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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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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15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1.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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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21. 마리의 비밀 (2)

DUMMY

‘마리?’


바닥에 있던 제퍼의 시선이 당황스러움에 위로 옮겨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마리? 마리가 왜?’


“나.......알 여기서.......으 꺼내줘.......”


소름끼치는 정체불명의 목소리에도 제퍼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틀림없는 마리였다!


당황한 필록이 먼저 불쑥 그 비석 사이로 들어갔다. 페터와 제퍼도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제퍼의 귀로 그 소름끼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죽여! 죽여! 죽여!”


그 목소리는 제퍼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제퍼가 귀를 막고 주변을 둘러보자, 뜻밖에도 목소리가 들려오는 유리덮개 속 이상한 빛과 함께 제퍼를 노려보고 있는 여왕과 마주쳤다.


“으어!” 필록이 제일 먼저 여왕을 발견하고 소스라쳤다.


페터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여전히 거대하고 무섭고 가까이 다가가면 반드시 죽음을 면치 못할 거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하지만 여왕의 모습은 어딘가 평소와 달랐다.


다리가 부러져 한 쪽으로 기운 돌 재단 뒤에 여왕이 쪼그려 앉은 채로 잔뜩 웅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악몽에 평생을 시달려 폭삭 늙어버린 사람 마냥 혐오와....... 무언가가 뒤섞인 얼굴로 마리를 보고 있었다.


페터는 그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두려움.


여왕은 지금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얘들아.......” 그리고 그 옆에는 마리가 셋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제퍼는 누군가 자신의 뒤통수를 세게 친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제퍼가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에 아무 말도 못하는 사이, 페터가 마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리....... 이게 지금 뭐예요?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마리.......”


필록도 충격을 받았는지 목소리가 떨렸다.


“여왕하고 무슨 관계예요? 마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그러면서 손으로는 마리를 향해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지만 필록은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냐고....... 비밀이 있댔잖아.”


마리는 탈옥에 나간 밤, 필록에게 모두 잡혔다는 말을 전하고 사라졌다더니....... 그는 말 그대로 끔찍했다.


뼈가 빠진 것처럼 비정상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에, 붓고 해진 종이처럼 너덜너덜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얘들아, 그게 아니야.......”


터진 입에 발음도 어눌하게 들릴 뿐 아니라 평소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잔뜩 핏발이 서 있었다.


페터가 충격으로 뒷걸음질쳤다.


“마리가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던 이유가 다 저 여자 때문이에요?”


페터가 울먹였다.


“마리 때문에 흉측하게 변해 버렸다던 사람이 저 여자냐고요!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모두를 속이고 여왕에게 돌아가는 거였어요?”


“내가 여왕의 남편이 맞아. 말하자면 전남편이지.” 마리가 말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슬프고 괴로워 보였다.


“죽지 못하고 귀신으로 남은 것도 다 이 여자를 사랑해서야....... 속여서 미안하다, 얘들아.”


하지만 마리는 할 말이 있어보였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얘들아. 너희들만은 알아줘야 해. 난 여왕을 사랑하기 때문에 결사단에 들어온 거야. 여왕이 그렇게 된 건 다 내 책임이야. 그래서 내가 책임지고 여왕의 자리에서 몰아내기 위해서.......”


“뭐라고요?”


셋의 눈썹이 동시에 뒤틀렸다.


“사랑해서 없앤다는 게 말이 되요?”


마리가 답답함에 더욱 비틀거렸다.


“내 모든 건 진심이었어! 결사단으로서도, 여왕을 사랑하는 것도.......”


“듣고 싶지 않아요!” 제퍼가 빽 소리쳤다.


제퍼는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마리의 자백을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제퍼가 소리쳤다.


“처음부터 여왕의 편이었다고 말하지 그랬어요!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그런데 바로 그때, 분노에 찬 필록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탈옥에서도 마리만 번번이 잡히지 않았던 거군요!”


“필록, 그건....... 난 귀신이라 잡히지 않잖니.......”


