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2

생명보험과 관련한 범죄가 끔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생명보험의 보험금 수취인이 대부분 가족이나 지인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가 자기 자식이나 아내를 살상하는 패륜 범죄이다. 손가락이나 발목을 자르던 수법은 이제 ‘애교스럽게’ 보일 정도이다.
보험 범죄가 이렇게 극성인 것은 경제난이 그 원인이지만 보험회사 돈을 ‘임자 없는 돈’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에 의뢰한 서류가 도착해서 보니 망자가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 된 것이 나왔다.
보통 사람이면 불입금 때문에 생명보험을 하나 정도 가입하는데 망자는 여러 곳에 생명보험이 들어 있었다.
물론 망자의 처가 보험 설계사니 그렇겠지 했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고참 형사인 이진원 형사에게 망자의 처 수사를 맡겼는데 처를 사무실로 불러 수사를 해 보더니 알리바이를 제시하며 범행을 부인 하던 처를 관련성이 없다며 내사 종결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어서 몇 차례 수사회의를 했다.
경제면에서는 한 명이 백명, 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살인사건 수사에 있어서는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둔재가 더 났다고 한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하다가 보면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온순하여 누구와 싸우는 사람이 아니었고, 상처도 싸우다가 난 상처가 아니고 예리한칼이 바로 심장을 관통하여 실혈사로 사망한 것이라 원한 관계나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으로 판단했다.
용의자와 형사가 조사하기 전에 만나면 서로가 탐색전을 벌린다.
형사는 어떻게 하던지 자백을 받아 내고 증거를 찾아 법정에서 유죄를 받도록 하는 게 형사이고 용의자는 어떻게 헤서라도 법망을 빠져나갈 려고 색각을 한다.
예전에는 그저 용의자에게 ‘네가 범행하지 않았냐’고 윽박지르지만 요사이는 절차상에 조그마한 문제가 생겨도 법정에서 무죄를 받기에 법에 따라 천천히 세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
최정숙은 단호했고 야무졌다.
보험회사에 다닌다고 똑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심리분석하면서 마음을 깨뚫어야 목적을 달성하다 보니 스스로 자기 능력을 키워야 했기에 자기 방어에 능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우리대로 선배에게 배운 방식이 있지만 젊은 형사답게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수사를 해야 했다.
우리가 증거를 내놓고 추궁하면 그때야 그것만 인정을 하는 스타일이고 보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우리도 수사를 하루, 이틀 한 사람들도 아니고 해서 당시 CCTV나 휴대폰 위치 추적은 없었지만 주변 지인이나 보험회사 동료들을 토대로 남편 말고 만나는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조는 이진원(가명) 형사가 수사했던 변사자의 처 최정숙을 다시 불러 생명보험을 많이 가입하게 된 것부터, 발생한 날 행적 등 하나하나 집요하게 추궁하였으나 보험사 외근을 오래 해서인지 머리 회전도 빨랐고, 임기응변에도 능했다.
최정숙을 파출소로 오라고 한 뒤 물어보고 확인할 것이 있으니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
경찰서로 가자는 말에 새초롬하게 표정을 짖더니 물어 볼것이 있으면 파출소에서 하라는 것이었다.
“최정숙씨! 여기서는 사람들도 많고 확인할 것이 많아 경찰서로 들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뭐가 잘못되었나요?”
“잘못된 게 아니고 확인을 한다고 하잖아요.”
“뭐를 확인한다는 말인가요?”
“남편이 죽었으면 빨리 범인을 잡아 달라고 하며 우리에게 협조를 해야지 왜 이렇게 비협조입니까?”
“내가 뭐라고 하는데요?”
“일단 경찰서로 갑시다.”
“알겠습니다.”
파출소에 대기 중인 형사기동대 차량을 타고 형사계로 들어갔다.
형사계 사무실은 반장 책상 앞에 6명의 책상이 있고, 5개 반이 있어 넓고 출퇴근 시간에 형사들이 다 들어오면 시골 장터 같이 시끌벅적 하다.
형사계 사무실에서는 시끄러워 조사할 수 없어 옆에 있는 지원팀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안게 한 후 조용히 문답을 실시했다.
결혼하게 된 경위부터 시작하여 가족 및 친인척 관계, 재산 정도, 변사자의 성질 소행등 하나하나 물어가자 별것 다 묻는다고 하며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의심점이 있지만 글로서 나타내 놓고 나중에 거짓말 한 것에 대한 추궁을 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이미 보험회사에 공문을 보내 변사자 앞으로 들어 있는 보험 가입을 확보해 둔 상태였기에 모른 채 하고 질의를 했다.
생명보험이 3개 회사에 가입이 되어 있었지만 최정숙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보험회사에만 가입되어 있다고 진술을 하는 상태였다.
물론 가입시 서명된 사본을 가지고 있음에도 태연히 거짖 진술을 하는 것이었다.
조사를 받다가 이제는 제대로 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물었다.
“최정숙씨! 왜 자꾸 거짖진술을 합니까?”
“뭐가 거짓말입니까?”
“최정숙씨가 남편 앞으로 생명보험을 3개나 들어 있음에도 왜 한 개만 들었다고 하는가요?”
“제가 다니는 회사에 한 개 들어 있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것 말고 다른 회사에도 생명보험 들어 있는 것이 있네요. 없습니까?”
“예? ....”
“있어요? 없어요?”언성을 높이며 다구쳤다.
“...”
“이것보세요. 여기 당신이 작성하여 가입한 보험 신청서가 있잖아요. 이거 누구 글씨인가요?”
“...”
고개를 숙이고 묵비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답이 없는 것은 시인을 하는 행동인 것이다.
내색은 안했지만 속으로 이제 해결 될 것 같다는 감을 가졌다.
답을 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왜 그랬어요?”
“...”
“시간을 줄 테니 조용히 생각해 봐요”
그렇게 또, 10여분이 지나자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형사님 잘못했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게 당신한테 도움이 될 것이니 협조를 하세요. 남편에게 직접 칼을 사용하지는 안했을 것이고 누구를 시켰나요?”
또 대답이 없다. 스스로 이야기를 할 때까지 그냥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이윽고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아는 사람입니까?”
“그냥 아는 사람입니다”
“또 거짓말하고 있네. 당신 이래 가지고 되겠어요?”
“...”
안되겠다 싶어 몇 번의 욕성이 오가며 가지 방법(?)을 통하여 범행 자백을 받아 냈다.
범행하게 된 동기는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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