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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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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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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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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5 사령관 더글라스 백작

DUMMY

-결국 또 싸웠냐?“

부서진 갑옷을 걸치고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는 모습에 장난치듯이 말을 걸던 스미스의 자뭇 진중해졌다.


-그 마법사 진짜 강했나보네. 네가 이 정도로 당한 거 보면-

어께를 으쓱이며 웃었다.


-그런데 손등의 붉은 십자가는 그렇다 치고 등에 뱀 문신은 또 뭐냐?-

“뱀?”

-진짜 멋진데? 피처럼 붉은 바닥에 똬리를 튼 검은 뱀에 달린 피를 흘리는 붉은 날개 그리고 이마에 검은 뿔 하나.. 이거 어디서 했냐?-


이마가 찡그려졌다.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검은 뱀의 문신이라니? 하지만 스미스에게서 커다란 호기심만 느껴질 뿐 장난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피처럼 붉은 바닥, 검은 뱀, 피 흘리는 붉은 날개, 그리고 하나의 뿔.

그동안 자신이 얻었던 기연과 힘들의 상징들임을 깨달고 다른 갑옷으로 문신을 가렸다.


“비싼 거야. 그리고 약한 놈에게는 안 해준다고 그랬다”

뒤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덤비는 스미스와 낄낄거리던 때 분주하던 성안이 더욱 분주해졌다. 입으로만 일하던 기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그에 따라 병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이건 마치 군대에서 사단장이 시찰 나오던 상황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더글라스 백작이 오늘밤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네-

지친 얼굴의 노리스가 눈을 비비며 다가왔다.


-내일 도착한다고 했었는데 기사들만 이끌고 먼저 출발한 것 같아-

“그렇군요”

-오면 바빠질 거야. 아마 자네도 한 번쯤은 찾을 테고. 그리고 내일부터 지원한 플레이어들이 합류할 테니 알고 있게-

“말 안 듣는 그놈들 관리는 누가합니까?”

-우리 생각엔 이곳에 있던 기존 인원들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은 백작이 하는 것이라 아직은 모르겠네-


고개를 끄덕이자 노리스가 병사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다시 멀어져갔다.


-냄새가 나지?-

“나지. 그것도 아주 심하게. 너 접속 해제해서 이번에 참여하지 말고 일단 대기하라 그래”

-신청을 이미 한 놈들은?-

“무조건 대기. 저녁에 백작 만나게 되면 그 때 정확하게 알려 준다고 얘기해”


고개를 끄덕이고 스미스가 접속을 해제했다. 패배의 냄새가 난다. 그것도 아주 대패의 냄새가.해가 기울어가고 노을이 짙어져간다. 지저분했던 성 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기사들과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춘 채 대기하고 있었다.


-이제 곧 백작이 도착하는 건가?-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물었다.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내가 말 걸면 안 되는 건가?-

“천만에”

알렉의 말이 이어졌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아는 게 있나?-

“나도 너희가 아는 게 다야. 특별히 아는 게 없다”

-그런데 의외네. 우리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맞아. 지금도 싫은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너희가 싫다고 함부로 행동할 만큼 멍청이도 아니야-

-그것도 외외네-

스미스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나팔이 길게 울리고 성문이 활짝 열렸다. 저 멀리서 작은 먼지구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누글레스 자작이 앞으로 나아가고 수십 명의 기사의 호위를 받는 더글라스 자작이 그 앞에 멈춰 섰다.


-뭔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백작님. 누글레스가 인사드립니다-

-사령관이다. 호칭에 주의하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사령관님-

-안내해라-

말에서 내린 백작이 자작의 안내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와 씨. 존나 꼰대네-

어이없어 하는 스미스가 중얼거리고 일행들의 표정 또한 좋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모습을 감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 한 명이 다가왔다.


-사령관님께서 찾으신다-

기사를 따라 그들이 들어간 건물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씨발. 좆 같네”

절료 욕이 튀어나왔다. 기사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간지 한 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 백작 일행을 보지 못하고 회의실 밖에서 기다리고 잇었다. 상황을 설명하는 자작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오고 말을 끊고 호통 치는 백작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텠네. 텄어”

요하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누글레스 자작과 노리스였다.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자각의 설명이 다 끝난 후에 지적을 해야하는데 말 하는 도중에 계속 말을 끊고 호통을 친다. 머릿속이 복작해지기 시작한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기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상석에 앉은 백작과 수십 명의 기사들이 뚫어지게 바라본다.


