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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군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3화. 천화(天花)

3. 천화(天花)

 

 

처리했다. 철수한다.”

 

목을 반드시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정확하게 심장을 찔렀다. 걱정하지 마라.”

 

절벽을 내려가서 목을 취해야 합니다.”

 

나를 믿지 못하는 건가? 검기가 정확하게 심장을 찌르고 들어갔다. 괜한 일에 진을 빼지 말고 돌아가도 된다. 태자전하께서 기다리신다.”

 

하지만...”

쩝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지.’

 

전하, 마지막 도리로 목은 베지 않았습니다. 다음 생에 태어나시면 전하가 원하시는 삶을 꼭 사시옵소서.’

 

* * *

 

상제님, 상제님 용서해 주시옵소서...”

궁궐로 돌아가고 싶사옵니다.”

귀요미, 귀요미

중학당에 가고 싶사옵니다. 눈을 뜨시옵소서.”

바보야, 바보야, 이제 일어나...”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여긴 어디지?

! 온 몸이 나른 한 것이 녹야(綠野)_태자궁의 앞마당_에 누워 깜박 잠이 들었구나.’

 

슬쩍 눈을 떠, 옆을 보았다.

 

이런 여긴 황궁이 아닌데! 어디서 이런 거대한 뚱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지.’

 

이백근은 족히 나가 보이는 눈만 큰 여자가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전혀 감이 오지 않는 여자가 지저분한 백의를 걸치고 머리를 조아리며 혼잣말을 뱉고 있었다.

 

상제님, 상제님, 용서해 주시옵소서.”

궁궐로 돌아가고 싶사옵니다.”

귀요미, 귀요미

중학당에 가고 싶사옵니다. 눈을 뜨시옵소서.”

 

...여기는 어디인가......?”

 

깨어났사옵니까? 여기 조반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옆을 보니, 복숭아, 포도, 딸기, 그 외 이름도 알지 못하는 다양한 과일들이 눈앞에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름 모를 거구의 여자와 무수히 쌓인 과일들...

,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짐승_사슴, 토끼, 호랑이, 여우, 늑대, 원숭이_들의 모습.

 

괜시리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고 느낀 건 착각일까?

 

도대체 이곳은 어디란 말인가?’

 

상제님, 상제님, 어서 드시옵소서.”

어서 일어나 자미궁(紫微宮)_옥황상제(玉皇上帝)가 사는 궁궐_을 거니셔야죠.”

 

진동하는 허기로 인해 눈앞의 과일을 주섬주섬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입에 닿는 순간 스르륵 녹아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과일 향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느 정도 허기를 채운 후, 여인을 돌아보니, 아직도 무릎을 굽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너무도 뚱뚱한 모습에 순간 긴장을 했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니 살이 심하게 찐 것 치고는 얼굴이 깨끗하고 모습이 단정한 것이 보통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소저, 아니 당신은 누구십니까?”

 

천녀는 천화라 하옵니다. 이제야 저의 벌을 용서해 주기위해 자미궁에서 사람이 나왔는데, 대접이 소홀해 정말로 송구하옵니다.”

 

,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자미궁에서 사람이 오다니, 가만 자미궁은 옥황상제가 사는 궁의 이름이지 않은가? 단단히 미친 여자 같은데...’

 

저는 자미궁에서 온 사람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착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설마 형옥당에서 오신건가요? 아직 저의 죄가 남아있나요?”

 

상제님, 상제님, 용서해 주시옵소서.”

궁궐로 돌아가고 싶사옵니다.”

귀요미, 귀요미

중학당에 가고 싶사옵니다.”

! 꽃이 피었네~~호호.”

 

머리에 꽃띠를 둘렸네.’

 

, 확실히 미친 여자가 맞는 것 같은데...

주변에 있는 날짐승들은 뭐지! 고민이군.’

 

가만 분명 심장을 찔러 죽어야 할 내가 너무 멀쩡하게 살아있지 않은가.

무슨 조화란 말인가.’

 

가슴에는 은은한 자상을 제외하고는 멀쩡한 모습이었다.

 

! 제가 며칠을 이렇게 누워있었습니까?”

 

네 상제님, 오늘로 꼬박 보름을 주무시다가 깨어났습니다.

천화가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머리도 만져드리고, 몸도 안아드리고, 입으로 물도 먹여드리고 했어요.”

귀요미! 귀요미! 저 잘했죠?”

 

보름이면, 발작을 두 번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지니고 있는 약제도 모두 사라졌으니, 혼수상태이거나 죽었어야 하는데..

괴이하구나.’

 

자신의 몸을 살펴보다, 문득 피부로 온기가 스며드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 여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여자의 몸 주변으로 부처의 후광처럼 은은히 피어나는 것이 있었다.

 

저것이 무엇이지? 혹시 그녀의 몸에서 나온 온기가 나를 치료한 것이란 말인가?’

 

숨을 쉬고 내 뿜을 때 마다 보이지 않는 파동처럼 나의 몸에는 온기가 전달되고 있었다.

 

이름이 천화? 내가 찾는 영물의 이름과 같지 않은가!

꽃이 아니라 사람이란 말인가?

 

! 도대체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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