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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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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31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1.1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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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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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19. 악몽의 숲(1)

DUMMY

이쯤에서 제퍼는 자신이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놓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바로 고양이였다. 여러분 모두 눈치 챘겠지만 그 고양이는 보통 고양이가 아니었다.


계약이 끝나고 제퍼와 팔리타는 곧장 방금 떠난 사람들을 막기 위해 시내로 갈지, 갇힌 사람들을 구하러 여왕의 성으로 갈지를 상의했다. 하지만 그들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트리거가 없는 사이에 먼저 여왕의 성으로 들어가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그곳까지 어떻게 가느냐였다.


“난 더 이상 여왕의 성을 찾을 수가 없어.” 팔리타가 곤란해 했다.

“내가 바닷가에 있는 세월동안 여왕의 성이 있는 악몽의 숲이 폭발적으로 넓어졌거든. 그곳에 들어가려면 누군가가 도와줘야 해. 그곳은 살아있는 악몽이니까.”


제퍼가 굳은 각오를 하며 바닷가를 나서는데, 자꾸만 발치에 물컹한 것이 걸렸다. 밑을 내려다보니 역시나 뚱뚱한 고양이였다.


“내가 지금은 너무 중요한 일이 있어, 나중에 놀아줄게.”


제퍼가 좋게 타일렀지만 자꾸만 고양이가 전처럼 할 말이 있는 듯이 막아섰다.


하지만 정작 멈춰 서면 걸걸한 기침만 하고는 오히려 제퍼를 답답하다는 듯이 노려보기만 했다.


나중에는 발을 걸려 넘어뜨릴 듯이 방해를 하는 바람에 아예 한 발자국도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촉박한 제퍼는 짜증이 치밀었다.


“아까 바닷가에서 고맙다는 인사라도 받아내려는 거야? 대체 왜 그래? 너는 너무 무거워서 안고 갈 수도 없다고!”


그리고는 쿵쾅거리며 걸어갔다. 그러자 고양이는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뒤에서 다른 소리가 들렸다.


“이봐.” 사람의 목소리였다. “이봐, 제퍼!”


제퍼가 획 고개를 돌렸지만 아까 그 자리에 고양이 뿐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제퍼가 다시 걸어가는 데 뒤에서 또다시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휴, 이제야 말이 나오네!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 이 고양이 녀석!”


뒤를 돌아보자, 그 뚱뚱한 고양이가 쉰 목소리로 자신의 몸을 툭툭 치고 있었다. 그 고양이는 순식간에 다른 분위기로 돌변하더니 요염하게 걸어왔다.


“설마 악몽의 숲까지 걸어가려는 거야? 그러다간 모든 게 다 끝난 뒤에야 도착할 거라고!”


눈앞에서 고양이가 말을 하자 제퍼는 더 이상 태연하게 있을 수가 없었다.


“날 못 알아보겠어?” 고양이가 제퍼에게 다가와 반갑다는 듯이 다리를 퍽 쳤다.

“나, 에릭이야! 네 친구 에릭이라고!”


“뭐라고? 네가 고양이였단 말이야?” 제퍼는 해괴망측한 농담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입을 틀어막았다.

“말도 안 돼는 소리야! 그동안 왜 모른 척 한 거야! 왜?”


“정확하게 말하면 이 고양이의 영혼이랑 섞여버린 것 같아. 이 녀석이 나보다 힘이 세서 그동안 이 고양이의 본능에 눌려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어. 지금도 언제 정신이 지배당할지 몰라.......”


뒤에서 시간이 없다고 잡아끌던 팔리타가 다가오더니 고양이에게 반갑게 아는 척 했다.


“어? 너는 지네티의 고양이가 아니니?” 팔리타가 볼살을 부벼주었다.

“살이 무척 쪄서 못 알아봤구만!”


제퍼는 그 말에 즉각 반응했다.

“저희 할머니를 아세요?”


고양이는 팔리타가 보이는지 가만히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 너희 할머니는 결계지기잖니. 그리고 저 고양이는 그들이 상징처럼 모시는 성묘고. 결계지기들이 다 수정체에 잡혀 들어가고 고양이는 어디 갔나 했더니, 다행히 살아있었구만. 그러고 보니 저 까탈스러운 고양이가 네 친구를 받아준 모양이구나!”


제퍼는 에릭이 고양이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지네티가 결계지기였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그런데 에릭이 한순간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사납게 돌변했다.


