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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혼 님의 서재입니다.

소림항마승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북미혼
작품등록일 :
2012.08.11 07:46
최근연재일 :
2011.11.03 10:26
연재수 :
2 회
조회수 :
83,849
추천수 :
202
글자수 :
7,596

작성
11.11.03 10:15
조회
42,197
추천
90
글자
8쪽

소림항마승 1

DUMMY

“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십 여명의 승려들의 호위하에 나타난 하얀 가사를 입은 노승이 중인들을 향해 불호를 외치자 커다란 사찰이 흔들릴 정도로 커다란 답호가 터져나왔다.

우렁찬 답호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노승이 다시한번 반장을 하고는 안으로 사라지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가 사라질 때까지 합장으로 배웅을 한다.


“사제, 이번은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구나.”


“예 장문사형, 거의 이천이 넘는 신도들이 모였습니다. 소림사가 갈수록 번성하는 것 같습니다.”


안으로 들어간 노승의 말에 옆에 서 있던 승려가 반장을 하며 대답했다.


“아미타불! 부처님의 덕이 천하를 울리니 이 어찌 칭송하지 않으랴...

사제는 돈을 아끼지말고 신도들을 배불리 먹이시게.”


“지금 안에서 제자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림사의 장문인 원무대사는 지객당주 원광대사의 답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사라졌다.

소림사에는 매 년 두 번의 커다란 행사가 있었다.

하나는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하는 행사로 오늘같이 모든 불자에게 소림사를 개방하고 배불리 먹이는 날이었다.

소림사의 일년 예산 중 거의 오분지 일이 하루에 나가는 날이었는데 실지로 소림사가 손해 본 적은 없었다. 그만큼 많은 시주가 들어오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소림사의 창건 기념일이었는데 실지로 창건한 날이 아니라소림사의 시조인 달마대사의 입적날을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었다. 그날은 반대로 모든 불자의 출입을 금하고 하루를 굶으면서 달마대사의업적을 기리는 불사를 올리는 날이었다.


“방장스님! 방장스님!”


일년 중 가장 화려한 행사를 성공리에 마친 원무대사는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때였다.


“무슨 일이냐?”


“사찰을 경계하던 나한승으로부터 급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원무대사가 나타나자 추보당을 지키고 있던 나한승들이 급히 반장을 했다.


“무슨 말이냐? 자살이라니?”


추보당안으로 들어선 원무대사의 목소리가 추상같자 안에 있던 모든 제자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가운데에는 무엇인가 들어있는 천이 덮혀있었다.


“아미타불! 어찌 이런 일이... 도대체 너희들은 무엇을 했기에 외인이 추보당에서 자진을 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는 말이냐!”


여간해서 화를 내지 않는 원무대사였지만 사찰의 중지중 하나인 추보당에서의 자살은 그의 심기를 심히 불쾌하게 하고 있었다.


“장문사형, 죄송합니다. 원체 많은 불자들이 모인터라 외곽의 경비에 치중하다보니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했습니다.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


소림사의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계율원의 원주인 원청대사의 말에 원무대사는 염주를 돌리며 입으로 조그맣게 불호를 몇 번 외더니 마음을 다스렸는지 원청대사의 말에는 더 이상 답을 하지 않고 천으로 덮힌 시체를 쳐다보았다.


“천을 치워보거라.”


천을 치우자 원무대사의 입에서 침음성이 튀어나왔다.


“어허...! 아미타불! 아미타불! 어찌 이리 젊고 아리따운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인고... 자살이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정녕 몰랐단 말인고.”


원무대사의 탄식을 들은 원청대사가 역시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이 아이가 진소봉의 여식 진추하입니다.”


“무엇이? 이 아이가 진소봉의 여식이란 말이냐? 어허... 도대체 이 아이가 어찌...?”


원무대사는 한 달 전 받은 보고가 생각났다.

원무대사가 기억하는 진소봉은 소림의 전도가 양양하던 청년무승이었다. 소림은 어린 나이에 들어온 제자는 모두 무공을 먼저 가르쳤다. 소림의 무공을 가르치는 방식은 실로 무식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육체를 혹사하는 수련이 많았다. 그것은 천축에서 건너온 달마대사의 영향때문에 생긴 전통이었는데 천축은 자신의 몸을 괴롭히는 수련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성자로 칭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된 수련은 무공 뿐만 아니라 참을성도 길러주는 역할을 하기때문에 불도를 닦는데 아주 요긴한 방법이기도 했다. 힘든 수련의 시기를 견디면 그때서야 정식으로 계를 받게된다.

