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질투 6

제 6 화
정일순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사적인 만남이 있었다면 과연 있었다고 얘기를 했을까? 분명한 것은 목격자가 있고 본인은 장날 한번씩 같이 시장에 갔었다는데..
나는 정일순에 대해 제보를 한 직원을 찾고 싶었으나. 요사이 같으면 발신자를 찾아 낼 수 있었지만 방도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했다. 일단 돌아가서 수사 지휘부에 보고를 하여 다시 재정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발걸음을 돌리는데 공장관리자가 나에게 마중 나오듯 말을 걸었다.
”형사님 가십니까? 정일순씨한테 뭐 좀 알아낸거라도 있습니까?“
나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아.. 뭐 그냥 간단히 물어볼 것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별 소득은 없네요.“
”하기야 저기 주방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뭔 도움이 되겠습니까 허허.“
”일이 잘 안 풀리네요. 저도 답답합니다. 일단 돌아가야지요 뭐..“
”그래요 조심히 가십시오 형사님“
”예. 아 근데 혹시 평소에 사장님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지요?“
나는 아무생각 없이 물었다.
”찾아오는 사람이요?“
”예. 뭐.. 그냥 가끔씩이든 뭐든 찾아오는 사람 없었나요?“
”음.. 요 최근에 개인택시 하는 기사가 몇 번 왔었습니다. 사장님 실종된 날도 그 택시기사가 사무실에서 사장님을 만나고 간 일이 있습니다“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택시 기사요??!!“
공장 관리자는 놀랐듯 나를 바라보았다.
“예.. 택시기사요.. 근데 왜 그러십니까?”
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택시기사는 누구인데 여기 실공장에 오신다는 말인가요?”
“전에는 직원들 퇴근시간이 되면 회사밖에 있다가 누군지 모르지만 같이 가는 것 같더니 한달 전부터는 여기 사장님을 만나 사무실에서 차를 먹고 가기도 해서 나는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내 머릿속은 갑자기 뭔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아까 분명 정일순이 자신을 여기로 소개시켜준 친구의 신랑이 개인택시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친구는 여기서 근무를 하지 않는데 왜 친구의 신랑이 여기를 종종 찾아왔던 것일까. 물론 정일순의 친구 신랑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모를 직감으로 그 택시기사가 정일순의 친구 신랑이라 확신했고. 이 사건은 분명 치정사건이라 확신했다.
“그걸 왜 이제야 얘기합니까!! 누구 다른 형사들에게도 이런 이야기 했습니까?”
나는 관리자에게 소리쳤다.
“아니.. 형사님.. 그게 택시기사가 종종왔다는거는 이미 달성 경찰서 형사들한테 다 얘기했는데요..”
“이미 얘기 했다고요?”
“예.. 형사님 오시기 전에 이미 지방청 강력계하고 달성 형사들한테는 이미 다 했는데요..”
“ 이런... 일단 알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릴께요.”
“ 그 택시기사 연락처는 알고 있습니까?”
“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데 내가 어떻게 연락처를 압니까?”
나는 서둘러 사무실로 발검음을 돌렸다. 지방청 사무실 도착 후 나는 강력계로 향했다.
“어이! 조형사!”
나는 사건을 담당했던 강력계 조 형사를 불렀다. 조 형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나에게 왔다.
“예! 형님 부르셨습니까?”
“어. 그래 자네 혹시 이번 실종사건수사하면서 택시기사 이야기 들어왔나?”
“예? 택시기사요? 저기 형님 천천히 얘기 해보이소 ”
나는 몹시 흥분된 상태에다 마음이 많이 다급해져 있었다.
“어.. 그게 그러니까. 이번 달성 사장 실종사건 있잖아.”
“네 네 저희 쪽에서 폭력계로 넘겼던 사건 말이시죠?”
“그래 그래. 그 피해자 말이야 실종 신고 당시 택시 기사를 몇 번 만났다고 얘기 했다는데 자네가 알고 있냐고.”
“아. 네 알고 있습니다. 그 택시 기사 이름이 박만수였던가? 그럴 거예요.”
“자네는 그걸 알고 있으면서 왜 우리에게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
조 형사는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야 그 박만수라는 사람은 사건과 별 관계가 없어서 말씀 안 드렸죠..”
“ 관계가 없다고??"
”네. 달성 경찰서에서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를 했는데 그냥 실종자와 아는 사이고 아내 친구를 회사 주방에 일하게 소개시켜준 일도 있고 해서그날도 그냥 차 한잔 먹고 헤어졌답니다. 그래서 달성 경찰서에서도 특별한 혐의점이 없어 귀가 조치 시켰는데요. “
”이런 병신들!!! 없어지가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데 그렇게 소홀히 수사를 하고 내보내나?“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폭력계 사무실로 향했다.
”최 형사!!“
최 형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바로 뛰어나왔다.
“예 형님! 불렀습니까?“
”지금 당장 달성 경찰서에 연락해서 피해자 실종 당일날 같이 있었던 택시기사 박만수 대한 정보 싹 다 알아와! 특히 가족관계! “
최 형사는 바로 움직였다. 나는 수사지휘부에 이 사건은 금전 관계가 아닌 남녀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일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보고 했다.
수사지휘부에서 수사할 만한 단서도 없고 폭력계에서 입수한 정보가 신빙성이 있으니 폭력계는 여자관계에 대하여 수사를 해보라고 지시를 했다.
1시간 뒤 최 형사가 내게로 와서 보고 하기를..
”형님 달성 경찰서에는 박만수가 아무런 혐의점이 없어 그날 행적을 진술받고 귀가 조치 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 관계는 아내와 군대에 가 있는 아들과 대학생 딸 하나가 있습니다.“
”박만수 마누라 이름은?“
”예 여기 보시면 이미선으로 되어있네요.“
”그래 일단 알았어“
”오늘 실종자 공장에서 조사한 주방 아지매한테 뭐가 나왔습니까?“
”아직 몰라“
나는 오늘 공장에서 만난 정일순을 생각했다. 분명히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남편이‘건축’업에 종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내 생각은 분명 내가 아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아 최 형사 지금 우리 다른 사건들도 많이 밀려 있제?“
최 형사는 한숨을 푹 쉬었다.
”많지요.. 요즘 깡패 놈들 건설업에 자꾸 손을 대서 머리가 아픕니다.“
”왜? 또 무슨 짓들 하고 다니는데?“
”아 시공사쪽 공사대금을 자꾸 미루고 강제로 금액을 깎고 뭐 난리입니다. 그래서 시공사쪽 사장들 진정사건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
”썪어 빠질놈들! 잡아도 잡아도 족쳐도 족쳐도 끝이 없구만..“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번쩍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공사대금?! “
최 형사 또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예. 공사대금이요. “
”그래!! 그거다!!“
”예??“
“아. 아니다 니는 일봐라.“
정일순이 누군지 드디어 생각이 났다. 예전에 내가 서부 경찰서에 근무를 할 때 어떤 부부로부터 내당 4동 주택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진정사건을 접수받아 수사를 했는데 그때 그 부인이 정일순이었다.
‘ 그래.. 어쩐지 낯이 익는다 했어 그때 그 부인이 정일순이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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