“이봐, 인간! 네 친구에게 제발 그만 좀 먹으라고 해! 살이 쪄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고!”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에 제퍼가 놀라자 고양이가 더 어이 없어했다.


“나도 말할 줄 알거든? 왜, 늙은 고양이는 말하면 안 돼냐? 나 참!”


다시 고양이가 부르르 떨더니 에릭의 쉰 목소리로 돌아왔다.


“미안, 사람 말을 한지 몇 분 안 돼서 그래. 원래 성질이 아주 괴팍하고 불같아.(에릭이 소곤거렸지만 자신의 뺨을 갈기는 것으로 보아 고양이가 다 들은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제퍼! 그 필록이라는 남자애는 지렁이에 한이 맺혔다니? 축제만 아니었으면 주구장창 지렁이만 먹을 뻔 했어!”


그러다 그들은 이제는 동시에 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인간! 잘 들어라. 나는 지네티가 보내서 왔어. 그리고 예전처럼 모험도 실컷 하고 싶고 말이야. -그리고 친구야, 나는 오랫동안 꿈을 꾸고 있거든. 꿈에선 모르는 길이 없어. 내가 여왕의 성으로 데려다 줄게. -분하지만 그건 맞는 말이야. 그래서 이 인간 녀석을 받아들인 건데, 세상에 내 뱃살을 5겹으로 만들어 놨어!- 자꾸 이상한 소리만 할래, 고양아? 어서 가자!”


그래서 그들은 셋(아니 넷인가?)이 되어 모래사장을 뛰어갔다.


제퍼는 에릭과 고양이에게 각각 묻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지금은 그걸로 충분했다.


그들은 넓게 펼쳐져있던 모래사장을 벗어나, 허리까지 오는 보리밭과 풀숲을 가로질렀다.


“저기야!”


에릭고양이는(에릭과 고양이를 합쳐서 에릭고양이라고 부르겠다.) 깎아 지르는 듯한 절벽을 따라 펼쳐진 악몽의 숲 옆으로 조그맣게 나있는 샛길로 제퍼를 안내했다.


샛길은 악몽의 숲 바로 옆이라서 악몽의 숲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가 다 들려왔다.


“내가 다 알아.”


에릭고양이는 옆에서 귀청을 찢는 소리나 괴물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와도 신난 사람처럼 제퍼를 이리 저리 끌고 다녔다.


그들은 여전히 몸 안에서 합의를 찾지 못하고 에릭과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지만, 여왕의 성으로 가는 길은 정말로 알고 있는지 미로 같은 숲에서 용케도 길을 찾아내 제퍼와 팔리타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이제부터 아무런 소리도 내면 안 돼. 샛길이지만 안전하진 않아.- 그래 인간! 너 때문에 괴물들이 몰려오면 내버려두고 도망 갈 거다!- 그럴 수 없어, 난 친구를 버리지 않아, 이 못된 고양이야!”


그들은 정말 쉬지 않고 싸웠지만 나중에는 한 목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둘 다 목이 아파서 그만 두었다.


하지만 점점 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기에 그들은 모두 숨을 죽여야 했다.


특히 딸기 가시덤불을 지날 때에는 눈앞에 보이는 게 전부 가시였기 때문에 제퍼와 팔리타는 앞장 선 에릭고양이의 길고 보드라운 꼬리를 잡고 한 발자국씩 걷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원피스를 입은 제퍼는 한참동안 이어지는 가시에 다리를 찔리면서도 소리를 지를 수 없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마침내 가시덤불이 뜸해지고 허리를 펴고 걸을 수 있을 때 쯤 고개를 들자 제퍼는 평지에 나와 있었다.


나온 곳은 주황색 가로등 하나가 밝혀져 있어서 지금까지 온 길보다 훨씬 환했다.


그런데 나온 곳에서 에릭고양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에릭고양이의 꼬리를 잡고 있다고 생각한 손은 내려다보니 통통한 은빛 애벌레가 쥐어져 있었다.


당황한 제퍼가 황급히 덤불 뒤와 주변을 뒤져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에릭! 어디 갔어! 에릭!”


그 때 제퍼의 소리에 짜증이 난 목소리가 호통 쳤다.


“길 잃은 똥개도 아니고 덤불에서 기어 나오더니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해! 간만에 쉬고 있는 거 안 보여?”


