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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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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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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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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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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177 무투가 얀 드로인

DUMMY

모든 인원들이 숲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숲으로 향하는 것 같은데?”

-그럴 수밖에 없어. 숲이 아니면 발각되기 싶고 그러면 죽으니까 저쪽도 대부분 숲으로 이동해, 가끔씩 역으로 반대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결국 다 죽었어-

-난리구만-


“대기”

크로우의 말에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지시를 기다렸다. 의문을 품을 만도 했지만 진도 말없이 크로우의 오더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니 맵에 붉은 점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수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붉은 점과 녹색 점이 만나기 시작하면서 점들이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자”

잘 익은 과일을 수확할 시간이었다.


여섯 명의 인원이 숲 속을 움직이고 있었다. 멀리서 전투의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어차피 지원요청이 없는 이상 가봐야 좋은 소리 못 듣는다.


-쯧. 이 새끼들 보이지를 않네. 어디에 짱 박혀 있나? 저놈들도 움직였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하.. 난 도망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싸움 시작하면 튀는 놈들 투성이.. 컥-


말을 하던 검사의 눈에 화살이 박히고 두 명의 칼을 든 사내 둘이 빠르게 자신들을 향해 다

가오는 모습에 도끼를 든 사내가 소리를 질렀다.


-모두 대형 갖춰. 이 새끼들이 약을 먹었나-

사내의 오더에 빠르게 대형이 갖춰졌다. 방패를 든 검사가 전방에 나서고 도끼를 든 전사와 눈에 박힌 화살을 뽑아낸 전사가 중위를 마법사와 사제가 후위를 맡고 궁수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포지션을 잡았다.


활을 당기던 궁사가 다급하게 피하자 바람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고 시위를 당길 때마다 같은 견제가 이어졌다. 후위에 선 마법사가 주위로 맺힌 여려 개의 화염구를 크로우와 스미스를 향해 던지려는 순간


-커헉-

-컥-

후미를 지키던 마법사와 사제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고


-푹 푹 푹 푹 푹...-

피륙음이 이어졌다.


-뭐.. 뭐야?-

전위들의 당황한 소리와 함께 커다란 도를 들고 달려들던 사내가 팔을 높이 들어 올리고 이에 맞춰 방패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쾅-

굉음과 함께 방패를 든 손이 만세를 불렀다.


-발차기?-

한 순간 무너진 방어에 당황하는 사내의 무릎을 커다란 도가 깊숙이 베고 지나가고 방패에 시야가 가려진 도끼를 든 전사의 목에 검이 박혔다.


-뭐..뭐야?-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그들에게 이렇게 한 순간에 전열이 무너진 적은 처음이었다. 검을 든 전사가 빠르게 크로우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큭-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온 화살이 어깨에 박히고 멈칫거렸지만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발목을 걷어차인 탱커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며 검로를 방해하고 다시 한 번 멈칫거리는 순간 정수리도 커다란 도가 떨어지고 심장과 목에 화살이 박히고 세상이 점멸했다.


답답했다. 화살을 쏘려 하지만 일행에 가려서 적이 보이질 않았다. 전위 세 명에 가려진 두 명의 검사, 자신의 사각으로 빠져 도끼를 든 일행의 틈을 노려 찌르는 암살자.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지만 위치를 옮기며 자리를 잡고 활을 당겼다.


-씨발-

이미 뒈져버린 일행의 사체의 목을 잡고 몸을 숨긴 채 미친놈이 달려들고 있었다. 판단은 빨랐다. 도망가기로 결심하고 몸을 돌리는 순간 귀신 같이 화살이 날라 왔다.


몸을 피하는 곳으로 미친놈이 사체를 던진다. 으드득 이가 갈렸지만 스킬을 써서 거리를 벌렸다고 안심하는 순간 다시 화살이 날아왔다. 급하게 허리를 숙여 화살을 피하자 붉게 물든 커다란 도가 얼굴로 땅에서 솟구쳐 올랐다.


-씨발. 이것들 도대체 뭔데에에에..-

여인의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주변에 다시 적막이 흘렀다.


-와.. 이겼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진이 활짝 웃으며 기쁜 듯이 폴짝거리며 다가왔다. 방패를 든 전사의 눈에 박힌 두 개의 화살과 도끼를 든 전사의 양쪽 어깨에 박힌 두 개의 화살.


“너 굉장하네. 그 실력으로 어떻게 진 거야?”

-헤헤. 고마워-

“그 활 좀 볼 수 있을까”

손을 내밀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활을 넘겨준다. 무기를 받아들고 오히려 당황한 크로우가 헛웃음을 지으며 활을 살펴봤다.


