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0,875
추천수 :
1,234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8.30 18:00
조회
153
추천
3
글자
11쪽

172 악마처럼

DUMMY

집사장의 머리를 확인한 네 명의 비명소리가 이어졌지만 잠식된 공간 속에서 외부로 새어나가는 소리는 없었다.


-기사, 기사들은 무엇 하느냐, 어서 저놈을 제압해라-

“살아 있겠냐. 이 병신새끼야”

알스테인 남작의 애타는 외침에 차갑게 말한 크로우가 일행에게 다가가자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귀족을 살해하는 것은 국가의 중죄다. 네놈은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죄를 묻지 않을 테니 이만 돌아가라-

“내가 몇 명의 귀족을 죽인 것 같냐? 네가 처음인 것 같아?”


더 이상 서 있는 자는 없었다. 바닥을 기다 벽에 막힌 남작이 머리를 땅에 찧으며 간절히 말했다.


-도.. 돈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피가 튀었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자신의 잘린 오른팔을 바라보던 남작이 비명을 지르자 가족들의 비명이 이어지며 응접실에 메아리쳤다.


“돈만 받고 끝냈으면 나도 화가 났지만 그걸로 끝냈을 거야. 어디나 개새끼들은 있으니까. 그런데 넌 기사들을 보내 마차를 공격했어. 그리고 찾아온 나에게 사과 한 마디 없이 돈을 줄 테니 꺼지라는 말만 하고“


두꺼운 손이 남작의 얼굴로 향하자 겁에 질려 뒤로 피하려 하지만 막다른 벽이 그를 막아섰고 나머지 가족들은 기겁을 한 채 바닥을 기어 문으로 향했다.


-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에 셋의 동작이 멈췄다. 이를 악물고 애써 움직이려 했지만 이어지는 비명 소리에 바닥에 고개를 묻은 채 공포에 떨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악몽 같은 비명소리가 멈추자 두려움에 떨면서도 고개를 돌려 확인한 순간 바닥을 비명과 함께 기어 구석으로 향했다.


-히.. 히에에엑-

구석에 모인 세 명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공포에 질린 셋이 서로를 밀다 딸이 힘에 밀려 바닥을 굴렀다.


-어어어어어.. 사.. 살려..흐에에에에-

공포에 질려 눈이 돌아가 몸을 떨어대는 딸의 머리채를 잡고 구석으로 던지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벽에 머리를 대고 미친 사람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뱉어냈다.


“나를 봐“

-히에에에엑..-

“나를 보라고 했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돌린다.


“눈을 떠”

힘겹게 뜬 눈 속에 초점 없는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공포의 고대 정령이 눈을 뜨고 대상을 바라봅니다.


“원래는 너희들 모두를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피에 절은 악마가 붉은 눈을 뜨고 속삭인다. 기회를 주겠다고


“장례 때 피의 달이 찾아올 거야. 그들과 계약을 해. 그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악마가 속삭였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만약 지키지 않는다면 다시 찾아올 것이다”

악마가 미소 지었다.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고


-끄아아아악-

셋의 다리를 칼로 찌른 악마가 서서히 몸을 세우고 돌아섰다.


-대상이 공포에 완전히 굴복합니다. 당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스미스와 술을 마시던 크로우가 몸을 세워 방으로 돌아간 후 다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수고했다-

새로운 잔을 건넨 스미스가 남은 맥주를 털어 넣고 잠시 후 접속을 해제하고 곧이어 크로우도 접속을 해제했다.


역시 플레이어의 모험 정신은 대단했다. 한동안 커뮤니티에 언급되지 않았던 신규로 추가된 북쪽의 극한의 설원과 동쪽의 극염의 불의 대지를 공략하는 단체나 개인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거대 길드들의 공략은 업데이트 이후로 바로 시작되었지만 극염의 열기로 다가가는 것조차 힘든 동쪽의 섬보다는 붂쪽의 극한의 설원에 거대 길드들이 몰리면서 얽히고설킨 복잡한 상황이 형성되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글들이 많았고 빙계 마법과 빙계 아이템들이 쏠쏠하게 나와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 더 복잡해 질 거라는 예상 글도 있었다.


