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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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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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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09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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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새로 가는 길

DUMMY

용언은 수십 가지였고 재호는 이를 다 파악하지 못했다.

애초에 전부 다룰 만큼 역량도 없었다.

대신 쉽고 간단한 것 위주로 추렸다.

‘뛴다’, ‘난다’, ‘불’, ‘가른다’.

이렇게 네 가지 용언을 다룰 수 있게 됐다.


“신기하다. 탑에서 나온 마법사들을 많이 봤지만, 용언은 처음이야. 재미있는 재주다.”

“봐봐. 이걸 이렇게 쓰면 루나도 뛰게 할 수 있어.”

“와. 와와.”


용언은 발동 주체를 고를 수 있었다.

재호가 주체가 되거나 타인이 주체가 되거나.

사용에 제약도 없고 사용되는 마소의 양도 적었다.

예전 마법사의 책에서 읽었던 근력, 민첩성, 생명력 따위가 되레 더 소모가 많았다.

용언이 훨씬 세련된 능력이었다.


“다른 드래곤 하트도 가지고 갈래?”

“응?”

“나야 가지고 있어도 안 써. 가지고 가서 두고두고 먹으면 재미있는 재주가 늘지 않아?”

“아, 그건······”


그럴 수도 있지만 마을에는 아스트라가 있다.

게다가 하나도 소화하지 못하는데, 여러 가지를 먹는 건 과할 뿐이다.

되레 체하면 체했지.


“그냥 여기에 둘게. 그래야 그 핑계로 루나를 보러 올 수도 있고.”

“진짜? 앞으로도 계속 나 보러 올 거야?”

“응. 친구라고 했잖아.”

“맞아. 우린 친구야.”


루나는 눈에 띌 정도로 기뻐했다.

후드가 벗겨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폴짝폴짝 뛰었다.

그 탓에 다시 한번 목덜미가 드러났다.


“비늘?”

“아, 아!”


깜짝 놀라 웅크리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봤다.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비늘이 목덜미부터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봤어?”

“······어. 보면 안 되는 거야?”

“응. 사실 안 돼. 이거 보면 모두 죽이라고 했어.”

“주, 죽이라고?”


루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울상을 지었다.


“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루나의 약점. 황제의 부러뜨린 검이 파편으로 박혀 있는 거야. 이걸 본 사람은 무조건 죽이라고 했어.”

“황제의 검이라니. 루나는 드래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면서?”

“나는 황제가 죽인 가장 오래된 드래곤의 사체에서 태어났거든.”

“드래곤의 사체에서······”


드래곤으로 드래곤을 사냥하는 방식.

정말이지 인간스러웠다.


“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루나. 루나에게 내린 명령 말이야. 강제성이 있어?”

“강제성? 명령이니까 그냥 따라야 하는 거 아니야?”

“안 하면 루나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지 알고 싶어.”

“혼나. 황제가 엄청 화를 내. 저번에도 드래곤을 놓쳤다고 많이 혼났어.”


루나는 후드를 손으로 잡고 벌벌 떨었다.

혼난다, 라는 행위가 굉장히 두려운 눈치였다.


“그럼 루나만 말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응? 말을 안 해?”

“응. 우리만의 비밀로 하자. 이야기 안하면 혼나지 않아도 되잖아.”

“하지만 거짓말은 나쁜 짓이라고 했는데.”

“친구를 죽이는 것보다는 나쁜 짓이 낫지 않을까?”

“······어. 응. 맞다.”


루나가 입술을 꽉 깨물며 끄덕였다.

‘나쁜 짓 하는 느낌이네.’ 재호가 양심의 가책을 꾹 참으며 동조했다.

지금은 일단 살고 볼 일이었다.


“저기, 루나. 그럼 이왕 본 김에 잠깐만 내가 살펴도 될까?”

“비늘? 징그러워서 싫은데······”

“잠깐만 볼게. 친구니까 루나에게 나쁜 짓은 안 해.”

“응. 넌 친구니까.”


가슴이 콕콕 쑤시는 느낌.

재호가 억지로 웃으며 루나의 목덜미를 살폈다.

비늘은 황금색이었고 등 쪽으로 연결되어 허리춤까지 나 있었다.

