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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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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꾸삼
작품등록일 :
2020.12.02 19:04
최근연재일 :
2021.03.01 00:1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103
추천수 :
187
글자수 :
24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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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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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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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6. 금지된 주문(2)

DUMMY

그들은 축제에 돌아오자마자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금지된 주문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결계지기 말고 불법으로 차원의 문을 여는 법을 아느냐고? 잠깐만, 내가 정확히 들은 거니? 불법으로?”

“너희들은 그런 걸 왜 묻는 거니? 그런 건 아주 금지된 주문이야! 아주 끔찍하다고!”


듣자마자 바로 자리를 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너희 세대는 배우지 못한 게로구나. 아주 엄청난 에너지원을 재단에 두고 몸이 통과할 만큼의 피가 고이면....... 그래, 그런 표정을 지을 만 해. 아주 끔찍하지.”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를 얻는 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할 때마다 디아블의 얘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페터가 너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물어봤다는 아주 시덥지 않은 핑계를 대야 했고, 그 때문에 페터의 기분이 점점 안 좋아져서 더 이상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런 질문을 받은 어른들이 전부 클레맨타인과 마리에게 진지하게 상담했기 때문에 그들은 또다시 불려가 심안수를 몇 잔 더 마셔야 했다.


그러다 그들은 결국 마리와 마주치고 말았다. 새빨간 눈동자를 치켜뜬 마리는 그들이 사람들에게 금지된 주문을 묻고 다닌 다는 것부터 축제 도중에 사라졌다는 것까지 전부 알고서 그들이 다가올 길목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대체 어딜 갔다 온 거니?”


축제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 틈으로 빨려 들어갔던 제퍼는 검은 시냇물 골목에 다녀온 뒤에 그와 처음 마주하는 것이었다. 마리를 보자마자 그와 검은 시냇물 골목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떠오른 제퍼는 더욱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뒤를 돌아보니 페터와 필록은 벌써 도망치고 없었다.


제퍼는 솔직하게 검은 시냇물에서 수정체가 깨진 이야기와 방금 전 커프소스를 따라 어원의 책을 골랐다고 털어놓았다. 마리는 시내에 커프소스 서점이 닫았다는 말에는 심각해했지만, 제퍼가 어원의 책을 골랐다는 말을 듣자, 누구보다 기뻐했다.


“네가 어원의 책을 사는 건 꼭 보고 싶었는데....... 정말 잘 됐구나!”


마리가 제퍼가 선택한 어원의 책을 미리 알고 있는 사람처럼 웃었다.


“분명 너에게 꼭 어울리는 책 일거다.”


하지만 제퍼가 고른 빨간색 어원의 책을 보여줬을 때였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던 그의 얼굴에 계획이 틀어진 사람마냥 실망감이 스치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누가 보아도 빨간책을 고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마리는 금세 표정을 바꾸었지만 제퍼는 그 모습에 곧장 용기가 없어서 선택하지 못한 철갑 책이 떠올랐다.


제퍼의 표정이 가라앉자 마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은 거니?”


하지만 제퍼는 괜찮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제퍼가 느낀 것이라고는 엄청난 기대와 그에 따른 자신에 대한 실망뿐이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좀 전에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가짜 쥐를 만났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에게 엄청난 모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제가 정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맞긴 한가요?”


제퍼가 화가 난 사람처럼 물었다. 하지만 금세 참아왔던 눈물이 고였다.


“아아, 아닐 거예요. 저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여태까지 제가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적이라는 껍데기를 빼고 나면, 제게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못하는 것투성이에 용기도 없고 힘도 없는 겁쟁이라고요. 거울을 보아도 이제는....... 제가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제퍼가 소리쳤다.


“아무것도 모르겠다고요!”


마리가 그런 제퍼를 측은하게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원래 뭐가 뭔지 모를 때가 가장 용감한 거야.”


