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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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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24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2.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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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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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21. 마리의 비밀 (4)

DUMMY

여왕에게 끌려 간 제퍼는 방금 전 마리가 있던 공터에 내팽개쳐졌다. 여왕은 제퍼를 끌고 주변에 있던 땅굴로 끌고 들어갔다.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이 악마야!”


제퍼가 발버둥 쳤지만 여왕이 장악한 가짜 쥐는 엄청난 힘을 내뿜고 있었다.


끌려들어간 땅굴의 끝에는 괴물들을 가둬놓는 방이 있었다. 화장실만한 크기의 방 안은 횃불 하나에 축축한 돌들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둥글게 쌓여있었다.


바닥은 습하고 이상한 얼룩으로 가득했고, 한 쪽 면에는 음산한 방과 맞지 않게 견고한 재단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재단에 유리덮개를 올려놓자, 그렇게 욕을 잘하던 유리덮개가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순간, 방안에 휘몰아치는 커다란 에너지에 제퍼도 굳어버렸다.


“아가.”


돌아보자, 방 안을 집어 삼킬 정도로 몸을 부풀린 가짜 쥐가 제퍼의 숨을 빨아들이듯이 눈을 떼지 않고 그대로 제단 뒤로 이동했다.


마치 유리덮개 속 빛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이 방은 유리덮개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듯이 사람들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하늘 밑에서 제퍼처럼 살고 있을 법 한 사람들이 반은 자트라의 모습으로 벽에 걸려 점점 자트라로 변해가고 있었다!


“제퍼 카터....... 나를 몰아낼 수 있는 아이.......”


여왕이 충격으로 몸서리치는 제퍼를 향해 중얼거렸다.


여왕의 표정은 꼭 승리감에 도취된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제퍼는 방금 자신이 왕의 심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혔는데도, 이제 바로 앞에 유리덮개에 심장만 넣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데도 여왕이 저렇게나 당당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제퍼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제퍼의 손은 방안을 울리는 웅웅거리는 에너지에 눌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을 꺼내려고 손에 조금이라도 힘을 준다면 그 자리에서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다.


“아가, 난 네가 이 유리덮개 속 왕자에게 목소리를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단다.”


빛이 번쩍번쩍하는 유리덮개 뒤에서 가짜 쥐가 웃자 이제는 그 모습이 여왕의 모습처럼 보였다.


“그리고 넌 이 유리덮개에 유일하게 상처를 낼 수도 있지. 살아서 나가고 싶다면 이 유리덮개를 깨야 할 거야.......”


어느새 제퍼의 양 손이 유리덮개 위에 올려져 있었다. 여왕은 제퍼를 이용해 왕을 깨뜨리려는 속셈이었다.


“네가 살려냈으니 네가 죽일 수도 있겠지.......”


“싫, 싫어! 그럴 수 없어!”


제퍼가 겁에 질려 밖으로 나가려 하자, 에너지에 취한 가짜 쥐가 유령처럼 순식간에 돌문을 막아섰다.


“네가 순순히 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가짜 쥐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렇지만 네가 약해빠진 인간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제퍼는 자신이 인간이라 다행이라는 것의 의미를 조금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뿐 아니라 여왕과 단 둘이 갇혀 버린 이 상황이 끔찍하게 공포스러울 뿐이었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아니?”


여왕이 말했다.


“난 인간을 잘 알아. 똑똑한 척하지만 그만큼 아주 어리석은 동물이거든. 그들이 사는 세상에 조금만 고통을 주고 힘들게 하면, 금방 굴복해서는 내 말을 아주 잘 들어.”


그러더니 아주 기쁜 표정을 했다.


“아, 너도 잘 알 거야, 너도 나의 백성이니까. 아무도 모르게 그들의 속 안을 건드리면 되거든. 1등해야 한다고,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조금만 건드리면, 개떼처럼 서로 달려들어서는 서로 물어뜯고 비교하고 경쟁하고....... 나중에는 서로의 칼끝에 갇혀서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을 싫어하지.”


여왕이 정말 멍청하다는 듯이 비웃었다. 웃음소리가 땅굴 때문에 더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정말 바보 같지 않니? 인간들은 눈에 보이는 돈이나 점수, 숫자에만 정신이 팔려서는 자기 마음은 돌보지 않아. 바로 옆에서 영혼이 죽어가도 당장 눈앞에 사람을 이기려고 기를 쓰지. 영혼이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제퍼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여왕이 냉혹하고 무자비한 눈을 번뜩였다.


