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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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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25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작성
21.01.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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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18. 비상(1)

DUMMY

“제퍼! 제퍼! 정신 차려! 눈 좀 떠봐!”


다급한 목소리에 제퍼는 눈을 떴다.


어느새 제퍼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누워있었고 뒤집어 질듯이 메슥거리던 속은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제퍼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자꾸만 눈을 깜박거렸다.


지금 제퍼의 눈에는 온통 초록색 빛뿐이었다.


“너무, 눈 부셔.......”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누군가가 제퍼의 눈을 감겨주고는 손을 포갠 채로 이상한 말을 중얼거렸다.


“정신이 들어? 괜찮아?”


필록이었다. 그가 주문을 외우자 이제야 모든 것이 제대로 보였다.


“기가 트였구나, 제퍼!” 필록이 소리쳤다.

“왜 여기 쓰러져 있는 거야. 내가 발견하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근데....... 내 눈에 뭐라고 한 거야?” 제퍼가 침을 삼키며 물었다.


그녀는 꽤나 오랜 시간동안 잠들었던 모양이었다. 제퍼는 온통 뒤죽박죽된 머리에 얼굴을 찡그렸다.


“아, 한쪽 눈으로 몰아 준 거야. 기가 트여서 하루정도는 사람들의 생체에너지가 보일 수 있어. 아까 초록색 빛이 보였지?”


제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내 몸에 있는 생체에너지를 본거야. 쉽게 말하면 기운이지. 윙크 할 줄 알아?”


제퍼가 바로 한 쪽 눈만 감아보였다가 곧바로 기겁을 하며 뒤로 몸을 뺐다.


“아까 봤던 초록색 빛이 보이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거야. 사람마다 오래가는 사람도 있는데, 괜찮아.”


필록이 축하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마법을 쓸 수 있겠다!”


제퍼는 그들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이상한 초록색 아우라를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아우라는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정수리, 심장, 손바닥, 발바닥에서 뿜어져 나와서는 연기와 빛이 섞인 모습으로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퍼가 필록을 바라보았다.


“필록! 지금 아침이야?”

제퍼가 잔뜩 기대한 눈으로 묻자, 필록이 끄덕였다.


제퍼는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돌아 온 것이다!


“페터랑 사람들이 왔겠네? 그렇지?”


그런데 좀 전부터 필록의 눈가가 빨간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제퍼 때문에 놀라서 그런 거라고 하기에는 표정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


제퍼의 가슴이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설마.......”


“아무도 못 돌아왔어, 아무도,,,,,,,” 필록이 고개를 떨구고 들질 못했다.


그 밑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밤에 마리만 돌아....... 왔는데, 다 잡혔다는 말만 하고는 갑자기 사라져버렸어. 흑흑.”


제퍼의 가슴이 두방망이질치기 시작했다. 아니, 어젯밤부터 시작된 심장소리가 이제야 귀청을 찢을 것처럼 울리기 시작했다.


“비상회의가 시작됐어! 그래서 널 찾아다닌 거야! 우리만 빨리 가면 돼!”


제퍼는 필록에게 어젯밤 알게 된 트리거에 대한 사실을 털어놓으려 했지만, 눈물로 범벅이 된 필록에게는 들을만한 정신이 남아있어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서둘러 모래사장을 달려 숙소로 들어갔다.


“저딴 애를 왜 데려와!” 트리거가 아침을 차리며 소리 질렀다.


제퍼는 디아블이 소리를 지르는 거라고 생각하니 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제퍼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트리거와는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 말고도 속이 너무 시끄러웠다.


아무도 트리거가 차린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았고, jj는 어디에선가 커다란 종이를 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그 종이들을 부엌 벽면에 모두 붙였다.


비상회의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 다들 알겠지만 아침인 지금까지 아무도 못 돌아왔어. 내가 맡은 플랜 B에는 적어도 6명은 필요한데 지금 남은 사람은 다섯이야.”


jj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앨리스만이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끄덕였다.


“너도 가는 거야?”


제퍼가 회의 중간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필록에게 물었다.


그러자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다던 필록이 고민도 없이 끄덕였다.

그는 페터 때문에 사색이 되어 있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다고.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지금 이 상황이 필록의 미래에 없었던 일임은 분명했다.


jj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결사단 유래 사상 이 정도로 위기인 적은 없었어....... 그래도 난.......”


