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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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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31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3.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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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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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2. 메이요의 표본 수집가 - 동행하는 적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프레노 박사가 일으서려 안간힘을 쓰면서 말했다.

“당신은 그럴 수 있는 지배력이 없....”

“프레노, 조용히 해요. 지금 바쁘니까.”

델모어의 지배력이 행사되자 그는 넋이 빠진 듯이 입을 다물었다. 다른 세 명도 마찬가지였다.

델모어는 네 개의 뼈들에 연결된 줄기를 통해서 지배력을 강하게 행사했다.

“Full steam ahead! (전력을 다해서)”

성곡의 관 위에 있는 장치들이 폭포수 같은 빛을 뿜었다.

기계들에는 스캔된 정보들의 양이 막대그래프 형태로 보이며 하나 둘 늘어났다.

빛은 다시 한 번 성곡의 관 위를 훑으며 지나갔고 그래프들도 새로 생성되었다.

여덟 번을 반복하고 나서는 더 생성되는 정보가 없었다.

델모어는 애매하게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프레노 박사에게 지시했다.

“프레노, 관 바꿔요.”

프레노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성곡의 관과 미이라처럼 되어 버린 레즈니코프의 관을 바꾸었다.

준비가 되자 델모어는 프레노와 뼈들에게 지시했다.

“출력 3퍼센트, 피상의식 스캔.”

빛이 제록스 복사기 정도로 줄어들어 레즈니코프의 관을 두 번 스캔했다.

델모어는 레즈니코프의 관 앞으로 가서 직접 뚜껑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이제 일어나도 돼요. 이들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 지배하에 있으니까.”

레즈니코프의 관에서 손이 나와 델모어의 손을 탁 쳐냈다.

델모어가 말했다.

“쪼잔하게 왜 그래요. 내민 손을 쳐내다니.”

성곡은 유리관의 옆면을 짚고 일어나서 처음에 자기가 누웠던 관을 쳐다보았다. 스펙터 빌리가 풀린 그곳에는 말라비틀어졌던 레즈니코프의 시신이 크기가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성곡은 보존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정장이 몹시 불편했다.

델모어가 훅! 하고 손키스를 날리듯이 불어고 비누 방울이 성곡을 지나치며 용액들을 흡수하여 날아올랐다.

델모어는 비눗방울들을 관 위에서 타타탓 소리를 내며 터뜨려 보존액을 원래 자리로 돌려 놓았다.

그러나 성곡은 불편했다. 습기는 깔끔하게 사라졌지만 한 번 젖어서 구겨진 양복의 불편함은 그대로 남았다.

사피로처럼 속옷을 다려 입는 성곡으로는 참기가 쉽지 않은 불편함이었다.

“조금 기다려줘요. 이 친구들 먼저 보내야 하니까.”

델모어는 먼저 뼈들이 원래 모양을 찾게 한 후에 프레노 박사와 동료들에게 건네주었다.

“수고했어요. 당신들 덕분에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언제든지 불러 주십시오. 델모어양.”

하며 프레노 박사가 웃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의 동료들이 장치에서 무려 37개나 되는 푸른 캡슐을 뽑아 작은 상자에 담아 델모어에게 건네주었다.

델모어가 천진하게 말했다.

“프레노, 당신들을 알게 된 게 제 행운의 시작인 걸요.”

프레노가 호탕하게 소리내며 웃었다.

델모어가 말했다.

“밖에 나가면 정신 바짝 차려요. 뉴욕 길은 복잡하니까.”

“물론입니다.”

그들은 델모어와 악수한 후에 떠났다.

델모어는 환한 얼굴로 웃었다.

프레노 박사 등은 원래 델모어가 지배할 수 없는 자들이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황금골렘은 더 어려웠다.

황금으로 된 고대 종족인 황금골렘들은 개체수가 적어서 만나기도 쉽지 않다.

델모어는 프레노 박사와 패트릭 박사 일행이 가지고 있는 황금골렘을 항상 탐내고 있었지만 레즈니코프를 등에 업고도 가질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지배가 완벽하게 통했다. 지배당하는 줄 알면서 지배당하는 것은 당연히 통했고, 지배당하는 줄 모르고 지배당하는 것도 통했으며, 지배당했던 줄도 모르게 하는 것마저 통했다.

델모어는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작은 지배력을 행사할 때 첫 번째 것만 작은 범위에서 쓸 수 있었다.

그녀가 가진 특유의 친화력으로 많은 사람과 접촉하고 호의를 살 수는 있었지만 지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델모어는 이제 자신있었다.

위원들이 경악할 만큼 자기의 지배력을 사용할 수 있다. 프레노 일행에게 사용했던 지배력은 그들 몸속에 씨앗이 되어 잠복했고, 그녀가 손짓하면 언제든지 다시 활짝 피어나 명령에 따를 것이다.

그들에게 있는 황금골렘도 확보했다.

델모어는 그들이 준 캡슐 상자를 들고,

“이제 다 끝났어요.”

