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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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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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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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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5.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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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드래곤 폴

DUMMY

재호는 이즈음에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업데이트 버전처럼 부르는 것도 이상한 노릇.

기본 엘프부터 상급 엘프까지 나름의 용어를 만들어 봤다.


“일단 기본은 그냥 엘프야. 여기서 한 차례 승급한 애들이 시니어 엘프.”

“2.0 엘프를 말하는 거지?”

“응. 그리고 다음이 베테랑.”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불러?”


엘프, 시니어 엘프, 베테랑 엘프.

기본 골자는 이렇게 정했다.


“기본적으로 베테랑 등급에서 갈라지는 거니까, 특성만 붙여서 부르기로 했어. 베테랑 엘프 아쳐, 베테랑 엘프 라이더. 이런 식으로.”

“다음 단계도 있어?”

“베테랑 다음에는 엘리트. 엘리트 다음에는 마스터. 마스터 다음에 그랜드 마스터. 대충 이렇게?”

“많다, 많다. 전부 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목표가 있으면 좋다.

전 엘프의 그랜드 마스터 화.

표어로 써도 좋을 느낌이다.


“그럼 이제 첫 번째 베테랑 엘프를 수확하는 거야?”

“비료를 챙겨서 나오고 있어.”

“괜히 나까지 긴장된다.”

“쓰러지면 잘 잡아야 해.”

“응. 응. 걱정마. 기절하면 몸으로 회복시켜줄게.”

“그······래.”


이제 와서 거절하는 것도 우습다.

찰싹 붙는 몽을 다독이며 재호가 웃고 말았다.


#


시니어 엘프 다섯을 선별했다.

각 소대의 소대장을 맡고 있던 엘프들이다.

같은 시니어라도 성장의 차이는 존재하는 법.

먼저 훈련을 시작했던 만큼 나름대로 선임 느낌이 나는 이들이었다.


“아슬아슬하게 되는 느낌이네.”


능력은 하한선을 간신히 넘은 수준이었다.

다섯 중 하나를 택해서 손을 마주 잡았다.

예의 느낌과 함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손끝에 떨어지는 씨앗을 겨우 잡고 휘청거렸다.

기절은 면했지만, 연속으로 할 짓은 못됐다.

근처 나무둥치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숨이 가쁘고 땀이 뚝뚝 떨어졌다.


“괜찮아요? 여기 물 가져왔어요.”

“······응? 아, 고마워.”


냉큼 수발을 드는 건 하이나였다.

단절됐던 여파인지 다른 엘프들과는 다르게 존대를 사용했다.

게다가 몸에 맨 습관 탓인지 묘하게 모시는 것에 능숙했다.


“몽, 일단 씨앗부터 심자.”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

몽의 부축을 받아서 씨앗을 심었다.

이미 요정들이 페어리 더스트를 뿌려놓은 터라 지기는 좋았다.

밭에 씨앗을 묻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싹이 텄다.


“헤. 이 정도면 금방 자라겠다. 그치?”

“······”

“재호?”


웃으며 묻는 몽에게 재호는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능력이 성장하면서 견적 보는 감도 늘어난 상황.

베테랑 엘프 수확을 위한 비료의 양은 절대 만만치가 않았다.


“창고에 비료가 몇 포대나 남았다고 했지?”

“서른 포대. 왜?”

“으음. 대충 셈을 해보니까 바로 수확을 하려면 씨앗 하나당 열 포대는 들어가는 거 같아.”

“열포대? 그렇게나 많이?”

“응. 최대 성장치만 채우고 멈추면 다섯 포대. 다만, 이렇게 하면 열매가 맺을 때까지 보름이 넘게 걸려.”


기존의 엘프 씨앗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양이었다.

심지어 소니아나 하이나의 부활에 들어간 비료양보다도 많았다.

승급에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는 의미였다.


“일단 다섯만 먼저 뽑자. 그리고 나머지는 최대치만 채우고 보름 뒤에 수확하는 거로.”

“설마하니 비료가 모자란 날이 올 줄은 몰랐어.”

“그러게.”


페어리 더스트로 지기를 다지며, 사냥이나 채집에서 얻는 족족 비료로 돌렸다.

이 정도면 앞으로 부족할 일은 없겠다, 싶은 양.

하지만 세상에 그리 만만한 일은 없었다.


“수확이 마무리되면 정비한 다음에 사냥을 나가자.”

“응. 이젠 그 정도 숫자는 될 거 같아.”


현재 주거지의 엘프 숫자는 300을 넘겼다.

요정과 늑대는 셈하지 않은 거니까,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크다.

거주지 방어와 다른 활동을 병행해도 될 규모였다.


“그런 의미로······일단 부어.”


나와라 베테랑 엘프.

재호가 첫 번째 씨앗위로 비료를 쏟아부었다.


#


베테랑 엘프는 이름 그대로 베테랑이었다.

모든 면에서 시니어보다 한 수 위였다.

궁술, 승마, 달리기, 채집 등의 특성부터.

