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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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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28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4.01 14:28
조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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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7. 시험의 종소리 - 델모어의 수작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로버트에서 각각 주문을 한 후에 델모어가 말했다.

“어제 밤에 보스 집에 갔는데, 들어가지는 못했어요. 손님이 있는 거 같아서. 누가 왔어요?”

성곡은 웨이터가 가져다 놓은 따끈한 빵을 가리켰다. 델모어가 재빠르게 성곡 앞으로 빵바구니를 밀어주었다.

“전 괜찮아요. 뜨거운 것보다 찬 게 더 좋으니까요.”

하면서 얼굴을 내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물었다.

“무서운 사람이 왔었죠? 전 느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발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그 사람이 보스 아버지인 사피로씬가요? 아직 있어요?”

“잠깐, 잠깐, 잠깐!”

하고 성곡은 세 번이나 반복했다.

델모어가 샐죽한 표정을 지었다.

성곡이 말했다.

“존 델모어와 제인 델모어, 이 두 사람이 진짜 부몬가? 그 서비스 회사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고?”

델모어가 하얀 이를 드러내고 코를 찡그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존, 제인, 그리고 라스트 네임 델...., 이러니 꼭 존 도(John Doe, 주로 법률문서에서 남자 아무개씨를 칭하는 이름), 제인 도(Jane Doe, 여자 아무개씨)처럼 가짜 같죠? 그런데, 진짜예요. 시골에는 그런 이름 가진 사람들이 흔하잖아요.그분들이 저를 입양했어요. 저는 일리노이주 시골로 왔거든요. 제 이름도 그래서 시골풍 나는 앤이죠. 캔자스주로 갔으면 수퍼맨 켄트, 아니 수퍼걸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영국 공주 이름도 '앤'이다. '앤'이 시골스럽다면 영국 왕실도 일리노이 시골이다.

시덥지 않은 뒷 소리를 무시하고 성곡이 물었다.

“어떻게?”

“당연히 우주선을 타고 왔죠.”

델모어가 턱을 고이면서 말했다.

“지구로 보내지는 아이들은 다 크레이들(cradle, 요람) 우주선을 타고 와요. 그래서 저는 수퍼맨 만화를 처음 봤을 때 별로 놀랍지 않았어요. 다들 그렇게 오는 거니까. 음, 크레이들은 사람들한테 발견되면 모습을 감춰요. 그러다 우리가 자라면 찾아와서 유산을 전해줘요. 크레이들은 우리와 오리진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유산?”

하고 성곡이 묻지 델모어가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했다.

“지구로 보내지는 건 다 고아들이예요. 아니면 버려졌거나. 미국은..... 입양아들 많이 받잖아요. 인도적인 차원에서.”

뒷 말은 또 웃으라고 하는 소리다. 델모어는 자꾸 성곡을 웃기려 한다.

“부모 유산이 없으면 정부에서 좀 줘요. 일종의 사회 복지?”

성곡은 피식 웃었다.

“그럼 자라서 원래 세계나 별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나?”

델모어가 입을 비죽했다.

“있기는 있죠. 그다지 환영받지 못해서 결국 다시 돌아오고 말지만.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다 마찬가지예요.”

“왜 환영받지 못하지?”

“그들과 많이 다르니까요.”

델모어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우리는 이미 지구 사람이 되어 버렸고, 지구인처럼 생각하고, 먹고, 사랑하죠. 코크는 자꾸 우리를 괴물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거기서도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어요. 나쁜 짓을 하지도 않는데. 안 보이는 데서 좋은 일하는 사람도 제법 돼요.”

“사람을 죽이기도 하잖아?”

델모어가 약간 뻔뻔스럽게 말했다.

“동물학대는 죄지만 도살은 죄가 아니잖아요. 종의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거죠. 그냥, 벌레 잡아먹는 새가 있는 것처럼 이 세계에 포함되어 있는 포식자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니죠. 더구나 우리는 철저하게 우리 스스로 통제해요.”

델모어가 샐러드 포크를 쥔 채 코를 찡그리고 얼굴을 가까이하며 속삭였다.

“자연 보호죠. 이거 알아요? 우리가 지구의 핵 전쟁을 두 번이나 막았다는 거. 지금도 핵 확산을 막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성곡은 섬짓함을 느꼈다.

“핵을 가졌다는 말로 들리는데.”

