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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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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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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80,921

작성
22.09.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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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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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90 나는 마왕 케인이다

DUMMY

-백인장님. 저기 몇 명이 빠르게 다가옵니다-

-음.. 어디-

-퍽-


병사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던 백인장의 이마에 화살이 박히며 그대로 뒤로 넘어가 쓰러진다.


-적이다-

-삐이이이이-


고함 소리와 함께 경적을 불던 병사의 목에 다시 화살이 박히고 쓰러졌다. 다급하게 무기를 들어 올리던 병사들을 네 개의 신형이 덮치고 그들 사이로 화살이 끊임없이 날아갔다. 일반 병사들로는 일행을 막을 수가 없었다. 학살은 순식간에 끝났다.


-삐이이이이-

-삐이이이이-

그들을 둘러 싼 사방에서 소리가 이어지며 빠르게 다가온다.


“바리오스”

포탈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바리오스에게 경적을 넘겼다.


-삐이이이이-

경적을 불며 바리오스가 요하스 성을 향해 뛰자 그들을 향하던 경적소리가 바리오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대로 반대 방향을 뚫을 거야?-

올리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단지 잠시 시간을 벌었을 뿐 바리오스는 곧 발각된다.


“아니. 시간을 번 만큼 최대한 적의 수를 줄인다”

미니 맵을 확인하고 붉은 점을 향해 뛰었다.


-끄아악-

-삐이이이이-

-크악-


경적 소리와 비명 소리가 뒤섞여 울려 퍼지며 스미스를 막아서던 기사의 머리에 화살이 박히고 머리가 잘리며 바닥을 굴렀다. 곧이어 다시 일어선 기사의 입에 경적이 물리고 크로우가 지시한 방향으로 경적을 불며 사라져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항상 차분함을 유지하던 알타트린 남작의 목소리가 커졌다.


혼란. 대혼란.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경적소리와 계속해서 늘어나는 연락이 닿지 않는 부대들과 우왕좌왕하는 병사들.


-추가된 상황은?-

-보고 드린 대로 사방에서 경적 소리가 울리고 있어서 지금 병사들이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혼란의 틈새 속으로 백여 명의 플레이어들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지금 경적을 불고 있는 자들이 저희 기사들입니다. 경적을 불다가 병사들을 만나면 공격을 해서 병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네크로..멘서인가?-

-다르지만..그런 것 같습니다-


이가 갈렸다. 더러운 흑마법을 그것도 명예로운 드라칸의 기사들에게 사용한 놈을 용서할 수 없었다.


-플레이어 무리들은 우리 쪽 플레이어들이 처리할 수 있게 하라. 병사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사방에서 울리는 경적 소리를 제외하고 마나를 집중했다. 미세한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에 감겼던 눈이 번쩍 뜨였다.


-모든 병력을 이 곳으로 집결시켜라-

지도를 가리킨 알타트린이 이끄는 병력이 한 곳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쳇. 들켰네”

미니 맵을 보는 크로우가 투덜거렸다. 사실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오래 시간을 끌었다고 생각했다. 혼자였다면 이렇게 시간을 끌지도 못했을 것이다. 다들 지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일행들. 고마웠다. 하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잘 들어. 우리 위치가 발각 됐어. 지금 빠르게 병력들이 모이고 있다”

-끙, 그래? 그러면 제대로 한 번 싸울 준비 해야겠네-

“아니. 더 이상은 안 돼. 너희들은 지쳤어. 약속했던 대로 이제 빠져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여기서 빠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지금까지는 일반 병사들이었지만 플레이어들까지 합류하면 너희도 지쳐서 더는 못 버텨”

-그러니까 우리가 더..-


-쾅-

도면으로 화살을 막아낸 크로우가 주르륵 바닥을 끌며 밀려났다.


-이야. 그걸 막아내네-

수풀 속에서 열두 명의 플레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들었던 것보다 더 대단한데? 우리는 러시아의 레드팀이야. 귀찮은 건 싫으니까 말할게. 거기 척이라는 친구만 넘겨. 그러면 나머지는 조용히 보내줄게-

“들었지? 지금 이런 상황이야. 그러니까 너희들은 그만 빠져. 이미 충분히 도와줬어”

-빌어먹을.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더 고집 피우는 건 이제는 네 발목을 잡는 것 같다-

-말이 통하는 친구들이네. 잘 생각했어-


창을 든 레드팀의 여인이 웃으며 말하자 스미스의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


-그래도 저것들은 재수 없어서 안 되겠는데. 저것들만 처리하고 갈게-

“그래. 그러자”


뇌전이 번쩍이며 사라진 크로우의 도가 창을 든 여인의 목을 베고 얼굴을 쥐었다.

