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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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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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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822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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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글자
9쪽

구해줫더니

DUMMY

재호는 소수의 정예 병력을 추렸다.

빈집털이를 당하는 건 한 번으로 충분했다.

움직이는 건 자신과 백랑, 아스트라.

그리고 엘프 쪽에서는 몽과 특공대 열명이 전부였다.


“재호, 숫자가 너무 적지 않아요?”

“괜찮아. 너무 많이 끌고 가 봐야 집만 불안해져. 이쪽이 만약의 경우 몸을 빼기도 좋아.”


하이나의 걱정에도 결정은 바꾸지 않았다.

대신 두뇌인 백랑이 자신과 함께 가는 관계로 마을 쪽의 지휘는 그녀에게 맡겼다.

비슷비슷한 엘프들 사이에서는 그녀가 그나마 경험도 많고 두뇌 회전도 빨랐다.


“크핫! 마법사를 쳐 죽이러 간다고!? 나도 한 손 거들고 싶지만, 일이 너무 많군!”

“그쪽은 밀린 일이나 제대로 해 줘. 아직 화살촉하고 갑옷 수량이 부족하다고.”

“크하하! 그래도 그쪽 특공대가 입을 옷 정도는 재빨리 만들지 않았는가. 마법 저항도 높으니 어지간한 건 몸으로 버텨도 좋을 거야.”

“엘에게 말해 두었으니까 페어리 더스트가 부족하면 부탁하고.”

“음. 음. 모가지 잘리지 말고 무사히 돌아오라고.”


드워프의 덕담까지 받고 마을을 떠났다.

진주가 동생이 잡혀있다고 가리킨 지역은 숲과 게이트를 나란히 바라보는 동쪽 해안가.

거리상으로는 가깝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중간중간 웨이포인트를 찍고 간다.”


재호는 기지국을 건설하며 이동했다.


#


“호오. 이런 식은가.”


쑥쑥 올라가는 세계수를 보며 아스트라가 감탄했다.

이건 마을에서 잘라온 세계수의 조각으로 마을 근처에 세운 기지국이었다.

기본 강화 마법을 씨앗에 새기는 것처럼 아스트라의 이동마법을 씨앗에 새겼다.

마법의 유지 보수는 세계수에 투자한 마소와 주변에서 빨아들이는 마나로 충당했다.

기본적으로 희미한 연결 관계를 유지하며, 필요시에는 이동 마법진으로 쓸 수 있었다.

기존 마법진보다 마나 소모도 적도 이동 숫자도 월등하게 많았다.


“세계수와 세계수를 연결해서 마을의 엘프들을 보호 할 수도 있겠구나.”

“기지국과 같은 원리죠. 거리가 멀어질수록 선명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이걸로 거리 제약은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마법은 참으로 독특한 구석이 있어.”

“이건 마법이라기보다는 기술이지만······좋은 게 좋은 거죠.”


재호는 가는 길마다 세계수를 심었다.

서로 간의 인지 가능한 거리는 감으로 알 수 있었다.

계속 기지국을 세우며 마을간의 소통도 테스트했다.

영향력의 전파와 대화는 거리를 무시했지만, 전송 마법은 최대 4세계수 범위를 넘지 못했다.

기술적인 한계였다.


“이제 이곳을 넘어가면 숲의 끝이네요.”


그렇게 도달한 곳이 숲의 경계.

너머로는 넓은 평원이 보였다.

동쪽 해안가까지는 계속 이런 지형이었다.


“이곳을 넘어가면 목적지까지는 하루가 안 된다.”

“주변에 병사들이 있다고 했죠?”

“인간의 마을과 초소가 산재해 있다. 숫자가 적지 않으니 들키지 않고 들어가는 건 무리겠지.”

“그럼 여기부터는 임기응변이겠군요.”


재호가 슬쩍 옆을 돌아봤다.

백랑 위, 팔이 묶인 채 타 있는 진주였다.


“비전이 보인다면 언제든지.”

“아직은 아니에요.”


비장의 무기는 아직.

재호가 짐을 고쳐매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은 두 발로 갈 때였다.


#


숲을 벗어나 평원으로 반나절.

동쪽 방향을 바라보며 쭉 걸었다.

풀이 짧아지고 바람에 바다 냄새가 섞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즈음이었다.


“저건 병영인가?”


동그란 텐트 형태의 건축물들이 죽 늘어선 곳에 당도했다.

숫자도 수십을 훌쩍 넘었다.

주변으로는 낮은 울타리가 쳐져 있고, 가벼워 보이는 차림새의 사람들도 서성거렸다.

다만, 등과 허리춤에는 모두 무기를 패용했다.

민가라고 보기에는 조금 규율이 잡힌 모습이었다.


“아스라이 병사들이네요.”


답을 한 건 진주였다.


“아스라이? 뭐 하는 이들인데?”

“해안가를 따라서 사냥과 노략질을 하는 이들이에요. 가끔 돈 받고 용병일도 하죠. 우리와도 몇 번 거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 놈들이 여기서는 뭐 하는 거지?”

“말했잖아요. 용병 일도 한다고. 벤 남작에게 고용된 것으로 보이네요.”

“알고 있었던 거냐?”

“예언은 만능이 아니에요.”


동생 일이니 굳이 거짓말 할 이유는 없다.

