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11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1.21 23:55
조회
37
추천
5
글자
10쪽

20. 돌변한 팔리타 (1)

DUMMY

어둠 속에서 제퍼를 부르고 있었다.


“제퍼.”


제퍼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법이 흐르는 철장 가까이로 다가가자 빨간색과 회색 핏줄 같은 마법에 필록의 얼굴이 비춰 보였다.


제퍼는 반가움에 그만 철장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필록은 눈가와 양 볼이 움푹 페인 초췌한 얼굴이지만 몇 군데 상처들만 빼면 다행히 많이 다친 곳은 없어보였다.


“제퍼, 정말 제퍼구나. 여긴 어떻게 온 거야. 숙소에 있기로 했잖아.”


필록이 마법이 흐르는 철장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최대한 붙어서 말했다.


“너 괜찮....... 이거 다 피잖아!”


그러나 제퍼는 속상함에 윽박부터 질렀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러게 내가 따라 가지 말랬잖아!”


“아니야, 그게 아니야.......”


필록이 엉망이 된 몰골로 고개를 저었다.


“나도 어떻게 된지 모르겠어. 우린 습격당했어! 군사들이 나무 위에서 갑자기 내려오더니 앨리스와 jj, 트리거, 스포키 모두 순식간에 사라졌어....... 정말 순식간이었어.......”


제퍼는 그게 다 트리거의 계략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더 급한 것부터 해결해야 했다.


“필록, 일단 여기서 나가자. 이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내가 열어줄게.”


“너는 근데 여길 혼자 온 거야? 이 고양이랑?” 필록이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제퍼는 대답대신 필록을 비켜서게 하더니 마법을 쏘기 시작했다.


“미스텔테인 119, 깨져라! 미스텔테인 119, 열려라!”


하지만 마법에 맞은 철창은 그대로 통과해 감옥 벽만 때릴 뿐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 필록이 이미 다 해봤다는 듯이 제퍼를 말렸다.


“아니야, 제퍼. 힘 빼지 마. 그만 둬. 그걸로 안 돼.”


“근데, 페터는 어디 있어, 필록? 아직 못 찾은 거.......” 정신없이 묻던 제퍼는 그제서야 감옥 구석에 팔이 뒤로 묶여 쓰러져 있는 페터를 확인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페터는 한 눈에 봐도 괜찮은 상태가 아니었다. 꼭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숨 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필록이 제퍼를 붙잡고 무너졌다.


“제퍼. 페터 좀 살려줘. 여왕이 파황을 시켜서 사람들이 다 보는 곳에서 페터를 저렇게 만들었어. 그 비밀을 말하진....... 않았는데. 내가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질 않아. 페터가 죽으면 난 살 수 없어. 제퍼. 제발 도와줘.”


제퍼는 숙소에서도, 지금도 필록이 페터를 구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것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들을 구하는 게 먼저였다.


“필록, 진정해. 그러니까 페터랑 여기 있는 사람들 여기서 빼내려면 어떡해야 해? 철장 열어야 되는데 주문도 안 통하잖아. 방법이 있는 거야?”


필록이 그 말을 듣더니 성의 내부로 통하는 감옥 입구 옆에 놓인 수정체를 가리켰다. 수정체는 반투명한 돌의 모양을 띠고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붉은 색 빛을 내비치고 있었다.


“제퍼, 저번에 말한 그 돌이야. 저게 사람들을 먹고 철장에 마법을 흐르게 하고 있는 거야. 마법도 못 쓰게 하고 말이야....... 저것만 아니면 내 에너지를 페터에게 줄 수 있는데....... 아, 그러면 지금 당장이라도 살릴 수 있는데.......” 필록이 다시 답답함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제퍼는 바로 일어나 지체 없이 수정체를 향해 걸어갔다.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필록이 깬 수정체처럼 반 토막을 내면 될 일이었다.


“제퍼.” 그런데 팔리타가 제퍼를 막아섰다.


“네가 뭘 의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걸 깨는 순간 여왕이 알아챌 거야.”


“네?”


제퍼가 되묻는 동시에 뒤에서 필록이 같은 말을 했다.


“안 돼! 저걸 깨면 여왕이 모든 걸 다 알아버린다고!”


제퍼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스쳤다. 희망에 차 철장 앞에서 제퍼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미처 쳐다볼 수가 없었다.


“뭐야, 그럼 어떡해. 어떡해요, 팔리타?”


팔리타도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미안하다, 제퍼. 내 기억에도 이 감옥은 빈틈이 없어. 세계 최고 미치광이가 만들었으니 절대 벗어날 수 없지. 처음부터 오자고 한 내 잘못이야....... 그렇지만 어디선가, 어디선가 목소리가.......”


팔리타가 갑자기 말하다 말고 무슨 소리를 찾는 것처럼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때 필록이 제퍼를 향해 말했다.


“지금이라도 도망가.”


제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제퍼, 도망가라고. 차라리 아직 잡히지 않은 같이 온 사람들이라도 데리고 나가. 지금 당장 뭘 하기엔 늦었어. 고블린이 올 거야. 교대할 똥덩어리가 오지 않았으니 분명히 이제 곧 내려 올 거라고.”


