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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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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72,980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5.24 20:00
조회
4,477
추천
146
글자
9쪽

프리덤

DUMMY

재호가 백랑에 올라타 갑주에 화살집을 걸었다.

흔히 말하는 마갑이었다.

백랑의 상반신을 감싸고 몇 개의 물건을 걸어 둘 수 있게 장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불편해하던 백랑이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옆구리를 살짝 틀어서 발이 걸리지 않게 배려도 했다.


“나와 몽이 움직이고 나머지는 경계에서 대기해. 만약의 경우 신호를 보낼 테니까, 곧바로 달려와서 합류해라.”

“으, 응. 이해.”


1, 2소대 소대장이 각각 병력을 차출했다.

전부를 끌고 가고 싶지만, 늑대의 숫자가 제한적이었다.

기습 및 도주에서 보병은 되레 방해일 뿐.

차라리 기병위주로 구성하는 쪽이 나았다.


“어디까지나 우리 안전이 최우선이다. 상황이 안 좋다 싶으면 개별적으로 탈출해.”

“응. 명심할게.”

“좋아. 이동한다.”


재호가 백랑의 옆구리를 툭 찼다.

크르릉, 용맹한 울음과 함께 늑대들이 일제히 출발했다.

두두두두.

맹렬한 울림이었다.


#


알로탄 공동묘지는 영지와 숲 사이에 있었다.

본래 영지 도로와 연결되어 있던 곳이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부서진 푯말 너머로 음산한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왔다.


“서늘하네. 이런 곳이면 사람이 안 찾아올 만해.”

“그러니까 접선 장소로 쓰는 거지.”

“응. 일단 주변을 둘러보고 그 링컨이라는 자들이 있는지 찾아보자.”


천천히 백랑을 몰아 주변을 돌았다.

허물어진 철 울타리와 묘비 등이 쭉 이어졌다.

사람 손길이 닿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먼지는 두껍게 쌓였고 거미줄은 그대로였다.


“정말로 여기가 접선 장소가 맞나?”

“시간이 너무 지나서 다 철수 한 거 아닐까?”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어느 것도 확답은 어려웠다.

접선 장소를 그때그때 옮긴다면 이미 떠나고 없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

아니라면 애초에 엘이 잘못 기억했을 가능성도 있다.

상황은 모든 것에 열려 있었다.


[주인, 잠시만]


백랑이 말문을 연 건 그로부터 10 여분이 흐른 시점이었다.

바닥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사람이나 엘프는 맡을 수 없는 희미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지하다. 인간이 사용하는 향수 냄새가 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 부근에 지하로 통하는 공간이 있다고?”


부서진 묘비와 거미줄 친 울타리가 전부.

사람이 오간 흔적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냄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냄새는 있지만, 육안으로는 확인이 안 된다. 어쩌면 마법일지도 모르겠군. 몽.”

“응!”


재호의 손짓에 몽이 나섰다.

능숙하게 화살을 뽑아서 백랑이 바라보고 있는 쪽으로 쐈다.

콰르르릉.

화살에 저장된 마법이 요란한 바람을 불러왔다.

먼지가 뿌옇게 피어올랐다.


“위장이었군.”


그리고 그 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부서진 묘비 한쪽으로 지하로 연결되는 통로가 나타났다.

사람이 오간 발자국도 여럿이었다.

마법적으로 위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링컨의 사람들이 지하에 있다는 거겠네.”

[아니다, 주인. 이 향수는 주로 귀족들이 뿌리는 물건이다. 노예 해방을 위해 집결한 자라면 어울리지 않는다]

“······귀족의 물건이라고?”

[최근에 난 발자국을 봐라. 상대적으로 깊다. 무게가 나가는 장비로 몸을 치장했을 확률이 높다. 역시 해방군과 어울리지 않는다]


백랑의 지적은 매우 주효했다.

재호가 잠시 판단을 유보하고 생각했다.

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접선지를 공격했다면 상황은 위급하다.

하지만 이 자체는 상정되어 있던 일이 아니다.

무턱대고 따라 들어갈 수는 없었다.


“몽, 거리를 벌리고 대기중이던 병력을 불러와.”

“재호는?”

“기다린다. 아래에서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택해야 해. 도주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개입하지 않아.”

“응. 재호의 선택이 그렇다면 따를게.”


몽은 늑대를 돌려서 숲 쪽으로 달렸다.

다른 엘프가 잡혀있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우선순위의 첫째는 재호였다.


“백랑. 소리를 듣고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니, 우리는 일단 숨자.”


상황은 두 번째 페이지로 접어들었다.


#


몽이 떠나고 몇 분 뒤.

지하로 연결된 통로에서 무장한 병사가 나왔다.

무장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상반신을 가리는 브레스트 메일에 팔과 다리에도 각각 금속제 가리개를 찼다.

사냥꾼이나 용병 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귀족의 사병.

군인에 가까운 차림이었다.


“무슨 소리였지?”

“한패가 주변에 숨어 있는 거 아니냐?”

“싹 몰아넣었는데 나올 놈이 더 있어?”

“모르지. 쥐새끼 같은 놈들이라.”


병사 둘은 주변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행히 화살은 회수하고 나온 터라 큰 흔적은 없었다.


“위장 마법이 풀리면서 소리가 났나 보다.”

“쯧. 싸구려 마법 같으니.”