하지만 배신감에 눈이 뒤집힌 필록은 더 이상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했다. 필록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제퍼! 우리가 아주 중요한 한 사람을 빼먹었어! 트리거도 아니고 디아블도 아니야. 바로 마리야. 페터가 잡힌 날도 마리만 혼자 살아 돌아왔었다고! 페터랑 사람들을 다 넘기고 혼자만 사라졌다가 나랑 다른 사람들까지도 잡아 버린 거야. 모르겠어? 그 동안 마리가 첩자 노릇을 한 거야!”


필록이 삿대질을 했다.


“바로 사랑하는 여왕을 위해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 마리가 소리쳤다.


하지만 필록의 손바닥에서 바람이 일더니 금방이라도 마법을 날릴 것처럼 파지직 불꽃이 튀었다.


“그만 둬!”


페터가 실도 내팽개치고 필록에게 달려갔다.


“마리는 첩자가 아니야! 마리는 제퍼를 노란안개 숲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이라고!”


“그렇다 해도, 마리가 여왕의 전남편이었고 우리를 배신했다는 건 달라지지 않지!”


페터와 필록이 몸싸움을 했다.


그 사이, 제퍼는 여왕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여왕은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딱 미치기 직전의 광기어린 눈빛으로 커다란 비석 뒤에 웅크려서는 덜덜 떨고 있었다.


제퍼는 그 모습이 당황스러웠다. 대체 여왕을 이렇게나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마리인지 저 유리덮개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왕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것이 전부 해치는 공격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난 첩자가 아니다, 필록. 한 번도 첩자였던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마리가 조금도 방어하지 않고 애원했다.


제퍼도 배신감에 몸이 떨렸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물었다.


“그럼 도대체 왜 이제 와서 밝히는 거죠?”


그녀의 목소리는 냉담했지만 간절히 매달리고 있었다. 이대로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모른 척 할 생각하지 마세요. 팔리타를 이용해서 저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도 마리에요.”


“그래. 내가 제퍼, 너를 악몽의 숲으로 데려왔다.”


마리가 부인하지 않았다.


“너희를 이곳으로 오게 한 것도 나야.”


“그 날도 꿈이 아니었던 거죠?” 제퍼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묻자, 마리가 난처해했다.


“그래, 그 철갑책이 나오던 꿈도, 내가 순간이동으로 너를 꿈속에서 시내로 데려간 거야.”


필록과 페터 모두 놀랐지만 마리는 침착했다.

오히려 그는 이 상황이 슬퍼서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리가 변명하듯이 빠르게 말했다.


“너는 반드시 그 책을 선택해야 했으니까! 나는 탈옥에서 돌아와서 곧바로 네 꿈을 조종했다. 그래서 필록에게 다들 잡혔다는 말만 전하고 사라져야 했던 거야. 이 모든 건 이어져 있어. 팔리타도 팔리타의 아들도, 전부.......”


제퍼는 그날, 꿈에서 실제로 그 책을 가져올 수 있었던 건, 결코 꿈이 아니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팔리타와 직접계약을 하게 하려는 마리의 계획이었다니.......


“그렇지만 나는 그곳에 데려다 주기만 했지, 너에게 힘을 주진 않았다. 마법은 온전히 네가 한 거야.”


“왜요?” 필록이 끼어들었다. “대체 왜 그렇게 까지 한 거죠?”


“보여줄 것이 있어서 그랬어. 내가 여왕의 전 남편이라고 하면 지금처럼 결사단 사람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너희를 이곳으로 유인했다.”


필록은 그런 마리의 뻔뻔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리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밝은 빛 하나가 유리덮개에 씌워져 있었다.


그 빛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토해냈다.


“뭐하는 거야! 얼른 죽여! 이 여자를 죽이라고!”


숲에 들어왔을 때부터 제퍼의 귀에 들렸던 소름끼치던 소리였다. 하지만 제퍼는 그보다 그 유리덮개를 보자마자 자신이 여왕의 영화관으로 나왔던 첫날, 실수로 깨뜨렸던 유리덮개라는 걸 알아챘다.


모두의 시선이 유리덮개로 쏠리자 여왕이 빽 소리를 질렀다.


