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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케이투
작품등록일 :
2022.06.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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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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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장. 안드로이드 휴먼 세븐 (3)

DUMMY

미찌코는 한동안 휴먼 세븐을 보다 비웃는 투로 한마디 내뱉었다.


“놀라운 창조물이군.”


휴먼세븐이 방긋 웃었다.


“가와무라 박사님이시죠? 명성은 많이 들었습니다.”


“나도 재단의 실력에 관해서는 많이 들었어. 그럼 뭐부터 조사 할 생각이지?”


김철수가 분노가 스린 얼굴로 미찌코를 향해 소리쳤다.


“지금 뭘 하려는 겁니까? 재단이 유벤타 알파라는 이름을 알고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김 박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기 충격기를 썼다고요. 우르인간에게 전기 충격이 효과가 있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단 말입니까?”


미찌코는 놀란 눈으로 나를 힐끔 봤다. 연구실에 있느라 내가 우르인간의 공격을 받았다는 건 몰랐던 모양이었다. 미찌코는 곧 본래의 얼굴로 돌아와 김철수에게 반격했다.


“신디케이트에 일하는 사람, 드나드는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에요. 그들 중 몇 명 정도는 유벤타 알파라는 이름을 접했을 수 있지 않아요? 그리고 우르인간에게 전기 충격이 효과가 있다는 건 본부에서 알려주었을 수도 있죠.”


미찌코는 단언하듯 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없어보였다. 미찌코는 빨리 신디케이트 본부의 지시를 이행해 이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인 것 같았다.


“좋아요. 유벤타 알파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건 그렇다고 칩시다. 하지만 전기충격에 관해 알고 있다는 건 그냥 못 지나갈 문제요.”


김철수가 얼굴을 돌려 휴먼세븐에게 물었다.


“자 똑바로 말해. 재단이 로봇의 원칙을 지켜 너를 프로그래밍 했다면 거짓말은 못하겠지. 너는 어떻게 우르인간에게 전기 충격이 효과가 있다는 걸 알았지?”


휴먼세븐은 미소를 지우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야, 지구의 재단이 알려주었으니까요! 재단의 K팀장으로부터 명령을 받았어요. 2족 로봇 의 한 쪽 팔을 개조해 전기 충격기를 만들라고요. 어떤 경우에 어떻게 사용하라는 내용도 같이 받았죠.”


“K팀장?”


“예. 휴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를 통칭 그렇게 불러요. 때때로는 실무 엔지니어, 때때로는 재단의 임원이 될 수도, 또는 인공지능일 수도 있죠. 하여튼 명령은 K팀장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오고 난 그 명령을 그래도 실행할 뿐이랍니다.”


김철수가 말이 막혔다. K팀장이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휴먼세븐에게 물어봐야 소용없다는 건 누구라도 알 일이었다. 김철수는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의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난 신디케이트의 임원들과 연락을 해봐야겠어요.”


휴먼세븐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로파에서 우리의 정보 수집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 하시는 군요. 우리의 4족 보행 로봇은 유로파의 모든 곳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휴먼세븐이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최초의 우르 사냥꾼인 김영하 박사님이 오신다는 것도 우린 벌써 알고 있었어요. 아서 기지의 비극도, 월리엄 기지에서 톰슨이라는 연구원이 죽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뭐? 어떻게 그런 걸 알아?”


“우리 로봇이 제임스 기지에서 유벤타 공장까지 오는 궤도차의 행렬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왜 생각하지 못하세요?”


휴먼세븐의 되물음에 모두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김철수는 분노에 얼굴이 붉어졌다. 휴먼세븐은 그런 김철수를 의식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유로파에서 생존에 최적화된 개체는 우르에요. 그 다음이 바로 우리 로봇이죠. 산소도, 음식물도, 휴식도 필요 없어요. 물론 우주복도요. 배터리에 전원만 있으면 모든 곳을 조사하고, 사진 찍고, 정보를 보내죠.”


휴먼세븐은 김철수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말했다.


“그 사진 중 우르인간과 싸우던 모습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그런다 해도 로봇 하나하나가 직접 재단에 정보를 보내는 건 아니겠지. 로봇이 수집한 정보는 어딘가에서 취합되어 재단으로 송출되겠지. 그러니까···”


“아, 김 이사님의 말씀은 저가 그런 정보를 총괄하는 로봇이 아닌가 물으시는 것 같은데, 전 재단 기지를 총괄하는 관리자가 아닙니다. 전 그저 하나의 테스트 로봇일 뿐에요. 물론 정보를 수집하는 인공지능이 있기는 합니다. 재단은 그걸 메리라고 부르는데, 저와 메리는 완전히 별개의 존재죠.”


김철수가 계속 따지기 위해 입을 열려는 데 미찌코가 먼저 큰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끝없이 논쟁할 시간이 없다는 건 모두 알지 않아요? 지금 밖에서는 우르인간이 돌아다니고 있다고요. 저것들의 정체와 약점을 알아야죠.”


김철수가 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얼굴에는 불만과 분노가 가득했다. 미찌코가 재빠르게 휴먼세븐에게 물었다.


“자, 뭘 조사하고 싶은 건가?”


휴먼세븐은 경쾌하게 대답했다.


