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운만리(孤雲萬里)

풍운만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화사
작품등록일 :
2013.11.01 02:04
최근연재일 :
2014.08.13 03:13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644,189
추천수 :
17,172
글자수 :
530,762

작성
14.07.19 05:42
조회
4,088
추천
108
글자
16쪽

제6부 결전 ⑩ 화산(華山)으로

중원대륙을 누비며 중원의 영웅들과 자웅을 겨루는 고구려인 양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DUMMY

한나라 선제가 중원에 오악이 있으니 동악(東岳) 태산(泰山), 서악(西岳) 화산(華山), 남악(南岳) 형산(衡山), 북악(北岳) 항산(恒山), 중악(中岳) 숭산(嵩山)이 그것이라 하였다. 고래로 오악은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어 만인의 관심과 흠모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서악 화산은 다른 산들에 비해 험준한 산세로 인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이었다. 조양봉(朝陽峰), 낙안봉(落雁峰), 연화봉(蓮花峰), 옥녀봉(玉女峰), 운태봉(雲台峰)으로 이어지는 다섯 개의 주봉을 끼고 서른여섯 개의 크고 작은 암봉(岩峰)이 마치 범의 송곳니처럼 땅을 뚫고 솟은 산세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기운를 지니고 있었다.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구름을 뚫고 솟아있는 수십 개의 하얀 바위 봉우리가 촘촘히 들어찬 산은 속인의 발길을 거부했다. 그리하여 도교를 신봉하는 사람들 사이에 염라대왕이 사는 산이라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었다. 다만 진나라 때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도교사원 서봉묘(西峰庙)의 도사들만 뜨문뜨문 드나들 뿐이었다.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뿐이던 화산에 때아니게 천 명이 넘는 흑의무복을 입은 무인들이 열을 지어 행군하고 있었다. 화산의 주봉인 조양봉 아래 계곡을 끼고 돌아 그들이 이른 곳은 네 개의 봉우리가 갈라지는 한 복판 분지였다. 검은 천에 하얀 색으로 쓴 글씨들이 선명한 깃발을 앞세운 그들은 양천을 비롯한 천손련의 무사들이 이었다.

길 양 편으로 ‘천(天)’자 깃발을 든 두 명의 기수를 따라 ‘천문각’, ‘천무각’, ‘천금각’ 의 천손련 삼각(三閣)의 깃발과 오단(五團)의 깃발을 든 기수가 두 명씩 짝을 지어 대열의 선두를 이끌고 있었다.

기수단을 뒤 따라 양천을 가운데 둔 권민국과 설민이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따르고, 다시 오단의 단주들이 그 뒤를 이었다. 그들은 소속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흑의무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상복(喪服)이었다. 서백파의 혈전 이후 천손련의 구성원들은 모두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요동에서 개마산의 병력을 천무각으로 떠나보낸 후, 권민국은 알 수없는 불안감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패웅각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병력의 이동 상황을 의도적으로 노출하기는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는 불안감과 찜찜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결국, 권민국은 항주로 향한 배에 오르기 전에 청랑단주 야율척무기를 뒤딸려 보냈다. 어차피 중원 도모를 위해 청랑단이 중원으로 들어가야 했던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다만 개만산 병력의 이동에 맞춰 그 시일을 며칠 앞당긴 것이었다.

천무각에 이른 야율척무기는 전을신이 천무각 병력을 끌고 서백파로 떠났다는 말을 듣고 바로 서백파로 말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청랑단이 서백파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천무각주 전을신이 절명한 뒤였다.

청랑단의 가세로 전세를 뒤집는 듯했지만 곧 이어 혈마릉이 이끄는 패웅각의 지원군이 나타나는 바람에 피차간에 싸움을 멈추고 물러섰다. 전을신과 다른 전사자들의 시신이며 부상을 입은 대원들을 수습하여 급히 석가장으로 들어간 야율척무기는 주작단의 본거지인 제남으로 급전을 띄웠다.

양천이 무봉각에서 온 급전을 받은 것은 장강의 싸움이 막바지에 이를 때였다. 비보를 전해 들은 양천은 가슴을 쥐어뜯으며 비통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 즉시 싸움을 그치고 돌아서려는 그를 만류한 것은 권민국이었다.

“안 됩니다. 지금 여기서 그치면 천무각주의 죽음을 헛되이 하는 것입니다.”

“스승님! 작은 스승님은 제게 어머니와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잠시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가슴이 아프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반평생을 천무각주와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간다고 해서 천무각주가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싸움을 끝내야 합니다. 그것이 저들에게 복수하는 길이요, 천무각주의 한을 풀어주는 길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주군께서 흔들림 없이 할 일을 하셔야 합니다.”

“크흐흐흐흑!”