고개를 들자 눈물이 툭 떨어졌다. 하지만 마리의 간결한 대답에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꼭 당연한 얘기를 하듯이 말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네가 누구인지는 지금 결정되지 않아.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으니까. 넌,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제퍼.”


“하지만 저는 지금 제가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걸요!”


“그러니까 말이다. 마음에 안 들면 바꾸면 되지 않겠니? 제퍼, 내가 전에 꿈과 현실 중에 어느 게 진짜인지 물었던 거, 기억하니?”


제퍼는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제와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인지 알 수 없었다.


“꿈이라면 깨면 그만인데 뭘 망설이니. 현실이라면 꼭 바꿔야지. 한번 확인해봐. 네가 뭘 잘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너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그 말이 꼭 가짜 쥐가 했던 말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들렸다. 마리에게는 늘 제퍼가 진심으로 기댈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있었다. 책이나 문제집에는 절대로 없을 그 말들이 늘 제퍼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지금의 너를 믿으렴.”


마리와 대화를 마쳤을 때였다. 어디 숨어있었는지 페터와 필록이 기다렸다는 듯이 제퍼에게 다가왔다.


제퍼만 남겨두고 도망갈 때는 언제고 신난 강아지들 마냥 달려오는 모습에 제퍼가 화가 난 듯이 입을 꾹 다물자 페터가 뻔뻔하게 손을 내저었다.


“제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필록도 의자를 끌어와 가까이 왔다.


“우리가 알아냈어!”


“뭘?”


“금지된 주문 말이야!”


필록이 목소리를 낮췄다.


“jj가 알려줬어. 네가 마리랑 마주쳤을 때 페터랑 도망가는데, jj가 반대편에서 심안수를 들고 떡하니 기다리고 있는 거야! 널 버리고 와서 벌 받는구나 싶었는데 세상에 jj가 그 자리에서 심안수를 바닥에 부어버리더니 너희들이 자꾸만 금지된 주문을 물어보고 다니니까 이런 걸 마시는 거라면서 그렇게 궁금하면 어른들 몰래 알려주겠다고 했어.”


“정말?” 전혀 예상치 못했던 jj가 알려주었다니 제퍼가 놀라워했다.


“응, 그렇다니까. 정말 다시 봤어, jj! 그 전에는 잘난 척만 하고 살짝 재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앨리스랑 사랑에 빠지면서 사람이 완전 변한 것 같아.” 필록이 말했다.


“검은 시냇물에서 우리를 구해준 것도 그렇고, 앨리스랑 사귀고 나서부터 우리한테 엄청 잘 해주잖아.” 페터도 끄덕였다.


“맞아, 누구처럼 검은 시냇물에 왜 갔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안 다쳤으면 됐다고 하고 말이야!” 필록이 마리를 향해 곁눈질했다. “덕분에 심안수에서 해방이야.”


제퍼는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jj는 벌써 제퍼를 두 번이나 도와준 셈이 되었다.


특히나 jj가 앨리스를 만나고 사람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소문은 제퍼가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말이었다. 페터와 필록의 말처럼 그는 앨리스를 만나고 나서 사람이 변했다고 생각 될 정도로, 전과는 다르게 제퍼에게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금지된 주문을 알려준 것은 그의 성격상, 제퍼와 페터, 필록이 축제를 헤집고 다니는 귀찮은 일을 막으려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그들을 구해준 것도 그렇고 그는 도움이 필요한 순간마다 나타나 제퍼를 도와주고 있었다.


제퍼는 어딘가에 지네티가 보낸 수호천사가 있다면 jj가 지네티의 부탁으로 제퍼를 지켜주는 게 아닐까 생각까지도 들었다.


하지만 가끔씩 제퍼가 보기에 jj는 앨리스에게 큰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지 그는 앨리스가 옆에 있어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필록은 jj가 일부러 관심 없는 척으로 앨리스가 자신에게 더욱 매달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도 jj만 바라보는 앨리스에게 그는 보란 듯이 등을 돌려 앉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주문은 뭐래?” 제퍼가 묻자 필록이 황급히 기억을 떠올렸다.