“저 인간을 닮은 괴물이 갑자기 나타날 리는 없지 않아요? 재단은 신디케이트가 대단히 위험한 실험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실험이 잘못되어 저런 괴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미찌코가 차갑게 반문했다.


“그래서 뭘 보고 싶은 건데?”


“신디케이트가 이곳에서 실시했거나 하고 있는 모든 실험 데이터를 얻고, 그 장소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물론 캬티냐 기지를 포함해서요.”


미찌코의 눈이 가늘어졌다. 화나는 이상으로 어이가 없다는 의미였다. 미찌코가 화를 참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무리 안드로이드라지만, 그런 요구가 말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 텐데?”


“하지만 우르인간이라고 부르는 생명체는 분명 인간 유전자의 영향을 받은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저런 모양이 나올 수 없지 않겠습니까?”


휴먼 세븐의 질문에 미찌코가 2호 잠수정이 당한 사고를 얘기했다.


“그 사고로 인해 인간의 유전자가 우르에게 전해진 거야.”


미찌코의 말이 끝나자마자 휴먼 세븐은 바로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유로파에서 백 명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우르의 공격을 받아 죽은 사람도 열 명은 넘을 거예요. 그런데도 우르인간 같은 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 지금 우르인간 같은 생물체가 나타난 거죠?”


나는 미찌코가 곰팡이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할까 긴장했다. 그러나 미찌코는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


“우리도 알고 싶은 것이 바로 그거야. 여기 김 영하 박사님을 모신 것도 그 때문이고.”


휴먼세븐은 여전히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거부하신다면, 저희 조사는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는 말씀이네요?”


“지구의 신디케이트와 재단이 협의한 사항을 거부할 뜻은 없어. 유벤타 공장은 얼마든지 둘러봐도 좋아. 하지만 실험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내 놓을 수는 없어.”


“제가 받은 명령은 이게 아닙니다. 실험 데이터와 관리 문서를 요구하면 신디케이트는 협조해 줄 거라고 했어요.”


미찌코가 칼로 자르듯 차갑고 정 없이 말했다.


“그럼 지구의 신디케이트와 재단은 다시 협의를 해야겠네. 정확한 지침이 오면 그때 다시 방문해줘.”


휴먼세븐의 얼굴이 굳어졌다. 감정을 드러내며 경직되는 안면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정말 사람 같았다.


“유로파의 신디케이트는 지금의 처지가 어떤지 잊은 것 같군요. 얼마 전부터 우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죠? 그리고 바이러스에 직원들을 잃었고요. 카티냐 기지는 파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르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을 숨겼어요. 지구의 모든 인류에게요. 제가 받은 명령은 분명합니다. 그것이 시행되기 전에는 여기서 물러날 수 없어요.”


우리의 공간에 긴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나는 우르인간의 팔을 잃어버린 아쉬움 속에서 휴먼세븐과 미찌코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재단이 의심을 갖는 게 우르인간 때문이라면, 그럼 재단과 신디케이트가 공동으로 우르 인간을 포획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우르인간의 유전자나 다른 특성들을 조사하면 누구의 잘못이고 어떻게 대처할지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우르인간을 잡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는 김철수가 얼른 찬성했다.


“그것 좋은 생각입니다. 그럼 서로 간에 오해를 풀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수집할 수 있게죠. 서로의 영업 기밀을 침해할 필요도 없고요.”


휴먼세븐이 빙긋 웃으며 나를 봤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안드로이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설랬다.


“역시 우르 사냥꾼다운 생각이시네요. 하지만 우르인간을 잡아도 분석을 신디케이트만이 한다면 의미가 적어지지 않을까요?”


미찌코가 차갑게 말했다.


“우르인간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 재단을 참여시켜드리지. 단 우르인간에 대해서 만이야. 그 결과를 보고 다음 방향을 정하자.”


휴먼세븐은 바로 동의했다. 마치 그러기를 기다리고 있은 듯 했다.


“좋습니다. 하지만 우르인간을 포획하는 일에도 재단은 참여하겠습니다.”


김철수가 바로 응낙했다.


“좋아.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그렇게 신디케이트와 재단은 합의를 했다. 그러나 나를 보는 김철수의 눈빛에서 우르인간을 사냥하러 나갈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발등을 찍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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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에필로그 +12 23.05.21 233 28 9쪽
169 16장. 죽음과 변용 (13) 23.05.21 141 14 16쪽
168 16장. 죽음과 변용 (12) 23.05.15 235 11 12쪽
167 16장. 죽음과 변용 (11) +2 23.05.12 127 16 12쪽
166 16장. 죽음과 변용 (10) 23.05.08 136 14 11쪽
165 16장. 죽음과 변용 (9) 23.05.05 145 11 11쪽
164 16장. 죽음과 변용 (8) +1 23.05.01 149 15 13쪽
163 16장. 죽음과 변용 (7) +2 23.04.28 151 15 13쪽
162 16장. 죽음과 변용 (6) 23.04.24 141 16 13쪽
161 16장. 죽음과 변용 (5) 23.04.21 157 11 13쪽
160 16장. 죽음과 변용 (4) 23.04.17 170 14 11쪽
159 16장. 죽음과 변용 (3) 23.04.14 163 13 13쪽
158 16장. 죽음과 변용 (2) 23.04.11 158 13 12쪽
157 16장. 죽음과 변용 (1) +1 23.04.07 155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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