비통한 울음을 삼키며 양천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언제나 냉정하고 무심하게 보였던 큰 스승이 아버지와 같았다면 엄하면서도 자상했던 작은 스승은 어린 나이에 양친을 잃은 양천에게 자애로운 어머니였고 때로는 친구였다. 무예수련 도중 상처라도 입게 되면 무심한 척하면서도 애틋하게 상처를 싸매주던 그였고, 수련 시간이 끝난 후에는 격 없이 장난을 걸어주기도 했다. 그러했기에 전을신에 대한 양천의 정은 각별히 도타울 수밖에 없었다.

비보를 접한 후, 양천은 무엇에 쫓기기라도 하듯 다급하게 장강의 싸움을 끝냈다. 수적들을 상대함에 있어 털끝만큼의 자비심도 베풀지 않았다. 그 와중에 양천과 맞섰던 해귀채주 방환표는 양천의 분에 찬 일격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귀신이 되고 말았다.

해귀채를 끝으로 장강의 싸움을 끝낸 권민국은 그길로 현독일웅에게 장사에 본거지를 둔 상가상단을 치도록 명하고 양천과 함께 석가장으로 넘어 왔다.

전을신의 시신은 처참했다. 월도에 양단된 시신을 꿰매고 썩지 않도록 약물에 담가둔 시신을 본 양천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렸다.


“크흐흐흑, 스승님!”


양천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스승을 목 놓아 불렀다. 부르면 마치 자다가 일어난 사람처럼 금방이라도 웃으며 앉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움직임도 없었다. 손을 잡아 보았다. 언제나 따뜻하기만 하던 손이었다. 차가운 냉기가 가슴 밑바닥 까지 전해졌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피를 토하며 오열하던 양천은 그 자리에서 기진해 쓰러졌다.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참으며 그의 곁에 서있던 권민국이 화들짝 놀라 양천을 부축해 침상으로 옮겼다. 기진해 쓰러져서도 양천은 꺽꺽 흐느낌을 토해냈다.

한 동안 정신을 잃고 있던 양천이 의식을 회복했다. 걱정스레 그의 곁을 지키던 권민국이 양천을 달래며 말했다.


“주군, 서백파에서 명을 달리한 사람이 천무각주 한 사람만이 아닙니다. 이백 명에 달하는 우리 형제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사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자리보전을 하고 있습니다. 주군은 천무각주 한 사람만의 주군이 아닙니다. 그들 모두가 우리 형제요 자식이며 부모입니다. 주군께서는 그들 모두를 어루만지고 위로하셔야 합니다. 이제 그만 고정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스승님. 이번에 목숨을 잃고 다친 모두가 제 형제입니다. 그들의 아픔이 제 아픔이고 그들의 슬픔이 저의 슬픔이지요.”


다음 날, 양천은 서백파의 전투에서 죽은 모든 단원들의 시신들이 안치된 곳에서 또 한 번 피눈물을 흘렸다. 이백에 달하는 시신 한구 한구를 정성껏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복수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들 중에는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도 있었고 한 집안의 가장인 사람도 있었다. 전란의 소용돌이를 피해 용케 부지한 목숨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역만리 타국 땅인 서백파 언덕에서 생을 마친 것이었다. 양천은 그들의 주검 앞에서 용서를 빌었다. 무능한 자신을 따라 나섰다가 헛되이 죽은 것이었다. 모두가 제 책임인 것만 같았다.

부상자들을 찾은 양천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빼놓지 않고 찾아가 손을 잡고 살아있어 주어서 고맙다며 위로했다. 위로하는 사람이나 위로를 받는 사람이나 눈물을 흘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녁 무렵, 개마산에서 전을신의 가족과 소치가 도착했다. 또 한 번 울음바다가 됐다. 소치는 전을신의 아내를 부등켜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양천은 울음을 삼키느라 꺽꺽 거리는 전길근을 안았다.

한 바탕 눈물 바람을 하고난 후, 소치는 전을신의 시신을 다시 손보기 시작했다. 잘린 오장육부를 꿰매 제 자리를 찾아 넣고 뼈마디를 맞춘 다음 가느다란 실로 찢긴 살갗을 촘촘히 꿰맸다. 그리고 준비해온 산왕혈보단을 물에 개어 환부에 정성껏 발라 마무리한 후 썩는 것을 방지하는 가루약을 온 몸 구석구석 부렸다. 그렇게 정성을 다해 시신을 매만진 후 평소 즐겨 입던 무복과 같은 새 옷을 입히고 관에 안치했다.

양천은 모든 복수가 끝나면 개마산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를 것이라며 관 두껑에 못을 박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사태를 수습한 양천은 권민국과 패웅각을 칠 문제를 의논했다. 권민국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번 서백파의 싸움에서 적들도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을 것입니다. 이제 저들의 남은 세력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곧 바로 장안으로 밀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권민국의 말을 듣고 있던 양천은 어두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최후의 전면전을 하자는 것이지요?”


