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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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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26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2.25 23:55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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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DUMMY

키스는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입을 맞추는 순간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지만, 가장 놀란 것은 제퍼였다.


그도 그럴 것이 쿼타가 놓아주면 제대로 서있지도 못할 제퍼에게 쿼타가 입을 맞추자 어마어마한 속도로 그의 생체 에너지가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뼈에 말라붙어 있던 제퍼의 혈관들이 갑자기 팽팽해지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제퍼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순식간에 수면으로 솟구치는 그 아찔한 느낌에 숨까지 잠시 참아야 했다.


그 사이 쿼타는 제퍼를 자신의 품에 가두고 더욱 열렬한 키스를 퍼부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제퍼가 놀라 황급히 입술을 뗐다.


“이게 지금 뭐하는.......”


제퍼는 경황이 없는 상태로 따지려다가 이상하리만큼 잘 나오는 목소리에 스스로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쿼타는 팔에 안고 있던 제퍼를 바닥으로 살포시 내려주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제퍼는 옆에 의식이 없는 페터를 보자,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다.


페터와는 해보지도 못한 키스를 처음 만난 사람과 해버리다니.......


그때, 쿼타가 기쁘게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치의 기운을 주었으니, 당장 사람 2명은 거뜬히 안고 뛸 수도 있을 거야. 입맞춤은 이고리디 주문보다 빠르고 강력하거든.”


“감사합니다, 폐, 폐하.” 제퍼가 엉겹결에 감사인사를 했다.


“뭘 이런 걸 가지고요, 미래의 부인.” 쿼타가 냉큼 눈썹을 튕기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갑자기 쿼타가 제퍼를 붙잡고 병실 밖으로 잡아끌었다.


“그보다, 당신은 얼른 돌아가야 해! 어서”


“잠깐만요!” 그 둘을 지켜보던 닉이 제지했다.


“수술이 시작된 지 6시간이라면 아직 작별인사 정도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믹스커피에게 쿼타의 옷을 부탁한다는 핑계로 그를 병실 밖으로 내보냈다.


쿼타가 믹스커피에게 거의 안기듯이 끌려 나가자, 멀뚱멀뚱 서있던 제퍼는 곧바로 기다리고 있던 지네티와 필록, 다른 결사단 사람들의 품에 파묻혔다.


제퍼는 쿼타에게서 받은 에너지가 눈물로 다 나가 버릴 만큼 눈물과 콧물을 쏟아냈다.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제퍼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잡고 환호했다.


그리고 마침내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닉이 다가왔다. 그 역시 제퍼를 보자마자 꼭 껴안아 주었다. 그에게서 오래된 도서관 냄새가 났다.


“우린 할 이야기가 너무 밀렸지?”


닉이 양해를 구하고 사람들을 병실에서 내보낸 뒤, 제퍼를 다시 침대에 앉게 했다.(지네티는 안 그래도 곧 헤어져야하는 손주 곁에 있겠다며 끝까지 나가지 않았다.)


제퍼는 닉으로부터 방금 전 왕이 돌아와 한 이야기와 윤회버스를 타고 무사히 탈출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래서 제퍼, 우리에게는 안타깝게도 별로 시간이 없단다. 최대한 빨리 돌아가야 해.” 닉이 놀란 표정을 짓는 제퍼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전에 꼭 해줄 말이 있어서 말이다.” 닉이 제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정말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단다. 제퍼. 아주 용감했어!”


하지만 제퍼는 닉과 단둘이 남게 된 이후부터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닉이 칭찬을 하자 더욱 매스꺼운 표정을 했다.


“닉....... 저는 하나도 용감하지 않아요!” 제퍼가 결국 눈물을 보였다. 괴로워하는 제퍼의 모습에 닉이 말을 뚝 멈추었다.


“jj가 첩자였어요! 제 친구 디아블이었다고요!”


닉이 놀라지 않고 끄덕였다.


“제가 엉뚱한 사람을 의심하는 바람에....... 트리거가 목숨을 잃었고....... 그리고 마리도.......”


제퍼는 우느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정말 죄송해요.”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제퍼.......”


하지만 제퍼는 그 말에 더욱 화를 냈다. 자기 자신을 향한 자책인 것 같았다.


“아니에요! 페터도 앨리스도 전부 저 때문에.......”


“아니야, 아니다.” 닉이 제퍼의 손등을 토닥였다.


“그나저나 앨리스의 소식은 나도 궁금했단다. 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줄 수 있겠니?”


제퍼가 jj와 차원의 문으로 떨어진 뒤에 차가 강물 속으로 떨어진 이야기와 그 안에 갇힌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제퍼가 눈물을 쏟아내며 말했다.


“그러다 숨이 막히기 직전에 거울 속에 가짜 쥐를 만났는데, 그 녀석은 제가 제안을 거절하자 저를 다시 강물로 밀어버렸어요. 그리고 저는 다시 숨 막히는 강물로 돌아왔죠. 이젠 정말 끝이구나 싶어서 조용히 눈을 감았는데....... 누군가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앨리스였어요.......”


