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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자 님의 서재입니다.

내 마누라는 뱀파이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마지막한자
작품등록일 :
2014.03.18 10:19
최근연재일 :
2014.09.23 17:19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992,156
추천수 :
30,275
글자수 :
629,779

작성
14.03.28 17:44
조회
15,970
추천
423
글자
9쪽

Chapter 3. 마족과 성녀 사이

DUMMY

쾅!


작은 집무실 안.

성난 표정의 슈레인이 테이블을 두드렸다. 쌓여있던 서류들이 크게 흔들려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팔랑팔랑. 하지만 그 앞에 선 인물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직분에 맞는 일을 할 뿐입니다.”

“그게, 나와 척을 지는 일이라 해도 말인가!?”

“슈레인 경께서 제 입장이었다면 어찌 했겠습니까?”


슈레인과 마주본 인물은 젠킨이었다.

담담한 신색으로 말을 붙이고 있다. 기세를 끓어 올린 건 슈레인이었지만, 그의 반응에 되레 할 말을 잃어 입을 닫고 말았다.


“10년 만에 돌아온 아이네. 굳이 일을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10년 만에 돌아온 인물이 가죽과 코어 메탈을 팔아서 거대한 저택을 구매했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보십니까?”

“하지만 가진 물건을 파는 것이 무슨 죄가 된다고 그러나?”

“죄라고는 안 했습니다. 행적이 미심쩍으니, 조금 더 자세히 조사를 해보겠다는 것뿐이죠.”

“그게 그거 아닌가! 감찰부 놈들이 사람을 어찌 대하는지 알면서도 그걸 그리 처리했어야 했나?”


감찰부서는, 교황의 직속 기구 중 하나이다.

고위층의 자녀나, 타국에서 넘어온 귀족 등을 감찰하여, 잘잘못을 가리는 일을 한다. 일반적인 경비대는 이들에 대해서 힘을 쓰기 힘들다. 그렇기에 교황이 특별 기구를 신설하여,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였다.


죄는 누구든지 공평하게 처리한다.

이것이 그들의 좌우명이었다. 하지만 작금에 와서는 그 방향성이 조금 어그러져 있었다. 권력 위의 권력. 그들 나름대로의 힘 때문에, 또 다른 세력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 실세인 성기사들과는 대척점에 위치해서 힘겨루기를 하는 처지였다.


슈레인이 이리 펄쩍 뛰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와 연관이 깊은 운페이가 감찰부에 의해서 조사를 받는다면, 그 행위 자체만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다, 성국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이런 답답한 친구를 봤나. 벨트랑 그 인간과 내 관계를 알면서도 그리 말 하는가?”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그때 운페이가 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비올레에 대해 말하기 위해 슈레인을 찾았다가,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문고리를 돌린 것이다. 일전에 보았던 젠킨과 슈레인이 대치를 하고 있었다.


“마침 잘 왔군요. 저와 함께 동행을 해 주셔야겠습니다.”


젠킨은 경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일단은 슈레인과 관계 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처사였다.


운페이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슈레인을 돌아봤다.

그가 답답한 듯, 가슴을 치며 젠킨과 했던 대화를 들려주었다. 10년 만에 돌아온 그의 현재 행적이 납득하기 어려우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


“그게 문제가 되는 일이었나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지난 공백이 너무 크다보니 확실히 해명을……”

“젠킨 대장님은 성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그런 기준을 들이미시나요?”

“무슨 뜻이죠?”

“10년 만에 돌아와서 행동 하는 게 의심스럽다면, 이곳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의 과거 행적을 모두 알고 계시냐는 말입니다.”


젠킨의 미간이 좁아졌다.

운페이가 바로 이렇게 대꾸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담하고, 말 없는 인물. 그렇기에 더욱 의심스러웠던 것이지만, 이런 식의 태도는 예상 밖이었다.


“코에메탈을 처분하고, 거대 저택을 사신 일. 10년 만에 고행으로 돌아온 사람이 하기에는 지나치게 행보가 빠르더군요. 적어도 눈앞에 있는 의혹을 좌시하지는 않습니다.”