“역시”

레어 등급의 활. 공격력도 기타 옵션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레어 등급의 활로는 이곳에서는 버틸 수가 없다.


“숀. 너 어제 궁수 둘 잡고 활 괜찮은 거 얻은 거 줘 봐”

머리 위에 물음표을 띄우고 활을 건네준다. 좋다. 아니 굉장히 좋은 활이다. 공격력도 높고 공격 속도 명중률 등 옵션 자체가 예술인 유니크 등급의 활을 진에게 건넸다.


“받아”

-응?-

의아해하면서 활을 받고 옵션을 확인한 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내가 주는 거 아니야. 여기 숀이 주는 거야. 고맙다는 말은 숀한테 해”

-응. 고마워 숀. 잊지 않을게-

하얗게 질렸던 숀의 얼굴이 빠르게 혈색을 찾아가다 붉게 물들었다.


“L.O.V.E"

소리 없이 벙긋거리는 크로우의 입 모양에 스미스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살포시 돌렸다.


진짜 놀고 있다. 이 새끼.


그렇게 전투가 계속 됐다. 미니 맵으로 상대방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앞에서 몸을 숨긴 채 기다리다 화살로 기습을 하고 둘이 상대의 시선을 유도한 후 올 리가 뒤를 기습해 마법사와 사제를 먼저 제거하고 마무리.


올리비아의 무음의 암살자는 상대의 시선을 뺏은 후에는 백 프로의 확률로 쉽게 상대의 마법사를 제거할 수 있었다. 전투 후에 지치고 상처 입은 적을 공격하고 상대의 무리가 서로 가까이 있을 때에는 유인해서 제가해 나갔다. 통하지 않을 방법이었지만 오랫동안 승리의 타성에 젖어 있던 상대들은 쉽게 말려들었다.


날이 밝아오고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며 성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모두가 지친 모습이었고 살아남은 자들은 거의 모두가 만신창이었지만 유일하게 크로우 일행만 처음과 비슷한 모습으로 성으로 복귀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다른 이들과 달리 환하게 웃는 모습에 몇몇이 인상을 쓰고 다가왔지만 진의 쾌활하고 밝은 목소리의 섬찟한 경고에 발걸음을 멈췄다.


-너희 오면 죽어-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매일 저녁 숲 속에서 전투를 벌이고 경험치와 전리품을 챙겨오는 모습에 자극을 받은 일부가 새로이 조를 짜 움직이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패배하고 성에서 부활하면서도 예전 같이 짜증내고 투덜거리는 게 아닌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수정하기 시작하면서 전투에서 승리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라칸 진영에서도 넷의 인지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의 저격수 진, 소리 없는 죽음 올리, 검기만 사용하는 이상한 놈 척 그리고 깍두기 숀.


-까아악뚜우우기이이이~. 내가 까악뚜기라고?-

“나는 이상한 놈이라는데 뭐”


배를 잡고 웃고 있는 올리와 진을 바라보며 다시 얼굴이 붉어진 스미스를 보고 웃음이 터진 크로우의 시선이 다시 한 곳으로 고정되었다. 커다란 덩치에 무복 사이로 비춰지는 잘게 쪼개진 근육의 사내가 쭈뼛거리며 일행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다.


-얀 드로인. 무타가 계일에 몬스터 계열에게는 더 없이 강한데 사람이나 인간형 몬스터를 공격하지 못 해. 어렸을 때 테러로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는 걸 본 후에 트라우라 때문에 사람이 피를 흘리는 걸 제대로 보지를 못 해. 어떻게 아냐고? 저 새끼한테 쟤도 처음엔 속았거든-


올리의 시선을 느낀 이안이 막사 안으로 숨어들었다.


“극복하지 못 한 모양이네”

-처음엔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신경을 안 써. 전투 중에는 너무 큰 구멍이었거든-


일행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자 한참을 망설이던 얀이 용기를 낸 듯이 다가왔다.


-..저기..-

“같이 할래?”

-그, 그래도 돼?-

“딱 하나만 약속해. 어떤 일이 생겨도 참고 인내한다”

-아, 알았어. 약속할게-


-척, 여기 있었군. 나랑 같이 가세. 자작님이 찾으시네-

대화를 끊고 나타난 노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따라 나섰다.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군. 앉게나-

자리에 앉자 노리스가 차를 따라주고 간단한 목례와 함께 방을 빠져나갔다. 군인. 잘 훈련되고 강직한 군인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누글레스 자작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시작했다.


-자네와 동료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네. 자네들이 오고 난 후에 요 근래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어. 물론 자네들의 실적은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고-

말없이 자작을 바라보았다.