“[폭뇌]”

뇌전이 폭발하며 달빛조차 없는 숲을 대낮같이 밟히고 스미스의 중검을 방패를 든 탱커가 막아섰다.


-이 새끼들이 조용히 끝내려 했더.. 크으윽-

스미스의 중력검에 들어 올린 방패가 밀리며 어깨 깊숙이 검이 박히고 발목을 걷어차여 허공에 떠오른 사내의 목을 다시 검이 베고 지나갔다. 뇌전이 폭발 속에서 쟌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르른 권기가 순식간에 쏟아지고 쟌의 움직임에 맞춰 화살이 쏟아졌다. 빛과 함께 모습을 감춘 올리의 단검이 마법사와 사제의 뒷목을 갈랐다.


-언제?-

의아함과 함께 목이 잘리며 쓰러졌다.


-다시 말해봐라-

바닥에 주저앉은 궁사의 목에 검이 닿았다.


-너..너희들 도대체 누구야? 우리 레드팀 정예가 이렇게 쉽게 당한다는 게..-

목이 바닥을 구르고 말이 끊겼다. 모두의 시선이 사방에서 들썩이는 숲을 향했다.


-어절 수 없네. 최대한 발목 잡지 않을 테니까 그냥 같이 싸우자-

쟌이 주먹을 쥐며 어깨를 돌렸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수많은 병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가 척이라는 자인가?-

“알타트린?”

-나를 알고 있나?-

“아니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알타트린이다 떠들어 놓고 아냐고 물어보면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해”

-혀가 매운 놈이군-

“응. 한국인이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투항해라. 그러면..-

“왜? 살려주게? 후작한테 안 데려가고?”

-.......-

“이봐. 내가 제안 하나 하지. 나 빼고 일행들은 그냥 보내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군-

“우리가 너희 포위망 속에서 죽인 병력이 대략 천 정도야. 무슨 말인지 이해해? 이대로 싸우면 나하나 잡겠다고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죽을지 생각해 봤어? 너희들의 목적은 나를 잡는 거야? 아니면 전쟁을 이기는 거야?“


알타트린이 말없이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길을 열어라-


병사들이 갈라지며 생긴 작은 길을 바라보다 스미스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기다리고 있을 테니 빨리 와라-

“빨리는 못 갈 거야. 혹시 칼 날뛸 거 같으면 좀 말리고”


피식 웃음을 남기고 사라진 후 길이 다시 사라졌다. 조화와 혼돈의 갑옷과 무궁으로 장비를 교체하고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와라”

-와아아아아아-

함성 소리와 함께 붉은 물결이 크로우를 덮쳤다.


잘린 목이 떨어지며 누군가의 발에 차이고 바닥을 구른다. 바닥에 떨어져 꿈틀거리던 팔이누군가의 발에 밟혀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먹을 움켜쥔다. 잘린 목에서 잘린 팔에서 솟구친 피가 분수를 만들며 허공에 뿌려지고 다시 비처럼 떨어져 내린다.


동료들의 죽음과 비명 따위는 상관없이 한 점을 향해 끊임없이 몰아치는 붉은 군대의 물결 속에서 거침없이 끊임없이 대검이 공간을 부수며 이어진다. 팔이 잘린 병사가 비명과 함께 바닥을 구르다 동료들의 발에 밟혀 목이 꺾이며 죽어가고 겁을 먹은 젊은 병사가 파도에 밀려 쓰러져 발에 밟혀 죽어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서걱-

이름 모를 병사의 목이 떨어지며 솟구친 새로운 피분수가 허공을 붉게 수놓는다.


“하아아...”

깊은 날숨과 함께 주위를 둘러본다. 겁에 질려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병사들 위로 붉은 피안개 사이로 작은 무지개가 아름답게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병사들의 피해가 너무 크군-

-남작님께서 직접 나서시는 건 안 됩니다. 적은 지금 많이 지쳤습니다. 병사들의 피해가 크긴 하지만 낮의 대승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알타트린 남작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길을 터라-

병사들을 헤치며 머리 하나는 더 큰 기사가 다가와 섰다.


-나는 대드라칸의...-


-서걱-

기사의 말을 끊으며 움직인 크로우의 대검이 기사의 가슴을 깊게 베고 지나갔다.