권민국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장사에 있는 상가상단도 도륙을 했으니 저쪽의 주력은 거의 궤멸된 상태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쪽은 청랑단과 백호단이 건재합니다. 그리고 개마산에서 넘어온 병력도 천무각에 천명이 있습니다. 현무단과 주작단 또한 이상이 없습니다.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이천오백에 가깝습니다. 형편이 이러니 전면전을 펼쳐도 우리의 승산이 칠 할이 넘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사께서 말씀하신대로라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전면전을 하다보면 또 많은 사람이 상하거나 다치지 않겠습니까?”

“대의를 위해 작은 희생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그 정도의 희생조차 두려워해서는 큰일을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권민국의 말끝에 양천은 침중한 얼굴로 혼잣말처럼 되뇌였다.

“작은 희생이라.........,”


말을 잃고 한참을 묵묵히 있던 양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하들을 동원한 전면전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군사의 말씀대로 전면전으로 가면 우리가 필승이지요. 그렇다면 상대는 가급적이면 전면전을 피하려 들지 않겠습니까?”

“저쪽의 입장은 그럴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어떻게.......?”

“피차간에 불필요한 대규모 살상은 그만두고 양진영을 대표해서 수뇌들이 자웅을 가리는 것입니다.”

“아니, 다 이긴 싸움입니다. 우리가 그런 모험을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저는 이번 패웅각과의 싸움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우리 또한 적지 않은 사람이 죽었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죽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천하가 무슨 소용이며 누가 이긴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셔서는 아무 일도 못하십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피아간에 불필요한 살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입니다.”

“안 될 말씀입니다. 만에 하나 그러다가 주군께서 어찌되시기라도 하면 이미 명을 달리한 형제들의 한을 어찌 합니까?”

“제가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조정과 무림이 불가촉 관계라고는 하지만 대규모 병력이 움직이고 대규모의 살상이 계속 된다면 조정에서 가만히 있겠습니까?”


양천의 말에 권민국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장강의 수적들이야 논외로 쳐도 이미 저편의 무창보와 모용세가가 멸문을 당했고 상가상단이 도륙됐다. 그리고 이쪽에서는 설가상단이 몰살을 당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중원 각지에서 대규모 살상이 계속되고 있는 시국을 조정에서 언제까지나 못 본체 하고 있을 리는 없었다. 이 시점에서 조정이 개입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조정에서 개입하게 된다면 이쪽을 고구려의 잔존 세력으로 보고 토벌하려 들 것이 분명했다. 대조영이 당의 주력군을 붙잡아두고 있다고는 하나 조정에서 천손련을 토벌하려 든다면 굳이 군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소림을 위시한 중원무림을 앞세울 수도 있는 일이었다.

권미국 또한 이점이 마음에 걸렸었다. 다만 마지막 일전이니 만큼 이 싸움을 끝으로 더 이상의 대규모 살상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조정의 관심을 누그러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침묵하는 권민국을 앞에 두고 양천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저쪽에서도 우리의 제안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어차피 전면전이 벌어지면 승산이 없다는 것은 저들 스스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제안이 저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우리의 제안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위험한 길을 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왜 위험한 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혹 제가 못 미더워서 그러십니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단지 만에 하나라도 주군의 안위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르는 길을 피하려는 것뿐입니다.”

“그렇다면 염려치 마시고 제 말씀대로 따라 주십시오. 설사 제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군사께서 나머지 일을 처리해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불길한 말씀은 마십시오.”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만약 제가 패한다면 우리 모든 군사를 조영형님께 보내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제 뜻에 따라주십시오.”

“정히 주군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주군께서 위험에 처하시는 상황이 된다면 그 자리에서 전면전을 감행할 것입니다. 이것만은 제 뜻대로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만약 제가 위험한 지경에 처하면 그렇게 하십시오. 됐습니까?”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양천은 하무상에게 수뇌부의 비무로 자웅을 결하자는 비무첩을 보내고 결전의 날을 맞아 화산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에 화산으로 접어드는 하무상은 암울한 심정으로 묵묵히 길을 잡는 수하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 뒤를 사이한 기운을 풍기는 자들이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염교교를 욕보이고 하무상을 다그쳤던 흑사도의 소도주 마미륵(魔彌勒) 혁빈과 그를 수행하고 나선 흑사오귀(黑死五鬼)였다.

그들이 품어내는 지독한 살기에 놀란 들짐승과 날짐승들이 이리 뛰고 저리 날아 달아났다. 하나같이 괴이한 차림에 괴팍하게 보이는 중늙은이 다섯은 번뜩이는 안광으로 전면을 응시했다. 그들 중 혁빈의 오른쪽에 있는 자가 쇠 긁는 소리같이 소름 돋는 음성으로 혁빈에게 말을 걸었다.


