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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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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령 마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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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20 09:06
최근연재일 :
2021.04.06 03:11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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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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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7,399

작성
21.03.2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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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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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9. 비급 '검술의 창조 원리'를 사버렸다.

DUMMY

9. 비급 '검술의 창조 원리'를 사버렸다.



난 정말 미소녀가 되었다.

지구에서는 결코 할 수 없었던 6주간의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물론 억지로)해냈기 때문이다.

몸무게가 7킬로그램이 줄었고, 하루 종일 서서 움직이느라 허리는 유연해지고 팔다리는 근육이 길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아무리 얼굴이 이뻐도 몸매 나쁘면 미소녀 소리 못 듣는다. 무조건 몸매는 좋아야 미소녀 타이틀을 얻는다. 얼굴? 화장 가능한 데 잖아.

요즘 신기막측한 화장술이 얼마나 많은데. 성형외과 아니라도 뷰티삽에서 이런 시술 저런 시술 다 해줘. 결론은 날씬하고 나올 데 잘 나오면 무조건 미소녀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지구에서 거의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몸매를 보며 난 혼자 만족스러웠다.

몸매가 되면 그 다음은 로맨스 잖아. 아니. 난 '로멘스'다. 여러 남자를 만나보고 비교해야 미소녀지.

주인 아줌마한테 얻어서 벽에 걸어놓았던 거울이 액자처럼 내 얼굴을 비춘다.

좋다.

이래서 좀 이쁜 계집애는 수업시간 중에도 거울들여다 보고 앉아 있었구나. 예쁜 얼굴로 로맨스 꿈꾸느라고.

하여간 완벽하다.

난 탄성공간에서 옷을 꺼내 갈아 입고, 신발도 바꿔신은 다음에 첫 외출을 했다.

이 도시는 마치 지구의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시간대에 있는 것 같다. 거대한 빌딩들은 서울이나 맨하탄을 연상시키지만, 과학은 거기서 멈췄다.

조약한 라디오와 초기의 컬러텔레비젼도 있지만 사람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는, 여기는 발전소가 없다.

그런데 라디오와 기본적인 전자장비가 작동되는 이유는 전기를 만들어서 파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배터리 장사꾼과 비슷한 사람들인데, 그들은 전기 항아리를 팔기도 하고 충전도 해준다.

내가 일하는 식당에도 그런 사람들이 와서 전기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어보고, 필요하다고 하면 배터리에 충전해주고 간다. 그 사람들이 바로 발전기다.

작은 배터리부터 사고 나서 내가 볼 곳은 음악을 파는 곳과 서점이다.

음악 파는 곳에서 좋은 음악 몇 개와 전기 플레이어를 구매할 거고, 서점에서는 초보적인 책을 사서 글 읽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울 생각이다.

이래서 미션 언제 끝내느냐고? 아서라. 난 우리 아빠 닮아서 성미가 불같이 급하긴 하지만 바보가 아니다. 준비할 만큼 준비되면 하는 거고, 아니면..... 난 그냥 깨끗이 포기해버린다.

왜 내가 바보처럼 되지도 않은 일에 아둥바둥해야해? 그런 일 없다.


길에서 안면있는 전기 털보 아저씨를 발견하고 가장 작은 배터리를 달라고 했다.

“어디 쓸 건데. 제일 작은 건 거의 쓸모가 없어.”

“음악 재생기에 쓰려고요.”

“그럼 제일 작은 건 안돼. 그거 전기 많이 먹어. 약간 큰 작은 거라야 일주일 쓸 수 있어.”

전기 털보 아저씨는 접혀있는 우유팩 같은 배터리들을 보여주었다.

그래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 전기 털보 아저씨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그럼 그 약간 큰 작은 거 주세요. 제일 작은 거 값으로.”

“아니, 아가씨. 무슨 소리야. 값이 두 배인데 반으로 깎자니.”

전기 털보 아저씨가 수염을 부르르 떤다.

하지만 난 자신있다. 왜 내가 미소녀가 되기를 갈망했겠어? 말이 아직 어눌하니 남자들이 좋아하는 백치미도 좀 있을 걸?

“대신 늘 아버씨한테만 충전할게요. 저 전기 많이 써야 해요. 배터리 값보다는 차라리 계속 사야하는 전기를 저한테 파는 게 이득이잖아요. 네. 다른 전기 아저씨들이 전기 충전해준다해도 절대로 안하고 아저씨 오기를 기다릴게요.”

지구의 프린터 회사들이 프린터 싸게 팔고 잉크 비싸게 팔아 돈 벌었다.

은근히 그런 힌트를 주고, 예쁜 소녀가 자기만 기다린다는 느낌까지 주었으니, 흥. 이제 '애절한 눈'으로 결과를 보자.

전기 털보 아저씨가 망설인다.

그럼 동정이란 무기를 써야지. 이건 필살기다.

“돈이 이것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일 작은 거 살려고 했던 건데.....”

내가 내민 배터리값은 동전도 섞여있다.

전기 털보 아저씨는

“이거 정말 손해보고 주는 거야. 꼭 나한테서만 충전해야 해.”

하며 우유팩처럼 생긴 배터리를 건네 주었다.

아주 활짝, 예쁘게 웃으며,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미소녀의 고객만족 정책인

“감사합니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를 사용했다.

음악 상점으로 뛰어가면서 뒤돌아 보고 손 흔들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기 털보 아저씨도 나한테 손을 흔들며 답했다.

이제 저 아저씨는 내 '밥'이다. 아니 내 친구다. 잠깐 '호'구인가?