-.단순히 말 말고는 특별히 해줄 것이 없어서 미안하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자작이 크로우를 바라보았다.


“요청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주겠네-

“제 팀원들과 함께 자유로운 성의 출입 권한을 원합니다”

-음...-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움직임이 아닌 난전을 원합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언제든 권한을 회수하셔도 좋습니다“

-톡 톡 톡..-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크로우를 응시하던 자작의 손가락이 멈춘 후 보기 좋은 미소를 지었다.


-좋아.그렇게 하지. 잘 부탁하네-

자작이 내민 손을 붙잡았다. 미소가 보기 좋은 사내였다.


“나가자”

-응? 시간이 안 됐는데 보고도 안 됐고-

걸음을 옮기며 이어진 짤막한 설명에 이해했지만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좋게 생각해. 보다 많은 적과 싸울 기회가 생긴 거야”


숲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뒤로 보이는 성이 점점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긴장감 없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일행들의 모습에 차가운 미소가 새겨졌다.


슬슬 풀어질 때라고 생각은 했었다. 계속된 승리로 인한 자만심. 만일 미니 맵을 보면서 기습이 아니었다면 저렇게 풀어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까?


(적어도 몇 번은 죽었겠지)

진과 같이 걷고 있는 얀 드로인이 웃고 있었다. 크로우도 같이 웃었다.


-서걱-

기습적인 횡 베기에 자세를 낮춘 얀의 머리카락이 바람을 타고 흐르고 다시 정수리를 향해 커다란 도가 떨어져 내리자 황급히 몸을 뒤로 빼며 피한다.


-무슨..-

당황한 얀의 눈이 커졌다. 자신이 뒤로 빠진 만큼 거리를 유지하며 쫓아온 크로우의 도가 다시 횡으로 휘둘러졌다.


-헉..헉..-

얼굴을 깊게 베여 피를 흘리며 흔들리는 눈동자가 어깨에 도를 얹은 채 웃고 있는 크로우를 향했다.


-왜.. 왜 이러는 거야?-

“몰라서 물어 병신새끼야. 너 같으면 전장으로 너 같은 놈 데리고 가겠냐?

-야. 케.. 아니 척. 너 왜 이래?“

“너도 닥치고 있어. 죽기 싫으면”

-너.. 이..새끼..-

이를 악다문 스미스의 손을 올리비아가 잡고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으드득..-

이가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의 여인에 이끌려 둘로부터 거리를 벌리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잠깐만. 혹시 내 트라우마를 깨줄려는 거면 이러지 않아도 돼. 내가 그냥 돌아갈게-

“뭔 개소리야. 너를 이렇게 가지고 논 놈들이 몇 있었다는 거 다른 놈들한테 들었어. 안 그래도 짜증나는 게 있었는데 잘 됐다 싶었지. 그 놈들이 추천하더라. 네가 잘 피해서 때리는 재미가 있다고“


-팡-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살의를 가득 담은 도가 공간을 베며 다가왔다. 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너무도 익숙한 두 개의 눈동자가 자신을 직시하며 자신을 공격해왔다. 죽이겠다는 재미와 살의를 가득 담고서..


사람들의 동정과 안쓰러움이 담은 눈빛이 몇 번의 전투 후에는 조롱과 쥐를 가지고 장난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마치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바뀌었었다. 그런데 이놈은 모든 것을 건너뛰고 처음부터 조롱의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미소를 띠운 채로..


-핏-

가슴에서 피가 튀었다. 놈의 미소가 짙어졌다.


-서걱-

허벅지에 붉은 실선이 그어지고 피가 튀었다. 놈이 환하게 웃는다.


-개새끼..-

-텅-

목을 향해 그어지는 도의 옆면을 올려치자 방향을 잃고 허공을 가른다. 척이란 놈의 얼굴이 굳어졌다.


-죽어라-

권기를 담은 주먹을 놈의 얼굴을 향해 뻗었다.


-우뚝-

놈의 얼굴 앞에서 멈춘 주먹이 덜덜 떨린다. 놈의 두 둔이 호선을 그리고 입이 길게 찢어진다.


“병. 신. 새. 끼”


-서걱-

허공을 베었던 도가 떨어지며 왼팔이 잘린다.


-콰앙-

복부를 걷어차이고 허공을 날아 바닥을 구른다.


-콰앙-

눈의 초점을 잃은 얼굴로 핏빛의 커다란 도가 떨어져 내렸다.


프스스스스...

솟구쳤던 흙이 바닥에 떨어지고 재미없다는 얼굴로 크로우가 몸을 세웠다.


