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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Grey의 문화랩

내 일상


[내 일상] 영어 이야기 (6) - 발음

말은 발음으로 이루어지고 글은 문자로 이어지며 서로 대응합니다.


영어를 배우면서 발음을 등한히 한다면 바른 길에서 벗어나 가시밭길을 걷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아무리 해도 미국인처럼 발음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미국인처럼 못해서가 아니라 정확한 발음을 모르거나 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충 발음을 하게 되면, 정확한 발음으로 읽을 때 빠르게 읽히도록 되어 있는 글들을 빠르게 읽을 수가 없습니다. 

영어의 많은 숙어들이 실제로는 하나의 발음 덩어리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면, 발음은 이해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발음을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면, 뜻은 몰라도 소리는 알아듣습니다.  덩어리진 소리들을 무의식중에 분리하고, 그것들의 의미를 비교 추정하며 확정합니다.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에 발음이 조금 상이합니다.


미국 영어 기준으로 보면 자음 26개, 모음 14개입니다. 미국 영어의 모든 발음은 이 40개로 이루어집니다.


제가 영어를 처음 배울때, 유성음과 무성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가 있는 소리와 소리가 없는 소리라니 세상에 이런 황당한 말이 어디에 있을까?


이런 말 대신에 성대의 울림, 바이브레이션을 주는 발음과 안 주는 발음이라 했으면 그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음과 모음은 또 뭡니까. 

영어에서 자음은 모든 발성기관이 특정 위치 또는 형태를 취하게 하는 것이고, 소위 무성음이라는 것 외에는 그 상태에서 성대를 울리는 것이라 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아니면 간단히 자음은 모양일 뿐이라고 알려줬어도 나쁘지 않았겠지요.


한국어의 ㅎ 이 영어의 H에 해당한다든가, L을 발음하려면 '를', '르' 어쩌고 하는 것들 역시 가짜를 만드는 시도였습니다.

과연 영어와 한국어에 공통된 발음이 있기나 할까요?

심지어 모음조차 같지 않습니다. 

우리 말의 '애'는 apple 의  ae 와 다릅니다.

애플의 애는 모음 중에서 혀의 높이가 가장 낮은 상태에서 나옵니다.

혀를 조금만 더 높이면 e 가 되어버립니다.

man과 men의 발음상 구분은 여기서 선명하게 이루어집니다.


F나 V 같은 경우에도 소리가 아니라 입모양이라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 상태에서 모음으로 연결되면, Fuse 를 발음할 경우, F 입모양에서 use를 발음하는 것입니다. 

M 같은 경우에는 입을 다문 소리입니다. 입술로 입을 닫았다가 뒤에 나오는 모음을 발음합니다.

Married 를 발음할 때, 입술로 입을 닫았다가(혼자 있으면 보통 입다물고 있을 때 이 상태입니다) arried 만 발음하면 married 발음이 완성됩니다. 우리말의 ㅁ 을 억지로 발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영어와 우리말은 음소를 만드는 원리가 서로 다른데 어떻게 같은 발음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창모음과 단모음이라는 코미디 역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발음 기호의 이름으로 그렇게 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장모음은 길지 않고 단모음은 짧지 않습니다.  기분따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는 게 발음인데 그런 구분은 불가능합니다.


결정적으로, 장모음과 단모음은 입모양이 다르고 달라진 입모양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소리가 긴가 짧은가로 구분한다면 영원히 하지 못합니다. 

장모음을 만드는 입모양에서 나온 소린가 단모음을 만드는 입모양에서 나온 소린가로 구분합니다.

이 역시 혀의 높이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발음하면서, 자기 혀의 높이를 단계적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지 못한다면 모음 발음은 정확할 수가 없습니다.

혀의 높이도,  혀의 앞부분과 뒷부분(앞이 아닌 부분)의 높이로 다시 구분해야 합니다.


사십 개의 발음을 한 번에 다 배워야 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다 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단어와 문장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3개월 또는 1년을 투자해서라도 정확한 발음 40개를 배워 쓸 수 있다면, 그 이후는 어떻게 공부해도 영어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당장 며칠만 하더라도 단어들에 포함된 음소 단위로 발음이 들리기 시작할 테고, 영어가 구분되고 뭉쳐지기 시작할 것이니까요.


혹시 제가 이론이나 말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하루에 얼마간은 소리내서 책을 읽습니다.

느리게 하면서 개별적인 발음을 다듬을 때도 있고, 뉴스를 보도하는 것처럼 빠르게 읽을 때도 있습니다.

미국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발음은 없습니다. (미국 국적이지만)


마무리 하자면, 

발음은 단어나 표현보다 중요하다. 

회회용으로, 앵무새처럼 흉내내는 발음은 하지마라. 

정확하게 발음하라. 아주 느리더라도 상관없다. 뜻을 몰라도 괜찮다.

억양에 신경쓰지 말아라. 발음을 정확하게 하다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그런 억양이다.

(지역별 억양의 차이는 지역별 발음의 차이에서 온다)

글을 소리내서 정확하게 읽어라. 모르는 단어는 대충 읽더라도, 발음을 아는 단어는 발음대로 정확하게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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