“있어서 팔았고, 돈이 생겨서 집을 구매했습니다. 이것에서 어떤 걱정거리를 만드시는 건지 알고 싶군요.”

“……무어라 집어서 말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에 감찰부를 부른 것이기도 하고요.”

“호오. 그렇군요. 젠킨 대장님은 의혹이 생긴 사람은 무작정 잡아다 조사를 하게끔 만드는군요.”


운페이의 대꾸에, 젠킨이 쉬이 응대하지 못했다.

아니라고 하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그러했고, 그렇다고 답하기에는 옳지 못한 일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실, 운페이를 조사하고자 하는 이유에는 그의 감이 태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덜컹-!


그 순간.

집무실 문이 열리고, 일단의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집안일을 돌보던 슈슈가 난감한 얼굴로 달려와서는 ‘가, 감찰부에서 왔습니다.’ 라고 허겁지겁 말했다.


“마침 다 이곳에 모여 있군요. 감찰부에서 왔습니다. 로우라 합니다.”


방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검은색 벨벳 셔츠에, 가죽으로 만든 바지. 누오의 털로 장식을 한 가죽 부츠를 무릎 아래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허리에서 허벅지 옆으로 늘어지는 검은 채찍은 감찰부의 독특한 상징이었다. 깊고 무거운 눈매로 방 안을 훑어보고는 슈레인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반갑지 않군. 내 얼굴을 봐서라도 그냥 돌아갈 수는 없겠나?”

“죄송합니다만, 신고가 들어온 이상 조사는 진행해야 합니다.”

“그 신고가 개인의 생각에 국한되어 있다 해도 말인가요?”


운페이의 말에, 로우의 시선이 돌아갔다.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걸려있기는 하지만, 눈빛은 살벌했다.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건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았다.


입가를 살며시 비틀며, 짧게 말을 뱉었다.


“젠킨 대장이 올린 내용을 보면 확실히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명확하게 해명하는 편이 앞으로의 생활에도 도움이 되겠죠.”

“해명이라. 정확하게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물음은 진심이었다.

수상쩍은 것과는 별개로, 그의 행적이 성국의 안전에 어떤 피해가 갈 수 있는지, 그것을 알고 싶었다. 몬스터를 마구마구 양성하는 건 제쳐두고 말이다.


“젠킨 대장은 당신이 10년간 붉은 숲에서 생활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부의 다른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 모종의 계획을 가지고 성국으로 스며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죠.”

“젠킨!!”


콰르릉.

슈레인의 발을 거세게 굴렀다. 그곳을 기점으로 강력한 파문이 번져, 젠킨의 몸을 벽면으로 크게 밀쳤다. 그가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단말마 비명과 함께 그대로 부딪혔다.


“감히 첩자의 누명을 씌워!?”

“슈레인 경! 진정하세요!”

“네놈도 덤비려는 것이냐!?”


슈레인의 해머 같은 손이 로우의 얼굴을 쓸어가려했다. 로우가 감찰부 내부에서 한 손에 드는 실력자라고는 하지만, 슈레인에 비하면 갓난아기와 같다. 그대로 맞는다면 어디 한 군데 부러질 판이었다.


퍼엉!


하지만 그 순간, 그의 손을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다.

운페이. 그가 주먹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 슈레인의 손을 빗겨나게 했다. 순간적인 충돌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터져 나온 충격파만으로 가벼운 집기들은 한참이나 날아갔다.


“운페이!”

“진정하세요. 이 이상 일이 복잡해 질 필요는 없을 거 같군요.”


운페이가 손을 툭툭 털어내며 답했다.

로우는 그 모습을 눈에 담으며 젠킨을 부축했다. 충격이 상당했는지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약을 가져와 주시겠어요?’ 운페이가 슈슈에게 부탁했다. 그녀가 부리나케 방 밖으로 벗어났다.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첩자라. 주변 상황은 알지 못해 염두에 두지 못했습니다.”