“들었던 것보다 더 병신이네. 반항하는 게 없으니 재미없어서 더는 못 하겠다”


눈물이 나지 않는다. 미친 듯이 실컷 울고 싶은데 이곳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 없다. 자신의 머리 위에 박힌 도를 뽑아들며 놈이 재미없다고 투덜거린다. 혹시 이럴 수도 있다고 각오는 했었지만 놈의 비수 같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쓰라렸다.


“아 씨발. 같은 놈한테 두 번은 재미없어서 못 하겠고..받아라”

놈이 인벤토리를 뒤적이다 무언가를 꺼내 머리맡으로

떨구었다.


“레어 등급 귀걸이다. 이거 판 돈으로 어디 가서 민폐 끼치지 말고 조용히 테트리스나 해. 이 새끼야”


돌아서던 놈이 다시 돌아와 자세를 낮추고 눈을 바라보았다. 놈의 얼굴에 다시 잔인한 미소가 피어오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찌르며 떠든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그렇게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어릴 때 트라우마가 있어요 하면서 사람들 동정이나 구걸하면서 살면 재미있냐? 응? 응? 말해봐. 재미있으면 나도 해보게. 어디 보자. 나는 반대로 컨셉 잡아볼까. 어렸을 때 큰 개한테 물려서 몬스터 앞에서는 벌벌 떠는데 사람들은 막 써는 거야. 어때? 괜찮지? 나중에 기회 되면 둘이서 같이 다녀보자. 컨셉대로 너는 몬스터 머리 터트리고 나는 사람들 다 썰고. 이야... 아이디어 좋은데. 나중에 테트리스 질리면 연락해라. 이 컨셉충 새끼야“


표정 없는 얼굴로 일어선 놈의 발소리가 조금씩 멀어져간다.

컨셉? 이게 컨셉이라고? 폭음과 함께 쓰러진 눈앞에 온몸이 찢기고 내장이 쏟아진 사람의 시체를 보고 생긴 트라우마가 컨셉이라고?


-으드득. 네가, 네가 봤어? 네가 봤냐고?-

“아니. 못 봤는데”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말 할 수가 있는 거냐?-

“뭐가 문제인데? 왜 안 되는데?”


몸을 세워 놈을 바라보았다. 놈의 얼굴에 그 어느 때보다 짙은 미소가 걸려있다.


-네가 그 트라우마를 알아?-

“아이고 힘드세요? 그러면 팔 한 쪽 말고 모가지도 좀 잘라 드릴까요? 푹 쉬시게?”

-재미있냐?-

“재미없었는데 다시 재밌어지는데 킥킥”


-죽인다아아-

땅이 깊게 파이며 튀어나간 얀의 주먹이 두꺼운 도신에 막혔다. 크로우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이래서 내가 너를 병신새끼라 하는 거야. 이 순간에도 주먹이 멈칫하잖아”

-개새끼이이-

“왈왈. 네. 개 맞습니다. 이번에 목도마저 물어드릴게. 킥킥..큭”


얀의 이마에 들이받기고 물러나는 크로우의 얼굴에 주먹이 다시 박혔다.


“이 새끼가 좀 놀아주니까 주제도 모르고”

주먹을 막아선 도면이 비틀어지며 사선으로 떨어져 내렸다. 떨어져 내리는 도를 몸을 틀어 피하며 빈 공간으로 주먹을 뻗었다.


“큭”

안면을 강타당하고 물러나던 크로우의 도가 머리카락을 베고 품 안으로 파고든 얀의 어깨가 굉음을 내며 가슴을 강타했다.


“커헉”

바닥을 구른 크로우의 얼굴이 악귀처럼 굳었다. 그리고 둘의 공방이 이어졌다. 살의를 가득 담고 상대를 죽일 듯이 이어지는 공방 속에서 도를 피한 얀의 주먹에 붉은 권기가 가득 찼다.


-죽어라-

-콰아앙-

폭음과 함께 크로우가 튕겨나가고 커다란 나무에 부딪치고 멈췄다. 그리고 이어지는 얀의 공격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이상한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내가 저놈을 잘 아는데 저렇게 맞고 있을 놈이 아니야-


또 다시 붉은 권기가 맺힌 주먹이 크로우의 옆구리로 향했다. 폭음과 함께 도면으로 막은 크로우의 몸이 주르륵 밀려나갔다.


“야야야. 이것까지 맞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 어때? 이제 속이 좀 풀려?”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크로우를 향해 거친 숨을 내쉬던 얀도 미소 지었다.


-좆 까. 씨발놈아. 그냥 뒤져라-


다시 얀의 신형이 빠르게 크로우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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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0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4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6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7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8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59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7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58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0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6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2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8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1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7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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