“내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 그래야 내 노예가 될 테니까! 행복하지 않도록, 지쳐서 희망조차 가질 수 없도록,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 지경이 되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지거든, 인생이 고통으로 가득차서는 결국.......”


여왕이 벽에 걸린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반은 자트라로 변해가는 것을 가리켰다.


“나에게 너덜너덜해진 심장을 바치며 삶을 포기해.”


제퍼는 고통에 찌들어 흉측하게 말라버린 벽에 걸린 사람들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여왕이 가까이 다가오자 제퍼는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사람은 이렇게 조종하는 거란다. 고통으로. 이제 너도 조종할거야. 마지막 기회란다.”


여왕이 눈빛만으로 다시 제퍼의 손을 유리덮개에 올려놓게 했다.


“어서 왕을 부셔.”


제퍼는 너무너무 무서웠지만 유리덮개에 손을 올린 채 아무런 힘도 주지 않았다.


“그래, 그러겠다 이거지?"


바들바들 떨면서 버티는 제퍼를 보며 여왕이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어디, 그 심장 말고 네 심장은 얼마나 강한지 볼까?”


순간 유리덮개의 빛이 방안을 폭발하듯이 번쩍 하더니 제퍼의 눈이 하얗게 멀어버렸다. 제퍼의 숨이 턱 막혀옴과 동시에 달콤할 만큼 소름끼치는 여왕의 목소리가 제퍼의 의식을 잔인하게 파고들었다.


“네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고?”


앞이 보이지 않는 제퍼는 손까지 유리덮개에 묶인 채로 목소리를 털어내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여왕의 목소리는 제퍼의 의식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잘 생각해봐, 제퍼. 넌 그저 제물일 뿐이야. 사람들은 네가 나를 몰아낼 수 있다고 추대했지만 결국 넌 왕의 심장을 나에게 가져다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 마저도 해내지 못하고 내 손에 죽겠지만.”


“아니야!” 제퍼가 힘껏 소리쳤다.


“아니긴, 사람들이 그랬잖아. 넌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특별한 구석도 없고 말이야. 네가 재앙이라는 사람도 있다지?”


제퍼가 애써 무시했던 이야기들을 까발리자 제퍼는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었다.


“넌 정말이지 너무나도 멍청해. 잘 생각해봐. 네가 언제부터 결사단이었다고 나를 죽이려드니? 그저 사람들이 나쁘다 없애야 한다 하니까 그런가보다 한 거잖아. 세상에! 넌 생각이 없니?”


자유자재로 목소리를 바꿔내는 여왕 때문에 제퍼는 이제 자기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여왕은 사람들을 조종하듯이 제퍼의 영혼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하늘 밑에서도 그렇게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하더니. 내가 그때부터 알아봤지. 그런데 여기서도 그럴 줄이야.”


제퍼는 그 말에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휩쓸리는 게 마치 나의 완성된 백성을 보는 것 같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너 같은 백성이거든. 바보. 열심히,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뛰고 앞지르고! 그런데 정작 왜 하는지는 모르는 바보 말이야.


내가 하나 알려줄까? 네가 여기에 오지 않았으면 뭐가 됐을지 말이야. 너는 그렇게 남에게 지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지금처럼 네가 뭘 잘하는지 좋아하는지도 점점 까먹으면서 너를 잃게 될 거야. 그 다음은 더 좋은 곳에 취직하려고 발버둥 치겠지, 너희 엄마, 아빠처럼.”


결국 힘껏 소리 지르던 제퍼가 온 몸에 힘을 풀었다. 여왕의 말에 상처 입은 제퍼의 영혼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몸에 힘줄이 다 끊어진 것처럼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우리 엄마, 아빠처럼.......”


그 순간 제퍼는 갑자기 격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동안의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바보 같아서 당장 머리를 끄고 싶었다.


“그런데 여기 오면 다를 것 같니? 네가 여기 와서 달라진 것 같아? 너를 좀 봐. 넌 나약해. 겁쟁이에,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지.”


어디선가 제퍼의 에너지가 빨려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당장 벗어나야했다. 하지만 제퍼의 영혼은 이미 여왕에게 완전히 장악되고 있었다.


제퍼가 스스로에게 변명하듯이 마구 지껄였다.


“공부만 했던 것은 나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오던 거였어.......”


그리고 그런 제퍼를 더욱 부추기듯이 여왕이 목소리를 더했다.


