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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작가님의 서재입니다.

대항해시대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로미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16 19:01
최근연재일 :
2022.07.10 10:26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9,118
추천수 :
558
글자수 :
253,585

작성
22.07.10 10:26
조회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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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모험의 끝과 시작(完)

DUMMY

한 마리의 새가 된 듯 푸른 하늘을 활공하는 레온의 시선.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거대한 대양을 지나자 끝도 없는 초원이 펼쳐졌고 그 위를 자유롭게 내달리는 동물의 무리가 보였다. 흙먼지를 일으키는 그들을 지나 거대한 산맥을 넘자 인간이 쌓아올린 듯한 도심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가닿을 듯 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그 곳, 도심을 가르는 강 위로는 사람이 지날 수 있도록 세워진 거대한 다리가 보였고 반듯하게 정돈된 도로 사이로 초록빛의 드넓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그 곳을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세련된 옷차림과 여유있는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꿈인지 환상인지 알수 없으나 보이는 모든 광경이 이질적이었으며 레온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 것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이 어딘지, 무엇을 알지 못하는 레온. 하지만 그의 시선은 하늘을 향해 끝 없이 솟아올랐고 주위는 온통 푸른 하늘과 보다 밝아지는 빛 밖에는 없었다.


더 이상 오를 수 없다고 느낄 즈음

거부할 수 없는 빛이 자신을 감싸 안았고···.


레온은 눈을 떴다.


등을 적시는 축축한 냉기···.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 곳곳에 놓인 횃불만이 어둠을 간신히 밀어내었고 레온의 눈앞에는 철창이 보였다.


‘지하감옥?’


몸을 일으켜 주변을 확인하는 레온,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페르낭이 갇혀 있어야 할 철창 안에 페르낭은 없고 대신 자신이 갇혀있는 것이다.


“뭐야? 이게!”


한차례 분통을 터트린 레온이 다시 상황을 정리했다. 자신의 손을 잡아보라던 페르낭, 손을 잡자 의식이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했고, 그 마지막에 정신을 차려보니 철창 안에 갇혀있는 것이었다.


페르낭은 어딜 갔으며 자신은 왜 이 곳에 대신 갇히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페르낭이 어떤 수작을 벌인 것은 분명한 것이다.


레온이 철창을 잡은 손에 힘을 넣어 구부려봤다.


“흐앗!”


하지만 전혀 구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철창.


“이건 안되네···.”


지하감옥 가장 깊숙한 곳이라 소리를 친다해도 누군가 들을 수 없을 듯했다.


“기다리면 누가 오겠지 뭐.”


레온은 태평하게도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



“뭐라고? 페르낭이 탈옥했다고?”


순찰나온 해병대원에 의해 감옥에서 구출된 레온이 주앙3세의 앞에 앉아있었다.


“그 지하감옥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가 있단 말인가? 순찰하던 해병대는 뭘하고?”


노여움에 가득찬 주앙3세의 말에 에스테반이 대답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직대원의 말에 따르면 저기 레온 메이슨이 면회를 청해 페르낭을 만났고, 잠시 뒤 면회를 끝낸 레온이 나가는 모습까지 확인했는데···. 오후에 다시 확인하니 페르낭은 온데간데 없고 레온만이 철창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에스테반의 말이 끝나자 주앙3세는 레온을 돌아봤다. 하지만 레온으로서도 영문은 알 수 없었다.


“저 또한 어떻게 된 일인지는···. 하지만 당직대원의 말에 따르면 페르낭이 저의 모습으로 변장을 한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할 수 있네요. 닫혀있는 철창을 어떻게 나왔으며 저를 어떻게 그 속으로 밀어 넣은 건지는···. 페르낭에게는 아마 인간의 범주를 넘는 특이한 능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르낭에게 들은 놀라운 이야기···.


선택받은 자만이 지닌 특수한 능력을 이용해 페르낭은 탈출에 성공한 듯 싶었다. 하지만 레온은 그 이야기를 모두 꺼내진 않고 주앙3세에게는 짧게만 고한 것이다.


“페르낭에게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과연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어찌 되었건 폐하, 페르낭이 탈옥한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다시 잡아들이면 그 과정을 알 수 있겠지요. 지금 당장 전 병력을 풀어 리스본 전체를 샅샅이 수색하겠습니다.”


레온도 돕고 싶었으나 엠마가 걱정됐다. 혹시 자신으로 변장한 페르낭이 무슨 수를 쓰지나 않았을까하는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앙3세와 에스테반에게 인사를 남긴 레온이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



“뭐라고? 페르낭이 탈출했다고?”


엠마와 카렌, 랄프가 모여있는 집 안.

다행히 페르낭이 이곳까지 오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 탈옥했어. 잠시였지만 내가 대신 잡혀있기도 했고···.”


심각한 표정의 랄프가 말했다.


“그래도 금방 잡히지 않을까? 리스본에서 페르낭의 얼굴을 모르는 이가 없잖아.”


“변장한 채 어딘가 숨어있으면 쉽게 찾을 수는 없을거야. 그리고 아마 리스본을 탈출하려고 시도할 거고.”


레온은 페르낭의 동선을 예측하고 있었다. 페르낭이라면 리스본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의 능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얼마나 대단할지 알 수 없지만 그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었다.


“우리도 선원들을 시켜 찾아봐야 하는 거 아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페르낭은 더 이상 리스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이제 위협이 되질 못해. 따르던 세력들도 모두 해산됐고 지지하던 대신들도 모두 등을 돌렸으니···.”



그렇게 며칠이라는 시간이 금세 지났고···.


