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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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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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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921

작성
22.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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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5 병아리의 신고식

DUMMY

-어.. 다들 반갑다. 난 숀이고 이쪽은 척이다-

가볍게 손을 흔들며 소개한 스미스의 인사에 격렬한 호응이 이어졌다.


-반갑다? 이 새끼들이 병아리면 삐약 거려야지 사람 말을 흉내 내네-

-킥. 저 새끼들은 며칠 만에 도망갈까? 난 삼일에 건다-

-야. 가서 빵 좀 사와 봐라-


열렬한 환영이 이어질수록 스미스의 미간이 조금씩 굳어져갔다.


“여기고 일진 놀이 판이네”

-그러게-


-손, 척이라고 이 새끼들이 장난 하나?-

커다란 덩치의 사내가 죽일 듯이 노려보며 둘의 앞에 섰다.


-지금 여기가 병아리들이 장난치는 곳으로 보이냐?-

커다란 손을 둘의 목을 향해 뻗어왔다.


-턱-

손을 낚아챈 사내가 사이로 끼어들어 덩치 큰 사내의 눈치를 보며 중재에 나섰다.


-데리고 나가서 내가 잘 설명할 테니 좀 참아. 대부분 처음엔 다 이러잖아. 너희 둘 나를 따라와-


자신을 이안이라 소개한 선한 인상의 사내가 둘을 이끌고 다니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곳의 현 책임자는 누글레스 자작이고 원래는 백작이 있었으나 소규모의 전장이 이어지며 부관으로 있던 누글레스가 임시 책임자를 맡고 백작은 복귀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귓속말을 사용할 수가 없다. 전장은 들었다시피 드라칸이 연승 중이다. 설명이 이어졌다.


-우리 플레이어 부대는 C.P(Crazy Player)라고 불려 말 그대로 미친놈들만 있지. 인원은 180명이 조금 넘는데 원래는 두 배는 됐었어. 우리 대장은 쌍검을 쓰는 알렉이야. 항명은 절대 용납하지 않으니까 조심하고-

-그래 고맙다 명심하지-

-그런데 칼, 도를 쓰는 거 보니 전사 같은데 진짜 이름이 뭐야? 전력을 알아야 작전을 짜는데 도움이 돼서 말이야?-

-스..-

“척이다”


눈웃음을 짓는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 어쨌든 동료가 됐으니 잘 해보자고-


다시 천막의 문이 열리며 세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 이 새끼들 안 되겠는 걸. 좋게 이야기해도 말을 안 하네-

이안이 눈웃음을 유지한 채 둘을 바라보며 말하자 세 명의 사내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둘을 향해 다가왔다.


“재미없는 짓거리를 벌리네”

-이 개새끼가..-

세 명의 사내가 다가와 주먹을 날리는 순간


-그만-

구석의 사람들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드러운 사내의 목소리에 주먹이 멈췄다.


-말 잘 듣는 개새끼들이네-

스미스의 비웃음에 사내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재밌어. 보통은 이 정도면 고개를 숙이는데 말이지. 나름 실력에 자신이 있나봐. 여기서는 다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들어와 그래서인지 랭커라는 것들도 까불다가 털리고 도망치는 것들도 많이 봤어. 너희들 실력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

-실망할 정도는 아닐 거야-


스미스의 대답에 사내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안. 마침 해도 졌고 누글레스의 잔소리 듣기 싫으니까 정찰 한 번 돌지. 저 둘을 데리고 나가-

-그러지. 대장-


어둠 속을 일단의 무리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기사 노리스에게 보고한 뒤 성을 빠져 온 이후 짧지 않은 거리를 이동 중이었다.


-잘 들어. 정찰 중에는 마법사는 웬만해서는 끼지 않는다. 정찰 중에 만나는 적은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고 빠르게 처리하고 이동한다. 이해했지?-

고개를 끄덕이자 손을 들어 모두를 세운 후 반으로 인원을 나눈 뒤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 넷도 또 다시 둘씩 갈라질 거야. 간단해. 정찰 중 적을 만나서 처리할 수 있으면 처리해. 불가능할 때는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얻어 온다. 발각 시 도망쳐. 진짜 간단하지? 그리고 전투 중 얻은 전리품은 개인 소유야 그러니 우릴 실망시키지 말고 최대한 처리하라고. 킥킥-


잠시 후 걸음을 멈춘 이안이 다시 둘로 인원을 나누었다.


