 문서를 읽고, 만드는 게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로 농담하는 걸 배우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게 아니라면, 프렌즈 조차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고 용기를 키워주는 매우 비싼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어를 할 수 있게 된 단계에서 보고 즐기는 게 낫습니다.


1번 목적, 외국인과 불편없이 대화한다.

희망사항일 수는 있어도 실제 목적은 못 됩니다.

불편한 상황에서는 대화가 불편할 수밖에 없고, 편한 상황은 편합니다.

상대가 불편한 사람일 수도 있고, 대화 주제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어떻게 해도 모든 경우에 불편없이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유창하게 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대화가 불편하면 유창함은 없습니다. 

저한테는 한 때 모든 대화가 불편했습니다.

저도 미국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말하게 되는데, 그 경우란 항상 이미 불편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화기만 들면 다투고 논쟁하고, 그런 불편한 영어만 사용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자기가 하려는 일에 또는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데 '언어 때문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영어라면, 그것 3번 목적 다음으로 좋습니다.

아주 빠르게 늘고, 진짜 영어가 됩니다. 단, 자기의 프로토콜은 직접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모든 목적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것은 3번, 영어책을 술술 읽는다입니다.


영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그 목적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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