“으음. 가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슈레인 경도 진노를 가라앉혀 주십시오.”


젠킨이 힘겹게 말했다.

이런 반응이 나올까봐서, 콕 집어 말 하지 못했던 것이다.


성국과 주변 왕국간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의 그것과 흡사하다. 성국은 주변 왕국들의 지원이 필요하고, 주변 왕국들은 성국이라는 벽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이다. 이러한 역학관계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끝없이 공작을 펼치고, 첩자를 보냈다.


때문에, 성국에서 첩자 혐의를 받는 건 굉장히 중한 일이었다.

슈레인이 괜히 날뛴 게 아니었다.


“좋습니다. 내가 그쪽으로 따라가도록 하죠.”

“운페이! 네가 아직 감찰부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괜찮아요. 독하다 해 봐야, 붉은 숲의 오지보다 독하겠어요?”


운페이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하지만 기세는 그것과 같지 않았다. 살을 에는 혹한의 대기. 젠킨과 로우가 동시에 낯빛을 굳혔다. 이는 손쉽게 받아 낼 만 한 기운이 아니었다. 무력의 고하를 넘어서, 삶과 죽음의 고비를 거닐어 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기세였다.


킥. 운페이가 가볍게 웃고는 슈레인 쪽을 돌아봤다.

그도 이 기세에 놀란 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의 실력이 범상치 않음은 알았지만, 이리 기세를 대하고 보니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잠시 갔다 오겠습니다. 저는 꺼릴 게 없으니, 별 문제 없을 거예요.”


집 앞 마실 나가는 말투였다.

감찰부나, 첩자 의혹에 대한 조사. 성국 내에서는 무섭고 중한 일이라 하겠지만, 운페이에게는 그저 가벼운 담소에 불과하다.


‘밖’에서 그가 경험한 것에 비교하면 말이다.


작가의말

빡빡 젠킨.

발끈 슈레인.


재밌게 보고 가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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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hapter 3. 누구시더라? +22 14.04.10 12,944 394 8쪽
23 Chapter 3. 누구시더라? +12 14.04.09 13,013 379 8쪽
22 Chapter 3. 누구시더라? +16 14.04.08 13,045 379 9쪽
21 Chapter 3. 누구시더라? +9 14.04.07 13,284 399 9쪽
20 Chapter 3. 누구시더라? +10 14.04.06 13,812 444 9쪽
19 Chapter 3. 누구시더라? +16 14.04.04 13,929 397 9쪽
18 Chapter 3. 누구시더라? +18 14.04.03 13,460 403 8쪽
17 Chapter 3. 누구시더라? +12 14.04.03 14,166 411 9쪽
16 Chapter 3. 누구시더라? +11 14.04.01 14,885 384 9쪽
15 Chapter 3. 마족과 성녀 사이 +10 14.03.31 15,440 432 10쪽
14 Chapter 3. 마족과 성녀 사이 +17 14.03.30 15,274 426 9쪽
13 Chapter 3. 마족과 성녀 사이 +14 14.03.29 16,090 537 8쪽
» Chapter 3. 마족과 성녀 사이 +11 14.03.28 15,971 423 9쪽
11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1 14.03.27 16,387 417 8쪽
10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4 14.03.26 16,102 415 10쪽
9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2 14.03.24 16,606 475 12쪽
8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5 14.03.24 17,287 483 10쪽
7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8 14.03.23 18,496 505 10쪽
6 Chapter 2. 마굴을 꾸려보자 +16 14.03.22 18,373 465 11쪽
5 Chapter 1. 남자, 그 이름은 운페이. +11 14.03.21 19,921 468 9쪽
4 Chapter 1. 남자, 그 이름은 운페이. +13 14.03.20 21,599 562 8쪽
3 Chapter 1. 남자, 그 이름은 운페이. +9 14.03.19 21,708 500 9쪽
2 Chapter 1. 남자, 그 이름은 운페이. +9 14.03.18 25,123 598 8쪽
1 Prologue +13 14.03.18 25,783 679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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