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한번 해보자는 거지? 2
웰컴 투 게임월드 30화
1-29 한번 해보자는 거지? 2
“네. 그리고 사체도 있고 마정석도 있어서 적어도 150억 정도 이득이 나온다고 하네요. 원래는 세금을 많이 떼어야 하는데 성훈 형은 특별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몫은 75억 정도 되겠네요.”
박성훈의 세금 면제는 사실이다.
대통령 면담을 한 이후 전격 결정된 일로 국회는 별다른 불만 없이 통과시켜 주었다고 한다.
“75억? 75만 원이 아니고 75억?”
어머니가 얼이 빠진 듯 물어보신다.
소시민의 표본으로 살아오신 분답게 아직 그런 큰돈이 선뜻 체감이 되지 않으시는 듯하다.
“네, 75억.”
이제 밑밥은 다 깔아 뒀으니 슬슬 작업을 진행해 볼까?
“성훈 형이 뭐 필요한 것 없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살고 있는 집이 조금 좁다고 했죠. 저쪽 세상에서는 꽤 넓은 집에 살았었거든요. 십팔 년을 그런 집에서 살다 다시 돌아오니 영 적응이 되지 않아요.”
“커흠…….”
아버지가 헛기침을 하신다.
살고 있는 빌라도 부모님께서 아등바등 아껴가며 모으신 돈으로 사신 거다.
“그랬더니 성훈 형이 자기가 집 몇 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한 채를 사라고 하더라고요. 싸게 준다고.”
“어떤 집?”
효빈이가 흥분한 듯 큰 소리로 묻는다.
“강북 성북동에 있는 집.”
“거기 부자들 모여 사는 곳 아니야?”
“맞을걸? 대기업 회장 일가들은 그 동네 다 모여 산다고 하더라.”
“정원 있어? 수영장은? 몇 평이야?”
“아이 씨, 침 튀거든. 그리고 언제까지 찌를 건데?”
효빈이가 뜨끔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뺀다.
“정원 꽤 넓다고 하던데. 수영장은 안 물어봐서 모르겠고. 2층 집인데 한 2백 평쯤 된다고 하더라.”
가족들의 멘탈이 저기 저 멀리 날아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감상을 하고 있다.
“그런 집 비싸잖아.”
어머니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는 150억 이상이라고 하던데 성훈 형이 30억만 달라고 하네요. 그 형 돈 많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던전 한 번 돌아서 150억 버는 형이잖아요. 그리고 대금은 이번에 받게 될 돈에서 제하고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큰일을 아들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하고 그래도 돼?”
“하, 하하…… 그렇죠?”
말이 궁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상의드렸으면요? 바로 승낙하셨을까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버지 직장, 효빈이 학교 문제 생각하며 결정 못 했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어머니가 말이 없어지신다.
사실 대화로 억, 억 하고 있지만 평생 억이 넘는 돈을 빌라 잔금 치룰 때를 제외하고는 만져 보신 적이 없으시다.
그러니 아직 제대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계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지금 내게 이런 말을 하시는 것은 왜 이사를 가는 데 상의도 없이 결정을 했냐는 것이다.
“그냥 제 말대로 하세요. 어머니, 아버지도 지금까지 고생 많이 하셨으니 편하게 지내셔야죠. 그리고 효빈이도 그쪽 동네 학교로 전학 가는게 아무래도 좋지 않겠어요? 거기 학교들은 부자가 많아서 완전 좋다고 하던데요.”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부모님답게 어머니의 표정이 밝아지신다.
“집 사고 남는 돈 모두 드릴 테니 이제 정말 편하게 사세요. 그 돈이면 힘들게 일하지 않으셔도 되잖아요.”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면 게을러진다. 그러면 병나는 거야.”
아버지가 중얼거리신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뉴스 속보라며 TV 화면이 바뀐다.
-부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여명 클랜의 클랜장을 비롯한 클랜원 서른여섯 명이 일본으로 귀화를 하였습니다.
“저게 무슨 말이야?”
-지금 보시는 화면은 여명 클랜의 장 유인석 씨가 일본에 귀화를 하며 일왕에게 작위를 받는 모습입니다. 유인석 씨와 여명 클랜이 일본에 귀화를 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탁-
아버지가 들고 계시던 포크로 접시를 찍으신다.
“더러운 매국노 놈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진 반일감정이란 작은 것이 아니다. 그러니 아버지가 저러시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깟 돈 때문에 조국을 버려?”
생각보다 돈에 목을 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면 된통 욕을 먹을 것 같다.
돈이라는 것이 그렇다.
사람들은 말을 한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 돈을 쫓다 보면 결국 그 탐욕이 자신을 먹게 될 것이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돈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들 역시 돈을 쫓는다.
왜?
돈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본이 되니까.
의식주?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지하철역에서 노숙을 하고 다른 이가 버린 옷을 입고, 사랑의 밥차에서 밥을 먹는다면 돈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결국 돈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보는 이들의 시각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결국 이런 일이 터져 버렸구나. 그 투귀인지 하는 사람이 있으니 안심하라고 해서 그 말을 믿었는데…… 그 사람의 이름만으로는 역시 무리인가 보구나.”
아…….
이런 미친…… 님들을 보셨나.
개념을 아주 안드로메다에 있는 냉동고에 넣어 둬서 해동이 안 되나 보네.
일본이면 그 녀석이 있는 곳이다.
검귀 야스오.
본래의 이름은 아스카 하세가와.
검귀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검을 귀신같이 다루는 녀석이다.
나와 함께 근접 딜러 역할을 하던 녀석이기도 하다.
염귀에 이어 동료들 중 세 번째로 강하다고 평가를 받았었다.
염귀와 검귀는 백 번이 넘는 결투를 벌였다. 물론 서로 합의하에 말이다.
그 결과 승률은 6:4 정도였다.
염귀가 승리를 하였을 때는 검귀가 그의 곁에 가기도 전에 결투가 끝이 났다.
강력한 마법 공격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검귀가 다가서는 것을 저지하지 못하면 검귀가 승리를 했다.
결국 거리를 있을 때는 염귀가 강하고 거리가 없을 때는 검귀가 강하다는 의미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클랜을 흡수했다.
몇몇 귀화를 하지 않은 클랜원들도 있겠지만 규모로 보면 거의 모두가 귀화를 한 것인 듯하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분명 암상주에게 말을 전했다.
나머지 귀신 녀석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이다.
그 말은 검귀 녀석에게도 나의 메시지가 전해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미친 거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말을 한다.
“아들, 추귀라는 분한테 부탁하면 안 돼?”
“네? 뭘 부탁해요?”
“일본으로 귀화한 사람들 다시 데리고 오는 것 말이야.”
“이미 마음 떠난 사람을 다시 데리고 와서 뭐하게요? 귀화를 하는 순간 저 새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일본인인 거예요.”
“새끼?”
“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흥분을 해서 그만…….”
“괜찮아. 저런 나라 팔아먹은 개새끼들은 쌍욕 들어도 돼.”
감사합니다. 아버지. 덕분에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나저나 큰일은 큰일이네.”
“네? 뭐가요?”
나의 물음에 아버지가 인상을 찌푸리시며 말을 한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거야. 지금까지야 그 투귀라는 사람 때문에 서로 조심을 했다면 이제는 아니라는 거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쉬워. 다음은 미국이 되고, 또 다음은 중국이 될게 뻔해.”
하, 하하…….
내가 그렇게 쉬워 보인 거잖아.
검귀야. 내가 아주 우스워 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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