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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퀘스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거진
작품등록일 :
2017.11.08 15:47
최근연재일 :
2017.11.14 20: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4,084
추천수 :
39
글자수 :
48,022

작성
17.11.08 20:00
조회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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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4쪽

1. 프롤로그

DUMMY

1. 프롤로그



황실 기사 아카데미 입학을 앞둔 날이었다.

갑작스럽게 나를 호출한 위버 학장이 파이프를 길게 불며 말했다.

“자네······ 나와 일 하나 같이해 보겠나?”

위버 학장은 현 황제의 친동생이며 대공이라는 직위를 가진 자였다.

평민에 불과한 나로서는 그가 어떤 제안을 하든 거부할 수 없었다.

나는 부디 그것이 가벼운 제안이길 바라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장은 파이프를 탁탁 털며 말을 이었다.

“자네가 할 일은 첩자 노릇이네. 상대는 학생이 아닌 제이미 요르하 공작.”

순간, 말귀를 이해하지 못한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제이미 요르하 공작은 황권을 위협하는 귀족 파벌의 중심 인물이라 알려져 있었다.

그런 자를 상대로 자신이 첩자 활동을 하라니?

“무,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학장님.”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요르하 공작의 밑에 들어가게.”

나는 그때서야 위버 학장의 말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챘다.

기사 아카데미 입학을 앞두고 충성 맹세를 흔들어 보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가슴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제가 충성을 맹세할 분은 오직 황제 폐하뿐입니다.”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군.”

학장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두루마리 하나를 건넸다.

두루마리를 펼치자 황제 폐하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직인을 찍는 옥새의 위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두루마리 안의 작전 내용은 사실이라고 봐야 했다.

충성심을 시험하는 것도 아닌 듯했다.

나는 두통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작전서를 읽어 갔다.

내용은 학장의 말대로였다.

학장은 잉크병에 꽂혀 있던 펜을 들어 나에게 건넸다.

무심결에 펜을 받은 나는 작전서의 공란에 자신의 이름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걸 알아챘다.

학장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고 작전서를 보게 된 이상, 이제 와서 듣지 못한 척, 못 본 척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대로 돌아서면 아카데미 입학은 취소되고 자신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공작을 상대로 한 흉계를 알게 되었으니 당연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공란에 자신의 이름을 채우는 수밖에 없었다.

내키지 않지만.

“한 가지 여쭤 봐도 됩니까?”

“얼마든지.”

“어째서 접니까?”

“많은 후보 중에 자네가 가장 뛰어났을 뿐이네.”

“대체 어떤 통계입니까?”

학장은 언젠가 읽었던 보고서를 떠올렸다.

“황비마마 직영 고아원 출신이니 황가에 대한 충성심은 높을 수밖에 없고 독학으로 깨우친 검술과 학문은 제법 괜찮은 수준이지. 거기다 무명이니······ 첩자로 삼기에 최고의 조건이지 않나?”

“학장님과 황제 폐하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만······.”

“부정적으로 들리는군. 이 일이 불편하긴 해도 자네에겐 그리 나쁜 기회는 아닐 텐데?”

학장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눈앞의 청년이 입학시험에서 일으킨 사단을 짚었다.

“평민이 입학시험에서 귀족을 두들겨 팼으니, 자네의 아카데미 생활은 어두울 수밖에 없지. 만약 졸업한다고 해도 앞날은 글쎄······. 대부분의 귀족이 자수성가한 평민을 싫어하는 건 알고 있나?”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다.

나는 학장의 말대로 이번 기회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학장의 제안을 처음부터 거부하고 입학을 했으면 눈앞의 미래는 처참했을 것이다.

권위 의식에 찬 귀족들 사이에서 기사가 되는 건 매우 힘들었을 테니까.

아마 훈련 도중 사고로 위장하여 죽든지 팔다리가 잘릴 것이다. 졸업을 한다고 해도 최전방의 위험한 곳으로 배치될 게 분명했다.

“선택에 대한 갈등이라면 자신감을 갖게. 자네는 틀린 선택을 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더 좋지. 이른 나이에 황제 폐하를 위한 일을 하게 되었으니.”

학장은 팔짱을 끼더니 청년과 시선을 마주했다.

“다시 한번 묻지······. 나와 일 하나 함께하겠나?”

그 시선을 피하지 않은 나는, 계획서의 공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루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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