“아아, 맞아. 그 금지된 주문은 음....... 그 금지된 주문은 여왕의 성에 있는 재단에서만 할 수 있는데 그 재단은 악몽의 숲 가장 깊은 골짜기에 괴물을 가둬두는 땅굴 안에 있대. 거기서만 재물을 바치고 누군가의 목숨을 바친 피를 흘려야 차원의 문이 열리는 거야.”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제퍼의 안색이 굳어졌다.


“잠깐만, 그럼 디아블은 당장이라도 차원의 문을 열어서 나를 끝장 낼 수 있는 거잖아! 지금이라도 당장 차원의 문을 열지도 몰라!”


그러자 페터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디아블은 여왕의 신임을 얻고 싶어 한다며. 그는 여왕과 거래를 한 거야. 우리 결사단을 넘기고 여왕이 그토록 눈엣가시로 여기는 너를 자기 손으로 죽인다면 여왕에 대한 충성을 증명할 수 있는 거지.” 페터가 덧붙였다. “너를 이용해서 여왕의 신임을 얻으려는 거야.”


“그러니 우리를 다 잡기 전에는 차원의 문을 열리가 없어.” 필록이 말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안 둘 거고.” 페터가 그렇게 말하면서 시계를 확인했다.

“조금 있으면 탈옥 회의가 있을 거야. 탈옥 회의에서 내가.......”


“안 돼!” 제퍼가 그 말을 듣자마자 소리쳤다.


“탈옥을 도우러 가겠다고? 이미 결사단의 정보가 넘어가고 있다니까! 내가 다 들었어! 우리 중에 누군가 정보를 빼돌리고 있는 거야.”


그리고는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그 첩자는 바로 트리거야!”


마른 두릅 튀김을 질겅질겅 씹고 있던 필록과 페터의 입이 동시에 벌어졌다.


사실 제퍼는 그동안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보았던 트리거의 뒷모습 때문에 계속해서 트리거를 눈으로 쫒고 있었다. 그가 디아블과 가짜 쥐가 접선하는 때에 딱 맞춰서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분명 디아블에게 정보를 전해주러 온 첩자가 분명했다. 그러나 트리거는 축제 내내 주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검은 시냇물 골목을 나오던 때에 내가 트리거를 봤어. 어떤 건물 안으로 숨어들었는데, 디아블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숨어있던 게 틀림없어.”


“뭐?” 페터의 입에서 튀김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말도 안 돼! 트리거가 거길 왜 들어가겠어!”


“그래, 맞아. 거긴 여왕의 소굴이라고. 트리거가 그곳에 있을 리가 없잖아.” 필록도 맞장구쳤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봤어. 우릴 염탐하고 있었던 거야. 트리거는 날 싫어하잖아.......”


“아니야.” 그런데 페터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제퍼는 깜짝 놀랐다.


“트리거가 핑크러버라는 친구가 죽은 뒤로 좀 까칠해 지긴 했어도 널 싫어하진 않아. 그리고 너한테 까칠한 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아니야, 제퍼. 네가 그 때 너무 놀라서 잘 못 본 거야.” 필록도 웃었다. “트리거는 결사단을 배신할 사람이 아니야.”


“게다가 트리거는 탈옥회의에 참여하지 않아. 그는 우리 작전을 모른다고.”


제퍼는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트리거는 탈옥회의도 참여하지 않는다니.......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제퍼가 봤던 뒷모습은 그 누구도 아닌 트리거가 확실했지만, 이들에게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그 때, 아까부터 시간을 확인하던 페터가 탈옥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일어섰다.

필록이 나서서 붙잡았다.


