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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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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73,005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02 20:00
조회
3,582
추천
121
글자
9쪽

플랜 A

DUMMY

적의 숫자는 많고 아군의 숫자는 적다.

지형을 전략적으로 쓰고 좋은 계획으로 싸움을 유도해도 수의 한계는 명확하다.

해서, 재호는 수를 맞추기로 했다.


“뭘 어쩌겠다고?”

“그쪽 남은 드워프들을 재배 좀 할까 합니다.”

“재배라니. 대체 의미인지 모르겠군.”

“수가 부족하니까 채우자 이겁니다.”


도덕적 잣대 따위를 들이밀 때는 아니었다.

서성거리던 드워프를 잡아서 시범을 보여주었다.

아스트라로 인한 공포로 저항도 옅었던 바.

어렵지 않게 씨앗으로 삼을 수 있었다.

대충 견적으로 보자면 시니어 엘프 수준이었다.


“······대체 뭐 하는 인간이냐?”

“농사꾼이라고 해 두죠.”


씨앗은 그대로 바닥에 심었다.

땅은 마르고 척박해서 재배에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는 비료로 쓸 도구가 넘쳤다.


“마나석 가불 좀 해 주시죠.”


마나석을 한 덩이 잡아서 비료로 만들었다.

아스트라의 말이 허풍은 아니었다.

굉장히 양질의 비료였다.

심어 둔 씨앗에 모조리 쏟아부었다.

나무가 쑥쑥 자라더니 이내 드워프 다섯을 열매로 맺었다.

툭 떨어져 피막을 가르고 나오는 드워프에 사방에서 경탄과 비명이 쏟아졌다.

이들로서는 낯선 광경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움파가 다섯이 되었어!”

“제 능력입니다. 엘프의 방식으로 생명의 숫자를 늘릴 수 있죠. 물론, 이것이 좀 낯설기는······”

“으아아! 내가 다섯이다!”

“여기도 움파로군!”

“날 닮아서 잘생겼다!”

“내가 힘은 더 셀 거 같은데!?”

“붙어 볼 셈이냐!?”


놀라는 건 잠시.

다섯으로 나뉘어 태어난 움파는 서로 힘자랑을 하고 수염을 뜯는 등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에서 경악하던 다른 드워프도 비슷했다.

‘뭐야, 움파잖아?’, ‘움파네.’, ‘저놈이 다섯이라니. 시끄럽겠어.’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애초에 고민이 많은 종족이 아니었다.


“이거 굉장히 재밌는 방식이군. 다른 이들에게도 쓸 수 있나?”

“그럴 생각이긴 하지만······괜찮은 겁니까?”

“뭐, 좋지 않겠나. 어차피 숫자가 줄어서 고민이었는데. 우리 드워프는 워낙 술과 광물을 사랑하는 터라 번식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지. 덕 봐서 좋다고 웃는 놈들이 태반일 거다.”


놀라던 늙은 드워프마저 껄껄 웃었다.

그렇다면 진행이 빠르지 않겠는가.

재호가 소매를 걷고 나섰다.


“줄 서. 줄 서서 기다리라고.”

“내가 먼저 하고 싶다고.”

“멍청한 네가 다섯이 되는 건 사양이다.”

“뭐야!? 한 판 붙자는 거냐!?”


지원자들이 넘쳐났다.


#


드워프 다섯을 씨앗으로 만들어 수확했을 때.

재호는 피로감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역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좀 쉬어, 재호.”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건가?”

“원래 이렇게 벗고 들어와야 하는 거예요?”


피로 회복은 몽이 진두지휘했다.

고갈된 마나를 채우기 위해서 소니아와 하이나도 동원되었다.

피부 접촉으로 인한 마나의 순환은 효과적.

재호의 민망함 따위는 둘째 치고 확실히 속도는 월등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응. 이게 최선.”


본래 세계수는 엘프의 정수를 받아서 성장하는 법.

몽 등이 몸으로 부대끼며 품은 마나 정수를 순환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끄러움은 재호의 몫이었다.


“호사를 누리는군.”

“······아직 체형이 어리다고요. 이런 거에서 욕정하면 제 존엄이 무너집니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취향이 있다고 하던데.”

“다양성을 들이밀기에 적당한 분야는 아닌 거 같습니다.”


아스트라의 농담에는 울듯이 답했다.


“그래도 그 계집들이 달라붙으면 거절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다.”

“취향이······”

“그런 인간스러운 문제가 아니다. 그 계집들이 몸을 부대껴 순환시키지 않으면 네가 위험하다.”

“위험해요?”

“신성을 인간의 육체로 쓰는 것이 마냥 쉬울 것 같았나? 부담은 네 육체를 계속해서 좀먹을 뿐이다. 저 어린 것들이 부대껴 주는 덕분에 무리 없이 굴러가는 거지.”


생각지 못한 말에 재호가 놀란 얼굴을 했다.

몽의 부대낌은 어리광의 연장선으로 여겼기 때문.

그것이 자신을 구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다 본능에 새겨진 거다. 저마다 살길은 찾아가는 법이니까.”

“인간이나 엘프도 동물이다. 이렇게 말하는 건가요?”

“세상에 안 그런 존재가 있을까. 저마다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다. 드래곤도 마찬가지지.”

“뭐······다 그렇다면 발버둥 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겠네요.”


재호가 대자로 쭉 뻗었다.