그런데 갑자기 트리거가 입에 있는 밥풀을 튀기며 끼어들었다.


“이게 다 저 녀석 때문이야!”

트리거가 잔뜩 흥분해서 일어서더니 다른 사람들이 말릴 겨를도 없이 제퍼에게 삿대질을 해댔다.


“저 녀석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고? 천만에! 결사단이 다 잡혀서 사라지게 생겼는데 그래도 너희들은 이 애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고 할 거야? 그래? 저 애는 재앙이야!”


앉은 사람들이 모두 제퍼와 트리거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 대놓고 본색을 드러내기로 한 것 같았다.


“저 녀석이 이리로 오고 나서부터 일이 이상해지잖아!”


“지금 그 말이 무슨 소용이야?” jj가 소리쳤다.

"지금 우리끼리도 싸우면 안 돼! 우리까지 무너진다면 정말 끝장이라고!”


트리거가 굽히지 않고 쏘아붙였다.


“이미 끝장났어! 모르겠어? 남아있는 사람들을 봐! 이 사람들이 감옥 안에 잡힌 사람들을 구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보다 잡힌 사람들이 감옥을 뚫고 나오는 게 더 빠를 거야! 안 그래? 상황이 심각할수록 현실을 봐야지. 결사단은 오늘 새벽으로 끝났어! 끝이라고!”


숙소는 금방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제퍼는 너무나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했다. 트리거는 여왕의 편에 선 첩자였다.

이대로 그를 내버려두어서는 안 됐다.


“저도 가게 해 주세요. 도울 수 있게 해주세요.”


그 말을 하자 제퍼는 또다시 가슴에 뜨거운 것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트리거는 기다렸다는 듯이 막아섰다.


“구하지는 못해도 발버둥은 쳐보자 이거지? 그래, 좋아. 하지만 너는 안 돼.”


그는 제퍼를 향해 비웃고 있었다.


제퍼는 화가 난 나머지 버럭 소리치고 말았다.


“트리거!”


제퍼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자 모두 놀란 눈치였다.


“넌 짐이야. 잘 생각해. 네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냐고.”


“트리거 제발.”

앨리스의 표정을 발견한 트리거가 입을 다물었다.


역시나 트리거는 앨리스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jj가 둘을 애매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jj가 설득했다.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야. 제퍼도 가는 걸로.......”

jj가 끝까지 제퍼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또다시 트리거가 막아섰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 애는 안 돼. 난 저 애가 가지 않는다는 조건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을 거야.”


제퍼는 자꾸만 자신을 가지 못하도록 막는 트리거의 속셈이 훤히 보였다. 제퍼만 남겨 두고 결사단을 여왕에게 넘겨버린 뒤에 차원의 문을 열려는 것이다!

제퍼는 이제 트리거가 악마보다 더한 존재로 보였다.


“트리거, 말 했잖아.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한 명이라도 더 가야 살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나.”


“나도 살고 싶어. 그러니까 저 애랑 가지 않겠다는 거야. 말했잖아, 저 애는 재앙이야. 난 반드시 살아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저 애보고 숙소를 지키라고 해. 어쨌든 집을 지킬 사람은 필요하잖아!”


제퍼는 이제 기가차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그가 첩자라는 사실을 폭로할까 생각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는 지금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이 더 안 믿을 것이 뻔했다.


그것은 이미 필록과 페터의 반응으로 잘 알고 있었다.


제퍼는 이 와중에 필록이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해가 안 갔다.


“필록.” 제퍼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그를 세게 잡아 당겼다.


하지만 믿었던 그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필록에게서 겨우 들은 말이라고는 너라도 안전하게 있으라는 중얼거림이 전부였다.


아무도 제퍼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jj도 트리거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래, 그럼 제퍼가 숙소를 지키는 걸로 하자. 대신 나머지는 모두 가는 거야.”


놀란 제퍼가 펄쩍 뛰었다.


“저한테도 기회를 주세요, 제발요. 어젯밤에 기가 트여서 이제 마법도 쓸 수 있다고요.”


“오, 그치만 숙련되지 않았잖니.......”

트리거가 제퍼를 똑바로 쏘아보며 말했다.


제퍼는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헛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jj는 지체 없이 바로 상의에 들어갔다.


