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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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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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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765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3.18 23:3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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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준비된 몸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라탐앤 왓킨슨의 회장겸 매니징 파트너는 찰즈 레즈니코프씨였는데, 아주 간혹 보는 정도였지만 성곡은 레즈니코프씨가 자기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눈길이나 다른 정황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관을 쓴 황제나 다름없는 레즈니코프씨는 성곡의 롤모델이었다. 성곡도 나름으로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었다.

지난 주 목요일에 아프리카 빨간 집 사건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성곡이 그의 룸으로 호출이 되었을 때, 성곡은 기쁜 표정을 억지로 참았지만 그의 동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성곡의 비서로 일해온 제니 샌드버그양이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폴폴 뛰었다.

회장겸 매니징 파트너는 변호사가 잘못해도 불러서 꾸짖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에는 일이 너무 많고 직책이 높다. 그가 직접 부르는 것은 중요한 일을 맡기거나 책임있는 자리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컸기에 호출된 사람은 출세길이 열린다 볼 수 있었다.

성곡은 뛰어난 실적을 쌓아왔고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니 불릴 만하였다.

아프리카의 빨간 집도 성공적으로 끝냈으니 시기적으로도 성곡이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때라고 볼 수 있었다.

성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서 긴장을 줄이기 위해서 머릿속으로 미녀를 상상했다. 불안할 때나 속이 미슥거릴 때는 미녀 또는 미녀와 연관된 상상, 특히 고급 향수와 삼푸 냄새를 포함한 체취를 상상하는 것은 성곡에게만 통할지 몰라도 멀미 비슷한 증상과 긴장 완화에는 특효약이다.

상곡이 상상하곤 하는 미녀들 중에는 레즈니코프씨의 개인 비서도 포함된다. (제니 샌드버그양은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는다. 리스트가 길기는 하지만 공간이 부족해서.)

레즈니코프씨의 개인 비서는 앤 델모어양인데, 델모어양은 모델처럼 키가 크며 전형적인 금발에 눈은 파란 백인 여성이었다.

화장을 잘하고 옷도 모델처럼 입어서 원래보다 더 섹시해 보이는 델모어양은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물론 금발이 멍청하다는 속설의 영향도 있을 거고 사내의 똑똑해 빠진 변호사들과 비교했을 때다)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유쾌한데다가 잘 웃고 (아무한테나, 아무일에나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막 웃는다) 나긋나긋해서 회사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들 중 하나였다.

앤 델모어 근처에서는 늘 싱그러운 향기가 감돌고 피부도 탄력있어 보여서 좋았다. 나이도 먹지 않는지 처음 봤을 때 같은 화려한 동안이고 잔주름 하나 없다.

성곡도 아직 성과는 없었지만 앤 델모어와 친해지려고 적잖이 공을 들였다.

지난 크리스마스 파티 때는 무려 칵테일을 두 잔이나 함께 하기도 했다.

독한 마티니를 마신 후에 혀를 내밀며 손부채질을 하는 모습은 의도된 것인지는 몰라도 아주 청순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는데, 그래도 밤을 함께 보내는 데는 실패했었다.

델모어는 생긴 것 답지 않게 의외로 잘 빼고 거리를 조절하는 재주가 있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사이에 델모어양에게 성곡에 대한 호감이 더 쌓였을 수도 있었다.

생각할수록 5인치 은색 하이힐 위에 서있는 델모어양의 긴 다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매일 깎는지 손등과 팔에도 털이 안 보인다.

레즈니코프씨의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성곡은 델모어양의 다리쪽을 보았으나 책상에 가려 볼 수 없었다.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환하고 싱그러운 표정의 아름다운 얼굴로 델모어양은 성곡을 맞았다. (실제로 어떤 영화배우도 델모어양보다 아름답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거대 로펌에서 회장겸 MP의 개인비서쯤 되려면 아마 이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기다리고 계셔요."

델모어양은 일어나서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동시에 긴 다리 위의 감청색 정장을 입은 상하체를 모두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걸어가서 레즈니코프씨의 방문을 노크했다.

성곡은 델모어양의 힙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델모어양의 엉덩이는 보라고 일부러 그렇게 생긴 것 같다.

"보스, 코크씨가 도착했습니다."

하고 델모어양이 말했다.

들어오라는 말이 들리고 델모어양이 돌아서서 성곡을 보며 웃었다. 성곡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지만 얼굴로는 환하게 웃었다.