“단순 던전도 아니고 그 넓은 지역을 길드가 어떻게 막아. 그런데 설원이면 얼음 여왕이나 서리 여왕, 불의 섬이면 이프리트나 발록인가“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났지만 카시아스가 한 조언을 생각하며 핫바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지금은 기둥을 더 단단하게 할 때지 높이를 더 할 때가 아니었으니까


다음 날 접속했을 때 스미스가 고개를 저으며 다가왔다.


-여기 지금 난리 났다. 영주가 간밤에 암살자에게 살해당했단다. 시체 상태도 보는 사람이 고개를 저을 정도로 참혹할 정도인데 목격한 가족들은 한결 같이 악마의 짓이라고 이야기 하나봐-

마치 네가 악마로 변했냐는 묻는 스미스의 눈빛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거 안 됐네. 식사하고 우리는 갈 길이나 가자”

식사를 주문하고 테이블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거칠게 문이 열리며 병사들을 대동한 기사들이 여관으로 들이 닥치고 둘을 둘러쌌다.


“무슨 일이지?”

-네놈들을 영주님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한다. 순순히 따라와라-

“미친 새끼들이 개소리를 하는군. 우리가 용의자가 된 이유는?”

-네놈들이 영지에 나타난 날 영주님이 살해당하셨다. 이보다 확실한 증거가 있나?-

-미친 새끼들이네. 영주가 살해당한 시간은?-

-밤 11시 경이다-

-어이. 너희 둘 이리와 봐-


스미스가 두 명의 병사를 가리키며 손짓하자 움찔거리며 물러섰다.


-너희 둘이 어제 우리 감시하고 있었잖아. 어제 우리 둘이서 식당에서 식사하고 맥주를 마시다 열한 시경 우리 세계로 돌아간 거 너희 눈으로 확인했잖아. 그런데 우리가 용의자라고?-


기사의 눈빛이 두 명의 병사를 향하자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며 확인해줬다.


-그런데 저 둘이 감시하는 건 어떻게 알았지?-

-저런 머저리 둘을 감시로 붙이면 모르는 게 더 이상 하지 않나?-

-그래도 너희 둘은 조사를 받아야한다. 따라와라-

“좆 까”

-뭐?-

“어제 부탁을 받아 노예 두 명을 사면서 너희 영주에게 뺏긴 돈이 육천 골드야. 영주의 죽음엔 관여하지 않았지만 애도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 그러니 꺼져”


-멈춰라-


검을 꺼내 든 기사 한 명이 검을 겨눔과 동시에 미끄러지듯이 움직인 크로우의 주먹이 기사의 안면을 강타하자 문을 부수고 튕겨나가 바닥을 굴렀다. 기사들과 병사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무기를 겨누자 스미스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병신 새끼들이네. 니들이 보기엔 어제부터 우리가 힘이 없어서 육천 골드를 뺏기고 지금도 이러고 있는 것 같냐? 손에 든 거 안 집어넣으면 다 죽여버린다-

눈치를 보던 선두의 기사가 검을 집어넣자 나머지도 따라서 무기를 집어넣었다. 스미스가 선두의 기사를 지목했다.


-너. 성문까지 안내해. 한 번만 더 걸리적거리면 다 죽여버릴 것 같으니까-


다급히 고개를 끄덕인 기사가 병사들 사이로 움직이고 스미스가 뒤를 따르고 여관 주인에게 식사 비용과 문 수리비 10골드를 건네주고 크로우가 뒤를 따랐다.


기사의 명령에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리고 두 마리의 말이 빠르게 멀어져갔다. 항상 느끼는 감정이지만 말을 타고 달릴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와이번이나 드레이크 같은 것도 한 번 길들여볼까?”

-좋지. 그래도 기왕이면 드래곤이 낫지 않겠냐-

“그러네. 나중에 드래곤 좀 타고 다녀보자”


해질 무렵 눈앞에 다가온 영지를 향해 두 필의 말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조금 더 움직이다가 야외에서 접속을 해제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이 없는 동안 몬스터가 나타나면 말들은 꼼짝없이 한 끼 식사로 사라질 것이기에 불빛을 따라 영지로 향하고 있엇다.