재호가 진주에게서 시선을 떼고 아스라이 용병들을 관찰했다.

다행히도 상대는 일행을 발견하지 못한 듯, 태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응? 저기 저 사람들은 뭐지?”


울타리 부근을 서성이는 사람 사이에 묘한 이들이 섞여 있었다.

상의를 벗은 채 양손은 밧줄로 묶였다.

흐느적흐느적 끌려가는 모양새는 같은 용병 무리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인이네요.”

“어인이면 인어?”

“비슷하지만 달라요. 이쪽 어인은 말 그대로 아인종이라 인간에 물고기의 특성만 조금 섞인 부류죠. 해안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런 정보는 어떻게 알고 있지?”

“······노예로 잡아 오는 걸 몇 번이나 봤으니까요.”

“하.”


끌려간 어인은 구석에 놓인 커다란 어항에 처박힌 채 한동안 머물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힘에 겨운지 바동거렸지만, 용병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저건 뭘 하는 거지?”

“어인은 바닷물을 식용수로 바꾸는 힘이 있어요.”

“정말이냐?”

“대신, 무한정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계속해서 바닷물을 정화하면 몸 안에 소금이 쌓여서 죽고 말아요.”

“용병들은 신경 쓰지 않겠지?”

“······네. 쓰다 버려도 좋을 정도로 흔하거든요.”


참 좋은 세상이다.

재호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재호, 저 사람들을 구해 줄 거야?”

“어차피 마법사에게 가려면 저 병영을 통과해야 해. 일단 여기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습을 하자.”

“응. 몽도 힘을 아껴둘게.”

“그래. 오늘 밤에는 크게 일해야 할 거 같다.”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


밤이 되고 침묵이 내렸다.

재호는 짧게 감았던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아스라이 용병들 병영 주변으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경계하는 병사 숫자도 손에 꼽았다.


“아스트라가 정찰을 해주고 나와 몽이 움직이는 거로 하자.”

[주인. 이번 일은 내게 맡겨 다오]

“백랑? 네가 하겠다고?”

[경계하는 병사의 숫자는 셋을 넘지 않는다. 나 혼자라면 소리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백랑의 눈에서는 자신감이 읽혔다.

재호도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여 허락의 의사를 밝혔다.

여럿보다 하나가 들킬 위험도 적었다.

이내, 백랑이 몸을 낮추고 어둠 속을 걸었다.

늘어지게 하품하는 용병들은 그런 백랑의 움직임을 잡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백랑과 용병 사이의 거리가 2미터 안쪽이 되었을 때.


“어? 늑······”


콰득.

백랑이 단번에 거리를 뛰어넘어 목을 물어뜯었다.

비명은 없고 풀썩, 쓰러지는 소리만 들렸다.

바람에 묻혀서 사라질 만한 작은 소리였다.


“하암. 거기 아무 일 없는 거지? 응?”

“크르르······”

“헛!”


다른 용병도 마찬가지였다.

백랑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

번개같은 돌진에 강한 물어뜯기는 그야말로 기습에 특화된 능력이었다.

울타리 주변을 돌던 용병 셋이 모조리 죽었다.

재호가 손짓으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수고했어, 백랑.”

[주인을 위해서라면]


가볍게 등을 토닥이며 주변을 살폈다.

대부분은 잠들어 있고, 소수의 병사만이 술잔을 기울이는 상황이었다.

몇 명 정도만 우선적으로 처리하면 손쉬운 일이었다.


촤악―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병영 뒤쪽, 작은 수조에서 어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무릎을 짚고 숨을 헐떡이다 재호와 눈이 마주쳤다.


“잠깐. 잠깐만.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여기 용병들을 처리하러 왔어. 널, 너희를 자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움찔하는 어인에 재호가 빠르게 설득을 시도했다.

눈동자가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여기 잡혀서 정화를 강요받는 일이 힘들잖아. 우리가 용병을 모두 죽이면 너희는 자유롭게 떠나도 좋아. 내가 약속할게.”

“······자, 자유?”

“그래. 자유의 몸이 되는 거야. 어때?”


어차피 갇혀 있는 노예 신세.

어인들 입장에서도 이건 손해보는 제안이 아니었다.

필시 성공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저, 적이야!! 적이다!”

“······!”


하지만 그런 생각 따위.

어인은 가뿐하게 깨버리며 소리쳤다.

재호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입을 막지도, 목을 베지도 못했다.

잠시 멍하니 있다, 퍼뜩 깨어나 활을 뽑아 들었다.


뎅! 뎅! 뎅!!


기습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작가의말

어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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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잠입루트 +6 20.06.13 2,171 82 8쪽
35 산 넘어 산? +4 20.06.12 2,242 90 8쪽
» 구해줫더니 +7 20.06.11 2,478 9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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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복수는 차갑게 +7 20.06.09 2,685 10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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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플랜 A +3 20.06.02 3,578 1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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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드래곤 폴 +12 20.05.27 4,327 164 9쪽
18 엘프 진화 +5 20.05.26 4,454 153 9쪽
17 억울하면 현질하든가 +6 20.05.25 4,396 158 9쪽
16 프리덤 +2 20.05.24 4,473 146 9쪽
15 레토나 +7 20.05.23 4,606 166 8쪽
14 요정 여왕 +5 20.05.22 4,753 1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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