-너희는 언덕을 끼고 돌아서 합류해. 둘이 동료니까 아무래도 호흡이 잘 맞겠지. 명심해 목적은 정찰이지 전투가 아니라고. 피치 못하면 싸워야겠지만. 이동해-


언덕을 타고 몸을 낮춘 채 이동하는 둘을 바라보며 스미스의 얼굴에 불쾌감이 가득 찼다.


-저리 가면 적들이 당연히 있겠지. 저 지랄들 하니 전투에서 계속해서 패하지. 멍청한 새끼

들. 어떻게 할 거냐?-

“어떻게 하긴, 장난치면 우리도 같이 어울려 놀아주면 되지. 가자”


언덕을 끼고 도는 크로우의 시선이 조금은 위를 향해 있었다. 그곳에는 미니 맵에 표시된 붉은 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어서 와 이안. 아직 시작 전이야-

언덕 위에서 몸을 엎드린 채 아래를 내려다보던 네 명의 인원이 둘을 맞았다.


-저놈들 오늘 털리고 나면 바로 튀는 거 아니야? 처음에 뻣뻣할수록 빨리 튀던데-

-난 내일에 10골드-

-난 삼일-

-쉿 조용. 곧 맞닥트린다-


언덕을 끼고 돌자 모습을 드러낸 숲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미니 맵에 표시된 붉은 점의 숫자는 열여섯. 서로간의 거리가 들쑥날쑥 했고 이동 속도 또한 제각각이었다. 지속된 전투에서의 승리와 이안의 말을 생각해보면 한동안 없었던 순찰에 의무적으로 무방비하게 움직이는 것이 확실했다.


이번만 스킬을 사용할까 그러면 빨리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잠시 들었던 생각을 떨쳐내고 붉은 점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젠장, 이거 순찰 그만 좀 하면 안 되나 로엠 놈들 쫄아서 나오지도 않는데 말이야-

-그러게. 그냥 화끈하게 붙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전리품도 좀 챙기고-

-말 들어 보니까 왕국에서 서로 몸을 사리고 있대. 제국하고 다른 왕국들의 눈치가 심상치 않다고 전쟁에서 이기고 자존심만 세우고 그대로 뺏길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 응?-


뭔가 이상함을 느낀 활을 맨 사내가 고개를 들자 나무 위에서 떨어진 검이 그대로 오른 눈속을 파고 들어가고 거대한 도가 검을 찬 사내의 오른 팔을 자르고 떨어져 내렸다. 뒤로 빠지는 궁수의 목을 검이 다시 훑고 피가 튀었지만 얇았다. 그리고 궁수의 눈앞에서 사내가 사라졌다.


-씨발 오른 쪽-


시야를 잃어버린 오른 다리가 잘리며 기우뚱거리고 바로 목이 잘렸다. 팔이 잘린 사내가 빠르게 뒤로 물러섰지만 커다란 도를 든 사내가 같은 거리를 맞추며 따라오며 손을 뻗었다.


남아 있는 왼손으로 쳐내자 몸이 중심을 잃고 떠올랐다. 오른 다리를 걷어차이고 떠오른 사내의 목으로 검붉은 기운을 담은 커다란 도가 떨어졌다.


-이리로 올 거 어떻게 알았냐?

“내가 감이 좋아”

미니 맵을 보면서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놓치면 그만 일 뿐이었고.


-이거 짜릿한데..-

“자만하지 마. 원래 정수리를 노렸는데 몸을 틀어서 팔만 잘린 거야. 지금이야 긴장이 풀어져서 그렇지. 원래라면 통하지도 않을 작전이야”

고개를 끄덕인 스미스가 크로우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뭐야 왜 이렇게 조용해. 이것들 그냥 튄 거 아니야?-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숲 안쪽에서 전투의 소음은 들려오지 않았다. 보통은 도망치다 언덕 밑에서 잡혀서 능욕을 당하면서 죽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건..


-이 쫄보 새끼들 그냥 튀었네-

-큭큭큭. 그럼 내가 이겼네. 다들 내놔 10골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섯이 10골드를 꺼내는 순간이었다.


-잡아-

-놈들이 튄다. 잡아-

숲 안쪽에서 화가 난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두 개의 신형이 숲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빠르게 언덕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피해-

이안의 명령에 여섯이 빠르게 좌우로 몸을 숨기자 두 개의 신형이 그들이 있던 자리를 지나쳐 빠르게 사라져갔다.


-숀.. 척..?-

한 명이 둘이 사라져간 곳을 바라보며 얼떨결에 중얼거리자 이안이 입을 틀어막았다.


