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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혼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신선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북미혼
작품등록일 :
2008.08.03 03:05
최근연재일 :
2008.08.03 03:05
연재수 :
2 회
조회수 :
343,842
추천수 :
38
글자수 :
9,262

작성
08.05.0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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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2쪽

무당신선 1

DUMMY

“이게 무슨 소린고…?”

어디선가 아이의 울음이 들리고 있었다.

“이상하군! 이 산중에 아이의 울음이라니… 요괴라도 나타난 것인가? 아니지 낮에 요괴는 무슨..”

방금 본산에 갔다가 돌아와 잠시 쉬려고 방안으로 들었던 현진자는 허름한 오두막의 문을 열고는 밖을 살펴 보았다.

“응애 응애 …”

현진자는 자신이 들은 게 아기의 울음소리가 분명하자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왔다.

“분명 아기의 울음소리다.”

현진자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무조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는 가시가 달린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입구를 막아 놓은 동굴을 발견했다.

현진자는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나무들을 치웠다. 그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굴은 제법 크기는 되었지만 깊지는 않았다.

조금전 까지 들리던 아기의 울음이 그친게 바로 그가 동굴의 입구에 도착한 직후였다. 현진자로서는 혹시 그사이에 변이라도 생긴게 아닌가 걱정되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뛰어왔으니 그것도 원시천존의 뜻이라 생각하면 될일이었다.

그리고 동굴안의 정경을 본 현진자는 자신도 모르게 도호를 읇었다.

“무량수불…”

동굴안에는 한 여인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한 아기가 탯줄까지 아직 붙은 채 색색 자고 있었다. 방금까지 맹렬히 울고는 지친 듯 했다.

현진자는 황급히 그녀를 안았지만 이미 그녀는 산 사람이 아니었다. 옷도 남루한 것이 화전민이거나 아니면 무당산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사냥꾼의 가족일 듯 싶었다. 가슴에 난 상처를 봐서는 나물이라도 캐러 나왔다 삵쾡이나 범 종류에게 상처를 입고 도망쳐서 동굴로 피신한 듯 싶었다. 그리고는 그 사이에 아기를 낳으면서 탈진으로 죽은 듯했다. 피를 많이 흘린게 원인일수도 있었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죽어가면서도 핏덩이를 기어이 세상에 내 놓은 가슴 아픈 모정이었다.

현진자는 여자를 내려 놓고는 이번에는 아기를 안았다. 피투성이의 아기의 배에 달린 탯줄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어서 갓 태어난 아기가 그 여린 몸으로 얼마나 바둥댔는지를 가르쳐 주고있었다.

“쯧쯧 너는 도대체 세상에서 무엇이 되려고 이렇게 기구하게 태어났느냐? 허허 천존께서 해 놓은 것 없이 늙어가는 내가 불쌍해서 주신 인연이라고 생각하마.”

아기는 현진자가 안아주자 힘 겨운듯 눈동자를 움직였다. 아직 눈도 못 뜬 아기는 갓난아기의 특징대로 쪼글쪼글한 주름으로 덮혀있었다. 필시 난지 반시진도 안됐으리라…

생전 처음 탯줄을 본 현진자는 겁이 나서 바짝 자르지 못했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기의 배꼽은 유난히 컸다.

아기의 엄마를 대충 묻어준 현진자는 아기를 보면서 말했다.

“이 신선께서 이제 너무 늙어서 땅파기도 너무 힘들구나. 그래도 짐승들이 파지는 못하게 가시나무를 관 대신 주위에 같이 묻었으니 네 어미는 몸이나마 온전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놈 배꼽하나 크구나 허허 배꼽대장이라 해야겠구나.”

현진자는 축 늘어져 있는 아이를 보며 꼭 껴안았다.



아기를 깨끗이 씻긴 현진자는 우선 아기에게 먹일 미음을 끓였다. 아궁이에 앉아 불을 지피던 현진자는 자신의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꼈다. 아무래도 원시천존께서 자기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어미에게는 안된 일이고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잃은 아기에게도 불쌍한 일이었지만 하늘의 뜻을 누가 알겠는가...

‘아직 갓난애기인데, 미음만 먹일 수는 없을 것이고, 어디서 젖을 구할 방도를 찾아야 할텐데…”

그리고 그는 방법을 찾았다. 본산에 가면 문파의 수장들이 몸에 좋은 젖을 먹기 위해 기르는 양들이 몇마리 있었다. 다행히 양을 건사하는 장노인과는 아주 친하게 지내는 현진자였다.

“그래 장가 그놈이라면 아무리 귀한 양젖이라도 하루에 한 사발씩은 얻을 수 있을거야. 그럼 먹는 것은 해결됐고. 저 놈을 문파에 들이는 일인데… 에이 그래 어차피 아무도 내 제자로 들어오는 놈들이 없어서 장문인이 누구라도 상관없다고 했으니 그것도 별 문제는 없을거야. 그럼 다음은… 그게 다로군. 그렇다면 다 해결된거로군.”