음악상점에서 나는 한 시간 동안 발음이 멋지고 부드럽고, 매력적이고, 섹시한 여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에 40개의 발음이 골고루 잘 섞여 있는 것을 다섯 곡 골랐다.

그런 후에

“이거 다섯 곡 얼마예요?”

하고 계산하려 했다.

“100만 원인데, 지금 20퍼센트 할인이라 80만 원이다.”

말도 안돼!

“왜 이렇게 비싸요?”

“많이 싸진 거야. 돈이 없으면 하나만 사.”

아! 이 별은 지적 재산권의 가치가 실물자산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깜박했다.

외계인의 침략 이후로 과학 발전을 멈추고 정신 문화쪽으로 발전해간 때문이다. 뭐 하여간, 나는 이걸 다 살 수 없다.

식당에서 내가 받는 돈은 한 달에 80만원이다.

2주마다 받으니까 6주 일한 나는 120만 원을 주인 아줌마한테 받았고, 주방에 있는 사람한테까지 나눠주는 팁까지 합쳐서 210만 원 정도가 있었다.

그 중에서 벌써 30만 원이 배터리값으로 나갔다. 180만 원 남았는데 음악에 80만 원 쓰고 나면 100만 만원 남는데, 그럼 플레이어와 책은 어쩐단 말이냐.

노래를 두 곡만 사고 플레이어 값 60만원도 지불하고 나니 내 수중에 남은 건 80만원이었다.

내 손이 부덜부덜 떨렸다. 210만 원을 가지고 나와서 80만 원이 되기까지는 한 시간 반도 걸리지 않았다. 6주 동안 힘들게 번 돈이 이렇게 날아가다니.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나는 더욱 굳게 결심했다.

역시 사업을 해야 돼. 그러려면 일단 말은 전혀 불편없게 해야 돼.

책값은 얼마나 할지 겁내며 서점에 들어갔다.

그리고 책을 둘러보는데, 이 작은 서점에 무슨 책이 이렇게 많아?

메뉴판과 영수증보고 어깨너머로 조금씩 배운 글자들로 제목을 읽어 보았다.

“진법개...설”

이건 박해령처럼 진법사가 되는 데 필요한 책인가?

다른 칸에서 제일 만만해 보이는 글자를 찾아서 읽었다.

“십이 무적 발검술.”

또 다른 책은,

“염력 개화 5단계 해설”

그 아래 칸에는 '인체 화염 유인에 대한 제고'라 쓰여 있네.

뽑아서 보니 아직 읽을 수 없는 글들이 그림과 함께 가득한데, 오 맙소사. 이거 다 비급이잖아.

비급이 이렇게 막 굴러다니는 거야? 지구에서 그대로만 하면 다 성공할 것 같아 보이는 흔해 빠진 자기 개발서처럼?

위에 적혀 있는 섹션의 이름을 읽어보니 정말 '자기 개발' 이라 된 것 같다.

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검술의 창조 원리'라는 비교적 얇아보이는 책을 하나 뽑아서 서점 점원에게 달려가 물어보았다.

“이거 공부하면 정말 책대로 할 수 있어요?”

“아니면 왜 팔겠어요?”

점원 아가씨가 사기꾼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까칠하게 대답했다.

“다른 책들도 익히면 다 돼요?”

“이봐요, 학생.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하라는 거잖아요. 높고 훌륭하고 강한 사람이 되려면 책을 읽어야지요.”

좀 훈계조네. 같은 여자라서 그런지 약간 무섭다.

“살거면 사고 안살거면 나가요. 문 닫을 시간 다 됐으니까.”

난 쫄리지 않으려고 당차게 말했다.

“안 살거면 왜 왔겠어요. 이 책 얼마예요?”

“80만 원. 뒤에 적혀 있는데 보고도 몰라요?”

있는 척, 탈탈 긁어서 주고 나니 빈털털이가 되어 버렸다.

아! 그리고 글 공부 하는 책을 사야하는데 그만 '검술 창조 원리'를 사버렸네. 난 궁색하게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걸로 글 공부도 될까?

식당으로 힘없이 돌아오면서 나는 이 별 발전이 더딘 이유가 너무 비싼 책값 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손에는 검술 책도 있고 음악도 있고, 음악 재생기도 있는데 돈이 없으니 기분이 거지 같다.

이래서 투자도 아끼면서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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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지적인 전사 21.04.06 5 0 8쪽
17 16. 영력상자 - 꼬리치기 21.04.03 9 0 8쪽
16 16. 영력상자 - 추적 21.04.03 9 0 8쪽
15 15. 타임 에디팅 21.03.31 8 0 11쪽
14 14. 거인 숲의 유령 지능 21.03.31 8 0 10쪽
13 13. 애플리칸트 집결 21.03.30 14 0 10쪽
12 12. 비행선 탈취 21.03.29 11 0 19쪽
11 11. 순간이동보다 나은 21.03.28 13 0 10쪽
10 10. 첫 통역이 이상하다. 21.03.27 10 0 10쪽
» 9. 비급 '검술의 창조 원리'를 사버렸다. 21.03.27 11 0 9쪽
8 8. 접시닦는 지구의 미소녀(?) 21.03.26 15 0 9쪽
7 7. 감독관님, 저 돈 좀 주세요. 21.03.25 16 0 14쪽
6 6. 인간들의 별 섹터 94 21.03.24 12 0 8쪽
5 5. 탄성공간의 육체파 미소녀(?) 21.03.24 16 0 9쪽
4 4. 통역사가 되었다. 21.03.23 13 0 5쪽
3 3. 나도 카드 있다. 21.03.22 15 0 8쪽
2 2. 멋진 놈들(?) 21.03.20 19 0 8쪽
1 1. 천공의 환승 공항 21.03.20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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