“하지만 경쟁에서 뒤처지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공부를 그만 둘 수 없었지! 그동안 해 온 것이 아까워서,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도 없어서 멈출 수가 없었어.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이 지겹고 이상했지만 모두가 그게 맞다며 살고 있다고. 나 혼자만 답이 나올 때까지 다 멈추고 있을 수는 없잖아!”


여왕이 최후의 비수를 꽂았다.


“그래서 네가 겁쟁이라는 거야! 내 노예지!”


결국 제퍼가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여왕이 고통스러워하는 제퍼에게 속삭였다.


“괴롭니? 고통스러워?”


“제발, 멈춰! 그만하란 말이야!”


제퍼가 괴로움에 몸을 틀자 여왕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서 이 유리덮개를 부셔버려. 그럼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게. 자, 어서.......”


“아아아아아악!” 제퍼가 여왕의 목소리에 진저리를 쳤다.


그러자 그 고통이 제퍼의 손을 타고 유리덮개에 금을 내기 시작했다. 파지직 소리가 나더니 재단 위로 반짝이는 유리가루가 후두둑 떨어졌다. 가짜 쥐의 몸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왕이 희열에 젖어 몸을 가만두지 못했다.


“이것 봐! 조금만 고통을 주면 이렇게나 쉽게 말을 듣는데! 내가 어떻게 왕위를 나눠가지겠어! 인간은 모두 약해! 세상은 내가 다스려야 해!”


제퍼의 비명소리가 더욱 커져갈 수록 유리덮개에 점점 더 크게 금이 갔다. 여왕은 흐뭇해 하면서도 한심하다는 얼굴을 했다.


“제퍼!”


그런데 그 순간, 때맞춰 달려오는 필록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필록은 페터와 함께 골짜기에서 여왕의 병사들과 싸우다가 도망치고 있었다. 처음에 그들은 여왕이 제퍼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트리거가 땅굴로 향하자 바로 눈치 챈 것이다.


“트리거, 아니 디아블은 제퍼를 노리고 있을 테니까 저 안에 제퍼랑 여왕이 있는 게 분명해! 트리거는 내가 맡을 테니까 어서 가!”


다리를 다친 jj를 부축하느라 늦어지는 페터가 소리쳤다.


그런데 필록이 돌문을 열고 제퍼에게로 가려는 그 순간, 유령처럼 분열한 가짜 쥐가 문 앞에서 필록을 막아섰다. 가짜 쥐가 소리쳤다.


“방해하지 마! 조금만 있으면 깨진다고! 절대 들어갈 수 없어!” 가짜 쥐가 몸을 부풀리더니 마구잡이로 필록을 위협했다.


“저리 비켜!”


하지만 필록은 완강하게 버텼다.


“제퍼! 내 말 들려? 여왕이 너를 조종하는 거야! 듣지 마!”


필록이 황소 같은 힘으로 방안으로 밀고 들어가려하자 가짜 쥐와 연결되어 있던 여왕이 필록도 제퍼처럼 조종할 것을 명했다.


완전히 복종한 가짜 쥐가 갑자기 돌변하더니 필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 페터를 좋아하지?”


그 순간 돌문을 부서져라 밀고 있던 필록의 안색이 굳어버렸다. 창백해진 것 같았다.


“뭐?”


가짜 쥐가 제퍼에게 그랬던 것처럼 필록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자 필록에게도 제퍼처럼 눈앞이 펑 터지며....... 제퍼와 페터가 그의 눈앞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너, 페터를 좋아하잖아. 페터가 죽을까봐 네 생체에너지를 다 준 것도, 여왕 앞에서 제퍼가 아니라 페터를 먼저 보호한 것도 다 페터를 좋아하기 때문이잖아.”


“시끄러워!” 필록이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누가 들을까 쩔쩔맸다.


가짜 쥐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속삭였다.


“그러니까. 조금만 있으면 다 끝날 거야. 방해하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으란 말이야.”


가짜 쥐가 더욱 사납게 몰아세웠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뒤에 오는 페터에게 다 말해버릴 거야!”


“안 돼!” 필록이 절규했다.


결국 가짜 쥐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런데 그 순간, 바로 옆으로 무언가가 바람처럼 휙 지나갔다.


“필록! 트리거가 방해하고 있어. jj 좀 부탁해, 어서!”


페터였다. 페터는 바람처럼 달려오더니 순식간에 돌문을 부술 듯이 뚫고 들어갔다.