혼자 말하고 혼자 다 해결해 버린 현진자는 뭔가 타는 냄새에 정신이 들었다.



다음날 일찍 아기를 안고 본산으로 들어간 현진자는 장노인에게 자신의 제자라며 자랑을 한 바탕 늘어 놓은 후 하루에 양젖 딱 한 사발만 달라고 했다가 욕만 먹었다. 매일 모자라서 손에 묻은 젖까지도 털어서 모으는 판에 한 사발이 뉘집 똥개이름이냐며 입에 침까지 튀기며 흥분하는게 아닌가… 결국 현진자는 장노인이 산을 내려 갈 때마다 귀신 쫓는 부적 열장씩 써주기로 하고는 하루 반사발로 낙착보았다.

“쫀쫀한 영감 같으니, 지 젖도 아니면서 기분 좀 내면 천존께서 얼마나 기특히 여기셨을 꼬.”

무당에서 신선의 도를 익히는 도사들의 부적은 상당히 값을 쳐준다. 특히 현진자의 부적은 효험이 좋기로 유명한 편이었다. 물론 현진자는 자기가 아무생각없이 그려준 부적이 효험이 있는 이유를 알수 없었다. 현진자가 생각하는 부적은 도사가 중생을 사기치는 도구에 불과했으니까….

아기를 안고 나타난 현진자를 본 무당의 장문인 현오진인은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 아무리 아무래도 좋다고 했다고, 갓난애기까지 훔쳐오면, 본 파의 체면이 뭐가 되겠나? “

“장문인 훔쳐오다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명색이 신선의 도를 공부한다는 저를 그렇게 보시고 계셨다는 말입니까? 정말 너무 억울합니다.”

“그래 그럼 알았네, 아니면 말고… 자네 나이가 몇인 줄 자네는 아는가 ?”

“제가 제나이를 모르면 누가 알겠습니까? 육십이 다 돼 갑니다.”

“말은 똑바로 하게. 자네 는 이미 육십이 넘었네. 그럼 언제 키워 가지고 언제 가르쳐서 자네의 뒤를 잇게 할 작정인가? 그러다 자네가 죽기라도 한다면 무당의 학도(學道)의 맥이 끊어져 버리지 않겠나. 거기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배분이라고는 하나 명색이 무당장문인인 나의 사제뻘이 되는 자네인데 만약 저 애기를 자네의 제자로 인정한다면 저애를 사숙이나 사숙조로 불러야 할 나이 많은 제자들이 얼마나 화가 나겠냔 말일세.”

“어차피 저희 학도파에게 배분을 따지는 무당제자가 몇명이나 있겠습니까? 이 나이가 된 저도 대접을 못 받는데요 뭘요. 그런거는 아무 문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말고도 학도들이 몇십명이나 더 있는데 뭘 걱정하십니까?”

“나도 학도파가 얼마나 푸대접을 받는지 알고 있네, 하지만 장삼봉 조사께서도 학도파에서 검도를 이루신 분이네 나는 학도파를 무시하지 않네. 자네 말대로 학도파네 하는 놈들이 꽤 있는 걸 내가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야. 자네 같은 진정한 학도가 없기 때문에 말하는 걸세.”

“장문인께서 높게 평해 주시니 감사는 하지만 저도 진정한 도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아직까지 도의 끝자락도 잡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아기가 갑자기 저에게 온 것이 원시천존님께서 제게 이 아이를 통해서 제가 잡지 못한 도를 잡기를 바란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니 허락해 주십시요. 제가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오진인은 현진자의 진정이 느껴졌다.

“자네의 뜻이 그렇다면 허락은 하겠네. 하지만 아직 갓난애기이니 만큼 엄숙한 도량을 어지럽힐 수도 있으니 어느정도 가릴수 있는 나이가 될때까지는 본산의 출입은 금하겠네. 대신 현승에게 말해 놓을테니 충분할 만큼 생활비를 타 가도록하게.”

“장문인의 은혜가 도솔천 끝까지 닿을 것입니다.”

허락을 받고는 좋아서 아기를 안고 나가는 현진자를 보는 무당장문인 현오진인의 눈은 착잡함으로 가득 차있었다.

“원시천존!”

도호를 한번 내 뱉은 현오진인은 혼자 중얼거리듯 말했다

"미안하네 사제. 내 어찌 자네의 도가 높음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무당이 아닌가 무당은 무도의 문파일세”


현진자는 아기를 안고 가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어제 생각대로 모든게 쉽게 해결된 것이다. 어차피 본산에는 돈이나 타려고 올라온다. 충분히 타 가지고 가라했으니 이번에 듬뿍 가지고 가서 안 올라오면 그에게는 더 좋았다. 장노인에게 양젖은 산문 밖에서 받아가겠다고 하면 될 것이었다.