“사령관님을 봽습니다”

커다란 덩치에 넓은 어깨에 부릅뜬 눈이 크로우를 직시한다. 크로우의 눈길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손으로 향했다. 입 꼬리가 눈에 보일 듯 말 듯 살짝 올라갔다 내려온다.


-너냐?-

맹수가 으르렁 대는 듯한 백작의 물음에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놈. 무엄하다. 사령관께서 묻는대 어찌 말이 없느냐-

기사 한 명이 검에 손을 대며 호통 친다.


“아무런 말도 없이 너냐고 물으시기에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몰라 잠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놈이 그래도-

기사가 호통과 함께 검을 반쯤 뽑아든다.


(이 개새끼가 진짜)

눈썹이 꿈틀거린다.


-그만. 경은 나 더글라스의 기사로서 자작을 가지도록. 어찌 미천한 플레이어 놈과 같이 행동한단 말인가-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검을 다시 집어놓고 죽일 듯이 노려본다.


-네놈이 후안이라는 나이토스가의 망나니 놈을 폐인으로 만들었는지 묻는 것이다-

“맞습니다”

-기사들이 호위하고 있었을 텐데?-

“여섯이었습니다”

-그들을 네놈이 모두 죽였고?-

“맞습니다”


비웃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오직 누글레스 자작만이 붉어진 얼굴로 크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플레이어 놈들은 상종할 수가 없는 놈들이군. 네깟 놈이 기사 여섯을 그것도 나이토스의 기사 여섯을 죽였다고? 미친놈이로군-

-사령관님. 실제로 마갑을 착용한 전투마...-

-닥쳐라. 그대는 그래서 안 되는 것이다. 저런 허풍쟁이 놈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니 요하스 꼴이 이리 된 것이다-


자작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지고 옆에 앉은 노리스의 주먹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하나 더 묻지. 내일부터 도착하는 플레이어 놈들의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기존에 요하스에 있던 인원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 합류하는 자들 중 능력 있고 유능한 자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 봐라-

“마법사를 제외한 전사 계열 플레이어들은 기사들의 뒤에 세우고 또 그들 중 일부를 별동대 식으로 운영하면서 적들을 교란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너희들이 선두에 서는 것은?-

“기사들 특히 말을 탄 기사들은 강합니다. 백 명이 넘는 기사들의 돌진에 한 순간에 뚫릴 것입니다“

-너희들이 스킬을 사용하면은?-

“적 사령관이 바보가 아닌 이상 기사들에게 온갖 버프와 마법을 사용할 겁니다. 한두 명이면 몰라도 백이 넘는 기사들이면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사들의 돌격에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겁니다“


백작의 날카로운 눈이 크로우를 향했다.


-큭..큭큭큭큭-

백작을 따라 기사들이 따라 웃기 시작했다.


-너, 전쟁은 겪어봤나?-

“이번이 처음입니다”

-애송이 놈이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말 하는군 전쟁은 말이다-


퉁퉁. 가슴을 친다.


-이곳으로 하는 거다. 너처럼 이것저것 재기만 하다간 아무 것도 못하고 무너지는 거다-

“물어보셔서 대답했을 뿐입니다”

-꺼져라-

축객령과 함께 비웃음 속에 회의실 문을 열고 나갔다.


“킥”

웃음소리에 회의실 앞을 지키던 기사들이 죽일 듯이 노려봤지만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전쟁은 가슴으로 하는 거라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뜨거운 가슴으로 뜨거운 불에 타죽어라. 이것으로 결정 났다. 지금에 와서 빠질 수는 없다. 철저하게 방관자로 싸움은 피하고 전장에서 벗어난다.


“킥”

자신의 가슴을 치던 백작의 여리고 고운 손을 생각하니 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그 고운 손으로 검이나 한 번 제대로 잡아봤을까?

크로우의 걸음이 일행들에게로 향했다.