“조용히 해, 이 귀신아! 당신은 그럴 자격도 없어!”


그러나 여왕은 유리덮개에 손끝하나 대지 못하고 이제는 너무나 초라하게 숨까지 헉헉대고 있었다.


“저기 왕의 영혼이 갇혀 있다!”


유리덮개가 드러나자 마리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저 왕을 살려내야 해, 제퍼! 그래야 여왕을,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어!”


제퍼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를 믿어도 될지 알 수 없는 마당에 갑자기 왕이라니.


“네가 할 수 있어, 제퍼!”


마리가 무릎을 꿇은 채로 제퍼에게 기어왔다. 그의 눈이 다시 무언가에 잠식당하는 것처럼 핏발이 섰다.


“수작부리지 말아요, 마리.”


제퍼를 붙잡으려는 마리를 페터가 거칠게 제지 하는데, 맞은편 시냇가 뒤로 누군가가 소리쳤다.


“당장 마리를 없애! 그는 여왕의 남편이라고! 그를 믿지 마!”


jj의 목소리였다.


jj의 목소리를 듣자 제퍼의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저기, jj가 잡혀있어! 내 말 들려요? 괜찮아요?” 제퍼가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기세로 외치자 jj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제발 날 살려줘! 나 여기 잡혀있어!”


하지만 마리는 전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저 목소리를 믿으면 안 돼! 이 숲은 악몽이야, 가짜라고! 얘들아. 믿으면 안 돼!”


하지만 이미 배신감으로 돌아선 필록이 그를 가로막고서 손바닥을 겨누었다.


“믿지 못할 건 당신이지.”


그 사이, 필록이 마리에게서 완전히 돌아섰다고 판단한 여왕이 jj가 잡혀 있는 곳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안 돼!”


페터와 필록이 따라가려는데 마리가 휘청거리며 따라붙었다.


그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억센 힘으로 놔주지 않았다.


“아니야, 얘들아. 왕을 깨워야 끝나는 거야. 그래야 여왕이 힘을 못 써. 왕의 심장을 돌려줘야 해! 저 쪽으로 가면 안 돼!”


“마리, 이거 놔요! 정말 결사단이라면 여왕이 약해져 있는 지금이 기회라고요!”


제퍼가 뛰어가 마리를 설득했다.


“그러지 말고 같이 가요, 마리. 지금 jj가 위험해요!”


하지만 마리는 다가온 제퍼까지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그 사이 괴물의 소리와 함께 여왕이 멀어져 갔다.


“안 돼, 가면 안 된다. 다 너희를 잡으려는 속셈이야. 제발....... 제발, 제퍼.......” 마리가 제퍼를 막무가내로 꽉 붙잡았다.


그 순간, 필록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더니 두툼한 마리의 손에서 제퍼를 획 빼내었다.


“이것 봐. 끝까지 여왕의 편에 서고 있어. 제퍼, 이 귀신에게 동정 따위 할 필요 없다고.”


“마리.......” 제퍼의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졌다.


필록이 말했다.


“지금도 여왕이 도망갈 수 있도록 시간을 벌고 있는 거야! 뭘 더 듣고 있어!”


망설이던 페터가 제일 먼저 일어서서 여왕에게로 달려갔다.


필록이 제퍼마저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자 마리가 마지막으로 둘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제발, 내 손 잡아. 당장 도망가야 해!”


마리가 순간이동을 할 때처럼 손을 내밀었지만 둘 중 누구도 잡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끔찍한 일은 벌어지고야 말았다.


“살려줘, 얘들아! 날 두고 가지 마!”


괴물에게 먹혀들어가 듯이 울부짖는 jj의 목소리에 필록이 마리에게 결국 마법을 날린 것이다.


“우릴 막지 말아요. 제피로스, 샹글리우드 호움!”


“안 돼!”


제퍼가 막았지만 결국 연기와 함께 날아간 마법에 마리가 사라졌다.


마리는 귀신이기 때문에 마법에 맞지 않고 그 전에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제퍼는 왠지 그가 가슴속에서 영원히 떠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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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4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7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0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0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6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6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8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7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8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7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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