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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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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엘프를 수확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6.19 2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73,630
추천수 :
6,024
글자수 :
170,277

작성
20.06.03 20:00
조회
3,370
추천
126
글자
9쪽

마법사

DUMMY

사방은 고요했다.

바람에 구르는 작은 돌조각만이 부스럭, 소리를 냈다.

재호가 몸을 낮추고 천천히 걸었다.

그림자가 발밑에 깔려서 소리 없이 울었다.

빛없는 갱도와 다르게 이곳은 희미한 조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네.”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읊조렸다.

갱도와 갱도가 합쳐지는 광장.

각 통로를 지키는 리자드맨의 숫자가 족히 서른은 넘어 보였다.


“소란이 벌어지면 움직일 거다.”

“조만간. 5분 안으로 싸움이 시작될 겁니다.”

“기습은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

“알고 있습니다.”


땅 울림을 통해서 느껴지는 드워프와 리자드맨.

각 통로로 흩어서 부딪치게 해 두었다.

접점이 생기는 건 5분 후.

왕을 노리는 것도 그때였다.


“재호, 인간 마법사는?”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아.”

“사라진 걸까?”

“글쎄. 리자드맨을 부려서 드워프를 몰아내려 했다면 결과를 확인하려 할 터. 어딘가에 숨어 있다고 봐야겠지.”


갱도가 연결되는 광장에는 건물이 몇 채 있었다.

과거에는 숙소였던, 그리고 지금은 숙영지로 사용되는 건물이었다.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


“만약의 경우 아스트라도 도와줘요.”

“흠. 무력화되는 건 내키지 않는다만.”

“여길 추천한 건 아스트라잖아요.”

“쯧. 알겠다. 필요하다면 내 힘도 보태마.”


보험까지 둘렀다.

재호가 속으로 숫자를 셈하며 몸을 기울였다.

5분의 시간은 이제 거의 다 끝나 있었다.

틱. 틱. 초침이 기울어지고.

쿵, 하는 느낌과 함께 땅이 울렸다.


“쿠사라!!”


건물 중 하나의 문이 열리고 거대한 덩치의 리자드맨이 나온 것도 바로 그때였다.

킹 리자드맨.

이 판의 왕이었다.


#


싸움의 시작은 누구나 알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굉음과 괴성이 갱도를 타고 울려 퍼졌다.

킹 리자드맨은 크게 포효하며 반응했다.

광장에 모여 있던 리자드맨들이 속속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세보다 공세를 위한 수였다.

그리고 이건 재호가 구상한 상황 중에서는 최상이었다.


“시작한다.”

“응.”


소리 없이 시위에 화살을 먹였다.

재호, 몽, 소니아, 하이나.

넷 모두 궁술이 높았다.

킹 리자드맨 머리를 목표로 일제히 발사했다.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화살 네 대가 동시에 킹 리자드맨의 머리를 타격했다.


“마법.”

“예상했던 일이다. 머뭇거리지 마.”


반짝이며 흩어지는 마법의 잔상.

화살 네 대가 허공에서 물린 채 빙빙 돌았다.

인간 마법사가 협력하고 있을 때부터 고려했던 부분이다.

몽과 소니아가 단검을 뽑으며 아래로 미끄러졌다.

남은 리자드맨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하이나, 쉬지 않고 쏴라.”

“네!”


재호와 하이나는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화살을 날렸다.

킹 리자드맨의 머리, 가슴 부근이었다.

쿵.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마법이 발동하고 멈추기를 반복했다.


“엘······프! 캬아아아!!”

“말을 해요!”

“신경 쓰지 마라.”


남다름은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은 승기를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달아 날리는 화살로 킹 리자드맨의 발을 묶고, 그 사이 몽과 소니아가 남은 적을 도륙했다.

두 사람. 특히, 몽은 근접전에 매우 강했다.

굉장한 속도로 거리를 파고들어 단검을 쑤셔 넣는 것에는 리자드맨의 체구도 무용지물이었다.

순식간에 두셋씩 고꾸라졌다.


“엘프······! 죽인다!”


킹 리자드맨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쏟아지는 화살을 몸으로 받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몇 대의 화살을 어깨와 팔로 튕기고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렀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전부 쓸리는 공격이었다.

몽과 소니아가 막을 엄두는 내지 못하고 물러났다.


“저 마법을 벗겨내지 않으면 위험해요.”

“아직이야. 최대한 아껴라.”


재호는 당황을 억누르며 다시금 화살을 쐈다.

이번에는 킹 리자드맨의 다리 쪽이었다.

몽을 향해서 뛰던 놈이 움찔했다.

하이나도 재빨리 반응해서 발치로 화살을 연달아 쏘았다.


“몽!”

“알았어, 재호!”


그 틈에 몽이 벽을 차며 킹 리자드맨의 뒤로 돌아갔다.

반사적으로 휘두른 팔은 몸을 뒤집으며 피했다.

