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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병은 마나중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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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스팀펑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2.06.18 12: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9,022
추천수 :
676
글자수 :
155,327

작성
22.05.30 12:00
조회
291
추천
19
글자
12쪽

제15화 앵그리 스테이크

즐겁고 행복하세요. 잠시 머리 식혀 드리겠습니다.




DUMMY

흑기사단은 사막기사단을 상대하느라 전력이 많이 손상되어 있었다. 남은 자들은 대부분 하급기사들이었다.


호송단이 그들을 처리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악마급의 마수를 상대하느라 한껏 텐션이 오른 두 명의 거대망치사용자가 미친 듯이 날뛰자 흑기사들은 속수무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지그문트를 상대하려고 했던 세 뿔 기사는 휴고라는 암초를 만나버렸다. 거대한 전쟁망치가 검처럼 빠르게 휘몰아친다.


‘쿨럭! 지그문트보다 더 무지막지한 인간이었군. 성황청에게 허를 찔렸어. 비밀결사를 숨겨놓았다더니,’


세 뿔 기사는 에바의 부상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지그문트가 지치고 부상당한 부하들을 대량학살 하는 것을 뻔히 보고도 도와줄 수 없었다. 휴고의 망치 앞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기에도 급급했다.


“물러나라!”


부하들이 실시간으로 다진 고깃덩어리로 변하는 것을 보다 못한 세 뿔 기사는 퇴각을 명령했다.


“쫓지 마라! 우리도 빨리 가던 길을 가야 한다.”


지그문트도 혹시 블러디이글이 돌아올지 몰라서 호송단을 서둘러 출발시켰다.

다행이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더 이상 추젹자는 없었다.


“그러니까. ‘그것’이란 것이 신의 일부란 말이지?”

“쉬, 그걸 아는 사람은 에바와 너뿐이다.”


호송단을 뒤로 두고 멀찍이 앞서나간 두 사람은 하다만 대화를 나누었다.


“성황청 비밀서고의 고문서를 해독하던 학자들이 신의 육체가 7개로 쪼개져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어.”


오래 전 두 대륙의 신이 인간세계의 통치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했는데 양쪽 모두 치명적인 대가를 치렀다. 남쪽의 신은 소멸되어 버렸고 북쪽의 신은 몸이 7개로 잘라져서 대륙의 곳곳으로 흩어졌다.


성황청이 비밀결사를 조직한 것은 순전히 신의 몸을 찾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이 다시 결합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염려보다 신을 재림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이 앞섰다.


최고의 기사와 사도들로 구성된 비밀결사는 수 십 년 동안 대륙을 뒤졌다. 결과로 마수의 숲에서 신의 심장을 찾아냈고 아르센 가문의 지하에 신의 왼 팔이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그문트는 성황청을 수호하는 신탁의 기사였다. 그는 신의 왼팔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르센 영지에 파견되어 있었다.


지그문트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휴고를 신탁의 기사로 영입하기 위해서 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겪어보니 적어도 남을 배신할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너를 신탁의 기사로 서임하고 싶다. 성황청을 위해서 네 힘을 빌려다오.”

“······”


휴고는 잠시 말문을 닫고 생각에 잠겼다.

기사서임.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농노의 신세나 다름없는 휴고에게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지그문트가 자신을 높이 사준 것도 더없이 고마웠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마음이 가는 대로 살고 싶었다.


“지그문트. 고백할 것이 있는데, 나는 사실 사람 죽이는 것이 너무 싫다. 대담한 척. 용감한 척 하지만 죽일 때마다 구역질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어.”

“그랬구나. 심정 잘 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지. 하지만 내가 한 명을 죽여서 열 명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에 참았던 거였다.”


지그문트의 생각이 옳다. 하지만 다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싫었다.


“미안하다. 나는 다시 끔찍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아.”

“그래. 내 뜻을 존중하마.”


지그문트는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어느 듯 아침이 되었다. 새들이 날아오르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


일주일의 여정이 더해져서 이들은 성황청에 무사히 도착했다.

메탈리카의 수도 스틸그라드와 인접한 성스러운 도시국가는 성황의 교단이며 전 세계 불카누스교의 본산이었다.


호송단은 무사히 ‘그것’을 성황청으로 인도하고 해산을 했다.


성황청의 영빈관. 외부의 손님이 머무는 곳이다.

식당안은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로 가득했다. 보기만해도 침샘이 열리는 음식들이 식탁 위를 메우고 있었다. 휴고와 지그문트, 막심이 여유로운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상처는 어떠냐? 사제에게 치유를 받아보라니까 그러네.”

