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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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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25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4.02 10:49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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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18. 천천히 폭주하다 - 테이블 밑에서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18. 천천히 폭주하다



성곡의 손에 들린 나이프에는 진주구슬이 포도송이처럼 맺혔다.

테이블 아래에서 델모어가 새파랗게 질린 채 입을 열었다.

“보, 보스, 여기서 이럴 필요없잖아요. 우리 조, 조용한 데 가서...”

홀에는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어디선가 트레이를 엎었는지 접시 깨지는 소리도 들렸다.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사고 수습에 나선 것이다.

성곡의 손 끝에 있던 진주구슬은 나이프로 스며들어 나이프가 형광등처럼 빛을 발했다. 식탁보로 둘러쳐진 테이블 아래지만 성곡의 얼굴은 나이프의 빛이 반사되어 밤에 랜턴을 턱에 가져다 댄 것처럼 부분적으로만 밝고, 기괴하고 무서웠다.

“앤 델모어. 솔직히 말해. 넌 목숨이 몇 개지?”

성곡은 이를 허옇게 드러내며 물었다.

델모어가 하얗게 질린 채 울먹였다.

“하, 하나뿐이예요. 살려만 주세요. 보스. 뭐든지 다 할게요.”

나이프 위로 흐른 진주구슬이 델모어의 목으로 스며들며 경동맥을 데우고 있었다. 델모어는 피가 끓어올라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럼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군. 세 번까지 갈 필요도 없이.”

델모어는 달달 떨며 턱을 뒤로 물리려했다. 어깨가 테이블 다리에 닿아서 테이블이 떨렸다.

쓰리 스트라이크 아웃은 야구에서 타자를 잡는 룰이었지만 법적으로는 종종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법적 관용의 한계로 사용된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에는 두 번의 중범죄를 저지른 후에 세 번째 중범죄를 저지르면 종신형에 처한다.(경범죄 저지르려다가 중범죄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경우에는 명백하게 검사가 기소하기 나름이다.)

성곡은 델모어의 스커트 자락을 왼손으로 잡고 옆으로 당겼다.

쫘악! 소리와 함께 실밥이 터지며 베이지색 치마가 터졌다.

델모어는 숨도 거의 쉬지 못했다.

“보, 보.... 보스....”

성곡은 델모어의 연두색 망사 팬티도 끌어당기며 찢어버렸다.

델모어는 전기충격을 받는 실험실의 개구리처럼 다리를 푸덜푸덜 떨었다.

성곡은 델모어에게 얼굴을 바싹 가져가며 말했다.

“테이블에 올려 놓고 강간해주지. 괴물이 벌거벗고 다리 벌린 게 어떤 건지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도록.”

성곡이 머리채를 잡고 세차게 흔들자 델모어는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성곡은 나직하게 말했다.

“미러 락.”

델모어는 눈을 감은 채 늘어져 굳어졌다.

성곡은 델모어의 손목에 있는 데이비드 율만 팔찌를 빼서 바지주머니에 넣은 후 자기가 썼던 냅킨을 델모어의 하체에 덮어 밀며 테이블 밑에서 나왔다.

두 대의 음식 카트 가져다 놓고 매니저가 다섯 명의 웨이터가 테이블을 가리고 있는 중이었다.

테이블에 나이프를 놓고 옷을 펴며 성곡이 매니저에게 말했다.

“뉴욕장로병원으로, 런치언더디인더플루언스야(lunch under the influence, 마약이나 음주 후의 운전인 driving under the influence를 빗대서 쓴 말.)”

한 마디로 약먹고 뻗었다는 말이었다. 전혀 움직임이 없는 델모어의 모습은 그렇게 보면 그렇게 보였다.

매니저가 조용히 앰블란스를 부르고 웨이터들이 델모어를 엘리베이터로 옮길 준비를 했다.

성곡은 델모어뿐만 아니라 웨이터들도 다 들릴 정도로 음성을 높여서 욕했다.

“Crazy Fucxxx Bitxx.”

엘리베이터는 로비에 도착했고, 앰블란스는 오지 않았다. 맨하탄에서 앰블란스는 종종 마차보다 느리다. 차들이 비켜주지 않기 때문인데 실제 비켜주고 싶어도 비킬 공간이 없다.