그 다음 이야기는 짐작이 간다는 듯이 닉이 조용히 끄덕였다. 제퍼가 계속했다.


“처음에는 앨리스가 jj, 아니 디아블을 구해주러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정말 끔찍이도 jj를 사랑했으니까요. 하지만 앨리스는 똑같이 물에 잠긴 경찰차에서 제 쪽을 열어줬어요. 앨리스가 땅굴에서 있었던 일을 다 알고 있는 게 틀림없었어요....... 그리고 가라앉는 경찰차를 밟고 저를 위로 힘껏 밀어줬고 앨리스는 디아블과 함께 가겠다면서.......”


“강에서 나오지 않았구나.......” 닉이 대신 마무리 지어주었다.


“마리도 앨리스도 각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 게지.......”


“할아버지?” 제퍼가 물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닉이 고개를 끄덕였다.


“땅굴에서....... 그니까, 여왕이....... 저한테.......” 제퍼가 말했다.

“왕을 부수라면서....... 저에게.......”


“네 마음을 망가뜨리려 했지. 페터에게 그런 것처럼.......” 닉이 예상했다는 듯이 말했다.


“네 맞아요.......” 제퍼가 얼굴이 벌게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여왕의 말이....... 가슴 속에 남아서 잊혀 지지가 않아요.......”


“가슴 속에 남은 말은 털어놓으면 가벼워진단다.”


“그게.......”


제퍼가 부끄러운 일을 털어 놓듯이 말했다.


“여왕이 저에게 공부만 잘하는 바보라고 했어요.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고 시키는 것만 하는 노예, 멍청이라고요.” 제퍼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런데요, 제가 아무 말도 못한 건요, 제가 정말로 그런 것 같아서였어요. 저는 무조건 좋은 성적을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고 왜 그래야 하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 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제퍼는 그 때를 다시 떠올리자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싫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또다시 심장이 무언가에 옥죄이는 것 같았다.


닉이 괴로워하는 제퍼를 바라보았다.


“마음을 망가뜨리는 것. 그게 여왕의 방식이란다. 여왕은 사람이 마음이 병들면 살아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래서 그걸 누구보다 잘 이용하지.”


닉이 제퍼의 머리를 만져주자 시원한 고통과 함께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닉이 굵은 손가락을 들어 제퍼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그리고 말이다, 제퍼. 여왕이 만들려고 하는 노예는 너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야.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업하려는 건 바보가 아니란다. 건강한 열정이지. 하지만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사람들이 하는 대로 달리는 사람들이 문제란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여왕이 원하는 노예인거야.”


그의 말은 상처 난 제퍼의 마음에 하나하나 연고를 발라주는 것 같았다.


“게다가 너는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겁쟁이가 아니야. 잘 생각해보렴. 필록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검은 시냇물 골목으로 뛰어든 것도, 디아블을 막기 위해 여왕의 성으로 혼자 찾아온 것도 다 너의 용기였어. 내 말이 틀리니?”


제퍼는 그 순간 수 십 마리의 뱀이 옥죄던 마음이 한꺼번에 싹 놓여난 느낌이 들었다. 고통으로 무겁던 마음이 살아나자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얼굴이 다시 환해진 제퍼를 보며 닉이 말했다.


“사람은 원래 마음이 망가지면 살아 낼 수 없는 거야.......”


“그럼 페터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제퍼가 걱정스럽게 돌아보았다.

“페터도 마음이 아픈 게 틀림없어요.......”


“그것에 관해서는 제퍼, 너에게 부탁할 것이 있단다.......” 닉은 제퍼가 그 질문을 해주어서 고맙다는 듯이 말했다.


“페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줄 수 있겠니?”


닉이 깨어나지 않는 페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예전 기억을 알아버린 이상, 페터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깨어나지 않을 거야. 저 아이가 괴로운 기억을 찾게 된 것에도 다 이유가 있겠지.......”


그런데 그때, 밖에서 쿼타가 병실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사랑! 이제 얼른 돌아가야 해! 키스가 모자란 가? 다시 쓰러진 거야?”


“아유, 제발 옷 좀 입으세요!” 밖에서 믹스커피가 진저리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닉이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시계를 보는데,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제퍼가 물었다.


“할아버지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죠?”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는 독자분들의 공간이니 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세요! 그리고 모른 척 한 화 더 올렸습니다.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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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 헬시코기
    작성일
    21.03.29 04:32
    No. 1

    점점 마무리로 향해 가니 무척 아쉽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꾸삼
    작성일
    21.03.29 16:17
    No. 2

    헬시코기님, 매번 달아주시는 코멘트도 같이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니 제가 더 아쉬워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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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세요, 꾸삼입니다! +4 21.01.22 150 0 -
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5 2 10쪽
»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6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8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1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1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7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7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9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8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9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8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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