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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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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768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3.18 23:27
조회
27
추천
1
글자
7쪽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깊고 긴 함정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사건이 시작된 곳인 '라탐앤 왓킨슨'에는 소위 말하는 헤드쿼트(본부)가 없다. 맨하탄의 식스 애브뉴(6가)에 제일 큰 사무실이 있을 뿐이다.


라탐앤 왓킨슨은 미국, 유럽, 아시아,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사무실을 두고 있는 글로벌 로펌이다.

세무와 기업간 거래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거의 모든 종류의 돈 되는 법률서비스는 다 제공한다.

라탐앤 왓킨슨에서 MP라고 불리는 매니징 파트너들은 로펌 전체를 운영하는 최고 경영자로 거물 중에서 거물이었다.

라탐앤 왓킨슨은 똑똑한 변호사만 3천 명 정도 보유하고 있고 매니징 파트너가 정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법조계 자체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변호사들이 만든 나라고 어디든지 변호사가 필요하다. 심지어 장례식장에도 변호사는 출현한다.

성곡은 3가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3년을 근무했고,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제 로펌 파트너의 연봉은 그다지 높지 않다.

라탐앤 왓킨스의 경우에도 파트너 평균 연봉은 고작 3십 만 달러 정도인데, 세금을 50퍼센트 가까이 가져가니 실제 손에 쥐는 건 반절로 뚝 떨어진다. 물론 파트너 중에서도 높은 사람은 성곡의 표현대로 '억수로' 많이 받는다.

성곡은 고객들에게 종종 이 '억수로(.billion, 포인트 빌리언, 십억 분의 일억)'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성곡은 '억수로'를 최소 단위가 억이라는 숫자의 단위로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지만 성곡도 시간내서 찾아보려 하지 않았고 그의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로 어소 6년 차(Sixth-year associate, 6년차 변호사)인 성곡은 3십만 불 받는 파트너 변호사가 아니라 수 백만 불, 어쩌면 그 보다 훨씬 많이 받을지도 모르는 매니징 파트너가 되고자 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컴 파트너(Inome partner, 월급 받는 파트너)가 되어야 하고, 지금 모으고 있는 돈을 더 불려서 에쿼티 파트너(Equity partner, 수익 배분해서 가져가는 로펌 오너 중의 한 사람)가 되는 게 우선이다.

에쿼티 파트너는 돈 없으면 못 된다. 회사의 지분을 사야 하는 것이니까.


성곡은 변호사로 일처리 속도가 빨랐고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었으며, 위에서 아주 어려운 케이스만 주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실적이 좋았다.

이제는 기업들에서 잘 알아서 성곡만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그가 파트너로 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보통 8년에서 9년 걸리는 기간을 성곡은 6년에서 늦어도 7년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남보다 1년이라도 먼저 파트너가 되면 나중에 더 위로 올라갈 때 그만큼 유리해지니 기간 단축은 매우 중요하다.

성곡에게는 매니징 파트너라는 목표가 있었고, 힙과 가슴이 예쁜 여자들과 사귀다가 그 중에서 가장 편하고 정숙한 여자를 골라 결혼해서 멋진 저택에서 살겠다는 꿈이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세상살이 한 평생 뭐 별게 있는가. 성곡은 신나게 놀고난 주말처럼 살다가 편한 잠에 빠지듯이 떠나면 된다고 믿어왔으니까.

그런데 만사형통하게 잘 나갔는데 일이 꼬였다.

성곡은 2년차 변호사가 되었을 때부터 굵직한 사건을 배당받았는데 그 처음 케이스가 '윌리스 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정부' 사건이었다.

주정부가 피고가 되는 건 대부분 형사 범죄사건이다.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케이스였지만 성곡은 그때 주정부를 상대로 승리했다.

그 다음에 맞았던 것은 3년차였을 때 '버틀러 대 버틀러' 사건이었는데, 아들 버틀러가 아버지 버틀러를 고소한 사건으로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 케이스였다.

연방 대법원에서 변론한다는 것은 변호사로서 평생 내세울 수 있는 이력이 될 수 있는 정도로 대단한 경력이었다.

연방 대법원에서는 재판에 원고나 피고가 출석하지 않고 오직 변호사들만 출석한다.

그런 후에 아홉 명의 대법관이 변호사한테 진술하라 해놓고는 그 중간에 송곶 같은 질문을 퍼부어 댄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가 질문하고 대답도 하는 것 같은 상황이 생겨서 그러면 왜 질문했냐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대법관들은 헌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날뛰는 망아지들과 비슷해서 도무지 통제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대통령도 못하고 의회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연방 대법관들 앞에 선 변호사는 고양이 앞의 쥐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변호사가 뭘 말하건 다 알고 있다는 투로 대응하면서, 나는 부술테니 어디 살아남아 봐라 하는 식으로 거칠게 행동한다.

이에 대해서 성곡을 가르쳤던 어느 교수는,

“이해해야지 어쩌겠냐. 그들은 자기들이 헌법을 지키는 불독인 줄 아니까. 누가 조금이라도 헌법을 건드리려하면 으르릉거리는 거야.”

그 교수는 한 때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었다가 낙마했다.

원인은 대학 때 대마초를 피우고 양로원 입구에서 노인들이 보는 중에 오줌을 갈겠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게 다는 아니라는 소문이 있었다.

하여간 성곡은 연방 대법원에서의 변론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복도에서 마주쳤던 여자 대법관이 성곡을 툭 건드리며,

“잘 생겠네. 잘 했어.”

하는 희안한 소리를 하며 농을 걸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빨간 집' 사건은 올 해 성곡이 받은 케이스였고, 그가 처리한 케이스 중 일곱 번째였다.

아프리카의 빨간 집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세 개 수도 중 하나인 케이프타운에 실제로 있는 거대 저택이었다.

2백 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영국이 1,800년 경 케이프타운을 침공한 무렵에 세워졌고 여러 번 주인이 바뀐 후 아프리카의 빨간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재단이 되었다.

성곡은 이 때문에 케이프타운을 두 번이나 갔다왔고, 무수한 이해관계인들을 정리하여 재단의 청산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성곡은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난 후에 깨달았다.

윌리스 사건부터 아프리카의 빨간 집까지 모든 케이스가 숨겨진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긴 시간을 두고 잘 설계된 함정이었다.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함정. 그 값을 혹독하게 치르고, 아마도 더 치러야 겠지만, 지금 성곡은 긴 타원형 빌딩의 외벽에 매달려서 땀을 뻘뻘 흘리며 기어내려 오는 중이었다.

사피로 선생의 말이 맞았다.

이 세상은 바로 판타지다. 변호사가 스파이더맨이 될 수도 있고 투명인간도 될 수 있다니. 지금이 오후 4시 20분, 그러니까 약 세 시간 전에 성곡을 삼키려던 함정은 입을 열었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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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 육체와 통제의 강탈자 - 환상세계 21.03.19 17 0 8쪽
4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준비된 몸 21.03.18 20 0 9쪽
» 2. 이상한 능력과 아프리카 빨간 집 - 깊고 긴 함정 +2 21.03.18 28 1 7쪽
2 1. 평화와 낭만의 종말 - 무슨 짓했어? +1 21.03.18 28 1 8쪽
1 1. 평화와 낭만의 종말 - 거짓말장이 성곡 +2 21.03.18 6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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