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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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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08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1.26 23:55
조회
36
추천
6
글자
8쪽

21. 마리의 비밀 (1)

DUMMY

그 시각, 여왕의 성에서는 가짜 쥐가 보고에 한창이었다.


가짜 쥐는 아직 제퍼의 마법에 맞은 뒤로 회복이 되지 않았는지 반은 쥐의 모습을 하고 반은 제퍼의 모습을 한 채로 끔찍한 유황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래, 그 떨거지들은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고 그 계집애는 혼자 있다 이거지?”


“예, 어머니.”


가짜 쥐가 길게 찢어진 주둥이로 씩 웃었다.


“디아블이라는 자가 조금 뒤에 차원의 문을 열어 그 계집애도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어머니 세상입니다.”


여왕이 흐뭇하게 돌아보았다가 가짜 쥐의 구릿한 유황냄새에 코를 싸쥐고 다시 돌아앉았다. 하지만 기쁨에 찬 미소만은 감출 수 없어보였다.


“오늘 밤으로 내 신경을 긁는 개미새끼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수가 있겠구나.......”


그런데 때마침 닥소스가 허겁지겁 들어왔다.


“여왕님, 큰일 났습니다! 초대받지 않은....... 아니, 그 제퍼라는 계집애가 지금 악몽의 숲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제퍼의 이야기에 흠칫 놀란 여왕이 몸을 세웠다가 도로 누웠다.


“그래? 난 또 뭐라고. 뭐라도 해보려고 발악하는군.......” 귀찮다는 듯이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제 발로 무덤에 기어들어왔는데 뭐가 문제더냐, 이참에 괴물들을 더 풀어 그 아이를 잡아오너라.”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닥소스가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꺼내듯 조아렸다.


“어머니, 그게 아니라 악몽의 숲에는 왕이 계시지 않습니까.......”


가짜 쥐는 방안의 공기가 바뀌는 것을 느꼈다.


여왕의 숨소리가 뚝 멈추었다.


“만약 그 아이가 그 왕의 영혼이 갇혀 있는 유리덮개라도 찾아낸다면, 목소리도 주었는데 이번에는 살려낼 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여왕의 얼굴이 한순간 싸늘하게 굳어졌다. 이내 여왕의 분에 넘치는 목소리가 성을 울렸다.


“이 계집애가 일부러 수를 썼구나. 왕을 살려내려 결사단 녀석들하고 따로 움직인 거야! 당장 모든 병력을 동원해서 유리덮개를 찾아내! 그 아이가 찾기 전에! 그 아이보다 먼저 찾아내란 말이야! 당장!”


여왕이 썩은 오이처럼 새까매진 얼굴로 방방 뛰었다.


“빌어먹을! 내가 버려놓고 다시 찾아야하는 꼴이라니!”


그리고 방을 나가기 전, 여왕이 가짜 쥐에게 성큼성큼 걸어와 가짜 쥐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이런 은혜도 모르는 쥐새끼 같으니! 넌 또 다시 나에게 거짓말을 했구나.”


하지만 바닥으로 내다 꽂힌 가짜 쥐는 신음소리 조차 낼 수 없었다. 여왕이 가짜 쥐의 옷가지를 끌고 나가며 이를 갈았다.


“만회하지 못한다면 네가 죽게 될 것이야.”


*** *** *** *** ***  


그들은 에릭고양이와 필록을 선두로 성안으로 잠입하고 있었다.


성 안은 누군가 침입했다는 것이 무색할 만큼 평화로웠다. 그런데 팔리타는 계속해서 그들을 성 밖으로 이끌었다.


“잠깐만!”


제퍼가 팔리타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필록이 모두를 멈춰 세웠다.


“여기로 나가면 악몽의 숲인데?”


“두근두근.” 그 말을 들었는지 또다시 제퍼의 주머니가 덜컹거렸다.


제퍼가 더 깊숙이 숲으로 들어갈수록 심장은 악몽의 숲에 반응하듯이 점점 더 심하게 요동쳤다.


“아가....... 아가.......”


그 와중에 팔리타는 자꾸만 더 빨리 가야 한다며 제퍼를 숲 속 깊숙이 몰아세웠다.


다시 울창한 침엽수림이 나타나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 기류가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리 따라가도 아기의 울음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아기 울음소리는 안 들려.” 제퍼가 중얼거렸다. “여기 정말 아들이 있는 거 맞아?”