“이번 작전에는 가지마. 넌 잡히러 가는 거야. 이번엔 정말로 네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그래 맞아. 가지 마, 페터.” 제퍼도 붙잡았다.


그러자 페터가 둘의 어깨를 잡으며 웃었다. 그는 전혀 걱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우리도 바보가 아니야. 모든 걸 고려하고 있어. 그동안 준비해 왔던 계획을 오늘 실행할 거야.”


이제 보니 눈에 익은 결사단 사람들만이 북적북적한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와 조용히 2층 숙소로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필록은 페터를 막기 위해 당장 다리라도 부러뜨릴 것 같았다. 그가 버티고 서서 화를 냈다.


“난 분명히 경고 했어! 가지 말라고 말이야! 내가 널 말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이대로 가서 잡혔다간 후회할거야!”


그러더니 씩씩거리며 가버렸다. 하지만 페터는 필록이 멀어지도록 내버려두었다.


“제퍼, 디아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오늘 밤, 내가 닉 할아버지를 구해오면 결사단은 다시 살아날 거고, 할아버지가 다 해결 해 주실 거야. 그러니까 축제의 마지막 날을 즐겨. 내일이면 모든 게 바뀌어져 있을 거야.”


*** *** *** *** ***  


제퍼는 페터가 회의를 하는 동안 필록에게 트리거 이야기를 계속해서 꺼냈지만,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더 이야기를 꺼낼수록 ‘트리거는 결사단이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사람이야.’, ‘검은 시냇물 골목에는 트리거와 비슷한 덩치의 괴물들이 많을 거야.’ 같은 제퍼의 방향과 전혀 다른 이야기만 듣게 되어, 그녀만 더욱 답답해질 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페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자꾸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제퍼의 앞을 막는 필록의 고양이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 고양이가 자꾸만 말을 하려는 것처럼 굴었기에 한동안 그것에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제퍼가 열심히 대화해 보려고 했지만 살에 파묻힌 고양이는 오히려 제퍼가 답답하다는 듯이 노려보다가 쌩 가버렸다.


잠시 동안 주방을 나와 테이블을 정리하는 트리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제퍼가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라도 눈치 챈 사람처럼 보란 듯이 더욱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고작 그가 별다른 행동을 한 것이라고는 jj와 사랑을 속삭이는 앨리스에게 두어 번 눈길을 주며 씁쓸해 한 것이 다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제퍼에게는 모두 의심스럽게 보였다.


다들 트리거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만 검은 시냇물에서 제퍼가 본 것은 트리거가 확실했다. 반드시 연관이 있었다. 제퍼는 트리거에게 손목을 잡혔을 때부터 그런 인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축제를 가득 채우던 노래가 바뀌고 사람들이 한 곳을 향해 술렁이기 시작했다. 비밀리에 회의를 마친 결사단 사람들이 출정준비를 하며 사람들의 박수와 배웅을 받고 있었다. 곧이어 목부터 발끝까지 오는 하얀색 기다란 전투용 조끼를 입은 페터도 늠름하게 다가왔다.


“필록은?”


그는 모든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제퍼는 지금이라도 그가 가지 않겠다고 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네가 지금이라도 가지 않겠다면 당장 올 거야.” 제퍼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알잖아....... 그 애는 미래를....... 본다고.”


페터가 살짝 웃었다.


“필록의 말대로라면 우리 인생은 전부 정해져 있을 거야. 하지만 필록이 먼 미래까지 보지 못하는 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거겠지.”


페터가 필록과 제퍼에게선 볼 수 없었던 반짝반짝한 눈을 하고 말했다.


“말했지. 내일 아침이면 모든 게 달라져 있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돌아 올 때까지 마음 놓고 축제를 즐겨. 비상상황에 대비해서 jj가 플랜B에 남기로 했으니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jj에게 말하고. 아무래도 검은 시냇물 골목에서 이후로 네게 마음이 쓰이나봐.”


