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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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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33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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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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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5. 탈출 (1)

DUMMY

멀리서 온 세상에 겨울이 휘몰아치는 소리가 들리고, 양쪽에서 페터를 부축한 제퍼와 필록은 마리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은 채 서둘러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


그들은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꾀죄죄한 얼굴로 계속해서 제퍼를 바라보는 필록과 눈이 마주친 순간, 제퍼는 그동안의 일들이 눈빛만으로 그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네가 돌아올 줄 알았어, 제퍼.......”


그리고 그들은 다시 만난 것만으로 서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 싸움이었다. 제퍼는 손목에 직접계약의 징표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왕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말해 팔리타의 힘이 더 이상 제퍼를 도와주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필록이 초조하게 바라보았지만, 제퍼는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것처럼 표정 변화도 없이 성의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그들이 눈이 소복하게 쌓이기 시작한 대리석 복도를 달리고 있을 때였다. 눈앞으로 비슷한 갈림길 2개가 나타났다.


둘의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어쩌지? 갈라질까?” 필록이 절뚝이며 페터를 들쳐 멨다.


“아니야, 붙어 있어야 해!”


제퍼가 페터를 다시 끌어왔다.


그런데 그 때, 어두컴컴한 복도 앞 쪽에서 반짝이는 익숙한 은백색 덩어리가 보였다.


“여기야!”


목소리를 따라 달려가니,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던 에릭고양이가 다시 나타나 있었다.


“내가 알아! 나를 따라와!”


에릭고양이는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그들이 이곳으로 올 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 길목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릭고양이는 자신 있게 말하더니 앞장서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필록이 반가운 마음에 투덜거렸다.


“너는 숙소에서도 그러더니, 대체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에릭고양이가 뛰느라 살이 푸둥푸둥 떨리는 와중도 호탕하게 웃었다.


“이봐, 인간! 난 늘 있어야 할 곳에 있었다고! 내가 나타나야 할 곳은 정해져 있어!”


그런데 그 말에 무언가가 떠오른 것처럼 제퍼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지하 감옥이 가까워오자, 제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필록....... 지금도 미래가 보여?” 제퍼가 페터를 부축하며 물었다. “내가 다시 돌아올 것도 알고 있었어?”


“아니.” 필록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 말을 듣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미래가 보이지가 않아. 특히 지금은 완전히 처음 겪는 일인 것 같아.”


그런데 제퍼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했다.


“이 모든 게 반복되어 왔다면 어떨 것 같아?”


필록이 전혀 알아듣지 못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하지만 제퍼는 같은 표정으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제퍼는 차원의 문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뭔가 달라진 것 같았는데, 지금 그녀의 모습은 뭔가 거대한 사실을 깨달은 사람처럼 눈빛에 두려움마저 묻어있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필록이 덩달아 두려운 얼굴로 물었다.


“이 모든 건 반복되어 왔어, 필록.” 제퍼가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닉할아버지가 나를 보자마자 알아봤었어. 마치 그 전에 나를 여러 번 본 사람처럼 말이야. 예언의 연못에서 할머니도 나에게 이번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어. 난 이번에 처음 온 건데 말이지.......”


필록은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제퍼는 계속 했다.


“필록, 이건 네 얘기기도 해. 네가 여태까지 미래를 보고, 이미 여러 번 꿈으로 꾼 것처럼 느낄 수 있었던 건, 이 모든 일들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야.......”


제퍼가 말했다.


“닉이 시간을 되돌린 게 틀림없어. 모두가 죽었고, 우리가 여왕을 죽이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렸겠지. 그래서 닉만 3겹으로 된 철장에 갇혀 있는 거야. 그리고 모두가 시간을 되돌리며 기억을 잃었지만 네가 유일하게 똑같이 반복된 시간들을 알아차렸던 거고.”


제퍼가 이번에는 에릭고양이를 불렀다.


“에릭! 너는 꿈을 꾸고 있으니까 다 알지?”


“당연하지, 친구야. 난 모르는 게 없어. 내가 다 알아.” 에릭고양이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말했다.


제퍼가 물었다.


“필록이 봤던 기억들에는 늘 네가 없었어. 네가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것도 이유가 있는 거지?”


“나는 너희가 원래 가야하는 길을 가르쳐주기 위해 필요한 순간에만 나타나는 거야.”


에릭고양이가 어둠 속을 달리며 말했다.


“이미 반복된 장면에는 내가 없었으니까 그곳에 데려다주면 난 사라져야 했던 거고.”


이제 필록은 말을 잇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에릭고양이는 늘 바뀐 미래의 간격을 메워주듯이 가야할 곳으로 그들을 인도할 때만 나타나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도 그들은 에릭고양이를 따라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마 지금부터 저 고양이는 계속 우리와 함께 있을 거야.”


죄수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석유를 발라놓은 내리막을 내려가며 제퍼가 말했다. 이제 그곳도 겨울이 들이닥쳐 눈이 소복했다.


