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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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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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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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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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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DUMMY

마법사는 육계 계파 중 하나인 ‘탐’의 일원이었다.

탐은 강화, 약화, 변조, 성형 등의 육체 개변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는 학파였다.

마법사는 리자드맨을 중심으로 이를 연구했다.

드워프를 밀어낸 건 그저 실험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이게 전부 연구 기록이야?”

“응. 리자드맨도 엄청나게 죽었어. 마법사는 연구를 위해서 리자드맨에게 여러 종을 섞어 넣었던 모양이야. 과정을 버티지 못한 놈들은 죽어 나갔지.”

“잔인해······”

“그래, 잔인하지.”


한 권읜 연구일지는 그야말로 잔혹동화였다.

적으로 싸웠던 리자드맨이지만 동정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참 잔인하구나.

재호는 부정하지 못할 진리에 씁쓸해했다.


“다른 책은 뭐야? 마법서?”

“마법사가 남긴 마법이야. 보니까 이곳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마법을 창안했던 모양이야. 주석을 썼다 지웠다 한 마법이 여러 개야.”

“잔인한 마법이야. 그냥 버리자.”

“잔인한 건 맞지만 버리기에는 아깝지. 쭉 훑어봤는데, 의외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었어. 페어리 더스트와 아스트라의 힘을 빌리면 쓸 수 있을 것도 같아.”


잔인한 실험에서 고귀한 결과가 나온다.

그 진리의 잔인함은 둘째 치고 용도를 부정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재호는 몇몇 마법을 주의 깊게 봤다.


“무슨 마법이 있는데?”

“각인. 강화. 그리고 변화.”

“으우. 모르겠어.”

“자세한 건 돌아가면서 천천히 설명해 줄게. 일단은 짐부터 챙기자.”


재호가 턱짓으로 한가득 쌓인 나무상자를 가리켰다.

드워프들이 선물이라고 챙겨준 물건이었다.

마나석을 캘 필요가 없애진 만큼, 대신이라며 주었다.

강도 높은 흑철, 전도성 좋은 금장석 등 유용한 광석이 꽤 많았다.


“전부 들고 갈 수 있는 거야?”

“아스트라가 힘써봐야지.”

“드워프들은 여전히 무서워하던데.”

“어쩌겠어. 거래가 그런 거래인데.”


드워프 중 몇 명이 함께 마을로 가기로 결정했다.

채광한 물건이야 정기적으로 옮기면 되지만, 숲에서 장비 및 제련할 인원이 필요했다.

매번 아스트라를 쓸 수도 없으니 상주 인원을 배정한 것이다.

드래곤과 같이, 라며 벌벌 떨었지만 어쩌겠는가.

거래 조건에 ‘드워프 텃밭’이 들어가 있는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마을에는 맥주도 없는데.”

“원래 파견은 고된 거야.”


집 나가면 고생.

파견 드워프는 전부 다섯이었다.


#


마법진을 거쳐서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처음 넘어갈 때의 어지러움은 없었다.

적응이라도 된 건가 싶어 옆을 보니 다른 이들은 여전히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마소 덕분이다.’ 라는 아스트라의 설명에 재호가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두 번은 겪고 싶지 않은 울렁거림이었다.


“그보다······왜 이렇게 조용하지?”


마법진 주변에는 병력을 배치해 두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렇게 조용한 건 뭔가 이상하다.

재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살폈다.


“혈흔이다.”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을 발견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아직 마르지 않은 피였다.

몸을 낮춘 채 핏자국의 방향을 읽었다.

멀지 않은 수풀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재호, 어떻게 된 거야?”

“공격을 당한 거 같아.”

“공격? 누가!?”

“확인해 봐야지.”


거칠어지는 호흡을 가다듬고 핏자국을 따라갔다.

점점이 떨어지던 핏물은 수풀을 해치며 들어가자 웅덩이 채로 고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쓰러진 엘프를 발견했다.

시니어 엘프 중 한 명이었다.


“주, 죽었어!?”

“아니. 아직 숨은 붙어 있다. 기다려 봐.”


재호가 시니어 엘프의 몸을 씨앗으로 돌린 뒤, 그대로 바닥에 심었다.

순식간에 싹이 나고 나무가 자랐다.

열매가 되어 바닥으로 내려오는 것에는 몇 초면 충분했다.


“수······호자. 수호자.”

“정신이 들어?”

“으. 응. 우리 기습. 나, 수호자에게 알리기 위해서. 그러다 당함. 기습.”

“마을이 기습을 당했다는 거냐?”


엘프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우득, 재호가 손을 소리 나게 움켜쥐었다.

고작 하루였을 뿐인데.

자리를 비운 대가가 이것이었다.


“적에 대해서 아는 건 없어?”

“나, 나는······”

“기다려. 이대로는 대화가 어렵다.”


재호는 한 번 더 시드를 사용했다.

엘프를 씨로 만들고 다시 바닥에서 심어서 수확했다.

순식간에 시니어 엘프가 다섯의 베테랑 엘프로 변했다.

연거푸 사용한 힘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재호······”

“괜찮아. 지금은 이쪽이 더 중요해.”