“절대 안 가, 나는.” 하지만 제퍼는 오히려 필록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너까지 이대로 잡히면 안 돼! 트리거랑 앨리스랑 jj랑 다 데리고 일단 나가라고!”


“트리거랑 나가라고?”


제퍼가 필록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더 창살에 다가섰다.


“필록, 잘 들어. 네가 잡힌 게 다 트리거 때문이야. 내 친구 디아블이 트리거였고 그가 첩자였다고!”


그런데 그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누구야?”


필록이 말한 고블린이었다.


열기로 달아올랐던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더니 제퍼와 필록의 난감한 눈빛이 딱 마주쳤다. 제퍼의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갈 것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거기 누구냐니까?”


제퍼는 그 자리에서 발 하나 뗄 수 없었다.


“도망가. 뛰어, 뛰라고!” 필록이 계속해서 입모양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에릭고양이가 막아섰다.


“정신 차려 제퍼, 가면 어디로 갈 건데. 무작정 뛰면 더 들킬 거야!”


“뭐야? 지금 누가 말한 거야?”

필록이 감옥에서 튀어나올 듯이 놀랐다.

“지금 고양이가 말한 거야?”


“조용히 해라 인간! 네가 지렁이만 안 줬어도 더 일찍 말했을 거야!”


“제퍼! 지금 고양이가 말을 해! 너도 알았어? 어?”


그러나 지금 그녀는 일분일초가 급했다. 그나마 성의 구조를 알고 있을 법한 팔리타를 향해 돌아보았지만 팔리타는 아까부터 어딘가에 정신이 팔린 사람처럼 천장을 따라 멀어지고 있었다.


“아! 저 쪽으로 가면 감옥이 절벽으로 뚫려 있어! 저쪽으로 숨어!” 필록이 말했다.


“절벽으로 뛰어내리라고? 그 밑에 뭐 있는데?”


“바다야!”


“나 수영 못해!”


“뭐? 수영도 못해? 오, 맙소사. 인간!”

이번에는 에릭고양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저기요, 혹시.......”


어느새 다가온 고블린의 비쩍 마른 초록색 손가락이 제퍼의 종아리를 툭툭 쳤다. 그 거칠고 뾰족한 손톱에 제퍼는 마치 전기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그런데 다음순간 제퍼는 커다란 모자 아래 제퍼보다 더 겁먹은 표정의 고블린을 발견했다.


“카터 장군님?”


그 순간 제퍼의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들이 몰아쳤다. 뭐라고? 카터 장군님?


‘옳지, 내가 그 가짜 쥐인 줄 아는 거야.’


제퍼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팔을 내리면서 대답했다.


“네, 맞아요.”


“예?”


그러자 고블린이 순간적으로 여섯 번째 손가락을 치켜들며 팬케이크에서 겨자라도 씹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눈빛을 알아챈 제퍼가 재빨리 말투를 바꾸었다.


“뭐? 뭐야, 지금 나랑 뭐하자고?”


그제서야 고블린은 의심 없이 머리를 조아렸다.


“장, 장군님인지 몰라 봬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와 주실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 아까 한 반말을 용서해 주십시오. 교대로 나갔던 녀석이 돌아오지 않아서.......”


“시끄러워, 당장 이 철장이나 열어.” 제퍼가 고블린을 발로 걷어찼다.


고블린은 찍 소리 한 번 못하고 다시 일어나서 굽실거렸다.


“저 그, 그렇지만 여왕님께서 어서 장군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지금 결, 결사단 놈들이 아직 다 잡히지 않았는데....... 그 귀신 녀석이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먼저 보고부터 드리시는 게.......”


제퍼는 갑자기 사라졌다던 마리의 소식을 듣게 되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고블린이 아까부터 곁눈질로 계속해서 제퍼의 옷차림을 힐끔거리며 감옥을 열지 않고 있었다.


사람의 기억을 조종한다던 여섯 번째 손가락을 초조하게 만지작거리는 모양새가 어딘가 불길했다. 초조해진 제퍼가 소리쳤다.


“열어! 지금 안 보여? 방금 잡힌 이 녀석을 잡아다 심문하면 금방 다른 녀석들을 잡을 수 있을 거 아니야!”


제퍼의 사나운 눈초리와 마주치자 곁눈질을 들킨 고블린의 축 늘어진 귀가 빨개지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제퍼가 마지막 경고처럼 말했다.


“열어. 한 번만 더 말하게 했다간.......”


그러자 고블린이 겁에 질려 바로 여섯 번째 손가락을 들어 철장을 세로로 길게 그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딱 필록이 나올 수 있을 만큼의 문이 생겨났다.


제퍼가 못마땅한 얼굴로 마지못해 필록을 잡아끄는 시늉을 하자 자연스럽게 고블린이 안에 있는 페터가 나오지 못하게 여섯 번째 손가락을 들어 정신을 조종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블린이 말했다.


“그럼 제가 아무래도 여왕님께 보고를.......”


제퍼가 샤워기로 힘껏 내리치자 철장의 마법에 머리를 부딪친 고블린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작가의말

계속 이어집니다. 추천과 코멘트는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꾸삼입니다! +4 21.01.22 150 0 -
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4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6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7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0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0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19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6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6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1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8 6 16쪽
»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7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8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8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7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꾸삼'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