델모어양의 지금 웃음은 약간 경박한 그녀가 성곡의 이름 때문에 웃은 것이다.

성곡의 이름인 곡은 영어로 발음할 때 종종 콕(cock)이 되어버리는데, 영어단어 Cock은 수닭이라는 의미 외에도 Dick처럼 남자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했다.

Coke(콜라)로 생각해주지 않을까 싶지만 발음이 Coke와 Cock은 발음이 전혀 다르다. 누구나 듣자 마자 Cock으로 생각해버린다. (사람들은 의외로 성적인 단어에 더 민감하고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입으로 내뱉으면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이 때문에 성곡은 학창 시절에 차라리 개스스테이션(Sunco 주유소와 이름이 비슷해서)이라는 별명을 차라리 더 선호했다.

물론 가장 원했던 것은 자기 이름 마지막에 'ㄱ'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 누구든, '성! 고(go)! 고! 성! 고! 고!'하며 응원하는 게 되었을 테니까. .

성곡은 델모어양을 스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내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죠? Keep going. I like it (계속 해요, 나도 좋으니까.)! ”

델모어가 "에유”하고 찡그리는 시늉하며 웃고 지나갔다.


마호가니 장식이 가득한 고풍스러운 사무실에서 레즈니코프씨가 앉으라고 한 후 성곡은 기대에 가득차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아프리카의 빨간집 케이스 메모랜덤(로펌에서 지시, 보고에 주로 쓰이는 형식 문서, 틀을 갖춘 편지라고 해도 됨.) 잘 봤네. 잘 처리했어. 자네는 법률 분석도 괜찮지만 사실 관계 분석에 탁월한 면이 있는 것 같군."

칭찬이었다. 아프리카 빨간 집 사건은 성곡이 정말 가진 모든 노력을 다 퍼부었던 것이었다. 성곡은 속으로 기뻐하면서 태연하게 거짓말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비슷한 케이스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레즈니코프씨가 책상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웃었다.

"역시 독특해. 그런 케이스를 생각하다니. 언제 고고학에까지 지식을 쌓았는지 모르겠군. 게다가 몸도 아주 마음에 들고."

성곡은 속으로

'MP가 게이라는 소문은 못들었는데.'

하면서 마주 웃었다.

레즈니코프씨가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자네는 준비된 몸이야. 그래서 자네를 케이프타운으로 발령했네. 몇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해서 말이야."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빨간집이 있는 도시다.

성곡은 잘못 들었는가 해서 레즈니코프씨에게 눈빛으로 다시 말해주기를 요청했다.

레즈니코프씨가 말했다.

"코크 성은 오늘 오후 비행기로 출국할 거야."

어투도 조금 이상했다.

"무슨 말씀인지....."

하며 농담이기를 바라며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데 레즈니코프씨가 성곡의 뒤를 보며 씨익 웃었다.

“자네가 파트너가 되었다는 소리지. 축하해”

파트너가 되었다는 소리에 기뻤지만 그것보다 더 이상한 느낌에 성곡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순간 성곡의 뺨에 차가운 손이 닿았다. 흠칫하며 떨치다가 성곡은 자기 뒤에 서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회색 옷을 입은 남자의 모습이 자기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뭐야! 이 이거”

성곡이 놀라서 소리쳤다.

얼굴이 변하는 중에 그 남자가 말했다.

"이 남자, 똑똑하군요. 지시하신 대로 즉시 출발하겠습니다."

성곡의 음성과 똑 같았다. 그 사이 몸도 성곡과 똑같아졌으며 옷도 같아져 있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다. 파트너를 임명할 때는 깜짝쇼도 하고 몰래 카메라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게 로펌의 파트너가 되는 절차일리 없다. 성곡은 머리카락이 쭈뼛해지는 전율에 벌떡 일어섰다.

"이런 XX."

"아. 진정, 진정하고."

레즈니코프씨는 오른손 집게 손가락으로 재를 털듯이 톡톡 터는 시늉을 했다.

성곡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심장이 겉잡을 수없이 빨리 뛰며 머리로 피가 몰렸다.

"코크, 이제 가봐. 미스터 파트너."

레즈니코프씨가 손을 흔들었고 성곡으로 변신한 사람이 웃으며 나갔다. 걷는 모습도 성곡과 똑 같았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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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준비된 몸 21.03.18 20 0 9쪽
3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깊고 긴 함정 +2 21.03.18 27 1 7쪽
2 1. 평화와 낭만의 종말 - 무슨 짓했어? +1 21.03.18 2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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