-매복이닷-

-반으로 나눠-

뒤를 쫓던 여덟 명이 두 패로 갈라져 그들을 덮쳤다.


-씨바알..-

이안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흠..어때?-

스킬이 난무하는 전투를 지켜보며 물었지만 전투를 유심히 지켜보는 크로우의 답은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투를 지켜보던 스미스가 남은 육포를 마저 씹으며 중얼거렸다.


-맛있다-


-컥.. 씨바알-

마지막까지 버티던 이안의 가슴에 검이 꽂히고 욕지거리를 뱉으며 쓰러지자 남은 네 명의 시선이 크로우와 스미스가 사라진 곳을 향했다.


-젠장. 두 놈은 놓친 건가. 못 보던 놈들인데-

-쳇 돌아가면 놀림거리 되겠구만. 전리품 챙겨라 돌아가자-

-이 새끼들 다 털려서 기껏해야 레어인데-


바닥에 떨어진 전리품을 줍기 위해 손을 뻗던 사내가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게 목을 잡고 바닥을 구르고 커다란 나무 뒤에서 크로우와 스미스가 튀어나왔다.


-그 새끼들이다. 잡아-

-쾅-

검사가 휘두른 검이 크로우의 도에 막히고


-서걱-

스미스의 검이 검사의 목을 긋고 지나갔다.


-퍼억-

크로우가 걷어찬 검사의 몸이 활을 당기는 궁사를 향해 날아가자 시위를 놓은 궁사가 검사를 피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스미스가 손을 잡았다.


-자.. 잠깐-

-푹 푹 푹 푹-

연이은 피륙음이 이어졌다.


-빌어먹을..-

마법사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처음 보는 놈들의 장난질에 양쪽이 같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쓰러진 동료는 커다란 도를 휘두르는 놈에게 죽임을 당하고 궁사는 눈앞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걷어차여 널브러진 놈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모습에 욕이 튀어나왔다.


-초짜 새끼 같으니라고.. 도망가야 해-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커다란 도를 든 놈이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지만 주력 스킬은 조금 전의 전투로 아직 쿨 타임이 남아있었다.


(못 도망가. 견제로 시간을 끌면 소리를 듣고 지원군이 올 거야)

결심을 굳힌 마법사 주위로 파이어 볼들이 떠올라 크로우를 향해 날아갔다.


-서걱-

마법사의 눈이 커졌다.


-도기(刀氣)? 마법을 벤다고? 가능해?-

검기나 도기를 쓰는 자들은 다른 곳은 몰라도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마법을 베는 것은 지금껏 보지 못했다. 흔들리는 눈동자 속으로 도가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블링크-

빈 곳을 벤 사내가 자신을 바라보았다.


-한 번에 찾는다고? 저 새끼 도대체 뭐야?-

자신은 이곳의 베테랑이었기에 수많은 적들과 수많은 전투를 거쳤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무기를 쓰는 놈들은 블링크를 사용하면 대부분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찾았는데 저놈은 바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우연이겠지-

“쿨타임이 남았나보네?”

다정하게 미소 짓고 빠르게 달려드는 놈에게 마법을 날렸지만 피하거나 베면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블링크-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자 블링크를 사용한다. 마법사의 시선이 왼쪽을 향했다. 마법사의 시선을 따라 디딤발에 힘을 주자 땅이 파이며 몸이 튕기듯이 움직였다.


-서걱-

목을 베인 마법사가 목을 틀어잡고 흔들리는 눈으로 크로우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블링크를 따라 왔을까?


-너..너 누구야?-

“척”

-크윽..어떻게 방..향을?-

“척 보면 압니다. 큭큭”

대도가 정수리로 떨어져 내렸다.


-네 말 따라 방심한 거겠지? 이게 진짜면 진짜 실망할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 다음부터 이렇게 쉬운 전투는 없을 테니까. 뭐 계속 방심해 주면 우리야 좋지 안 그래? 이 아이템 밭을 봐라“

-그러게 이러다 금방 부자 되겠어-

“너 부자라며?”

-원래 있는 놈이 더 한 거야. 킥킥-


놈들이 흘린 아이템들은 최소 레어, 유니크 등급도 숫자가 많았다. 역시 유니크 등급 이상은 일반 유저들에게나 구하기 힘든 것이지 돈이 많거나 능력 있는 자들에게는 이미 많이 풀려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거 의욕이 막 넘치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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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2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9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8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8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1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3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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