“뭐, 링컨 놈들이 하는 꼴이 그렇지. 마법사라고 하나 있는 놈도 도망자 출신이라잖아.”

“킬킬. 그 새끼는 이제 탑으로 끌려가서 실험체가 되는 거냐?”

“탑의 변태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재호가 입술을 깨물었다.

대화로 미뤄보아 링컨은 이미 제압된 상황 같았다.

즉, 접선한 노예들도 비슷한 환경일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최악의 가정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응? 어이, 저기 뭐 보이지 않아?”


그때였다.

병사 중 하나가 숲 방향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정확하게 몽이 이동한 쪽이었다.


“글쎄. 뭔가 컴컴하니 잘 보이진 않는데.”

“위로 슉 올라가더니 펑 하고 터졌잖아. 못 봤어?”

“뭐야. 폭죽? 아니, 이런 곳에 폭죽이 있을 리가 없지. 설마 링컨 놈들 잔당인가?”


몽이 사용한 신호탄이었다.

거리가 멀어서 못 볼 거라 생각했는데, 눈이 굉장히 밝았다.

재호가 화살집에서 화살을 뽑았다.

병력이 대응해서 나온다면 기습의 묘리는 없다.


“야, 가서 안쪽에 알려.”

“에이 썅. 여기서······컥!”


순식간에 날아와서 박히는 화살 한 대.

갑옷으로 보호되지 않는 목 언저리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남은 병사는 재빨리 몸을 숙였다.

탕, 하고 투구에 화살이 튕겼다.


“누······!”


외치려는 찰나.

또다시 화살 두 대가 얼굴로 날아왔다.

소리칠 틈도 없이 몸을 바닥에 굴려야 했다.

팍, 팍.

바닥에 박히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펑 소리와 함께 바람이 쏟아졌다.

마법이 담긴 화살이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었다.

구석까지 밀려나 충격에 허덕였다.


“커, 커억······!”


그리고 그사이를 놓치지 않은 화살 한 대.

목을 관통해서 나무에 꽂혔다.

병사는 손만 바들바들 떨다가 그대로 무너졌다.

소음이 멎고 주변이 이내 잠잠해졌다.


“후우.”


재호가 참았던 숨을 토한 것도 그때였다.

순간의 판단으로 화살을 쏠 당시에도 이렇게 잘 풀릴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사격은 부드러웠고 한 발 한 발이 정확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빼어난 사격이었다.


[재호. 몽이 돌아온다]


감탄은 서둘러 지웠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


기사, 러셀은 짜증난 얼굴로 손짓했다.

부하들의 느긋함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발로탄 영지의 골칫덩이인 링컨 무리를 잡아 들인 것이 조금 전.

도망친 노예까지 합치면 그 숫자가 스물이 넘었다.

빨리 돌아가 보고를 하고 보상을 받고 싶었다.

미적미적 움직이는 부하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둘러 처박으라고. 날 밝고 돌아갈 셈이냐!?”

“죄, 죄송합니다. 포박줄이 모자라다 보니······”

“모자라면 하나로 둘씩 묶으라고. 어차피 범죄자 새끼들하고 노예 아니냐! 어디 아가씨 에스코트라도 해!?”


굼뜬 부하들을 재촉해서 일을 마무리했다.


“빌어먹을 귀족! 사람을 짐승처럼 대하는 거냐!?”

“하. 도적놈 따위가 잘도 지껄이는군.”

“난 도적이 아니다! 죄 없는 노예들을 해방하는 위대한 링컨······”

“닥쳐, 머저리 새끼야.”


떠드는 링컨 무리의 입을 처 막으며 손짓했다.

부하들이 줄줄이 엮인 포박줄을 당겼다.

작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한 대 엮여서 끌려갔다.


“근데, 이 새끼들은 밖을 확인하러 가서 왜 안 와?”

“제가 먼저 나가볼까요?”

“쯧. 링컨 새끼들 다 털린 마당에 뭐가 있겠어. 그냥 후딱 나가.”

“네, 네.”


꾸물거리는 부하들을 다시 재촉했다.

좁은 통로를 꾸물꾸물 한 줄로 이어서 나갔다.

러셀은 마지막으로 그 뒤를 쫓았다.


“기습이다!!”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온다!”

“모, 몸을 보호해! 앞에서 머뭇거리지 마!”

“으아악! 적의 공격이다!”


다급한 외침이 들려온 건 그가 통로를 지난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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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달의 아이 +3 20.06.16 1,736 76 9쪽
38 선물 +5 20.06.15 1,873 69 9쪽
37 토목공사 +8 20.06.14 2,000 67 9쪽
36 잠입루트 +6 20.06.13 2,172 82 8쪽
35 산 넘어 산? +4 20.06.12 2,243 9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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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인간 비료 +6 20.06.04 3,266 133 9쪽
26 마법사 +9 20.06.03 3,356 126 9쪽
25 플랜 A +3 20.06.02 3,582 1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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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파멸의 아이 +5 20.05.28 4,255 156 11쪽
19 드래곤 폴 +12 20.05.27 4,331 164 9쪽
18 엘프 진화 +5 20.05.26 4,458 153 9쪽
17 억울하면 현질하든가 +6 20.05.25 4,400 158 9쪽
» 프리덤 +2 20.05.24 4,478 146 9쪽
15 레토나 +7 20.05.23 4,611 166 8쪽
14 요정 여왕 +5 20.05.22 4,757 1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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