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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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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72,821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01 20:00
조회
3,757
추천
133
글자
10쪽

거래 성사

DUMMY

리자드 두 무리를 더 잡고 난 뒤.

일행은 신전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밖이라기 보다는 통로였다.

신전으로 연결되는 동굴.


“여기도 손질한 흔적이 있긴 있네. 확실히 누군가 관리를 했던 곳임은 분명해.”

“그게 드워프라는 거?”

“희망 사항이지.”


리자드맨은 거칠고 공격적이다.

세심한 작업을 할 정도의 손재주는 없어 보였다.


“이쪽이다. 이쪽에 끌린 자국이 있다.”

“끌린 자국이요?”

“동굴은 갱도로 연결되어 있다. 바닥에 나 있는 두 줄은 수레 자국이지. 최근에 물건을 옮겼다는 이야기다.”


아스트라의 시선 끝에 파인 선이 있었다.

꽤 깊고 선명했다.


“흐음. 광물을 강탈하던 포악한 드래곤도 사라졌으니 갑자기 물건을 옮길 이유라고는 하나밖에 없겠군요.”

“공물이다, 공물.”

“리자드맨의 습격으로 급히 도망쳤다.”


터를 버리고 도망쳤다면 꽤 큰일이다.

리자드맨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거나 드워프들이 생각보다 적거나.

힘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무너졌음을 의미했다.


“드워프의 힘은 어떤가요? 리자드맨에게 쫓길 정도로 약한가요?”

“억세고 거칠다. 땅에서 싸운다면 저기 저 몽이라는 엘프 계집정도는 하겠지. 숫자가 극도로 줄지 않았다면 리자드맨 따위에게 쫓겨날 놈들은 아니다.”

“흐음. 결국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수밖에 없네요.”


재호가 바닥에 난 흔적으로 손으로 훑었다.

흔적은 뚜렷하게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동굴 저편으로 이어지는 갱도였다.


“아스트라, 불은 어느 정도 간격으로 뿜을 수 있어요?”

“수십 초 정도라면. 그건 왜 묻는 거냐?”

“횃불 대용으로 될까 싶어서요.”

“······”


아스트라가 머리 위를 한 바퀴 돌고는 불을 뿜었다.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고슬고슬했다.


#


갱도는 굉장히 어두웠다.

작은 불빛조차 없어서 횃불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현대의 랜턴은 따라가지 못하는 터라 시야가 제한적이었다.


“갱도면 조명 정도는 달아야 하는 거 아닌가?”

“드워프는 눈이 밝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볼 수 있지. 굳이 조명을 달 필요가 없어.”

“두더지 같은 종족인가.”

“면전에서 말해봐라. 도끼부터 던질 거다.”


갱도는 여러 길로 갈라졌으나 흔적은 뚜렷했다.

중간중간 떨어진 광석 파편도 여럿 있었다.

재호가 열심히 주워서 배낭에 담았다.

무게만큼 두둑해지는 건 마음이었다.


“······응? 재호 저쪽에서 희미하게 빛이 보여.”


그렇게 얼마나 더 내려갔을까.

갱도 통로 너머로 희미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자연 채광이든 인공조명이든 빛이 있는 공간이 있다는 의미였다.

일행의 걸음이 조금 더 빨라졌다.


“오.”

“와아, 반짝반짝.”

“어마어마한 양이네요.”


그곳에서 일행이 맞닥뜨린 건 거대한 규모의 광석이었다.

광석의 산이라고 해야 할까.

은은한 푸른색의 광석이 돌과 돌 사이에서 섞인 채 거대한 규모로 엉켜 있었다.

일행이 서 있는 곳부터 수십 미터 아래까지.

쉬이 짐작도 안 될 규모였다.


“이게 드워프들의 광산일까요?”

“그런 것 같다만······이런 규모는 나도 처음이다.”

“아스트라도 처음이라고요? 여기서 쭉 눌러앉아 있던 거 아니었어요?”

“한동안 머물렀던 건 사실이나 그때는 이렇지 않았다. 보석광의 함량이 많긴 했지만.”