“뭐, 비슷해요. 하지만 절대 사용하지 않아요. 지구의 누군가가 핵을 보유하면 우리는 슬그머니 그 통제권을 가져요. 가능하면 보유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만 핵 만드는 건 이제 자동차 엔진 만드는 것보다 더 쉬우니까 막기 어려워요. 북한을 봐요. 가솔린 엔진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핵과 로켓은 만들잖아요.”

성곡은 연어 스테이크를 먹었다.

델모어가 말했다.

“딱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잖아요. 너무 심각해지지 말자구요. 그러면 그냥 그렇게 잘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나 보스 같은 인간들이나.”

델모어는 힐끔 눈치를 봤다.

“차별 같은 거 보스도 많이 참았을 거잖아요. 보스 입사 동기들 중에서 보스 연봉은 중간 밖에 안됐으니까요. 해마다 가장 탁월한 능력을 보였는데도. 차별 참는다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예요. 세상이 완전 평평한 건 아니잖아요.”

델모어는 자연 생태계에 인간을 포함시켜 모든 존재는 그 원리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전제로 말했다.

일부는 옳은 말이고 나머지는 긍정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이미 사피로가 말해준 대로 정해져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불편한 동거를 피하지 못한다. 비록 전쟁을 할지라도, 전쟁마저 공존의 한 방법이다.

성곡이 불쑥 물었다.

“크레이들 우주선은 늘 가지고 다니나?”

“젖 뗀지 오래됐어요.”

하며 델모어가 웃었다.

“농담이예요. 그걸 누가 가지고 다녀요. 이제 타지도 못하는데.”

성곡은 손에 든 나이프로 델모어 손목에 있는 데이비드 율만 팔찌를 가리켰다.

“그럼 그건 뭔데?”

타각!

델모어가 놀라서 손목을 내리다가 실수로 샐러드 접시를 튕겨버렸다. 접시는 샐러드를 반쯤 흘리며 테이블 가운데 떨어져서 흔들렸다.

"아이 씨......퍽. 이건 또 어떻게 알았대.”

델모어가 짜증난 음성으로 내뱉으며 냅킨으로 옷에 튄 소스를 닦았다. 흔들리는 금발, 육감적인 몸매, 도발적인 표정에 사람을 빨아들일 듯한 매력을 발산했다.

갑자기 성곡의 모습이 의자에서 사라졌다.

“어맛!”

델모어는 비명을 지르며 테이블 밑으로 끌러들어갔다.

성곡이 떨어지는 델모어의 목 밑에 나이프를 대고 받쳤다. 델모어의 은색 하이힐이 테이블보 바깥으로 보였다.

급히 다가온 웨이트가 음식 카트를 옆에 세워 시선을 차단하며 테이블보로 델모어의 힐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주 급하면 패밀리 화장실을 사용하십시오.”

“수작부리면 내가 강간해버린다고 했지?”

하는 성곡의 목소리가 테이블 밑에서 우악스럽게 터져 나왔다.

기습이었다.

성곡은 진주구슬을 발동시킨 왼손을 델모어의 치마 밑으로 넣어 엄지손가락으로 허벅지 깊숙한 곳의 동맥을 꽉 눌렀다. 비키니라인에서 1인치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델모어의 몸이 자지러지듯 경련을 일으켰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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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1. 아이러니에 종속되다 - 이자벨 존속살인 21.04.04 16 0 10쪽
32 20. 헤드 헌팅 21.04.02 20 0 14쪽
31 19. Some woman Oscar Crane. 어떤 여자 오스카 크레인 21.04.02 18 0 17쪽
30 18. 천천히 폭주하다 - 수영장 21.04.02 18 0 7쪽
29 18. 천천히 폭주하다 - 테이블 밑에서 21.04.02 16 0 7쪽
» 17. 시험의 종소리 - 델모어의 수작 21.04.01 25 0 7쪽
27 17. 시험의 종소리 - 괴물 속의 평온 21.04.01 18 0 8쪽
26 16. 블랙벨과 초상화 21.03.31 19 0 12쪽
25 15. 자기만의 괴물 - 선택받는 강함 21.03.30 22 0 9쪽
24 15. 자기만의 괴물 - 세균과 박테리아 21.03.30 2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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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3. 생명 창조의 화요일 밤 - 탐색 21.03.28 2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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