“콰쾅!”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굴이 흔들리더니 페터가 한달음에 제퍼에게 뛰어갔다. 가짜 쥐가 거의 다 깨져버린 유리덮개를 향해 달려들었다.


“안 돼! 거의 다 됐다고! 안 돼!”


하지만 페터는 이미 제퍼의 손을 유리덮개로부터 떼어내고 있었다. 여왕의 힘이 미치는 범위에서 벗어나자 제퍼가 튕겨나가듯이 옆으로 털썩 떨어졌다.


하지만 그 대신 페터가 그 자리에 서게 되었다. 화가 부글부글 끓는 여왕이 재단을 꽝 치며 악을 썼다.


“이런 제기랄! 번번이 살려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감히 나를 방해해?”


가짜 쥐가 마치 여왕처럼 페터의 얼굴을 꽉 틀어쥐었다. 그 엄청난 에너지에 페터도 꼼짝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빛만은 여왕에게 지지 않았다.


“번번이 살려주다니? 당신은 내 기억을 빌미로 괴롭혔잖아!”


“그래, 맞아! 넌 죽이기엔 쓸모가 너무 많아.......”


그러더니 섬뜩한 입맛을 다시며 페터의 턱선을 쓸었다. 여왕의 애타는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넘어갔다.


“그래, 아가....... 너에게 드디어 가슴 아픈 진실을 말하게 될 순간이 왔구나....... 네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궁금하지 않니?”


그 말을 듣자 페터 역시 소름이 쫙 돋을 수밖에 없었다. 페터가 감옥으로 잡혀오면 늘 하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짜 쥐는 여왕이 아니었기 때문에 페터의 잃어버린 기억을 알 수 없었다. 페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넌 나를 괴롭힐 수가 없어.”


페터의 얼굴로 기억을 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슬픔과 증오가 떠올랐다.


“나한테는 네가 괴롭힐 기억조차 없거든. 아파테이아 에리타보베라!”


페터의 실이 분홍색 섬광으로 번쩍 하더니 그 즉시 가짜 쥐가 번개에 맞은 것처럼 눈알을 뒤집으며 쥐로 변해 떨어졌다. 여왕은 힘없이 잔상처럼 남아있게 되었다.


“안 돼애애애애애애애!”


여왕이 고함을 지르는 사이, 도망친 쥐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제퍼! 괜찮아? 정신 좀 차려 봐!” 페터가 엉망이 된 제퍼를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나 괜찮아.”


제퍼는 더 이상 여왕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왕의 말들이 속 안에 남아 그녀를 괴롭히는 것 같았다.


그 사이, 문 밖에서는 jj를 들쳐 업고 뛰어오는 필록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문! 문!”


필록이 그렇게 말하며 jj를 먼저 방 안으로 던져 넣고는 뒤로 몸을 날려 쫓아오는 트리거에게 마법을 쏘았다.


“제피로스 샹글리우드 호움!”


필록이 방안으로 몸을 날리자마자 제퍼와 페터가 돌문을 쾅 닫아버렸다. 땅굴이 무너질 것처럼 으드득 울렸다.


“하아, 하아, 하아.......”


다들 헝클어진 머리에 땀으로 젖어버려 정신 나간 사람들 같았다.


하지만 곧바로 제퍼가 심장을 찾아들었다.


“지금이야! 어서 왕의 심장을 넣어!”


그런데 제퍼의 주머니에 심장이 없었다. 아무래도 여왕에게 조종당할 때 펄떡거리던 심장이 튀어나간 모양이었다. 다행히 문 쪽에서 jj가 심장을 발견해 주워들고 있었다.


순간 다시 긴장했던 필록과 페터가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쫓아온 트리거가 문 밖에서 뭐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돌문이라 들리지 않았다.


“트리거가 그동안 어디 숨어있었나 했더니, 어쩜 끝까지 너를 노리고 있었어.......”


필록이 잔상처럼 깜박이는 여왕과 트리거를 번갈아 보며 헐떡였다.


“그런데 트리거는, 아니 네 친구 디아블은 저런 여왕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걸까?”


“마리도 트리거도 다 특이취향인가보지 뭐.”


페터가 인상을 팍 쓰며 말했다.


“이제 됐어. 어서 이 방에서 왕만 불러내면 돼.”


그런데 제퍼의 눈에 충격적인 모습이 들어왔다. 심장을 집어든 jj가 여왕을 보며 너무나도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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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5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8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1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1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7 3 14쪽
»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7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9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7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9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8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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