성곡은 웨이터들에게 팁을 줘서 돌려보내고 테이블보로 아래를 가린 델모어를 택시에 태우고 아파트로 갔다. 그의 새 아파트는 로버트 레스토랑에서 3백 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

델모어는 성에 대한 결백증 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성곡은 델모어와 이야기하면서 그녀의 숨겨진 의도를 읽었다.

많은 의뢰인과 범죄자, 증인들과 변호사, 그리고 검사와 판사들을 상대하기 전에도 성곡은 상대방의 말에서 진실한 의도를 파악할 줄 알았다.

그 정도도 못하면 제대로 된 거짓말장이라 할 수도 없다. 대학시험과 법대입학시험에서 만점 또는 만점 가까이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시험 문제의 첫줄만 읽고 사지선다를 보아도 출제자가 뭘 요구하는지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거듭된 인간 동질성의 강조, 거듭된 자기 합리화, 그리고 어설픈 자연의 이치. 그 모든 것은 해야하지만 자기 다짐과 확신이 더 필요할 때 주절거리는 것들이다.

회사에서 델모어를 볼 때마다 눈여겨 보았던 성곡은 그녀의 손목에 데이비드 율만 팔찌가 있는 것을 화요일 밤과 어제, 그리고 오늘 밖에 보지 못했다. 특히 함께 레즈니코프와 싸웠던 화요일밤에는 치장을 새로 할 시간이 없었는데, 손 어림에서 긴 가시를 뽑아내던 그녀의 손목에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데이비드 율만이 끼워져 있었다.

성곡은 사피로에게 블랙벨을 받으면서 알게 된 사실과 식사 중에 델모어한테 확인한 말을 함께 고려해봤을 때 데이비드 율만 팔찌 형태를 한 것이 델모어의 크레이들 우주선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블랙벨과 마찬가지로 크레이들 우주선도 휴대하여 무기로 쓸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하는 것도 어려울 게 없었다.

성곡이 분노한 것은 델모어가 데이비드 율만 팔찌를 소환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고를 어기고 누군가를 살해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었다.

자기의 복제인간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했던 델모어가 당장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셋째'와 '넷째'다. 그러나 성곡은 이미 계획이 서있었다. 그들이 죽도록 놓아둘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성곡은 아파트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내렸을 때 더 화가 났다.

회사에서 느껴지지 않던 그림자 원숭이들이 엘리베이이터 근처에서 느껴졌다.

성곡이 처음 진주구슬을 사용한 직후 그에게 갑자기 생긴 뛰어난 감지능력을 델모어는 모른다.

성곡도 왜 생겼는지는 모른다.

원래 레즈니코프가 살았던 그의 아파트는 허가 받지 못한 것들을 막는 철저한 보안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괴물들조차도 함부로 침투하려 했다가는 잿가루가 되고 만다. 그래서 델모어는 자기가 직접 그림자 원숭이들을 아파트로 침투시키려 했던 것이다.

성곡은 진주구슬로 벽속에 있는 그림자 원숭이들을 낚시하듯이 뽑아냈다.

여섯 마리였다. 원래는 더 많았지만 성곡이 역습하던 날 죽었다.

“미러 락.”

성곡은 키 1미터도 안되는 그림자 원숭이들을 공처럼 뭉쳐서 거울 속에 가두고 델모어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끌고 들어갔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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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9. Some woman Oscar Crane. 어떤 여자 오스카 크레인 21.04.02 17 0 17쪽
30 18. 천천히 폭주하다 - 수영장 21.04.02 18 0 7쪽
» 18. 천천히 폭주하다 - 테이블 밑에서 21.04.02 16 0 7쪽
28 17. 시험의 종소리 - 델모어의 수작 21.04.01 24 0 7쪽
27 17. 시험의 종소리 - 괴물 속의 평온 21.04.01 18 0 8쪽
26 16. 블랙벨과 초상화 21.03.31 19 0 12쪽
25 15. 자기만의 괴물 - 선택받는 강함 21.03.30 22 0 9쪽
24 15. 자기만의 괴물 - 세균과 박테리아 21.03.30 2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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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3. 생명 창조의 화요일 밤 - 탐색 21.03.28 2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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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2. 메이요의 표본 수집가 - 골렘 지배 21.03.27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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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1. 너 내꺼 - 캐캐묵은 소리 21.03.26 1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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