뭉클뭉클, 몸에 닿는 촉감을 견뎌보려 했다.

하지만 이내 부스스 일어났다.

아무리 그래도 덜 여문 아이들과 부대끼는 건 민망한 일이었다.


“전 아직 수행이 부족한가 봅니다.”

“됐고, 회복했으면 밖으로 나와 봐라.”

“지금이요?”

“아까부터 드워프 놈들이 널 찾고 있다.”

“그걸 먼저 얘기해 주셨어야죠.”

“즐기는 것 같아서.”

“······”


횃불 얘기를 아직도 담아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재호가 아스트라를 흘겨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드워프 숫자는 전부 마흔이었다.

같은 얼굴이 뒤섞여 셈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새 서열도 정했는지 큰 울락 작은 울락 따위로 칭하고 있었다.


“갱도 동쪽 입구에서 리자드맨이 나타났다.”

“거리는 얼마나 됩니까?”

“빠르면 10여 분. 땅 흔들림을 볼 때 숫자도 적지 않다.”


드워프들은 땅 울림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 능력으로 리자드맨을 피해서 도망치고 다녔던 것.

하지만 더이상 물러날 곳은 없었다.


“그럼 싸울 곳을 정해야 하겠군요.”

“드워프는 정면에서 맞설 뿐이다.”

“아직은 수가 적어요. 게다가 인간 마법사의 도움도 있다면서요. 싸우더라도 영리하게 해야죠.”

“크흠. 좋다. 여기서는 네 말을 따르지.”


늙은 드워프는 고집부리지 않았다.

젊은 드워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를 늘려 준 재호를 일종의 마법사나 신관 비슷하게 여기고 있었다.

어깨에 얹고 있는 아스트라도 한몫했고.

찍소리 안 하고 따랐다.


“우선 진입 가능한 통로부터 파악하죠.”

“그거라면 내가 알려 줄 수 있다. 드워프는 모두 땅 울림을 읽을 수 있으니까.”

“지도 같은 건 따로 없어요?”

“없다. 우리는 모두 땅 울림을 읽고 그걸 본능적으로 기억한다. 땅 아래의 드워프가 길을 잃는 것 따위는 없다.”

“편하긴 한데······”


당장은 눈으로 보고 지리를 파악하는 편이 낫다.

재호가 그리 생각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려는 찰나였다.

무언가 머리에서 핑하고 돌았다.


“재호? 왜 그래?”

“어······방금 말이야. 나 알 거 같아.”

“알아? 뭘?”

“땅 울림. 지금 저쪽 방향에서 울리고 있는 것이 리자드맨이죠?”


재호가 가리킨 방향에 늙은 드워프가 끄덕였다.


“와. 어떻게 알았어?”

“모르겠어. 그냥 한순간에 이해가 됐어. 드워프들이 가진 땅울림에 대한 감각이 내게도 생긴 거 같아.”

“흐음. 그건 아마도 네 신성 때문일 거다.”

“신성 때문에? 하지만 지금까지 숱하게 수확을 했는데 왜 지금이죠?”

“나야 모른다. 다만, 네 신성이 나무의 뿌리 내림과 같다는 건 이해하고 있지. 엘프처럼 온전히 이어지지는 않아도 그 일부는 네게 남아 있다.”


아스트라의 답에 재호가 가슴팍을 더듬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부터 활쏘기를 매우 능숙하게 하고 있다.

연습의 결과인가 싶지만, 따지고 보면 아니다.

백번 고려해도 그렇게 재능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아마도 이건 엘프의 재능.

뿌리 내린 그 재능을 끌어와 쓰는 것이다.


“하. 뭔지 모르겠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네요.”

“하지만 주의해라. 넌 인간이지 엘프나 드워프가 아니다. 섞여서 자신을 잃으면 존재하기 어려워.”

“명심할게요.”


드래곤 다운 조언을 가슴에 품으며 시선을 옮겼다.

땅 울림으로 읽히는 접근로는 전부 셋.

그 방향과 숫자를 셈하자면 아군은 십 대 칠 정도로 열세였다.

늙은 드워프를 보며 물었다.


“리자드맨은 킹리자드맨에게 얼마나 의존합니까?”

“애초에 이 정도로 군집생활을 하는 이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장기판 위의 왕이군요.”


재호가 갱도 너머의 어느 곳을 감지했다.

유동은 적지만 배치된 숫자가 많고 어느 곳보다 너른 장소였다.

흩어진 리자드맨들의 경로가 겹치는 점.

장기판 선들 끝자락에 위치한 장군과 같았다.


“드워프는 적을 막고 우리는 왕을 칩니다.”


단순한 것이 최고.

적장을 베기 위한 경로를 셈했다.


작가의말

드워프 5/5/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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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인간 비료 +6 20.06.04 3,267 133 9쪽
26 마법사 +9 20.06.03 3,357 126 9쪽
» 플랜 A +3 20.06.02 3,583 1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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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초보존인가 +5 20.05.31 4,029 13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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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드래곤 폴 +12 20.05.27 4,332 164 9쪽
18 엘프 진화 +5 20.05.26 4,459 153 9쪽
17 억울하면 현질하든가 +6 20.05.25 4,400 158 9쪽
16 프리덤 +2 20.05.24 4,478 146 9쪽
15 레토나 +7 20.05.23 4,611 166 8쪽
14 요정 여왕 +5 20.05.22 4,757 167 10쪽
13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10 20.05.21 4,665 15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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