하늘로 솟은 건지, 땅으로 꺼진건지,

페르낭의 소식은 전혀 들리질 않았다. 그를 찾으려고 여전히 혈안이 된 궁정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페르낭이라는 썩은 이가 빠진 리스본에는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반짝이는 햇살을 머금은 파도가 연신 항구에 부딪히며 사라져갔고 분주히 짐을 실어나르는 선원들의 얼굴은 밝았다.


바야흐로 리스본에는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몇 점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다. 하늘은 늘 보던 대로였다. 어제와도 같고 그제와도 같은 하늘이었다. 하늘은 분명 그 하늘이건만 그 아래선 레온은 분명 달라져 있다. 일 년 전 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첫 출항을 함께 했던 모든 이가 다시금 항구 앞 뉴키즈호에 모여들었고, 랄프의 얼굴은 해를 머금은 듯 환했다.


“출항 준비는 끝났어. 레온. 아니, 뉴키즈호 함장님!”


“그렇게 부르는 건 오랜만이네.”


“그치, 여기 리스본에 오래 머물렀네. 고향도 좋지만 우린 역시 바다사나이잖아. 바다가 저렇게 손짓하는데 언제까지 여기서 머무를 순 없지!”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던 랄프가 다시 말했다.


“아, 근데 아무리 그래도 치안사령관 자리는 좀 아깝지 않냐? 폐하께서 직접 제안하신 자린데···. 리스본의 질서를 유지하는 총 책임자가 될 수 있는 기회였잖아.”


“됐어. 어차피 생각도 안했는걸. 매일매일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살고 싶진 않아. 나 역시 저 바다 너머가 좋아. 내일이면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하는 설레임이 좋고.”


레온의 말을 듣던 랄프가 고개를 끄덕였고,


“좋아, 그럼 이제 출항하는거지?”


“아니 아직, 엠마와 카렌이 안왔잖아.”


“아, 호랑이도 제 말하면 나타난다더니 저기 오네.”


레온이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한뼘은 더 자라있는 엠마가 카렌을 손을 잡고 걸어오고 있었다. 이번 항해에도 둘과 함께해야 하는지 고민했던 레온이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배를 좋아하는 건, 바다를 좋아하는 건 레온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배를 탄다는 이야기에 신이나서 방방뛰고 있는 엠마,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카렌이 말했다.


“이번에는 교역품 없이 물자로만 가득 채웠어. 두 달 동안은 기항 없이 항해할 수 있을 정도야. 이번 항해는 아마 꽤 길테니까.”


“그래, 신대륙이라 그랬지? 이번 항해의 목적지가? 근데 거기가서는 뭐 하려고?”


페르낭이 보여준 환상을 통해 가슴 속에 들어온 새로운 목표, 레온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이 휘감은 곳, 거대한 초원과 끝도 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자하는 꿈.


하지만 너무도 원대한 포부였기에,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랐기에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레온은 그런 운명을 믿고 있었다.


정말로 운명이 그렇게 정해졌다면 제 스스로 달려올 것이라고. 그래서 운명이 다시 꿈틀거리며 용솟음 칠 때까지 무엇이 되었든 기다려보기로, 그리고 눈앞에 해야 할 일은 우선 하고 보자는 식으로.


레온은 그저 짧은 말로 자신의 마음을 대신했다.


“우선 가보는거야. 가보면 또 할 일이 있겠지.”


“흐음. 그래, 그것도 좋지. 또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럼 이제 출발하는거야?”


“그래, 출항하자.”


레온을 필두로 랄프와 카렌, 엠마가 나란히 뉴키즈호에 올랐다.


부웅.


출항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리스본 항구에 울려퍼졌고 뉴키즈호의 돛은 바람에 펄럭이며 펼쳐졌다.


그리고 뉴키즈호의 양옆에선 함선에서도 돛이 펼쳐졌다. 조선소에서 뉴키즈호와 동급으로 맞춤 제작한 함선들이었다. 드디어 레온의 일행이 함대로서의 위용을 갖춘 것이다.


첫 출항부터 함께한 모든 항해사들, 그리고 새로 합류한 수백여명의 선원들. 모두가 각자의 함선에서 내리쬐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었다.


다시 시작되는 항해, 넘실대는 리스본 연안의 물결을 가르며 뉴키즈호는 나아갔고, 선수에 오른 레온은 엠마의 작은 손을 잡은 채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온의 함대에 또 어떤 역경과 모험이 펼쳐질지···. 그들의 하루는 또 어디를 향해 흘러갈 것인지, 세계의 역사는 어떤 식으로 변해갈 것인지···.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글을 쓰면 쓸수록 부족함이 느껴지네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9 co******
    작성일
    22.07.10 11:39
    No. 1

    아쉽네요... 레온의 흥미로운 모험을 따라가고 있어는데 하지만 작가님을 응원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홧팅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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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치안대를 박살내다(3) 22.07.03 14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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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치안대를 박살내다(1) 22.06.28 16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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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리스본 귀환(2) 22.06.24 17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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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모험의 소용돌이(3) 22.06.12 184 4 11쪽
30 모험의 소용돌이(2) 22.06.11 194 4 11쪽
29 모험의 소용돌이(1) 22.06.10 20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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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알제 해적, 발바롯싸 하이레딘(2) +1 22.06.08 238 6 11쪽
26 알제 해적, 발바롯싸 하이레딘(1) 22.06.07 223 6 12쪽
25 레온 메이슨, 세우타를 휩쓸다(3) 22.06.06 246 7 12쪽
24 레온 메이슨, 세우타를 휩쓸다(2) 22.06.05 250 8 11쪽
23 레온 메이슨, 세우타를 휩쓸다(1) 22.06.04 253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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