황제의 검이라고 말했지만 이건 되레 드래곤의 뼈와 가까웠다.


“······이거 살아있잖아?”


그러다 문뜩.

재호는 비늘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고동을 감지했다.

이건 일종의 가사상태였다.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이 비늘은 분명 살아있었다.


“살아 있어?”

“응. 이 비늘 말이야. 아직 살아 있어. 황제의 검이라고 했지? 황제가 어떤 검을 썼는지 알아?”

“그건 잘 모르겠어. 그냥 황제가 나한테 그랬어. 자기 검이라고. 말을 안 들으면 그 검이 혼내준다고 했어.”

“검으로······”


손끝으로 비늘을 다시 훑었다.

이걸 시드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었지만, 느껴지는 힘의 규모가 아득했다.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할 그런 수준.


“루나. 만약 이 비늘을 벗길 수 있다면 어떨 거 같아?”

“응? 응. 잘 모르겠어. 이거 없으면 황제가 싫어할 텐데.”

“그래도. 루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나는······없었으면 좋겠어. 혼나는 거 싫어. 드래곤 죽이는 것도 싫어. 그냥 이런 거 없었으면 해.”

“그래. 알았어.”


재호가 후드를 다시 입히며 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언젠가 능력이 되면 그녀의 비늘을 벗겨주겠다.

단순한 동정이라도 상관 없다.

인연이 있어 이렇게 만났으니, 그 답을 해 주고 싶었다.


“이 대화도 우리만의 비밀.”

“응. 비밀!”


손까지 꼭 걸었다.


#


루나와의 시간은 즐겁지만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재호는 날이 어둑해질 무렵 슬쩍 말문을 열었다.


“루나.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벌써?”

“봐. 해가 떨어지고 있어.”

“아. 어느새······”


시무룩한 얼굴을 보니 재호도 말을 잇기 어렵다.

게이트를 넘기 전 동생과 있던 때가 떠오르기도 했고.

마른 목을 적시고 말을 연결했다.


“혹시 이곳으로 넘어올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어?”

“으, 응. 이곳은 마력이 난잡해서 어려워. 나는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은 안 돼.”

“그럼 루나가 날 찾아오는 건 어때?”

“그래도 돼······?”

“응. 근데, 아직은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할 테니까, 적당한 위치를 찾아보자.”


이해시킬 수는 있겠지만 혹시 또 모른다.

루나에게 느끼는 동정심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재호에게는 엘프들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그럼 그때 만났던 숲 근처로 갈게. 가서 널 찾으면 돼?”

“응. 그럼 만나러 갈게.”

“약속하는 거야.”

“약속이라면 잊지 않아.”


그제야 루나가 조금은 펴진 얼굴을 했다.

다시 한번 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나누고 재호가 한 걸음 물러났다.


“부탁할게, 루나.”

“응.”


루나가 예의 방식으로 공간을 찢어냈다.

텅 빈 구멍 너머로 아스트라가 떨어진 위치가 보였다.


“또 봐, 루나.”


루나에게 손을 흔들며 구멍 너머로 발을 내딛었다.


#


마을로 돌아온 재호를 몽 등이 반겼다.

아니, 달려들었다.

확 덮치는 이들에 깔려서 재호는 설명해야 했다.

누구와 만나고 온 것인지, 어떻게 된 일인지.

길고 복잡한 이야기였지만 재호는 최선을 다해서 설명했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그 악마가 고작 그런 아이라고?”

“정말이에요, 아스트라. 제가 본 루나는 절대 자의로 드래곤을 사냥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녀도 황제가 만든 무기에 불과해요.”

“나는 두 눈으로 그 악마의 힘을 봤다. 숱한 드래곤이 눈앞에서 찢겨나갔다는 말이다. 내가 믿을 수 있겠느냐?”

“화가 나고 분노하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반대쪽에 이런 사연이 있다는 것은 들어줘요. 날 봐서라도 그렇게 해 주세요.”

“젠장!”


아스트라는 쉬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동족을 학살한 악마가 작고 여린 소녀라고 하니 믿을 도리가 없었다.

머리는 몰라도 가슴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드릴 말이 있어요.”

“또 뭐냐?”

“루나가 드래곤 하트를 보관하고 있었어요.”

“뭐!? 방금 뭐라고 그랬냐!?”