페터가 무언가라도 느낀 것처럼 필록과 제퍼를 잡아끌었다.


"어째 느낌이 안 좋아. 뭔가 이상하다고. 다시 나가자."


제퍼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

이제는 팔리타마저 의심스럽게 느껴졌다.


‘우릴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 거야?’


팔리타를 따라 들어온 악몽의 숲은 자트라와 맞닥뜨렸던 숲보다는 훨씬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몇 배로 더 안 좋았다. 살인이라도 일어난 현장처럼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와 숲에 모든 동물들이 하나같이 미라처럼 딱딱하게 굳어서는 제퍼와 페터와 필록에게 사악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제퍼는 이곳에 오자 진짜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처럼 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이 너무나 거슬렸다.


‘이게 숲에만 오면 왜 이러는 거야.’


그런데 그때 앞서가던 팔리타가 갑자기 휙 뒤 돌아 보았다. 한 눈에 봐도 혼란으로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아니야.”


“네?” 제퍼가 대답하려는데 갑자기 귀에 이상한 소리가 끼어들었다.


“이.......이리.......와 봐.......”


제퍼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를 틀어막았다.


소름끼치는 목소리였다.


제퍼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심장이 그 목소리가 들려오자 더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퍼는 그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이....... 쪽으....... 윽....... 로 와.......”


제퍼는 또다시 몸서리쳤다.


아무리 귀를 후벼도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옆에서는 심각하게 필록과 페터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제퍼에게만 들리는 것 같았다.


이제 팔리타의 눈에는 오직 공포뿐이었다.


“미안해, 아무래도 함정에 걸린 것 같아.......” 팔리타는 그 말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제퍼의 팔목에 빛나는 하늘색 징표만이 팔리타와 연결되어있다고 말해줄 뿐이었다.


제퍼가 가는 곳으로 필록과 페터가 말없이 뒤따라가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이번 목소리는 필록과 페터에게도 들리는지 바로 제퍼 옆으로 다가왔다.


“여왕님....... 나의 여왕님.......”


셋의 시선이 한 번에 마주쳤다. 셋이 숨을 죽이고 다가가는데 그와 상반되는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나 좀 살려.......어....... 줘.”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와 같은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이제 제퍼와 필록, 페터는 서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주고받았다. 팔리타가 갑자기 이상해 진 것부터 셋을 이곳으로 데려온 것까지 우연이 아니었다.


‘누군가 우릴 이곳으로 끌어들이고 있어.’


제퍼는 남자의 소리에 더 집중하기 위해 필록, 페터와 함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당신을 위해 뭐든 다 했잖아. 당신을 너무나도 만나고 싶었어. 나의 여왕님.......”


그 말을 듣자마자 제퍼의 등 뒤로 오싹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 말과 꼭 맞는 트리거의 말이 데칼코마니처럼 겹쳐졌다.


“여왕님을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그게 제 소원입니다.”


저 말은 분명 디아블이 검은 시냇물에서 가짜 쥐에게 했던 말이었다. 제퍼는 속이 울렁거렸다.


‘트리거가 벌써 여왕을 만났단 말이야?’


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공동묘지처럼 커다란 비석이 벽처럼 둥글게 세워진 공터였다.


한 눈에 봐도 그 공터가 괴물을 끌고 오면 봉인해 놓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터를 둘러싼 주변에는 괴물들을 가둬 놓기라도 하는지 땅굴처럼 여러 개의 구멍들이 원 모양으로 나 있었다. 말하자면 이곳은 괴물들을 관리하는 기지 같은 곳이었다.


셋은 발소리를 죽이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제일 앞에서 그들에게 길을 알려주던 에릭고양이가 또다시 눈앞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놀랄 새도 없이, 제퍼가 필록과 페터와 함께 커다란 비석 너머를 바라보는데....... 익숙한 검은 색 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 그만 나에게 와. 우리 다시 결혼해. 나 당신 없이는 살 수가 없어.......”


그 검은 부츠가 감정에 복받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그 사람은 바지도 검은 색이었다.


작가의말

계속 이어집니다. 벌써 막바지를 향해 가네요.......

 추천과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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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세요, 꾸삼입니다! +4 21.01.22 150 0 -
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4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6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7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0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19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19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6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6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5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1 6 12쪽
»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8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7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7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8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8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7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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