아스트라가 주변을 휘 돌며 살폈다.

보면 볼수록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영롱한 반짝임에 취하는 기분이었다.


“위험해요!”


순간, 재호가 다급하게 외치며 화살을 날렸다.

깜빡, 하고 깨어나는 아스타의 바로 앞이었다.

탕. 날카로운 충돌음과 함께 손도끼 하나가 화살에 맞고 튕겨 나갔다.

재호가 아니었다면 아스트라의 머리에 도끼 장식이 하나 생겼을 것이다.


“침입자!!!”

“침입자를 몰아내라!”

“우리의 유산을 지켜라!”


사방에서 고함이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모래처럼 무너지는 돌들.

그 사이로 나타나는 건 털투성이의 드워프들이었다.

양손에 번쩍이는 도끼를 움켜쥐고 있었다.


“자, 잠깐만요! 우리는 침입자가 아닙니다!”

“닥쳐라, 침입자! 저 드래곤을 닮은 동물이 네놈들의 사악함을 대변한다!”

“사악한 침입자!”

“모두 죽여라!”

“유산을 지켜야 한다!”


재호가 획, 하고 아스트라를 노려봤다.

200년이 지났음에도 사무친 원한은 어디 가지 않고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사방에서 손도끼가 비처럼 쏟아졌다.


“감히 네놈들이―!”


아스트라가 분노했다.

쏟아지는 손도끼 앞을 막아서더니 불을 뿜었다.

라이터 같은 불꽃이 아닌, 제대로 방사하는 불꽃이었다.

순식간에 전방 3미터 가량을 덮었다.

손도끼가 전부 불타며 가라앉았다.


“드, 드래곤이다!!”

“닮은 동물이 아니었어!”

“도망쳐! 우리를 전부 죽일 거야!”

“오, 오······드워프의 신이시여! 굽어살피시옵소서!”


드워프들은 감히 대항해 볼 생각 따위는 하지 못했다.

죄다 바닥에 주저앉아 떨기 바빴다.

깊이 새겨진 공포는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었다.

반격을 준비하던 재호 등이 멋쩍은 얼굴을 했다.


“횃불로 쓰기에는 화력이 강하네요.”

“흥. 힘이 봉인되어 있으니 아끼고 있었을 뿐이다. 이 몸이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저보다 저분들이 확실히 기억한 모양이에요.”

“당연하지 않으냐. 이 몸은 드래곤이다.”


아스트라가 자신감 가득한 얼굴로 날아올랐다.

아니, 날아오르려고 했다.

날갯짓과는 다르게 몸은 점차 가라앉았다.

재호가 황급히 몸을 받아서 어깨 위에 얹었다.


“과용하셨네요.”

“끄응.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거라.”


그리고는 거의 기절하듯 푹 쓰러졌다.

드래곤 특유의 힘을 뽑아내기에는 몸이 약했다.

그 한발이나마 제대로 쏜 것이 다행이었다.


“자, 일단 드워프 분들······”


재호가 여전히 오들오들 떨고 있는 드워프들을 봤다.

강탈을 위한 시작으로는 좋으나, 거래를 위한 시작으로는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잠시 생각하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우리 우선 숨부터 고를까요?”


공포 지속시간이 짧기를 바랄 뿐이었다.


#


드워프들의 공포가 잦아든 건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리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특별한 드워프 한 명이 장내로 들어서면서부터였다.


“빌어먹을 드래곤은 우리를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주름이 가득한 연로한 드워프였다.

지팡이로 땅을 짚고 힘겹게 걸어왔다.


“아스트라에 대한 건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전 여러분을 괴롭히거나 두렵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인간. 네게 드래곤을 대신할 자격이 있는 건가?”

“네. 그러니 드래곤이 아닌, 인간을 대상으로 대화를 진행했으면 합니다.”

“흥. 탐욕스러운 인간이 대상이라면 도끼를 던지고 싶을 뿐이다.”

“그런 식이면 저도 이마에 화살을 박아드리죠.”


