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대구지하철 방화(어떻게 이런일이..) 1

다시 생각하기 싫은 지나간 대참사를 올리는 것은 당시 사건을 수사하였던 형사로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일들과 긴박하게 처리하였던 순간을 재조명 하기 위함입니다..
2022. 10. 29일 이태원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희생자마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그 비통함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조그마한 장난스러움이나 부주의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것 같아서 다시는 이럼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고인이 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올립니다.
◆ 어떻게 이런 일이 ..◆
2003. 2. 18. 09:55경 7층 청장실에 보고를 하던 계장님이 헐레벌떡 4층인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어이! 김 주임! 시내 중앙통 지하철에 불이 났다는데 빨리 나가봐. 나는 과장님이랑 청장님 모시고 나갈게”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같이 갈 직원들을 찾아보니 전부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건물 아래에 내려가고 없었다.
혼자 주차장으로 내려와 승용차를 타고 비상등과 쌍라이트를 켜고 거침없이 질주를 하여 시내 반월당을 지나는데 아카데미 극장 앞 지하철 중앙로 역 입구에 소방차 1대가 있었고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일단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일선 경찰서에서 출동하여 현장 상황을 지방청으로 보고를 하지만 사회이목이 집중되는 큰 사건일 경우에는 경찰서의 구도 보고를 받는 즉시 지방청 담당부서에서 움직인다, 방화 같은 경우는 지방청 형사과 강력계에서 처리함으로 강력계 외근 반장이었던 내가 출동을 한 것 이었다.)
*이태원 사건은 퇴근 후 일어난 일이었지만, 즉시 비상망을 가동하고 대비를 해야 함에도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던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차를 세우고 지하철역사로 들어가려고 하니 검은 유독가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전화로 계장한테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계장님! 어디세요?”
“청장님하고 현장에 갈려고 밑에 내려왔어. 상황이 어때?”
“지금 중앙로 2번 출구 앞인데요. 지하철역 안에서 검은 연기가 많이 나오는데 보통이 아닙니다.”
“알았다. 지금 바로 출발 한다.”
조금 있으니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1개 중대가 도착을 하고 10여분이 지나자 소방차들이 속속 도착하여 소방호스를 들고 안으로 들어가기에 나도 방순대 요원의 방독면을 빌려서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 1층을 지나 지하2층으로 들어서는데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것 같은 열기가 대단했다,
손전등을 들고 소방관들의 뒤를 따라 지하 3층으로 내려가서 열차를 확인하니 컴컴한 어둠속에서 나는 상행선 객차 하나인줄 알았는데 하행선 열차도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출근시간이라 많이 있었을 것인데’ 하고 걱정을 하며 보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히려 진화에 방해가 될뿐더러 방호복을 입지 않은 나는 도저히 현장에 있을 수가 없었다.
‘소방차 100대가 왔더라도 화재 진압은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쿠 사망자가 많겠구나”하고 물을 뿌리고 있는 소방관들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와 방독면을 벗고 숨을 고르고 있을 즈음 청장과 과장등 지방청 지휘부와 중부경찰서 관계자, 우리 강력계 형사들이 도착을 했다.
“계장님! 아마도 희생자가 많을 것 같습니다.”
“왜?”
“열차가 상행선만 있는 게 아니고 하행선도 같이 있습니다.”
“뭐라고? 상, 하행선이 같이 있다고?”
“예!”
“이야! 큰일 났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본청에 전화로 먼저 보고 하라고해”라는 지시를 받고 사무실로 현재 상황을 전파하고 본청에 보고 하라고 전했다. 아울러 사무실에 있는 외형 형사 6명도 속히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지시를 했다.
“여봐! 김 주임 이래서는 안 되겠고, 각 경찰서 과장들 전부 중부경찰서로 집합하라고도 전하면서 기동대 경력 지원도 요청해라”
조금 있다니 본청 지시로 중부경찰서에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하라는 지휘가 내려왔다.
중부경찰서 강당에 본부를 차리고 각 파트별로 수시로 보고되는 것을 취합하여 경찰청에 보고하며 상황 유지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큰 사건이었는데 어떻게 하여 불이 났는지 아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현장을 탈출한 승객이 누가 휘발류를 차량 바닥에 뿌리고 불을 놓은 방화였다는 보고가 무전으로 들려왔다.
그럼 방화범의 신병을 우선 확보해야 하므로 지방청 강력계 형사들과 중부경찰서 형사들에게 무전과 휴대폰으로 방화범 신병 확보를 먼저 하라고 전파를 했다
큰 사건이 발생하고 나니 현장에서 움직이는 중부경찰서 지휘계통은 어찌 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내고 형사들은 누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랐다.
지하철 역사를 빠져 나온 사람들 중 미리 내려 지하철역 밖으로 올라온 사람들은 괜찮은데 아직 내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던 사람들은 범인이 불 붙이는것을 보고 움직였지만 휘발류 특성상 한번에 불이 번져 일부는 탈출을 했고 일부는 화상을 입기도 하면서 난장판이 되었다.
검은 연기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던 중 화상을 입고 겨우 올라온 승객들은 도착하는 구급차에 실려 각 병원으로 옮겨졌다.
누가 어떤 차를 타고 어디로 가는지 기재하거나 정리 하는 사람 없이 그냥 나오는 족족 구급차에 승차시켜 치료할 곳을 찾아 출발을 시켰다.
도로에 올라온 승객들 중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닌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을 했더니 중간키에 50대 후반의 남자로 걸음걸이가 불편하며 왜소한 사람이 불을 질렀다는 것 이었다.
그 탐문을 바탕으로 구급차 소방관과 동원 되었던 구급차 기사들에게 무전으로 운송한 승객 중 인상착의를 알려 범인을 찾도록 했다.
탐문 수사 중 2시간이 지날 즈음에 북구의 한 병원에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화상을 입고 후송되었다고 하여 중부 형사계 최00형사가 검거하여 형사계로 압송했다.
중부 형사계에 압송된 김 대0을 상대로 지휘부에 보고를 위하여 조사 전에 내가 먼저 구두로 먼저 질의를 하며 당시 상황 파악을 했다.
기자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김 대0의 검거 소식을 듣고 취재를 위하여 중부서 형사계로 구름떼 같이 몰려들어 도저히 기본적인 것조차 수사를 할 수 없었다.
안되겠다 싶어 형사계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기자들을 차단시킨 체 열차 운행 시간표와 대조하며 수사를 시작 했다.
방화범 김 대0(당시 56세)은 검정색 바지에 붉은 잠바를 입고 있었는데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였으며 야윈 얼굴에 빡빡머리를 했는데 한눈에 봐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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