-그런데 왜 남작만 죽이고 나머지는 살려둔 거야?-

“처음엔 다 죽이려 했지. 그런데 문득 화난다고 다 죽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 살려놓고 두고두고 뽑아 먹는 게 낫겠다 싶었어. 그래서 부부만 죽이려 했는데 자식 놈들이다 머저리라 영지를 엉뚱한 놈한테 뺏길 것 같더라-

-자식. 많이 변했네. 그래서?-

“포트란에서 애도를 표하러 갈 거야. 그리고 유리한 계약을 체결할 거고 힐더스를 꼭 포함시키라 했으니까 걱정할 건 없어“

-만약 거절한다면?-

“그럴 리 없겠지만 다시 가서 싹 다 죽이는 거지 뭐. 도착했다 일단 숙소를 잡자”


성 밖으로 커다랗게 형성된 판자촌이 형성 되어있는 판자촌을 지나 검문을 마친 후 여관을 잡고 말을 맡긴 후 간단한 식사를 주문하자 곧이어 식사가 나왔다.


1골드를 쥐어 주고 물었다.


-밖에 판자촌이 형성 되어 있던데-

-그게 위에서는 드라칸 놈들이랑 전투가 끊이지 않아서 불안한 사람들이 피난 와서 마을이 형성된 겁니다. 저도 거기 삽니다-

-밖에 플레이어들이 많이 보이던데-

-주민들이 많이 몰리다보니 병사들이 관리해야 할 곳이 많아져서 가끔씩 몬스터들이 내려오거든요. 근처에 던전도 좀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요즘 많이 몰렸어요-


1골드를 받아 쥔 소년이 꼭 쥔 채로 대답하자 다시 1골드를 쥐어줬다.


“고맙다. 말들 좀 신경써줘라”


식사를 마친 후 성 안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다녔다. 늦은 시간까지 펼쳐진 노점상들과 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울리는 대장간 거리와 잡화점이 늘어선 거리. 길거리에서 산 과일을 한 입 베어 물고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눈치 챈 것 같은데-

둘이 사라진 골목을 바라보며 한 쌍의 남녀가 곤란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돌아갈까?-

여인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조금만 더 들어가 보자-


골목 안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골목 초입에 늘어선 술집들과 조금 더 들어가자 서민들의 주택가들이 늘어서 있었다.


-뭐 특별한 건 없네-


영지를 구경하듯이 두리번거리며 움직이는 둘의 모습을 거리를 두고 쫓던 한 쌍의 남녀가 그들이 꺾어진 골목을 향해 조심스레 움직였다. 두런두런 말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슬며시 고개를 내밀던 사내의 눈이 커졌다. 벽에 기댄 채 자신을 바라보며 미친 사람처럼 혼자 떠들던 사내가 손을 흔들며 미소 지었다.


-튀어-

“어디 가게?”


사내와 여자의 어깨에 팔을 두른 남자가 속삭이듯이 물었다. 팔을 빠져나온 둘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언제.. 분명히 둘이 같이 있었는데-

“그건 알 필요 없고, 쫓아온 이유나 들어볼까?”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저 뭐? 말을 해봐”

-보내주십시오.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무기를 빼들지 않았으니 일단 그 말은 믿어줄게. 그런데 말이야 이유도 모른 채 뒤를 밝히는 사람들 기분은 엿 같지 않을까? 너희가 여관에서부터 쫓아온 건 알고 있어“

-.....-

“말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돌아가. 우린 여관의 그 꼬마에게 가서 물어보지. 오.. 마침 저기서 숨어서 보고 있네“


뇌전이 번쩍이며 자신들이 들어왔던 골목으로 크로우의 신형이 사라지자 남녀가 급히 따라 가려는 길을 스미스가 막아섰다.


-한 번 더 그러면 진짜 화낸다-

잠시 후 꼬마의 목덜미를 잡고 돌아오자 남녀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자 이제 말해 봐. 우릴 쫓아온 이유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2.12.22 74 0 -
공지 주 5일 연재로 전환합니다 22.03.14 67 0 -
공지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2.02.26 124 0 -
공지 매일 18시에 연재됩니다 +2 22.02.10 998 0 -
284 1부를 마치며 +2 23.02.10 59 3 2쪽
283 283 메인 퀘스트 생성 23.02.10 41 2 10쪽
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1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3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48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4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49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8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1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8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2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0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4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6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7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8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59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7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58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0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6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2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8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1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7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