이해력이나 대화의 수준 역시 월등하게 높았다.


“충성. 1소대 소대장 엘쿠가 인사드립니다.”

“충성. 2소대 소대장······”


씨앗 하나에서 나온 베테랑 엘프는 전부 넷.

서로가 서로를 인지하더니 알아서 이름도 정했다.

엘쿠, 엘카, 엘코, 엘키.

고대의 엘프어로 1, 2, 3, 4라는 의미였다.

빈자리 하나를 정리하고 소대를 분배해주니까, 능숙하게 편성한 뒤 보고를 했다.

동작이 굉장히 빠릿빠릿했다.


“좋았어. 다른 베테랑등을 수확하기 전까지는 너희가 가장 고참으로 활동하는 거야. 기본만 하면 뭐라고 안 한다. 이해했지?”

“네. 이해했습니다.”

“기본만, 기본만.”


넷은 한 씨앗에서 나왔지만 조금씩 달랐다.

시니어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간격이 더 벌어진 느낌.

아마 엘리트나 마스터로 올라가면 더하지 않을까.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는 느낌이었다.


“자 그럼······”


침구류 정리 및 일광건조 실시.

기본의 기본만 명령하려는 순간.


쿠우우웅―!!


천지가 뒤집힐 것 같은 굉음이 들려왔다.

땅이 흔들리고 뿌리가 얕은 나무는 통째로 넘어가기도 했다.

재호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바닥을 두 바퀴 정도 굴렀다.


“무, 무슨 일이야!?”

“재호! 하늘 위!”


몽의 손끝을 따라서 시선을 옮겼다.

울창한 수풀로 가려진 하늘 너머에서 새카만 그림자 하나가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반짝이는 별빛.

아니, 폭발.


“숙여―!!”


다급한 외침과 함께 몸을 웅크렸다.

첫 번째 충격과 비슷한 수준의 울림이 숲 전체를 훑고 지나갔다.

나무가 뒤집히고 땅이 이리저리 밀려났다.

요정들은 감히 날개도 펼치지 못하고 늑대 털 사이사이로 파고 들어가 오들오들 떨었다.

그럼에도 몇 마리는 튕겨 나가 저 멀리 날아갔다.

핵탄두라도 공중에서 폭발한 듯 한 광경이었다.


“떠, 떨어진다!!”

“젠장! 전부 도망쳐!!”


문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무서운 속도로 낙하했다.

정체를 살필 겨를 따위는 없었다.

넘어진 이를 일으키고 구석에 박힌 요정을 주워가며 무작정 뛰었다.

그리고 이내.


콰르르르릉―!!


소리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굉음이 들려왔다.

땅이 요동치고 나무가 뽑혀서 날아갔다.

멀쩡히 서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넘어지고 구르고 튕겨 나가고.

제멋대로의 모습으로 충격을 대변했다.


“콜록! 콜록! 재호, 괜찮아?”

“끄으응. 다행히 죽지는 않은 것 같다. 넌 일단 주변에 다른 애들부터 챙겨 줘.”

“알았어!”


그나마 충돌지점이 거주지와 거리가 있었다.

멀찍이 보이는 크레이터는 어마어마했다.

반경 수십 미터.

땅속 깊이 무언가 푹 파고 들어가서는 지면을 파도처럼 밀어버렸다.

수 미터 높이의 방벽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직격당했다면 살아날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재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거주지 사람들을 구명했다.


“1소대장, 2소대장! 각 소대장 모아서 부상자 구출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네!”

“알겠습니다!”


이럴 때는 지휘체계가 잡혀있어서 다행이다.

각 소대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부상자 구출에 들어갔다.

엘프들은 그래도 날렵한 동작으로 잘 피했는데 요정의 충격이 컸다.

늑대와 함께 날아가 깔린 요정부터 나뭇가지에 걸린 요정까지.

각양각색의 요정을 구출했다.


“빌어먹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명령을 하달하고 재호는 충격 진원지로 향했다.

운석이 떨어진 거면 그냥 재해로 취급하면 그만.

하지만 그게 아니라 생명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로 충격 전 잠시 맞닥뜨렸던 낙하체에게서 날개 비슷한 걸 본 기억이 있었다.

살아서 기어 나오기라도 하면 끝이었다.


“끄응. 엄청나게 뜨겁군.”


낙하지점은 충격의 여파로 펄펄 끓고 있었다.

공기마저 사우나의 그것처럼 뜨거웠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몇 걸음 가고 몇 숨 쉬기를 반복했다.


“······이게 뭐여?”


그리고 맞닥뜨린 낙하지점의 존재.

깊은 구덩이에 웅크린 채 쓰러져 옅은 신음을 흘리고 있는 생명체였다.

떨어질 때 보았던 날개는 착각이 아니었다.


“드래곤이잖아.”


신화. 동화. 소설. 영화.

모든 매체에서 등장하는 최강의 생명체.

그 드래곤이 완숙 상태로 구덩이에 처박혀 있었다.


작가의말

완숙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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