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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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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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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00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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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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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글자
10쪽

역공

DUMMY

숲의 지리는 이미 머리에 전부 담겨 있다.

재호는 적을 우회해서 백랑이 후퇴한 지역까지 이동했다.

숲이 험해지는 경계에서 농성 중이었다.

백랑이 재호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주인. 너무 늦었다]

“미안하다. 피해는?”

[엘프 스물이 죽고 열이 잡혔다. 요정은 피해가 없지만 도망치는 과정에서 절반이 흩어졌다. 우리 늑대는······나와 셋만이 겨우 살았다]

“셋뿐이라고?”


유독 늑대의 피해가 컸다.

재호는 그것이 백랑의 선택임을 알아차렸다.

숲을 맡겼으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 또한 자리를 비운 대가였다.

속에서 올라오는 한숨은 쓰고 비렸다.


“고생했다. 덕분에 다른 피해가 적었어.”

[내가 지키지 못했다]

“그런 소리를 집어넣어. 잠깐 밀려 나왔을 뿐이니까. 곧바로 탈취한다.”

[선두에 서고 싶다]

“물론이지.”


백랑의 목덜미를 긁어주었다.

속에 쌓인 화는 그 역시 많을 것이다.

잠시면 된다.

재호는 터뜨리기 전, 잠시의 시간을 요구했다.


“엘. 엘은?”

“여, 여기 있어.”

“요정을 많이 놓친 거냐?”

“응. 근데, 그냥 놓친 게 아니야. 적들 중에 요정을 잡는 놈이 있었어. 향이든 뭐든······애들을 꼬셔서 납치한 거야.”

“그걸 노린 거 같았어?”

“아니. 요정만이 아니야. 다 알고 대비했어. 엘프의 화살은 막히고 늑대의 이빨은 들어가지 않았어. 적은 네 공백을 정확하게 알고 찔러온 거야.”

“······”


고작 하루였다.

그 틈을 정확하게 찌를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설마 일행에 첩자가?

아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차라리 적의 능력자 중 예지나 비전 능력을 가졌다는 쪽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그런 능력에 어찌 대응해야 할까.


“아스트라, 적의 위치는?”

“마을 중앙, 세계수를 앞에 두고 있다.”

“거기서 뭘 하는데요?”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불을 놓고 있다.”

“불. 불이라. 얻을 건 얻고 나머지는 불태우겠다 이거로군.”


점령이 아닌 약탈의 의미로는 옳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화가 날 뿐이다.

적이 불을 지르고 물러나면 대응이 쉽지 않다.

숲은 익숙하나 게이트는 아니니까.


“속전으로 갑시다.”

“괜찮을까? 엘프들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마법진을 넘어오며 몇 놈을 잡았잖아요. 우리 동태를 읽는다 해도 완벽하지는 않다는 거죠. 틈을 찔러서 기세를 잡는 편이 낫습니다.”

“적의 능력을 모르고 있지 않나?”

“그쪽도 우리 능력을 다 모릅니다.”


재호가 품에서 마법서를 꺼냈다.


“엘, 페어리 더스트가 남아 있나?”

“으, 응. 조금은. 왜?”

“아스트라 마법을 새기는 걸 도와줘요.”


촤르륵, 넘어가는 책장은 한 곳에서 멈췄다.

아스트라가 내려와 그 페이지를 확인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걸 하겠다고?”

“네. 숲의 매운맛을 톡톡히 보여줘야죠.”

“허. 술식은 옳게 돼 있으나 주물이 없다. 네 몸을 통해야 하는 걸 이해하고 있는 거냐?”

“마소가 지탱 할거라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주물은······아니, 긴말은 소용없겠군. 일단 가능은 하다. 하지만 반동 역시 만만치 않을 거다. 각오하고 임해라.”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이 땅은 제 것입니다. 이 마을도 제 것이죠. 침입자를 한 대 후려칠 수 있다면 작은 생채기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꽤 눌러 담았지만 이건 분노였다.

아스트라는 이 단순한 감정이 자신을 요동치게 하는 것에 놀라워했다.

재호의 분노를 공유하는 기분이었다.


“좋아. 네 선택이 그렇다면.”


앞발을 콱 움켜쥐었다.


#


서명춘은 히죽거리며 웃었다.

생각대로 일이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획한 엘프와 요정의 숫자를 셈하면 앞으로 토착민과의 거래는 탄탄대로였다.

숲을 경계하며 점진적인 침투를 주장하는 기존의 세력에게 떳떳하게 말 할 거리가 생긴 것이다.


“진주는 어떠냐?”

“아직 회복하고 있어. 비전 능력은 부담이 크니까.”

“흐흐. 푹 쉬고 회복하라고 해. 덕분에 우리가 넉넉하게 챙기고 있으니까.”

“우리 애들도 몇 명 당했어.”

“뭐, 상처 없이 챙길 것 같았냐? 죽은 놈들이 멍청한 거야. 신경 쓰지 말고 챙길 거나 확실하게 챙겨.”


수가 주는 건 상관없다.

무리에서 입지만 얻을 수 있다면 게이트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다소간의 희생 따위는 대수롭지 않았다.


“대장, 이거 불이 잘 안 붙는데?”

“뭐 하고 있어? 고작 나무잖아. 나무에 불도 못 붙이냐?”

“이 나무 보통 나무가 아니야. 자꾸 꾸물꾸물 도망치고 불을 붙여도 금방 꺼져.”

“에이 썅. 불꽃 쓰는 애 있잖아. 민규인가? 그놈보고 확 불 지르라고 해.”


숲을 밀어놓아야 도망친 놈들도 까불지 못한다.

서명춘은 게이트를 넘기 전에 그런 식으로 배웠다.