“우리는 무슨 작전을 어떻게 짜서 그 성에 얼마나 잘 들어가든지 잡혀. 그건 각오해야 해. 중요한 건,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느냐야. 우리가 감옥을 노리고 있다는 건 알고 있을 테니 우린 죽기 살기로 전면전을 하는 수밖에 없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왕의 목 아니면, 더 많은 동료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하지만 제퍼는 열변을 토하는 jj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제퍼는 트리거를 막아야 했다. 저들은 모두 트리거에게 속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남은 사람들마저 잡힐 것이 뻔했다.


‘혼자라도 가야해.’


순간, 이 생각이 제퍼의 머릿속으로 반짝 떠올랐지만 제퍼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제퍼는 결국 jj가 한창 작전을 설명하고 있는 와중에 자리를 박차고 숙소를 나가버렸다.


*** *** *** *** ***  


샤워기와 철갑 책을 비롯한 자신의 짐을 다 챙겨 나온 제퍼는 또다시 말을 거는 사람들을 피해 한참동안을 바닷가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살면서 이렇게 무기력한 적은 처음이었다.


디아블이 눈앞에서 사람들을 여왕의 손아귀로 집어넣고 있는데, 조금 뒤면 그가 차원의 문을 열고 제퍼를 떨어뜨리려고 할 텐데, 제퍼는 지금 아이를 잃은 바닷가의 저 여자처럼 멍하니 바닷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퍼는 자신이 기가 트였다는 사실이 떠올라 당장 품안에 철갑 책을 펴들고 어원을 살펴보았다.


사람들이 떠들던 강력한 심장이라는 게 정말 제퍼라면 그녀 스스로도 그 위력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디아블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이라도 여왕의 성으로 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원의 책의 첫 장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 적혀 있었다.


아픔과 고통은 각성을 수반하고 변화를 이끌어내지.


그 빠르고 설명할 수 없는 격통이 마법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마법에 걸리고 나서는 걸리기 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으니,


마법은 완벽한 시간의 산물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만약 어원의 책으로 마법을 공부하는 것이라면 드디어 잘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내심 기대하고 있던 제퍼는 첫 장을 펼치자마자 기분이 푹 상해버렸다.


아무리 읽어봐도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제퍼가 한 장을 더 넘기자, 이번에는 단 한 글자만 덩그러니 적혀있었다.


철갑 책이 제퍼의 다리 위에서 부르르 떠는 것으로 보아, 이 단어가 제퍼의 어원인 듯 했다.


제퍼는 심호흡을 하고 소리 내어 읽었다.


“미스텔테인!”


제퍼는 그 순간, 마법은커녕 자신의 어깨를 하늘이 짓누르듯이 이 거대한 세계에서 묵직한 것이 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 것은 아니지만 머릿속으로 그런 그림과 느낌이 생생히 꽂혀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커프소스가 경고했던 것처럼 아주 강력해서 제퍼가 겁을 먹기에 충분했다.


제퍼는 절대 말해서는 안 될 단어라도 말한 것처럼 당장 머리를 싸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샤워기조차도 여전히 어떠한 마법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한 강력한 심장이란 게 전부 헛소리인 게 분명했다.


“그럼 그렇지.......” 제퍼는 이제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까지 느껴졌다.


그때, 비상회의를 끝낸 사람들이 제퍼 쪽으로 다가왔다.


제퍼는 디아블에게 정체를 폭로하고 그와 담판을 짓기 위해 어떡해서든 트리거와 단 둘이 있게 되기를 바랬지만, 그는 방금 전 회의에서 앨리스에 대한 마음을 엿보인 것 때문인지 jj의 눈치를 보며 다가오지 않았다.


jj도 그런 트리거가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그는 앨리스 옆에서 붙어 서서 제퍼와 짧은 인사를 나누었다. 제퍼는 정말 그러진 않겠지만 앨리스를 생각하는 마음에 jj에게 부탁했다.


"앨리스를 지켜주세요."


jj는 그 말을 듣더니 조금 당황했지만 제퍼의 눈빛을 보더니 무슨 말인지 알겠다며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목숨처럼 지킬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는 비상상황의 책임을 맡더니 눈빛부터 달라져 있었다. 그는 방금 전 트리거 때문인지 더욱 앨리스의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제퍼는 앨리스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jj가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제퍼에게 속삭였다.


"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야, 제퍼. 내가 플랜B 책임자로서 말하는데, 내 작전에는 여전히 한 사람이 더 필요해."