화들짝 놀란 제퍼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가로등 밑에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거대한 높이의 수레바퀴와 그 바퀴에 기댄 어떤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수레바퀴는 숲 속의 나무들보다도 키가 컸는데, 마치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를 뚝 떼어온 것 같았다.


“아저씨, 혹시 저기 덤불에서 저랑 같이 나온 고양이 못 보셨어요? 어디 갔는지 아세요?”


그러자 대뜸 소리 지르려다가 사레들린 남자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 그 녀석을 왜 나한테 찾아! 저 엿 같은 숲에서 기어 나오는 게 한 두 명도 아니고!”


그 사람은 수레바퀴의 연료통으로 보이는 곳에 기다란 빨대를 꽂고 계속 통에서 빨려나오는 것을 마시고 있었다. 제퍼가 다가가자 술 냄새가 훅 끼쳐왔다.


“진짜 못 보셨.......”


“진짜 못 봤다니까!”


남자가 빽 소리를 지르자 가로등의 불빛이 지직 거리며 깜빡 거렸다.

지켜보던 팔리타가 뒤에서 아주 무례하고 건방지다며 혀를 찼다. 그녀는 예의가 없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


어디로 사라진 거야.......


“꺼억!”


닭처럼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트림을 하던 남자는 쪼그려 앉아서 자기 것인 것 같아 보이는 커다란 수레바퀴를 툭툭 치며 제퍼를 불렀다.


“아까 어떤 뚱뚱한 고양이 하나가 여왕의 성으로 가달라고 하긴 했는데.......”


그 말에 즉시 제퍼가 남자에게 다가갔다.


가로등 불빛 아래서 마주하니, 남자의 한 번도 깜박이지 않던 눈에는 눈동자가 아니라 문신으로 그려진 눈이 자리하고 있었다. 얼굴에 눈이 없었다.


“정말요? 그래서 고양이는 지금 어디 있어요? 보셨어요?”


“아, 시끄러워! 꼬맹이!” 남자가 신경질 적으로 입에 있던 호스를 뿌리치자 독한 술이 분수처럼 퍼퍼퍽 뿜어져 나왔다.

“탈거야, 말 거야! 그거나 말해. 나 바쁜 사람이야.”


제퍼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남자의 옆에 거대한 수레바퀴를 슬쩍 올려다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6개 층으로 나뉘어진 수레바퀴는 놀랍게도 사람이 탈 수 있는 버스였다. 버스의 낡은 옆면에는 화려한 연꽃 그림과 함께 다 지워진 페인트로 커다랗게 ‘윤회(수레바퀴가 돌듯 사람이 죽고 태어나기를 반복한다는 불교의 사상)버스’라고 적혀있었다.


뒤에서 팔리타가 마뜩찮은 표정으로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에릭고양이는 제퍼를 맞게 데려다 주었다. 버스를 타야했다.


“탈게요.”


제퍼가 문신으로 새겨진 눈을 보고 대답하자 갑자기 돌변한 남자가 고개를 획 돌리며 입맛을 다셨다.


“대가는?”


제퍼는 뒤로 흠칫 물러섰다. 고개를 획 돌린 남자와 마주하자, 남자의 귀가 있어야 할 곳에 눈이 달려있었다.


“공짜는 없어, 아가씨. 게다가 나 쉬는 날이야. 아가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어.”


그러자 팔리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내 보자보자 하니까, 어디 감히! 선대 여왕을 태우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지! 무례하군!”


하지만 그 남자는 안 들리는 척 딴청만 피웠다. 제퍼는 일단 시내에서 마리가 쥐어주었던 엔트를 모조리 내밀었다.


“이거 다 드릴게요!”


그러자 눈이 휘둥그레져서 덥석 가져갈 거란 생각과는 달리 남자는 호스를 다시 입에 가져가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런 게 아니야. 난 받는 걸 원한 게 아니라 아가씨가 내 물건을 좀 가져가 줬으면 해.”


남자가 버스의 문을 과격하게 열고 들어가더니 제퍼에게 따라 들어오게 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골라 가져간다고 약속해주면 기꺼이 여왕의 성까지 모셔다 드리지.”


작가의말

계속 이어집니다. 추천과 코멘트는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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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6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8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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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3. 집으로(3) +4 21.02.11 18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7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7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9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30 5 18쪽
» 19. 악몽의 숲(1) +4 21.01.17 26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4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8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9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8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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