현진자는 산문을 나서면서 웅장함을 자랑하는 무당의 전각을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명이 건국하자 갑자기 무당의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명에서 도문을 우대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무당을 도의 중심지로 키워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라에서 웅장한 전각을 세워주고 장문인의 사제중 한명인 현황진인이 황실에 아예 상주하면서 황제에게 도를 강의하기 까지 하니 무당의 콧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었다.



무당산은 예로부터 현기가 있다하여 도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산속 곳곳에 터를 잡고 도를 연구하여 도인이 많은 산이었다. 그러던 중 원시천존을 섬기는 장삼봉조사가 무당에 자리를 잡고는 도를 퍼트리기 시작한 것이 무당의 시초였다. 장삼봉조사는 스스로 검도의 길을 연 일대종사로 알려져 있으나 시작은 도를 연구하는 학도였었다. 도를 연구하던 그는 어느날 도를 얻자 갑자기 시중에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태극에 기반을 둔 태극팔권을 연구하더니 우화등선하기까지 수 많은 절기를 창안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무당은 도를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신선의 도를 얻으려는 학도(學道)파와 무공을 통해 심신을 연마하여 신선의 도를 얻으려는 무도(武道)파로 나뉘어 발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살려 배분도 같이 공유하고 서로 도가 높은 도인은 존경하기도 했으나 차츰 무도파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학도파는 무도파를 위해 진경이나 해석하고 무당의 수입을 위해 부적이나 그려주는 하급기관 같은 취급을 받게 되었고 학도파라하면 아무리 배분이 높아도 무도파에게 대접을 받지 못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무도파에도 의식이 있는 도인들은 학도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학도파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도 하기는 했지만 무당의 위상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학도파의 위상은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자 학도파를 원하는 제자는 눈을 씻고 봐도 보기 어렵게 되니 현재 무당의 학도파는 도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도인이 아니라 무당의 이름에 기대어 힘 좀 써보려는 자들이 대부분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당연히 배분도 잊고 사질뻘이 되는 무도파 도인에게 공손히 절을 하는 학도파 도인까지 생긴 형편이었다.

현진자는 무당에 남은 마지막 진정한 학도파라 할 수 있었다. 비록 무공이라고는 무당인은 누구나 꼭 익혀야 하는 태극팔권 밖에 아는게 없는 그였지만 도력은 무당의 누구보다도 높은 도인이 바로 그였다.

그리고 현진자의 첫째이자 마지막 제자인 그 갓난애기에게는 무한 이라는 도호가 붙여졌다.

무도파에 든 제자는 몇 단계의 무공수련을 거쳐야만 도호를 받을 수 있지만 학도파는 들자마자 도호를 받을 수 있는게 학도파가 무도파보다 좋은 단 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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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5

  • 작성자
    Lv.1 염왕무적
    작성일
    08.07.18 11:33
    No. 61

    음 무한이라... 어허~! 갑자기 무한도전 생각이 나는건.. 무슨조화일꼬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ha07uoo29
    작성일
    08.07.18 16:50
    No. 62

    잘보고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0 두릉두릉
    작성일
    08.07.21 18:26
    No. 63

    이제 부터 달립니다 ㄱ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애늙은
    작성일
    08.07.24 01:39
    No. 64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7.28 14:04
    No. 65

    길가다가 아이를 주으면 먼저 부모를 찾아줘야죠.

    산모는 죽었지만 딴 가족들이 있을수 있는데,

    애를 낼름 해버리면 어떡해요?

    가족들이 얼마나 찾을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이야
    작성일
    08.07.30 20:37
    No. 66

    옛날이야기보면 장군감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응애'하는 것처럼 글을 볼 때 옛날이야기 보듯이 보면 될듯...(?)
    말이 뭔가 이상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08.08.01 10:54
    No. 67

    애를 낼름....ㅋㅋㅋ 윗분 댓글 쩌네요. 큼! 그리고 저 또한 탯줄을 바짝 끊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는 부분은.... 얼버무리는 듯한 서술이더라도, 배꼽크기와 탯줄 길이를 연관짓는 얘기는 무의미하다 싶습니다. 출판 전에 수정하시길 바라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transistor
    작성일
    08.08.01 19:00
    No. 68

    사발 크기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이 아니라면 애 먹이기에 부족해 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JRJR
    작성일
    08.08.04 17:43
    No. 69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엿l마법
    작성일
    08.08.06 01:05
    No. 70

    호오...학도파라니....^^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아이시엔
    작성일
    08.08.13 09:39
    No. 71

    추천 글을 보고 왔는데 정말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설화란
    작성일
    08.08.19 13:15
    No. 72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밀파소
    작성일
    08.08.26 17:45
    No. 73

    북미혼님 추천을 받아서 읽어 보았는데 역쉬 기대이상 입니다 *^^*
    계속해서 즐독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북미혼님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한울
    작성일
    08.08.27 20:27
    No. 74

    빠른시간안에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ㅋ ㅋ ㅋ
    건필하시구요~ 다시봐도 잼나네요^^
    재탕을 위하여~~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뉴기뉴기
    작성일
    10.07.17 09:54
    No. 75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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