그러더니 비밀 얘기처럼 제퍼의 귀에 속삭였다.


“내가 여왕의 재단을 찾는 역할을 맡았어.”


“뭐?” 제퍼가 곧장 눈을 부릅떴다. “안 돼! 그만 둬!”


하지만 그는 고개를 조금 내려 제퍼의 눈을 찾아 마주쳤다.


“그리고 약속할 게 있어. 만약에 혹시라도 재단에서 네가 없는 사이에 디아블이 차원의 문을 열려 한다면, 그때는 내가 떨어질게.”


“뭐라고?”


“넌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면 옥상에서 떨어지잖아. 그러니까 내가 대신 떨어지겠다고.” 그는 이미 모든 생각을 끝낸 게 분명했다.


“너 대신 떨어지면 난 기억도 찾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너도 구하고....... 그럼 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 둘 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페터의 머릿속은 온통 제퍼와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가득했다.


“그럼 이제 정말 디아블 때문에 불안해 할 일은 없는 거야, 그렇지?”


그 때 저 멀리서 사람들이 출발해야 한다며 페터를 불렀다. 하지만 제퍼는 충격 받은 표정으로 그 앞에 서있기만 했다.


그 사이, 페터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퍼의 볼에 입을 맞춰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속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페터와 직접 계약한 신이 또다시 깐족거렸다.


“너 그러다 필록한테 뺏긴다? 지금이야! 바로 지금! 그냥 뽀뽀해버려!”


하지만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페터가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했다.


“꼭 돌아올게.”


작가의말

늘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코멘트는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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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에필로그 +4 21.03.01 23 2 5쪽
45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3) +2 21.02.25 14 2 10쪽
44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2) +2 21.02.25 15 2 10쪽
43 26. 핌불베트르 : 큰 겨울(1) +2 21.02.23 16 2 7쪽
42 25. 탈출 (2) +3 21.02.21 17 2 14쪽
41 25. 탈출 (1) +2 21.02.18 20 2 10쪽
40 24. 페터의 비밀 (2) +2 21.02.16 19 2 15쪽
39 24. 페터의 비밀 (1) +2 21.02.14 19 2 8쪽
38 23. 집으로(3) +4 21.02.11 17 2 10쪽
37 23. 집으로(2) +2 21.02.09 19 2 8쪽
36 23. 집으로(1) +6 21.02.07 23 3 12쪽
35 22. jj와 더블 퀘스천 마크 +4 21.02.04 26 3 14쪽
34 21. 마리의 비밀 (4) +6 21.02.02 26 4 17쪽
33 21. 마리의 비밀 (3) +6 21.01.31 24 5 9쪽
32 21. 마리의 비밀 (2) +6 21.01.28 31 6 12쪽
31 21. 마리의 비밀 (1) +4 21.01.26 36 6 8쪽
30 20. 돌변한 팔리타 (2) +6 21.01.24 38 6 16쪽
29 20. 돌변한 팔리타 (1) +6 21.01.21 37 5 10쪽
28 19. 악몽의 숲(2) +4 21.01.19 29 5 18쪽
27 19. 악몽의 숲(1) +4 21.01.17 25 5 12쪽
26 18. 비상(2) +4 21.01.14 23 5 8쪽
25 18. 비상(1) +4 21.01.12 27 5 18쪽
24 17. 디아블 세바스찬 마크 +4 21.01.10 33 5 15쪽
» 16. 금지된 주문(2) +4 21.01.07 37 5 17쪽
22 16. 금지된 주문(1) +4 21.01.05 38 4 14쪽
21 15. 검은 시냇물 골목(2) +4 21.01.03 28 5 12쪽
20 15. 검은 시냇물 골목(1) +4 20.12.31 28 5 7쪽
19 14. 데메테르의 대지(4) +4 20.12.29 27 4 8쪽
18 14. 데메테르의 대지(3) +4 20.12.27 2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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