“상처는 무슨. 조금 긁힌 것뿐인데. 밥 많이 먹으면 저절로 나을 거다.’


실제로 휴고의 회복력은 놀랄 만했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었던 가슴의 상처가 성황청으로 오는 동안 거의 아물어 버렸다.


“제가 성황청의 영빈관에서 식사를 하는 날이 올 줄이야. 다 지그문트 경 덕분입니다.”


막심이 빈티지 와인의 향에 취해서 코를 벌름거렸다.


“무슨 말씀을요. 저야 말로 두 분 덕분에 호송을 무사히 마쳐서 감사 드립니다.”

“하긴 보통 일은 아니었지. 시커먼 놈들이 크리스크로스 라는 암살단이었고 누런 놈들은 도대체 누구였어?”

“사막의 기사라는 용병단이라고 보고 있어.”


암살단이건 용병단이건 배후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복잡하다.


“자. 그리고 이건······”


지그문트가 묵직한 가죽주머니 하나를 식탁 위에 내려 놓았다. ‘철그럭!’


휴고는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 드디어, 주머니를 열어보지 않았지만 안에 든 것이 금화인 것을 안다. 금속이면서 금속답지 않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소리. 금전이 부딪치는 소리는 구리동전과는 완연히 달랐다.


“약속한 금액이다.”


무려 100골드. 휴고는 갑자기 식욕을 잃어버렸다. 고기 몇 점 집어 먹었을 뿐인데 포만감이 들었다.


‘이제 이생에서 더 이상 돈 걱정은 않고 살겠군.’


휴고는 미소가 저절로 올라왔다. 그는 전생의 인생목표가 보통 사람들과 비슷했다. 건물주로 사는 것이었다. 황금알을 낳는 오리처럼 매달 또박또박 나오는 월세. 평생을 일 안하고 편안히 먹고 살자는 로망이었다.


‘지난번에 받은 것을 합치면······’


전생에 못다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휴고는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는 자유도시 스타우드에 보아둔 건물이 있었다.


“너무 표시내지 마라. 입 찢어 지겠다.”

“흐흠. 그 그러냐? 너무 그런 얼굴로 보지 마라. 너는 금수저로 태어나서 이런 기분 모를 거다.”

“나도 너만큼 돈을 좋아한다. 티를 안 내는 것뿐이지.”


지그문트는 막심에게도 작은 가죽주머니 하나를 내놓았다. 막심은 누가 볼세라 주머니를 냉큼 품 안으로 넣어버렸다.

식당 문이 열리고 귀에 익은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늦었군요.”


에바가 들어오자 식당 안이 대낮처럼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황금빛 머리와 눈부신 흰옷. 다행히 그녀는 혈색이 돌아와 있었다. 시체처럼 창백했던 얼굴이 백설처럼 환해졌다. 약간 수척해진 때문인지 오뚝한 콧대가 더욱 높아 보였다.


휴고는 에바를 보자 잠시 경망스러워졌던 자신을 수습했다.


“에바 경. 몸은 좀 괜찮으세요?”

“덕분에요.”


막심이 식탁의 중앙에 놓인 칠면조 고기를 잘라서 에바의 접시에 놓아준다.


“맛있을 겁니다. 지그문트 경께서 특별히 주문하신 거랍니다.”


에바는 칠면조 고기를 보면서 휴고가 블러디이글에게 했던 욕이 생각나서 풋 하고 웃음을 지었다.


‘후후. 털 뽑힌 칠면조.’


그녀는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다. 치유사제의 도움을 받아서 마나가 폭주한 후유증을 치유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뭐지?’


에바는 어린애처럼 입가에 기름을 잔뜩 묻힌 체 칠면조의 다리를 뜯고 있는 휴고를 보면서 생각에 빠졌다.


‘양파처럼 까도까도 새삼스러워.’


블러디이글은 몸서리치도록 강했다. 자신이 생명을 던져서 발현한 오러블레이드를 맞고도 끄떡하지 않았다. 그런 마수를 상대로 지그문트 경이 올 때까지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냔 말이다.


“내일 돌아간다고?”

“응, 여기 온지도 사흘이 지났잖아. 이제 슬슬 일하러 가야지. 난 어디서 밥만 축내고 있는 성질이 못돼서.”


에바는 휴고가 기사서임을 거절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떠난다고 하니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이 기분 뭐지?


“아 그리고 네가 말한 것 말이야. 다시 한 번 고민해 볼게. 나도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은 잘 알아.”


지그문트는 휴고의 눈을 바라보았다. 제발 잘 생각해라.


다음 날 휴고와 막심은 스타우드로 돌아갔다.