-그러니까 이번 전투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여하지 말라고 전하라는 이야기지?-

“그래. 이번 전투는 무조건 대패야. 지원군 책임자가 후작 사람이면 그 때도 빠지라고 전해. 만약 그라리스 백작이 책임자가 된다면 그 때 합류하라고 전해. 그리고 너희들도 이번 전투에서 공을 세울 생각은 하지도 말고 무조건 도망가.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해줄 테니까“


크로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스미스가 말을 전하기 위해 접속을 해제하고 사라지고 나머지 세 명도 접속을 해제했다. 멀리서 지켜보던 알렉이 다가와 크로우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그 정도야?-

“믿건 안 믿건 그건 네 자유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금은 말하지 않는 게 좋아. 분명 말이 돌 다가 백작의 귀에 들어갈 테니까“

-그 정도는 나도 알아. 그건 내가 알아서 조절할게. 그리고 정보를 공유해줘서 고맙다-

“좋던 싫던 우린 전우야. 네가 나에게 칼을 들이대기 전까진”

-너 싸우는 거 보고도 칼을 들만큼 머저리 놈은 이곳엔 없을 걸-

작은 웃음이 이어지고 둘 다 모두 접속을 해제하고 사라졌다.


어나더 월드가 전쟁을 앞두고 물이 붙기 전이라면 커뮤니티는 이미 전쟁터였다. 드라칸과 로엠에 대한 전력 분석, 각국의 정치 흐름, 군대의 수, 전쟁을 이끌 사령관에 대한 분석 등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아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흐음, 예리한대”

핫바를 입에 털어 넣고 씹으며 고명석이 중얼거렸다. 승리에 대한 예측은 드라칸이 압도적으로 우세했고 이를 방증하듯이 많은 길드 특히 상위권 길드들이 드라칸에 합류하고 있었다.


다만 위치적으로 로엠에 위치하고 있거나 드라칸으로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길드들은 로엠에 합류할지를 고민 중이라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었다.


베스트를 장식한 글은 양측의 사령관인 클루니 오세발드와 호리안 더글라스의 비교였다. 무력과 차가운 이성을 갖추고 전쟁을 지휘하며 승리로 이끌었던 드라칸의 클루니 오세발드와 정반대의 자질을 가진 로엠의 호리안 더글라스의 분석 글은 보지 않고도 이번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한 글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글들을 읽는 도중 새로운 베스트 글이 고명석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전쟁의 발발 원인 확인 by 드라칸 귀족]

나 드라칸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다. 퀘스트를 깨던 중 우연찮게 자작과 연을 맺게 되고 이놈 퀘스트를 한동안 죽어라 해결해주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대가는 쥐꼬리만큼 받으면서 한 때는 죽여버리고 다른 나라로 튈까 고민도 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꾹 참고 열심히 했더니 이제는 호감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라 갑자기 이번 전쟁이 왜 발생했는지 나에게 살짝 이야기 하더라


드라칸에 나이토스 후작가가 있는데 거기 막내아들이 개망나니로 유명하거든 근데 이놈이 소강상태에 빠져서 일부 플레이어들만 아니 싸움에 미친놈들만 남아서 싸우는 지금 전쟁이 일어날 요하스 지역에 기어나갔다가 완전히 개 박살이 나서 돌아왔대.


사지가 잘리고 오른쪽 눈알이 파여서 돌아왔는데 사지는 어찌어찌 회복이 가능할 것 같은데 눈은 회복이 안 된다고 하네. 근데 더 문제는 애가 폐인이 돼서 동공이 풀리고 입에서 침 흘리고 똥오줌을 못 가리는 상태래.


그래서 후작이 눈이 돌았는데 후작 사위가 드라칸 국왕이고 왕국의 기둥 가문 중 하나고 본인이 소드 마스터야. 그래서 국왕도 전쟁을 할 시기가 아닌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다. 왕가의 명예도 걸려 있는 문제라.


그리고 그 망나니 놈을 저 꼴로 만든 게 척이라는 플레이어래.


흠.. 이걸 풀까 말까? 에이 어차피 알 게 될 것 미리 이야기 해준다. 자작이 조용히 이야기 한 건데 아마 후작이 개인적으로 현상금을 걸 거라고 하네. 척이라는 놈을 산 채로 잡아오거나 죽이더라도 꽤 많은 돈을 걸 거라고. 그래서 나도 접수하고 왔다.


예상대로 댓글이 불타오르는 것을 확인하며 마지막 남은 핫바를 입에 털어 넣었다.


“그것도 형이야. 새끼들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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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메인 퀘스트 생성 23.02.10 42 2 10쪽
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2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4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49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5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2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9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8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8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1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3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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