-크흑.. 무슨..네놈은 기사의..-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부릎뜬 기사의 머리가 발목까지 올라온 피의 웅덩이 속으로 떨어졌다.


“나 기사 아니야”

붉게 물든 눈의 크로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병사들이 움찔거리며 한 걸음 더 물러난다.


“큭큭. 더 안 오냐? 그럼 내가 간다”

붉은 물결을 향해 하나의 검은 점이 몸을 던졌다. 비명과 피의 분수 속에서 겁을 먹고 물러서는 병사들과


-물러서지 마라. 놈은 지쳤다. 물러서는 놈은 직접 목을 베겠다-

검을 뽑아들고 병사들을 다그치는 기사들의 외침 속에서


-공포가 주변을 잠식합니다

적들의 능력치가 하락합니다


급기야 공포에 잠식당한 일부 병사들이 검을 놓고 뒤돌아선다.


-사..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서걱-


-물러서지 마라. 물러서는 자는 바로 목을 베겠다-

-살려줘. 놈은 악마다-

다시 병사의 목이 바닥을 구른다.


알타트린 남작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은 채로 자신의 검으로 손을 가져간다.


-기사들. 기사들도 합류해서 놈을 처치하라-

남작의 곁을 지키던 기사가 소리치자 병사들을 독려하던 기사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검은 점을 향해 나아갔다.


-하악 하악 하악..-

숨이 차오르지만 휘두름을 멈추지 않았다.


-하악 하악 하악..-

벌어진 입에 고인 이름 모를 병사의 비릿한 피를 그대로 삼켰다.


-특정 숫자 이상의 적을 처치하였습니다. 천살성의 꽃이 더욱 붉어집니다.

천살기가 생성됩니다. 적들이 더욱 위축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증가합니다.

광기가 당신을 서서히 잠식합니다. 저항합니다.


크로우를 둘러싸고 피처럼 붉은 기운이 점점 퍼져나가고 붉게 물들었던 눈이 눈동자마저 붉게 물들었다. 공포에 질린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서지만 인의 장벽에 막혀 움직이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 댄다.


-챙-

기사의 검기에 휩싸인 검을 막아냈다. 붉게 변한 눈에 겁을 집어 먹은 기사가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른다.


-모..모두 공격해. 칼을 찔러. 창을 찔러-

겁을 집어 먹은 병사들이 힘없이 휘두른 칼이 힘없이 찌른 창이 갑옷에 막히고


-푹 푹-

검기를 머금은 칼날이 크로우의 갑옷을 뚫고 박힌다.


-돼.. 됐다-

검을 맞대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던 기사의 얼굴을 커다란 손이 덮는다.


-아....-

자신의 미래를 예감한 듯 흐느끼는 신음 소리와 함께 뇌전의 폭발이 일어났다.


-콰르르르르릉-

뇌전의 폭발에 감겼던 눈을 뜬 병사들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으아아....-

칼을 찔러 넣은 두 명의 기사와 함께 불에 탄 듯 시커먼 형태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병사들


-툭-

손에 들린 투구의 흔적을 바닥으로 떨군 피에 절은 사내의 시선이 이제는 텅 비어버린 뇌전이 폭발한 공간을 바라보았다.


-악마다-

-마왕..마왕이다-


-병사들이 더욱 짙은 공포에 잠식됩니다


-모두 진정하라-

말에서 내린 알타트린이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남작님. 직접 나서시면..-

-닥쳐라. 한 번만 더 말린다면 네 목을 먼저 치겠다-


크로우를 직시하며 다가오던 알타트린이 외쳤다.


-병사들은 모두 물러나라-


-쾅 쾅 콰아앙-

몇 차례 공방이 이어지고 두 개의 검이 서로를 밀어내며 거친 소리를 뿜어냈다.


-넌..넌 대체 누구냐?-

“케인”

-케인? 기사들은 모두 나와 함께 놈을 죽여라. 놈은 강하다. 지금 이 순간만은 기사임을 잊는다. 모든 불명예는 내가 떠안겠다. 너희들은 그저 나의 명령에 따른 것 뿐이다-


검을 뽑아든 기사들이 달려든다.


“나는 케인”

크로우의 외침에 기사들이 멈춰 섰다.


“나는 마왕 케인이다”


피로 물든 전장에 마왕이 강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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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메인 퀘스트 생성 23.02.10 42 2 10쪽
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2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4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49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5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2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9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8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8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1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3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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