재호가 웃는 얼굴로 도발을 받았다.

거래를 위해 대화를 열자는 거지, 모든 말을 다 수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여차하면 드워프도 비료로 쓸 수 있었다.


“인간치고는 제법 배짱은 있군. 그래,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나 보자. 이 삭막한 곳까지 무슨 일로 기어들어 온 거냐?”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거래?”

“네. 드워프들의 마나석과 엘프의 약초를 교환하고자 왔습니다. 이왕이면 정기적으로.”


가치는 상대적인 것.

서로에게 없는 걸 교환하는 것이 현명한 거래였다.

드워프는 재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괴상한 인간이군. 인간 주제에 엘프를 끌고 다니고, 드래곤을 대변하는 건가? 탐욕이 가득한 인간이면서 약탈이 아닌 거래를 요구하고?”

“가끔은 그런 인간도 있는 겁니다.”

“흥. 도끼를 머리를 열어서 안들 들여다보고 싶은 인간이군. 나름 흥미는 있어.”

“그럼······”

“하지만 안 된다.”


혹시나 싶은 말을 드워프가 중간에서 잘랐다.


“오면서 리자드맨과는 안 만난 건가?”

“몇 무리 만났습니다. 모조리 시체로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흠. 제법 실력은 있나 보군. 하지만 고작 몇 무리로 적을 셈하면 곤란해. 이 갱도 구석구석에 퍼진 리자드맨의 숫자는 수백이 넘으니까.”

“수백······그렇게나 있는 겁니까?”

“있다마다. 킹 리자드맨이 직접 와 있으니까.”


드워프가 지팡이를 놓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놈들은 우리의 터를 뺏고 힘없고 느린 이들부터 잡아먹었다. 갱도와 갱도. 버려진 신전 주변부터 차츰 밀리기 시작해서 결국 이곳까지 쫓겨왔지. 이젠 물러날 곳도 없는 처지다. 거래가 흥미로워도 보다시피 우리는 줄 것이 없다.”

“드워프들로는 상대가 버거운 겁니까?”

“흥. 고작 리자드맨. 아니, 킹 리자드맨이 있다고 한들 우리가 이렇게 쩔쩔맬까. 그 빌어먹을 놈은 인간 마법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인간이요?”


갑자기 인간.

재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지능이 낮은 몬스터를 사육하여 다른 종을 제거한다. 마법사는 그렇게 말했다. 일종의 실험이라며 웃기도 했지.”

“······고약한 이야기군요.”

“흥. 이러니 내가 인간을 곱게 보지 못한다 해도 이해해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거래를 해야만 합니다.”


적의 적은 아군인 법.

이래저래 맞서야 할 대상이 공통으로 존재한다면 손을 잡는 것에 거리낌은 없다.

재호가 은근히, 그리고 힘있게 물었다.


“이 땅에서 리자드맨을 몰아내 주겠습니다. 대신, 영구적인 동맹과 거래를 제안합니다. 어떤가요?”

“인간인 네가 인간의 도구인 리자드맨을 몰아내 주겠다?”

“말했다시피. 그런 인간도 있는 법이니까요.”

“흐. 흐흐. 재미있는 인간이군.”


드워프가 힘을 주어 두 발로 일어났다.

다리는 후들거렸으나 지팡이는 짚지 않았다.

그것이 나름의 자존심이었다.


“폭군, 아스트라처럼 뜯어가지만 않는다면. 그 제안 받아들이지.”

“그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약속합니다.”


손을 마주 잡았다.


작가의말

아스트라 : 움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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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3 [탈퇴계정]
    작성일
    20.06.01 22:24
    No. 1

    드워프도 다 씨앗으로...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8 미니초코
    작성일
    20.06.17 00:52
    No. 2

    세계수 그 자체아닌가.....?
    유산 지키자고 칼부터 들이미는 것부터가 탐욕인데
    드래곤이 앉아있는 인간한테 인간인간 거리면서 무시하는거 보면 드래곤도 별 위엄이 없는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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