곡예와 같이 팔로 지면을 밀어내,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단검이 목덜미를 파고 들어갔다.

카앙.

하지만 이번에도 마법이 방해를 했다.


“몽, 피해!”


소니아의 경고에 몽이 몸을 뒤로 튕겼다.

킹 리자드맨의 손이 아슬아슬하게 발을 스쳐 갔다.

분노한 괴성이 그 뒤를 따라갔다.


“······찾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재호가 다른 화살을 시위에 먹여서 쐈다.

킹 리자드맨이 있는 곳이 아닌, 다른 위치였다.

허공에 촉이 부딪치고 대에 그려진 마법이 바람을 불러왔다.

푸른 물결이 그 위에서 요란하게 피어올랐다.

장막이 무너지듯 빛이 사라진 자리에서 로브 차림의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황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어, 어떻게!?”

“모습을 감추고 소리마저 죽여도 흙먼지까지 전부 가릴 수는 없지.”

“하찮은 엘프 따위가!”

“새끼, 뚫린 입이라고.”


재호가 다시 화살을 쐈다.

마법사가 깜짝 놀라서는 손짓했다.

킹 리자드맨이 황급히 달려와서는 화살을 몸으로 받았다.

반짝이는 빛은 처음보다 희미했다.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

“응!”

“감히, 엘프 따위가 어디서 기어오르는 거냐!?”

“몽은 따위가 아니야!”


몽이 벽을 차고 킹 리자드맨을 넘었다.

마법사의 정면, 면상에 그대로 단검을 찔러 넣었다.

다급한 손짓에 푸른 장벽이 올라오고 단검의 날이 그 위로 막혀서 삐걱거렸다.


“마법의 위대함을 너희 같은 하찮은 것들이 따라올 수 있을 것 같으냐!?”

“세상에 무한한 건 없어.”

“······뭐?”


재호의 손짓에 하이나가 다른 화살을 뽑아서 쐈다.

정확하게 킹 리자드맨의 머리였다.

불룩 튀어나온 관자놀이 부근에 촉이 닿더니 요란하게 폭발했다.

예의 장벽은 없었다.


“내, 내 실험작이!!”

“리자드맨이다. 네 실험작 따위가 아니야.”


재호, 하이나, 몽, 소니아가 일제히 공격했다.

화살과 단검, 창이 장벽에 부딪쳐 계속해서 삐걱거렸다.

마법사의 장벽은 일행이 가진 마법적 능력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

단순한 파괴력으로는 넘을 수 없었다.


“하. 하하하. 하찮은 것들이 잠시 우위를 점했다고 기고만장했구나. 어차피 너희의 한계는 명확하다. 저딴 실험작 따위는 다시 만들면 돼. 그래, 그러면 된다.”

“이게 인간 마법사의 평균인가?”

“제국의 위대함이다. 인간은 모든 생명 위에 군림하는 존재니까. 그 실험에 동원됨을 영광이라 여겨라.”

“전형적인 독재자 마인드로군.”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어떤 숭고함이나 고차원적인 바람 따위는 없었다.

그저 지배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게이트를 두고 세계가 나뉘었지만, 본질은 같았다.


“드워프를 죽이고 마나석을 뺏으려고 한 건가?”

“음? 하하하. 설마 저 쓰레기 광석을 우리가 탐한 거라고 생각한 거냐?”

“쓰레기 광석이라고?”

“이미 비대해질 만큼 비대해진 마나석이다. 머지않아 모조리 폭발하고 일대를 날려버리겠지. 난 그 전에 이 짐승으로 실험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렇게 컸던 거군.”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의 제약이 있다.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재호가 짧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면 인간도 더이상 이곳을 탐하지 않겠군.”

“그게 의미가 있나? 어차피 너희는 날 이기지 못해!”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을 했을 텐데?”

“하하하! 멍청한 엘프!”


순간, 마법사의 발밑이 붉은색으로 번쩍였다.

그간 아스트라가 사용하던 마법진과 유사했다.

나름대로 숨겨둔 비장의 한 수가 있던 것이다.


“새카만 잿더미로 만들어 주마!”

“누가 누굴 잿더미로 만든다는 거냐?”


비장의 수라면 재호에게도 있다.

어깨 위에 앉아 있던 아스트라를 집어서 냉큼 던졌다.

뭐라 소리치는 것 같았지만 일단 무시했다.

파드득, 날개로 급제동을 건 아스트라가 다급하게 입 앞에 화염을 머금었다.


“······드래곤?”


알아보는 것이 느리다.

붉은 마법진이 완전히 빛나는 순간.

아스트라 역시 새빨간 화염을 쏟아냈다.

붉은빛이 뒤엉키고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끄응. 드래곤을 던지다니.”


승자는 당연히 아스트라.

마법사는 화염에 휩싸여 잿물처럼 녹아내렸다.

작아졌어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작가의말

드래곤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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