“여기부턴 반복되지 않은 시간이니까.......” 필록이 이해한 눈빛으로 덧붙였다.


마침내, 지하 감옥에 도착한 그들은 잠시 멈춰서 숨을 골랐다. 그런데 제퍼가 쓰러진 페터를 필록 쪽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나는 절대로 다시 시간이 반복되게 하지 않을 거야. 반드시 사람들을 구해서 결말을 바꿀 거야, 필록.”


그러나 필록이 대답도 하기 전에, 어둡던 지하 감옥 안에 불이 일제히 들어왔다.


그러자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던 수많은 부상 입은 죄수들과, 어느새 그들에게 창을 겨누고 앞뒤로 포위하고 있는 파황과 늑대병사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여왕이 겨울에 휘말리며 고함을 내지르는 것도 들려왔다.


“정말이지 끈질기구나!”


왕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여왕은 20년은 폭삭 늙어 버린 얼굴이 되어 있었다.


“옥상에서 떨어지고도 내가 갖은 시련을 다 주었는데도 또 다시 살아 돌아오다니!”


여왕은 수정체 바로 옆에 성 안으로 통하는 문까지 열어놓고 무장한 시녀들과 파황들을 줄줄이 대기시켜놓은 상태였다. 밖으로 뚫린 절벽에서부터 성 안으로 까지 일렬로 배치된 여왕의 군사들이 제퍼를 향해 더 크게 으르렁거렸다.


이제 곧 있으면 왕이 돌아올 텐데 그 틈에 또다시 잡혀버릴 위기에 처한 제퍼와 필록은 마른 침을 삼켰다.


여왕이 군사들에게 호령했다.


“당장 저 셋을 모조리 내 앞으로 끌고 와!”


당장 무슨 수를 써야 했다. 이대로 또다시 잡히고 말아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고 시간을 되돌리게 둘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때, 제퍼가 여왕의 말을 가로막았다.


“잠깐!”


즉시 여왕이 뻥 뚫린 눈 대신, 귀를 곤두세웠다. 모든 군사들이 동작을 멈추자 제퍼가 말했다.


“어차피 왕은 돌아오고 있어! 당신이나 나나, 별로 시간이 없지....... 그러니 나와 단 둘이 붙자. 더 많은 사람의 피를 볼 것도 없이, 당신하고 나! 둘이 여기서 결판을 내는 거야!”


“제퍼, 미쳤어?” 필록이 눈을 부릅뜨며 제퍼를 말렸다.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인간! 너는 여왕의 상대가 되지 못해!” 에릭고양이도 나섰다.


하지만 제퍼는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지금 당장 네까짓 것은 해치울 수 있는데 뭐 하러 내가 그래야 하냐는 말이야!”


여왕이 코웃음을 치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지만 얼굴로는 치가 떨리는 것이 다 드러났다.


“아, 친구들이라도 살려보겠다는 건가?”


하지만 제퍼는 마구 도발했다.


“왜, 이제 눈이 안 보이니까 겁이라도 나는 거야?”


“뭐?” 그러자 여왕이 치부를 들킨 사람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왜? 내가 왜 널 겁내겠어?”


그러자 제퍼가 소리쳤다.


“내가 살아 돌아 왔으니까! 내가 왕을 살려냈으니까!”


여왕이 한 대 얻어맞은 표정이 되었다. 감옥이 술렁였다.


“네가 뭘 잘못 알고 있나본데, 넌 아주 멍청한 내 수많은 백성들 중에 한 명일 뿐이야! 넌 고작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손바닥 위에 개미, 판티실라, 쥐 뭐 그 딴 거 같은 거라고. 아주 귀찮고 조그맣고 하찮은 존재지! 알아듣겠니?”


여왕이 핏대를 세우고 소리쳤다.


“왕이 살아나도 넌 여기서 살아나갈 수 없어!”


여왕이 괴수처럼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자 필록이 다급하게 제퍼를 붙잡았다.


“대체 뭘 어쩌려는 거야! 당장 그만 둬, 제퍼!”


“네가 한 걸 할 거야.” 제퍼가 필록을 향해 빠르게 속삭였다.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말이야.”


놀랍게도 제퍼는 긴장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조금 웃고 있었다.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 인간!” 에릭 고양이가 물었지만 제퍼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여긴 우리 편이 제일 많은 곳이야. 지하 감옥이라고. 여기 있는 사람들만 풀려나면 우리 편이 더 많아.”


필록은 그건 나도 아는 사실이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제 제퍼는 대책도 없이 이미 여왕 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필록은 쓰러진 페터를 두고 제퍼를 미친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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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세요, 꾸삼입니다! +4 21.01.22 150 0 -
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5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6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8 2 14쪽
» 25. 탈출 (1) +2 21.02.18 22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1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20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8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7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7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9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30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6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4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8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9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8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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