걱정스러운 몽의 말을 물리고 베테랑 엘프중 하나를 잡았다.


“누가 우리를 공격한 거지?”

“남쪽. 남쪽 게이트의 이방인이었어. 그들은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마구잡이로 공격했어.”

“백랑은? 수비는 실패한 거냐?”

“그들은 이상한 능력을 사용했어. 백랑과 우리는 전력으로 방어했지만 조금씩 밀렸어. 어쩔 수 없이 본거지를 뒤로 한 채 물러나는 걸 선택했어.”

“물러났다고? 어느 쪽으로?”


베테랑 엘프는 손을 들어 숲의 북쪽을 가리켰다.

백랑은 맞서기 어렵다 판단 되자 뒤로 물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엘프 하나를 연락용으로 남겨두고.


“그나마 백랑이 수습을 잘 해 주었군.”

“재호, 어떻게 할 거야?”

“우선은 놈들이 점거한 위치부터 확인하자. 수가 많으면 우회해서 본대와 합류하고, 아니라면 그대로 탈취한다.”

“응. 나쁜 놈들. 용서하지 않을 거야.”


부글부글 끓는 몽을 다독이며 재호가 시선을 옮겼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아스트라 쪽이었다.


“미안하죠? 미안해 죽겠죠?”

“크, 크흠.”

“따로 움직여서 정찰을 좀 해 줘요. 주변에 따로 퍼져있는 놈들이 있는지도 확인해 주시고.”

“그래. 그건 맡겨다오.”


아스트라가 냉큼 날아올랐다.

드워프 마을로 간 건 그의 조언대로였다.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머지는······무장을 갖추고 기다린다.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쳐죽일 수 있게.”

“응!”

“감히 내 마을을 건드려?”


꾸우욱.

움켜쥔 손이 하얗게 물들었다.

끓고 있는 건 몽만이 아니었다.


#


마소를 몸에 품었기 때문일까.

재호는 감각이 날카롭게 벼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들숨과 날숨.

바닥에서 부딪치는 풀조차 생생하게 느껴졌다.


“주변을 돌고 있는 인간이 몇 명 보인다.”

“방향을 지시해 주세요.”

“네.”


군말은 필요 없었다.

아스트라가 지시한 방향을 따라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수풀 사이를 거닐고 있는 인간을 금세 발견했다.

재호로서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조악한 십자궁을 든 채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공격할까?

몽이 눈빛으로 그렇게 물었다.


“······”


재호는 잠시 침묵으로 답을 보류했다.

눈앞에 있는 건 홀로 떨어진 경비병이었으나, 그 사실이 내키지 않았다.

백랑이 지휘하는 본진 병력은 백이 넘는다.

어설픈 세력에게 밀릴 전력이 절대 아니었다.

아직 전투의 불씨가 따듯한데 혼자 저렇게 떨어져 있다?

믿을 수 없다.

쫑긋.

순간, 움직인 건 재호의 귀였다.

소리라기보다는 가벼운 흔들림에 가까웠다.

홀로 떨어진 경비 부근.

무언가 보이지 않은 채 움직이고 있었다.

재호는 화살통 화살을 손끝으로 툭툭 친 뒤, 앞을 향해서 펼쳤다.

경비 주위 다섯 걸음 범위였다.

모든 엘프가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펼친 손가락 세 개에 맞춰서 각자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그리고 손가락이 모두 접혔을 때.

화살이 일제히 화망을 이루며 날아갔다.


“컥!”

“큭!”

“저······”


짧은 비명 둘과 다급한 외침 하나.

재호는 소리가 나오기 전에 굉장한 속도로 화살을 하나 더 뽑아서 날렸다.

경비 뒤의 공간이었다.

마치 물결처럼 주변이 일렁거리다, 화살에 꿰인 남자를 토해냈다.

마법사의 마법과는 다른 종류의 은신이었다.


“크르륵. 크륵.”


아직 한 명의 숨이 붙어 있었다.

재호는 몸을 낮춘 채 다가가 그의 화살을 뽑았다.

피가 꿀럭꿀럭 새어 나와 바닥을 적셨다.

바라보는 시선은 원망과 분노.

하지만 그 감정을 받아 줄 생각은 없었다.


“몇 명이 쳐들어온 거지?”

“······크륵. 큭.”

“말해. 말하면 편하게 해주마.”

“끄으윽······”


잡아끄는 손길을 쳐내며 냉정하게 물었다.

어째서 같은 인간이, 따위의 생각이 눈빛에서 읽혔지만 의미 없는 질문이었다.

그 답은 이미 게이트를 넘어왔을 때 받았다.

입을 틀어막고 상처를 쑤셨다.

비틀린 고통에 몸이 들썩였다.


“몇 명이 왔지?”

“크르륵. 서, 서른. 서······”

“충분하다.”


부들거리는 놈의 목을 단검으로 그었다.

핏물에 스러지는 생명은 묘할 정도로 뜨거웠다.


“우회한다.”


하지만 머리는 차가웠다.


작가의말

남겨진 드워프 : 왜 안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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