진소봉이 힘든 수련을 다 끝내고 계를 받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집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그의 집의 두 아들이 한 날 한 시에 다 죽은 것이다.

오랜 소림사의 불자였던 진가장의 장주는 부처에게 아들하나는 바치겠노라고 맹세를 했었지만 두 아들을 동시에 잃자 어쩔수 없이 대를 잇게 해달라고 소림에 청을 한다. 이미 계를 받겠다는 진소봉의 다짐까지 받았던 소림의 어른들은 고심 끝에 진가장주의 청을 받아주기로한다. 그리고 진소봉을 속가제자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그를 하산시켰다.

다른 속가제자와는 달리 그 어렵다는 소림의 삽십육방을 거친 진소봉은 몇 년도 안되어 그 지방에서 가장 이름을 날리는 고수가 된다. 원래부터 상당한 부를 가지고 있던 진소봉은 표국까지 세우면서 소림에 상당한 시주를 매 년하는, 소림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속가제자였다. 그런 진가장이 혈겁을 당한 것은 약 열 달 전이었다.

상당한 무공을 지닌 진소봉을 필두로 집안 식솔 이백여명이 모두 죽음을 당한 것이다.

소림사에서는 여간해서는 나가지 않는 장로급인 원자배에게 금강승 두 명과 열 명의 나한승을 딸려보내 진가장의 혈겁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범인의 흔적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반 년이 넘는 추격끝에 범인의 거처를 급습했지만 이미 범인은 도망간 후였고 거기서 발견한 것은 몸과 마음이 망신창이가 된 진소봉의 무남독녀 진추하 뿐이었다.

거의 정신이 나간 그녀는 실어증증세까지 보여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소림사는 금녀의 사찰이었다. 물론 경내에 모든 여인의 출입을 금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불사를 끝내면 여인은 반드시 밖에 나가서 자게 하고 있었다. 여인을 차별해서가 아니라 남자 중들만 있는 곳에서 여인이 자면 불도를 닦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림은 그 전통을 깨고 그녀를 소림사안에서 머물 수 있도록 허락을 한다. 그녀가 소림의 중요한 제자였던 진소봉의 딸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천애고아가 된 그녀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이었다. 물론 소림사의 진짜 안은 아니었고 약간 외곽에 자리잡은 소축을 내 준 것이었지만 언제든지 경내로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이 아이를 위해 비구니까지 붙여주지 않았느냐?”


숭산이라고 소림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림사의 구역을 벗어난 태실봉 중턱에는 여승만을 위한 암자가 있었고 소림사에서는 암자의 주지에게 특별히 부탁을 하여 비구니 한 명을 그녀에게 붙여놓고 있었다.


“오늘 행사를 보기위해 계속 경내에 머물렀던 모양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집에 갔더니 없어서 그 비구니도 한 참을 찾았다고 하더군요.”


“아미타불! 허허허! 진가장이 그렇게 융성하더니 어찌 한 순간에 이런 비극이... 사제 자살은 그 죄가 너무 커 지옥중에서도 가장 무섭다는 화염지옥에 떨어지게 될걸세. 십오일제를 드려 이 아이의 죄를 최대한 삭감해보도록 부처님께 부탁해보게. 그리고 세상을 보지도 못한 어린생명도 내세에는 좋은 곳에서 태어나도록 삼일제를 들이고.”


“알겠습니다.”


원청대사가 원무대사의 명에 합장을 했다.


“방장스님! 시체가 움직입니다.”


작가의말

이번 작품은 소림을 배경으로 써 보았습니다.
무협소설에서 소림사가 빠진다면 뭔가 이상할 정도로 소림사의 비중은 높습니다. 거기다 소림사의 무공이 중심무공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도 소림사의 중이 주인공은 책은 별로 나오지를 않더군요. 아마 중이라는 특수한 신분때문에 생기는 제약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의 필력으로 그런 제약을 얼마나 극복하며 글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는 확신은 못하겠지만 최대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준비를 했습니다.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신다면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북미혼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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