"네?"


제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자 jj가 저 멀리 있는 트리거를 경계하며 재빨리 목소리를 낮추었다.


“트리거가 왜 너를 숙소에 남기려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그러더니 뭔가 의심스러운 얼굴로 트리거를 힐끔 보다가 말을 얼버무렸다. 제퍼에게 설명하기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의심이라는 투였다.


“숙소에 혼자 있기보다는 위험하더라도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는 게 더 안전할거야. 나한테까지만 오면, 그 다음에는 내가 지켜줄 수 있으니까.”


놀랍게도 jj도 트리거를 의심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것이 제퍼와 같은 의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도 제퍼가 트리거의 말대로 이곳에 남아있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jj가 제퍼의 어깨를 꽉 쥐더니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말했다.


“검은 시냇물 골목으로 뛰어들었던 용기가 남아있다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을게.”


그러더니 무슨 소린지 알거라며 눈짓하고는 멀어졌다.


오직 jj만이 제퍼가 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제퍼는 깊은 감동을 받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작별인사를 하는 필록은 여전히 온통 페터 생각뿐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제퍼는 곧바로 인적이 드문 곳으로 필록을 끌고 갔다.


“필록, 내가 디아블이 어디 있었는지 알아냈어!”


제퍼가 숨까지 헐떡대며 소곤거렸다.


“트리거가 바로 디아블이었어! 나랑 같이 이곳으로 올라오면서 모습을 바꾼 거야!”


하지만 필록은 제퍼의 말을 듣기보다 한껏 상기된 얼굴로 몸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하지만 제퍼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트리거는 지금 너랑 나머지 결사단 사람들을 다 넘기고 차원의 문을 열려는 거야! 너도 트리거가 날 못 가게 하는 거 봤지? 당장 그 작전에서 나와야 해, 필록. 이대로라면 너도 잡힐 거야!”


“제퍼.......”


“너도 믿기 힘들겠지! 알아! 하지만, 내가 어젯밤에 내 침대 맡에서 디아블 밖에 할 수 없는 소리를 들었어. 그때 옥상에서 널 떨어뜨렸어야 했다고 말이야.......”


그러나 필록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오히려 제퍼를 붙잡았다.


“너한테 얘기하지 않은 게 있어!” 그가 울먹였다.

“페터는 절대 잡히면 안 돼! 그동안 여왕이 페터를 괴롭혔던 건, 그 애는 사실.......”


필록이 제퍼의 귀에 귓속말을 했다.


뿌리칠 각오였던 제퍼는 그 말을 듣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필록에게 전해들은 페터의 비밀은 생각보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페터를 구해야 해. 이번엔 정말 여왕이 페터에게 말해버릴 거야! 그럼 그 애는 죽을 거라고!”


그러더니 그는 자신과 싸우듯이 제퍼의 손을 꽉 잡았다.


“그러니까 너라도 여기 있어. 내가 페터를 구해올게. 너까지 잘못되면 난 정말 살 수 없어.”


필록이 자신이 한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제퍼는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넌 그걸 다 어떻게 알고 있는데?” 제퍼가 물었다.


“몰라, 그냥 아는 거야. 나는 이런 적이 많아. 알잖아, 꼭 다 지나온 시간들을 다시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혼란스러워하던 필록이 뭔가를 깨달은 것처럼 제퍼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그것은 전처럼 사명감으로 가득한 얼굴이었다.


“어쩌면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는 건, 여왕이 페터의 정체를 말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 내가 시간을 되돌린 걸지도 몰라! 내가 가야해!”


하지만 제퍼가 그를 가로막았다.


“그래도 트리거를 막아야 해! 우리 밖에 없다고!”


“내가 그렇게 걱정되는 거라면, 트리거가 허튼 짓을 하면 내가 처리할게.” 그는 여전히 디아블이 트리거라는 제퍼의 말을 믿지 않고 있었다.

“트리거 정도라면 내가 막을 수 있어.”


그러더니 필록은 사람들과 함께 시내에 들러야 한다며 뚱뚱한 고양이와 지렁이 봉지를 안겨주고는 급히 떠났다.


그 역시 꼭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였다. 하지만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제퍼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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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5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7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8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1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21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20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4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7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7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6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2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7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9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8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 18. 비상(1) +4 21.01.12 28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4 5 15쪽
23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9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9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8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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