******


스타우드는 자유도시였으며 도시국가였다. 국경을 인접한 2개 국가를 포함해서 크고 작은 12개 왕국이 이 도시에서 자유롭게 무역을 했다.


철저히 상업적인 도시는 빈부의 격차가 심했지만 비교적 번성하고 풍요로운 편이었다.


휴고는 돌아오자마자 보아둔 2층 건물을 샀다. 세를 놓을까 하다가 직접 운영해 보기로 했다.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숙소였다 1층의 영업이 번창한 곳이라 권리금을 얹어서 거금 120골드를 지불했지만 마음에 들었다.


개업을 앞두고 휴고는 식당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있었다.


‘앵그리 스테이크’


1층 식당의 이름이었다. 성난 것처럼 철판 위에 지글거리는 스테이크란 뜻이다.


‘단골이 많으니 굳이 간판을 바꿀 필요는 없겠어.’


단골이 많은 것은 주방장의 솜씨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현대인의 미각을 가지고 있는 휴고도 만족스러웠다.


‘그래 이 맛이지. 육즙을 제대로 품었어. 불 맛도 담았고. 여기에 후추만 더한다면’


후추를 찾아볼 작정이다. 식도락의 혁명이 오겠지. 휴고는 틈틈이 생각해둔 계획들이 있었다. 식당을 기반으로 돈을 벌어서 다음에는 양조장을 만들 것이다.


‘꼬냑’


포도주를 증류하여 브랜디를 만들 생각이었다. 이 세상에는 아직 증류주가 개발되지 않았다. 오크통에 숙성시킨 향기로운 마법의 액체는 귀족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 다음은 위스키를 해볼 예정이다. 양조사업은 휴고를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휴고 축하한다.”


휴고가 식당을 새로 개업하기 전 날. 한 동안 어디론가 사라져있던 막심이 나타났다.


“얼굴이 좋으시네요.”

“건물 보는 안목이 있구나. 위치도 좋고.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집이야.”

“부러우시면 아저씨도 식당 하나 하시죠.”

“그게 말이다. 휴고. 이 집 잔금을 다 치른 거니?”

“그럼요. 어제 다 지불했죠.”

“그랬단 말이지.”

“돈이 필요하세요? 제게 조금 남은 돈이 있는데”

“그게 아니고 하아, 곧 전쟁이 날지 모르겠다.”


무슨 청천벽력이람. 휴고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유리잔을 깨뜨릴 뻔 했다.


“어디서 전쟁이 나요? 설마?”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맞았다. 메탈리카제국과 신성 알칸시아 왕국이 서로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국경으로 군사를 집결시키고 있었다. 스타우드는 이 들 국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전쟁이 나면 여기부터 먼저 치겠군요.”


스타우드는 바다를 끼고 있는 요충지였다. 양 쪽은 협정을 무시하고 스타우드를 먼저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혹시 눈 먼 작자가 있으면 헐값에라도 식당을 넘기거라.”


휴고는 꿈꿔왔던 계획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순간이 닥쳐오고 있지만 너무 낙담하지 않았다.


“저는 제 식당을 지킬 겁니다.”


휴고가 결연하게 말했다. 어느 나라의 군대든 자신의 식당에는 침입하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필요하면 전쟁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기사서임이라도 받아둘 것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다시 새로운 주.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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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27화 세상을 정화시키리라 +33 22.06.15 146 21 11쪽
26 제26화 파괴의 신 +31 22.06.14 165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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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24화 전쟁망치들의 조우 +22 22.06.11 190 20 10쪽
23 제23화 알칸시아의 군대 +28 22.06.10 192 20 10쪽
22 제22화 신이여 용서하소서 +34 22.06.08 220 21 11쪽
21 제21화 애꾸눈 선장 잭 +27 22.06.07 224 22 11쪽
20 제20화 두브 장군 +21 22.06.06 233 22 11쪽
19 제19화 도둑들 +22 22.06.04 248 21 11쪽
18 제18화 상어파의 애환 +28 22.06.03 256 24 11쪽
17 제17화 전쟁설계사 +22 22.06.02 263 21 11쪽
16 제16화 스타우드 조차지 +17 22.05.31 281 22 12쪽
» 제15화 앵그리 스테이크 +20 22.05.30 292 19 12쪽
14 제14화 신의 왼팔(수정) +16 22.05.28 295 19 12쪽
13 제13화 피투성이 독수리 +18 22.05.27 311 20 12쪽
12 제12화 도시는 불타고 있는가 +14 22.05.26 319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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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화 올리버 농장의 결투 +16 22.05.23 348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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