하며 성곡에게 다가갔다.

성곡이 지갑을 열어서 털어보며 물기가 다 빠졌는지 확인하고 물었다.

“언제 눈치 챘지?”

델모어가 혀를 내밀며 웃었다.

“데이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걸 보고요. 느낌으로 분명 당신이었는데 깜박 속았어요. 그러는 코크는 언제 알고 자리 바꿨어요? 꼭 엉뚱한 폴더에 넣어둔 서류처럼.“

“난 여자를 믿지 않는다고 했잖아. 특히 당신 같은 BitXX는.”

성곡은 손바닥으로 소매를 쓸어 주름을 펴며 말했다.

주름졌을 뿐만 아니라 커프스(cuffs)는 변색되어 버렸다.

“믿지 않는데 혹시나 하고 상대방에게 틈을 주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지.”

변호사가 계약서 작성할 때 그런 마음이라면 그건 계약서가 아니라 분쟁설계도가 되고 만다.

제대로 된 변호사라면 행동을 할 때도 계약서 작성에 준해서 이후의 결과를 예측하며 하는 것이 옳다.

구체적인 예측이 어려울수록 이런 일반적인 예방책은 더 빛을 발한다.

성곡은 화난듯 보였다.

자기 의도가 성공했다면 성곡이 가진 모든 정보를 탈탈 긁어낼 수 있었을 거라는 말은 속으로 삼키고, 델모어가 성곡이 앉은 의자 옆에 앉으며 말했다.

“가르쳐 주는 건 고마운데, 코크. 전 별다른 뜻 없었어요.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표본 수집 수준으로 스캔하면 얼마나 정보가 나올지.”

조금 미쳤으니 이해하세요 하는 거나 다름 없는 말이었다.

그리고는

“커피? 생각 안나요? 전 똑똑한 당신이 아주 좋아요.”

하며 평소 회사에서 보이던 싱그러운 표정을 지었다.

뒷 책임 질 생각없이 남자들에게 호감주고 유혹하는 얼굴과 목소리다.

자기가 성곡보다 강하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감이 넘쳐났다.

“흥분했군.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지?”

성곡이 델모어의 눈을 빤히 보며 말했다.

“나를 가지고 놀 마음이라면 그만둬. 넌 이미 선을 넘었어. 조금이라도 자극 받으면 갚아주고 싶어져.”

델모어가 즉시 입을 다물었다. 이상하게도 화나 보이는 성곡에게는 미세하지만 레즈니코프의 분위기가 묻어났다.

하마터면,

“네, 보스.”

소리가 나올 뻔했다.

성곡이 손을 내밀자 델모어는 무심결에 들고 있던 캡슐 상자를 건네주었다. 그러나 성곡이 상자를 잡았을 때는 자기가 하는 행동을 깨닫고 상자의 끝을 꽉 잡았다.

“이.. 이런.....”

성곡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앤 델모어.”

“네. 보스.”

결국 보스란 소리를 내고 말았다. 전신의 맥이 빠진듯 델모어의 손이 상자에서 스르르 미끄러졌다.

“이제 사람 만들어봐.”

“네, 보스.”

힐끔 보니 성곡은 의자에서 목을 뒤로 젓히고 천장을 응시하는 중이었다. 두 손은 손깍지를 꼈다. 미묘하게 레즈니코프와 겹치는 데가 있었다.

델모어는 모든 일이 잘 풀린 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성곡은 다시 레즈니코프의 힘을 많이 흡수했다.


성곡이 레즈니코프의 의식을 삭제해나가는 도중에 찾게 된 레스토랑 리스트 같은 것이 델모어에 대한 정보였다.

레즈니코프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왔기 때문에 델모어에 대한 정보가 상당한 분량이었다.

델모어는 레즈니코프의 심복이고 기간이 오래 되지는 않았으나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성곡은 그때부터 레즈니코프의 의식에 남아있는 개인정보들만 작업하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삭제해버렸다.

회사 파트너들에 대한 정보들 중에서 괴물이 아닌 자들의 정보는 필요없었고, 레즈니코프가 속해 있는 조직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들 중에서도 오직 괴물일 경우에만 정리해서 남겨 놓았다.

레즈니코프는 자기가 접촉하는 대부분의 괴물들에게 자기의 일부를 심어 놓고, 그것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고 때로는 통제를 했다.

신체와 통제의 강탈자인 하이잭커는 지배력을 이용하지 않고도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성곡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오셀로.”

진주구슬이나 스펙터 빌리도 성곡에게 숨쉬듯 자연스러운 것이기는 하지만, 성곡은 타고난 거짓말장이 변호사로서 오셀로 게임 방식으로 적을 상대하는 것이 훨씬 편했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한 번에 만 명을 상대할 수있는 검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블러핑. 델모어에게는 레즈니코프의 힘과 지식의 대부분을 빼앗아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숨겨야 한다.

성곡의 상황은 호랑이를 타고 호랑이 무리 속을 거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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