훅 날아와 부딪치는 아스트라에 재호가 휘청거렸다.


“그 악마가 우리 일족을 장식처럼 가지고 있다는 거냐!?”

“진정해요. 그런 의미였다면 제가 이런 말도 안 했죠. 루나는 황제가 드래곤 하트를 넘기라는 걸 거부했어요. 그것마저 넘기기에는 미안했다고 해요.”

“그딴 헛소리······”

“직접 봤어요. 그녀 자신은 이런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었죠.”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재호는 최대한 포장했다.


“그리고 아스트라. 어쩌면 아스트라가 원한 종족의 부활을 제가 이뤄드릴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뭐? 갑자기 뭔 소리냐?”

“루나가 준 드래곤 하트는 완전히 죽은 상태였어요. 다만, 그 안의 마소는 여전히 결집되어 있었죠.”

“드래곤 하트의 마력은 그만큼 대단하니까.”

“그리고 그 마나. 그러니까 마소에는 생전의 기억과 감정도 섞여 있었어요.”


재호는 용언에 대한 것도 설명했다.

아스트라는 굉장히 놀라워했다.


“용언이라니. 그건 우리 드래곤 사이에서도 소수만이 기억하는 이야기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있지?”

“심장의 마소를 얻으며 드래곤의 뿌리. 그러니까 신성의 효과로 종의 뿌리를 네게 내리는 것처럼, 드래곤의 시작도 알게 된 거 같아요.”

“으음. 말은 되지만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도 이건 현실이에요.”


재호가 용언 중 하나 ‘난다’를 사용했다.

마소를 사용해 허공으로 떠오르는 재호를 보며 아스트라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몸에 새겨진 드래곤의 용언은 그 뿌리와 같아요. 지금이라면 아스트라의 봉인을 풀 수 있어요.”

“내 봉인을? 정말이냐?”

“종의 이해는 본질에 대한 접근과 같죠. 지금이라면 가능해요.”


이해는 탄생으로의 지름길.

재호는 가야 할 길을 이해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끝났군요 


공모전 끝났으니 잠시 쉬면서 정리 좀 하고 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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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를 수확하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새로 가는 길 +9 20.06.19 1,799 84 9쪽
41 용언 +6 20.06.18 1,496 81 8쪽
40 보약 한 첩 +7 20.06.17 1,618 89 8쪽
39 달의 아이 +3 20.06.16 1,738 76 9쪽
38 선물 +5 20.06.15 1,875 69 9쪽
37 토목공사 +8 20.06.14 2,001 67 9쪽
36 잠입루트 +6 20.06.13 2,174 82 8쪽
35 산 넘어 산? +4 20.06.12 2,244 90 8쪽
34 구해줫더니 +7 20.06.11 2,480 97 9쪽
33 거래 +4 20.06.10 2,548 91 9쪽
32 복수는 차갑게 +7 20.06.09 2,687 104 9쪽
31 미래의 하렘왕? +11 20.06.08 2,999 118 10쪽
30 거래 +13 20.06.07 2,985 109 10쪽
29 역공 +8 20.06.06 3,025 138 10쪽
28 습격 +5 20.06.05 3,099 131 9쪽
27 인간 비료 +6 20.06.04 3,267 133 9쪽
26 마법사 +9 20.06.03 3,357 126 9쪽
25 플랜 A +3 20.06.02 3,583 121 9쪽
24 거래 성사 +2 20.06.01 3,761 133 10쪽
23 초보존인가 +5 20.05.31 4,029 135 9쪽
22 큰그림의 아스트라 +7 20.05.30 4,280 165 9쪽
21 드래곤 하나 +8 20.05.29 4,393 152 9쪽
20 파멸의 아이 +5 20.05.28 4,256 156 11쪽
19 드래곤 폴 +12 20.05.27 4,332 164 9쪽
18 엘프 진화 +5 20.05.26 4,459 153 9쪽
17 억울하면 현질하든가 +6 20.05.25 4,400 158 9쪽
16 프리덤 +2 20.05.24 4,478 146 9쪽
15 레토나 +7 20.05.23 4,611 166 8쪽
14 요정 여왕 +5 20.05.22 4,758 167 10쪽
13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10 20.05.21 4,665 15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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