“소도주, 무상 저 놈을 어찌하시려오?”

“죗값은 치러야겠지요?”

“킬킬킬, 놈 고생 좀 하겠구먼. 허우대는 멀쩡한 놈이 엽엽치 못하긴, 끌끌!”

“그러게 말입니다.”

“혹 놈을 뇌옥에 가두시려는 생각이시라면 우리에게 보내주시오. 늙은이들 수발이나 들리게.”

“그럴까요? 헌데 공연히 장로님들을 귀찮게나 하지 않을까요?”

“켈, 어림없는 소리. 제깐 놈이 허드렛일이나 할 줄 알지 우리 늙은이들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게요.”

“놈의 무골을 탐내지 않으셨던가요?”

“옛날 일이오. 저 무지렁이를 가르쳐 무얼 하겠소.”

“하하하하, 그런가요? 참 한심하게 됐군요.”

“클클클, 한심한 구석이 한두 군데라야 어찌 해보지.”


하무상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심장에 박히는 가시처럼 아팠다. 그러나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저 양천이라는 놈 때문이었다. 하무상은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 보았다. 짙은 먹장구름이 낮게 갈린 하늘이 천근만근의 무개로 가슴을 짖눌렀다. 그 하늘로 한 마리 하얀 백로가 날아올랐다. 모든 구속을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갯짓이 한 없이 부러웠다.




무협의 세계에 심은 민족혼


작가의말

제6부가 막을 내립니다.

이제 대미를 향해 가는 군요.

7부에서 마무리를 지을까 합니다.

50만자 정도 예상하고 120부로 잡았는데

회차당 글자수가 많아져 예상보다 연재횟수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풍운만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 14.06.27 2,891 0 -
86 작품 후기 +3 14.08.13 3,995 38 4쪽
85 제7부 파국 ⑦ 남은 이야기들 +7 14.07.30 4,982 94 14쪽
84 제7부 파국 ⑥ 최후의 결투 +2 14.07.29 4,300 105 17쪽
83 제7부 파국 ⑤ 난전의 소용돌이 +4 14.07.26 4,156 105 15쪽
82 제7부 파국 ④ 약독의선(藥毒醫仙) +5 14.07.25 4,061 119 16쪽
81 제7부 파국 ③ 불구대천(不俱戴天) +4 14.07.23 4,018 113 16쪽
80 제7부 파국 ② 한천비설(寒天飛雪) +4 14.07.22 4,278 100 20쪽
79 제7부 파국 ① 천하제일미(天下第一美) +4 14.07.21 4,271 120 15쪽
» 제6부 결전 ⑩ 화산(華山)으로 +2 14.07.19 4,089 108 16쪽
77 제6부 결전 ⑨ 통한의 땅, 서백파(西白坡) 14.07.17 4,013 116 15쪽
76 제6부 결전 ⑧ 서백파(西白坡)의 혈투 +3 14.07.16 4,789 116 15쪽
75 제6부 결전 ⑦ 천무각에 이는 소용돌이 14.07.15 4,127 111 12쪽
74 제6부 결전 ⑥ 막 내린 전설(傳說) +4 14.07.11 4,560 131 14쪽
73 제6부 결전 ⑤ 장강일신(長江一神) +2 14.07.09 4,468 115 17쪽
72 제6부 결전 ④ 파양호의 핏빛 아침 14.07.08 4,710 125 15쪽
71 제6부 결전 ③ 지략과 지략 +2 14.07.04 4,569 119 16쪽
70 제6부 결전 ② 영웅과 영웅 +5 14.07.03 4,669 133 18쪽
69 제6부 결전 ① 다시 중원으로 +2 14.07.01 4,985 122 18쪽
68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⑩ 깊어지는 고뇌 +2 14.06.28 4,849 142 17쪽
67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⑨ 과유불급(過猶不及) +2 14.06.26 5,054 137 14쪽
66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⑧ 모용세가에 부는 혈풍 +2 14.06.24 4,869 127 21쪽
65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⑦ 엇갈리는 암계(暗計) +4 14.06.20 4,660 128 15쪽
64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⑥ 전쟁에는 정도가 없다. +2 14.06.19 4,553 128 11쪽
63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⑤ 모용세가에 닥친 암운 14.06.14 4,973 132 19쪽
62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④ 처절한 재회 +2 14.06.12 5,101 133 14쪽
61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③ 반격 - 성동격서(聲東擊西) +2 14.06.10 5,088 148 12쪽
60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② 현명한 잔인함 +2 14.06.08 6,049 176 13쪽
59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① 무창보의 혈사(血事) +4 14.06.04 6,670 196 14쪽
58 제4부 출정 ⑩ 항주에 지는 꽃 +2 14.06.02 5,692 15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