단순하고 잔인하게.

그게 지배하는 가장 빠른 방식이었다.


“그보다 주변 수색하러 간 놈들은 왜 아직도 소식이 없어?”

“내가 찾아보러 갈까?”

“됐어. 넌 그거나 마무리하고, 엘프랑 요정들 수량 체크해. 몇 놈은 따로 가져갈 테니까.”

“따로? 뭐하게?”

“뭐할 거 같냐?”

“아. 흐흐흐. 나중에 나도 끼워 주는 거지?”

“새끼. 일 똑바로 하면.”


음흉한 웃음에 부하 중 하나가 겅중겅중 뛰어갔다.

게이트를 넘든 능력이 생기든 어차피 인간은 같다.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강한 리더 앞에서 복종할 뿐.

서명춘은 이 단순한 세계가 마음에 들었다.


“자, 그럼 이제 남은······”


일을 처리할까.

그리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강한 진동과 함께 바닥이 크게 들썩였다.

땅이 쩍 갈라져 위아래로 나뉘고, 토사가 물처럼 쏟아졌다.

몇몇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쓸려갔다.


“무, 무슨 일이야!?”

“지진인가!?”

“나, 나무가 움직인다!!”


원인은 바닥에서 솟구친 나무뿌리 때문이었다.

나무뿌리는 땅을 다 밀어 올리고 사방으로 흩어진 인간들을 노렸다.

칼이나 도끼 따위로는 상처 낼 수 없는 경도였다.

대처를 못 한 몇 명이 그대로 깔려서 으깨졌다.

나무 아래로 붉은 피가 흘렀다.


“멍청하게 서 있지 마! 능력으로 대응해라!”


그래도 대장.

서명춘이 가장 먼저 냉정을 되찾고 소리쳤다.

쾅. 바닥을 주먹을 내리치자 주변 땅이 모래알처럼 갈라지며 나무뿌리를 막아섰다.

그의 능력인 분해였다.

단순하지만 강했다.

주변 5미터 내, 지반이 모래알처럼 물러졌다.


“내가 뿌리를 얼릴 테니까 네가 부숴!”

“그래봐야 나무일 뿐이야!”

“당황하지 않으면 별 거 없어!”


나머지도 금세 침착함을 찾아갔다.

게이트를 넘기 전이야 살아 움직이는 나무가 괴상한 일이었겠지만, 이곳은 다르다.

능력을 사용하면 이정도는 대수롭지 않았다.


푹―!

푹! 푹!

푸푹!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무만 있을 때의 일.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두어 명이 속절없이 당했다.

머리를 관통한 화살은 강하게 날카로웠다.


“적이다!!”

“기습이다! 빌어먹을 엘프 놈들!”

“진구야! 으아아! 감히 내 친구를 죽여!?”


성난 외침과 함께 능력들이 쏟아졌다.

바닥이 얼고 불이 솟구치고 중력이 일그러졌다.

삽시간에 눈앞이 엉망으로 망가졌다.

꿈틀대던 나무도 날아오던 화살도 더이상은 없었다.

막은 건가.

개 중 몇은 그렇게 생각했다.


“게임에서도 쿨타임은 있더군.”

“누······쿨럭!”


어느샌가 한 뼘 옆으로 다가와 가슴을 찌르는 남자.

땅 울림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쏟아지는 능력의 홍수를 돌아서 후위를 친 것이다.

같은 인간의 외형이기에.

그들은 스쳐 가는 재호를 보면서도 인지하지 못했다.


“엘프가 아니야!? 넌 뭐 하는 놈이냐!?”


서명춘이 재호를 발견하고는 외쳤다.

엘프의 숲을 공격하는 일에 다른 인간이 개입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숲의 주인이다.”

“숲의 주인? 뭔 개소리를 하는 거냐!?”

“숲에 개는 안 살아. 하지만 늑대는 살지.”

“······옆이다!”

“크아아앙!!”


백랑이었다.

어느새 옆으로 돌아와 한 명의 목덜미를 물었다.

피를 콸콸 쏟으며 발버둥 쳤지만, 한 번 문 목은 놓지 않았다.


“감히 개새끼 따위가!”

“늑대라니까.”

“닥쳐! 고작 해 봐야 몇 놈으로 뭘 어쩌겠다고!? 우리 능력이면 네놈들 따위는 별거 아니다!”

“젠장 죽여버리겠어!”

“내 불꽃에 녹아버려라!”


서명춘의 외침에 남은 이들이 모조리 능력을 끌어올렸다.

그건 보기만 해도 압도되는 광경이었다.

이글거리는 불꽃 새파란 번갯줄기.

살아 움직이는 돌덩이들까지.

아마 정면에서 싸운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재호는 단 한 번도 정면 승부를 고려해 본 적이 없다.


“지금.”


짧은 신호.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엘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몽, 하이나, 소니아 등도 포함된 모든 전력이었다.

모두가 짧은 단검을 들고 한 명씩 잡아서 목을 찔렀다.

능력의 대상이 재호로 집중되어 있었기에 이에 대처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였다.

순식간에 전력의 태반이 죽었다.


“으, 은신 능력이라고!?”

“이쪽은 마법이야.”

“우, 웃기지 마! 엘프 숲에 마법사가 있다는 얘기 따위는 들은 적 없어!”

“그럼 드래곤은 어때?”

“뭐?”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뜨거움.

서명춘이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미 아스트라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불꽃이 그의 전신을 뒤덮은 후였다.

처절한 비명 소리를 토하며 타 들어갔다.

그의 능력 소멸은 불꽃만 몸에서 제거할 만큼 세밀하지 않았다.


“잿더미가 되어라.”


재는 답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파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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