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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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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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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595
추천수 :
3
글자수 :
175,307

작성
21.03.2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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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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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8. 늑대들의 기법전수 - 거짓말까지 잘 배웠다.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델모어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이미 확보한 정보에 의하면, 코크는 지난 삼 년 동안 그 배후와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즉, 그들 관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긴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우리가 확보한 정보가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손상되지 않은 그의 뇌에 남겨진 자료들로 최대한 유사하게 그 자를 복원했을 때, 배후는 코크가 살아있다고 믿을 것입니다.”

“위조(forgery)군. 로펌에서 겁 없는 애들이 저지른다는.”

“델모어 위원도 겁이 없는 모양이군.”

델모어가 말했다.

“동등 가치의 다른 수단이 있거나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하는 중에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입니다.”

“난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찬성.”

“여전히 폭탄을 껴안는 심정이야.”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군. 우린 아직 막다른 골목이 아니야. 배후가 그 자를 아끼고 있다면 벌써 나서서 보호했을 거라고 보네. 그렇지 않은 건, 그가 부리는 수단일 뿐일 수도 있지. 그러면 코크 그자를 죽인 것이나 가짜를 만든 게 탄로나더라도 협상할 여지는 충분하지.”

델모어는 저건 탐욕이 일깨운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탐욕이 번지고 있었다.

다른 접시가 말했다.

“협상할 수 있다면 간단하군. 들키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탄로나서 협상해야 한다면 어떤 대가를 지불하든 우리가 얻을 가능성이 있는 비밀과는 비교할 수 없지. 이건 무조건 우리한테 유리한 상황이야.”

“협상 과정에 배후를 접촉하면서 비밀에 더 가까이 갈수도 있다.”

“그렇습니다.”

하고 델모어는 회의 흐름에 못을 박았다.

“델모어 위원의 역할이 더 커질 것 같군. 잘 해주게.”

“한데, 오리진의 80퍼센트를 잃어버렸다니. 원래 약했는데 더 약해졌어. 그래서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델모어양은 머리만으로 위원이 되기는 했지만, 위원은 머리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지배력(domination power)이 공고해야 돼.”

“지배력이 중요하지. 우리가 4,800 종의 생명을 거느릴 수 있는 것도 지배력이 있기 때문이니까.”

델모어가 말했다.

“동의합니다. 현재 제 지배력은 아주 낮습니다.”

“수치로 얼마나 되지?”

“77입니다.”

델모어가 말하자 말자 웅성거림이 일었다.

“터무니없이 낮군. 약한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면 위원이 될 수도 없어. 되지 말았어야해.”

“레즈니코프의 최측근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오리진을 손상당하기 전에는 1,408 이었습니다.”

하고 델모어가 말했다.

“그건 아주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약해.”

“이건 곤란한 문제군.”

“신뢰도 문제지. 위원으로서의 자격은커녕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만드는 수치야. 그 정도로는 라탐앤 왓킨슨도 지배하지 못하겠군. 보통 인간들 회사처럼 엉망이 되어버릴 거야.”

델모어가 말했다.

“저는 코크를 죽였습니다. 오리진 80퍼센트를 희생했지만, 그래서 우리 조직 전체를 적대하고 요인을 죽이려는 시도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자가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가?”

“그렇습니다. 제가 납치된 것은 우연이었고, 그는 몇 번에 걸쳐서라도 조직의 요인을 납치하고 살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스펙터 윌리로 접근하여 펄비즈를 사용한다면 현실적으로 우리는 방어할 수단이 없습니다.”

“인정하지. 펄비즈.... 레즈니코프마저 단번에 죽였으니.”

델모어가 말을 이었다.

“코크를 복원하여 새로 만들면 배후가 나서지 않게 하면서도 우리는 비밀에 접근할 가능성이 큽니다. 코크 복원과 재생은 제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이 점은 다른 위원님들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다 자네군. 우리에게 닥친 위험을 막은 것도 자네고, 닥칠 위험을 말고 비밀을 밝혀줄 사람도 자네라는 이야기군.”

약간 빈정거림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델모어는 당차게 말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보상과 지원입니다.”

“오리진의 복원을 원하는가?”

“물론입니다. 그에 더해서 임무수행에 필요한 지배력을 강화시켜 주십시오.”

델모어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듯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접시들이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웅성거리며 자기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더니 한 접시가 말했다.

“난감하군. 오리진 복원이 어떤 의미인지 알텐데. 지배력을 높여준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방법이 있지 않으니 더 난감해. 하여 우리끼리 잠시 의논했네. 오리진을 복원해주겠네. 지배력은, 원래 자네가 1408이었다니 임무 수행을 위해 2000까지 높여 주겠네. 대신, 비밀에 관한 정보는 어떤 것이든지 즉시 우리와 공유해주게. 지배력이 낮은 자네가 섣불리 다루다간 위험할 수도 있으니.”

오리진은 원래 가진 것 이상 받아봤자 일시적일뿐이다. 결국은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샘의 크기에 담길 만큼만 남게 된다. 샘의 크기는 각자가 공사하여 키우기에 달려있다. 그러나 지배력은 탑을 쌓는 것과 같아서 한계가 없다.

델모어는 흔쾌히 말했다.

“감사합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즉시 접시들에서 각각 두 가닥의 빛으로 이루어진 덩쿨들이 뻗어나와 델모어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오리진과 지배력이었다.

델모어는 인간이 밥을 꼭꼭 씹어먹듯이 천천히 오리진과 지배력을 흡수했다. 무려 30분이 지나서 흡수는 완료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네. 이걸 감안해서 델모어 위원이 앞으로 더 노력해주길 바라네.”

하고 누군가가 말했다.

델모어는 몸 상태를 확인한 후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 임무수행에 따른 보수를 논의했으면 합니다.”

접시들이 금방 이해하지 못했다.

델모어가 말했다.

“이 임무는 아주 큰 규모로 진행되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위기도 많을 것이고 과정도 많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위기를 넘길 때마다 그 위기를 막지 못했을 때 발생했을 피해를 기준으로 1.5퍼센트를 저에게 인센티브로 주십시오. 마찬가지로 제가 우리 조직을 위한 공을 세우면 그 공의 1.5퍼센트를 주십시오.”

접시들은 황당해서 말문이 막힌듯했고, 델모어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1.5의 이득을 볼 때마다 우리 조직은 최소 98.5라는 이득을 얻습니다. 평가시점 기준이니 장기적으로 보면 그 차이는 훨씬 클 것입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는 되지만..... 무척 사악한 것 같군.”

하고 어느 접시가 말했다.

델모어가 말했다.

“지배력을 사용하지 않고 저를 종처럼 부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델모어는 결국 성공보수까지 승인받았다. 회의는 위원들의 불편한 심정 속에 끝이 났다.

집무실에서 레즈니코프가 앉던 의자로 돌아와 털썩 소리가 나도록 몸을 던진 델모어는 다리를 꼬고 손을 모아 깍지를 끼고 웃었다. 법률이나 협상을 두고 싸우는 것은 가정 폭력과도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폭력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후에 비슷한 폭력을 행사하는 성향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훨씬 우아하게, 변호사는 상대방 변호사에게 당하면서 배운 후, 당했던 대로 역할 바꾸기만 하면 똑 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을 물 먹일 수 있다.

오리진을 80퍼센트나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위원회의 신뢰를 이처럼 쉽게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밤에 성곡에게 당했던 것은 수업료였고, 배운 것으로 그 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아직 그 수익을 총 결산하려면 멀었다.

뉴욕장로병원으로 가기 위해 일어서며 델모어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거짓말까지 잘 배웠네.”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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