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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905_kkfkka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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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병은 마나중독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스팀펑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2.06.18 12: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8,849
추천수 :
676
글자수 :
155,327

작성
22.05.27 12:00
조회
305
추천
20
글자
12쪽

제13화 피투성이 독수리

즐겁고 행복하세요. 잠시 머리 식혀 드리겠습니다.




DUMMY

오러블레이드는 광선빔 같은 것이었다.


부부부붑!


파이크창 길이만한 푸르스름한 빛이 블러디이글을 사선으로 갈랐다.


콰콰콰쾅!


갑자기 늘어난 검의 궤도는 사정거리를 길게 했다. 블러디이글은 순식간에 5배나 늘어난 검격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부딪치고 말았다. 그의 피 묻은 몸이 줄 끊어진 연처럼 공중으로 날라가 이층 아래로 떨어졌다.


에바는 전력을 다한 일검을 날리고 한 순간에 탈진해 버렸다. 백지장같이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한 쪽 무릎을 끓은 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오러블래이드가 발현된 검의 끝이 까맣게 그을려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쿨럭!


검붉은 피를 한 모금 올렸다. 괴물은 처리된 건가?


푸득 푸드득!


에바의 바램은 무산되었다. 깃털이 빠진 새의 날갯짓 소리가 음침하게 들렸다. 이층 바닥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피투성이 신체. 날개에서 거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아, 신이시여!”


에바는 절망에 찬 탄식을 터뜨렸다. 오러블레이드가 소용이 없단 말인가? 이제 더 할 수 있는 것은 남아있지 않다.


블러디이글도 온전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쪽 날개의 막이 반쯤 찢어져서 폭풍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퍼덕거렸다. 왼쪽 팔 등에서 돋아난 1갤랍(미터)길이의, 날카로운 검처럼 생긴 뼈는 단면이 깨끗하게 잘려있었다.


펄럭 펄럭!


블러디이글이 서서히 공중에서 내려 앉았다. 피부가 벗겨지고 뼈와 근육이 드러난 얼굴이 징그러운 미소를 띠었다. 야수처럼 길게 자란 송곳니가 번들거리고 진득한 타액이 입가로 흘러내렸다.


키끼이익-


블러디이글이 오른 팔에서 검처럼 돋아난 뼈의 끝을 바닥에 대고 끌면서 에바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뼈가 화강암 바닥과 마찰되면서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에바는 마지막 힘을 다시 내보기로 했다. 서리검을 지팡이처럼 집고 의지하여 억지로 일어섰다. 하지만 앞이 흐릿해지고 어지러웠다.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다시 무릎을 굽히고 말았다.


블러디이글이 코 앞까지 다가와 뼈칼을 얼굴에 들이댔지만 에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빌어먹을 몸뚱어리. 오러블레이드를 단 한 번 날렸다고 이 모양이라니.’


여기사는 자신의 약함을 한탄했다. 블러디이글은 잡아놓은 먹이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처럼 단번에 죽이지 않고 즐기고 있었다. 에바의 뺨을 뼈칼로 천천히 그었다. 에바는 눈을 감아버렸다. 마수의 목구멍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올라왔다. 웃음인지 신음인지 구분이 안 갔다.


‘끌륵끌륵끌끌끌’


그가 뱀처럼 혀를 길게 뽑아서 에바의 뺨에 뭍은 피를 핥았다.


‘이 변태 새끼가!’


에바는 온몸에 돋아나는 소름을 참으려고 이빨을 악물었다. 눈물이 찔끔 솟아올랐다. 뼈칼이 에바의 목에 닿았다. 블러디이글이 다시 가래 끓는 웃음소리를 냈다.

살을 뚫고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하는 마수의 뼈가 목젖을 자르려고 한다.


에바는 극심한 공포와 무기력함과 수치심을 느꼈다. 온갖 상념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제기랄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싸우다 죽는 것이니 나쁘지는 않지만 이런 식이라니······멋도 모르고 상자를 지고 적의 한복판으로 달려들어간 애송이녀석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나처럼 이렇게 죽어가겠지. 적들은 너무 강해. 일개 제후국의 전력이야.


우웅!


에바의 상념을 깨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블러디이글이 뭔가를 피해서 장닭처럼 날개를 퍼덕이며 요란하게 공중으로 떠올랐다. 에바의 코끝을 스치는 세찬 바람. 휴고가 전쟁망치를 들고 바닥에 내려섰다.


“괜찮아요?”


휴고가 걱정스런 얼굴로 에바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에바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인지를 웅얼거렸다.


[바보 같은 녀석. 여길 왜 온 거야? 이 놈은 네 상대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멀리 도망가버려!]


녀석이 자신의 힘을 맹신하고 있다. 이 피투성이 괴물은 오러블레이드로도 죽이지 못한 놈이다.


하지만 휴고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내가 왔으니. 걱정 마세요.”


에바가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그 말에 푸훕 하고 뿜었을 것이다. 음유시인이 자주 써 먹는 문구다. 좀 느끼하다. 왕자님이 공주님을 구하러 왔을 때 쓰는 말투잖아. 하지만 말이라도 고맙다. 에바는 뭘 상상했는지 몰라도 기분이 좋아진 것 처럼 보였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저 새끼!”


에바의 뺨을 본 휴고가 소리쳤다. 얼굴에 패인 상처를 보자 괜히 화가 울컥 올라왔다. 여자의 얼굴을.


커다란 그림자가 휴고를 덮었다. 블러디이글이 토끼를 사냥하는 독수리처럼 날개를 활짝 펴고 뼈칼을 앞으로 바짝 세워서 덮쳐왔다.


“이 털 뽑힌 칠면조 새끼! 잘 왔다.”


휴고는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도 공중으로 도약하여 블러디이글에게 부딪쳐갔다.


‘뻐억!’


둘이 공중에서 충돌하자 박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둘은 각각 뒤로 튕겨졌다.

휴고의 투구가 우그러졌다. 안면갑이 뒤틀려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휴고가 신경질적으로 투구를 벗어서 던져버렸다. 투구 속에 들어있던 코발트색 머리가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휴고의 흉갑에 날카로운 뼈 하나가 박혀있었다. 블러디 이글이 낫처럼 사용하던 팔꿈치의 뼈가 부러져 박혀있다.


고오오오오!


어찌된 것인지 휴고의 얼굴에서 파란 빛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코발트 머리에 사파이어 눈동자. 하얗던 피부마저 푸르게 변해서 파란 얼굴이 되어 버렸다.


휴고가 푸른 드래곤처럼 공중으로 도약했다. 망치에 푸른 빛이 투광되어 반투명의 야광색이 되었다.


콰자작!


다시 공중에서 정면으로 부딪친 둘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부러진 뼈조각이 바닥에 떨어지고 휴고의 갈라진 흉갑 사이로 피가 솟고 있었다.

휴고는 다시 일어나서 돌진했다. 핏줄기를 휘날리며 벌꿀오소리처럼 달려나갔다.


뼈칼이 몇 개 더 부숴져 버리자 미친놈 같았던 블러디이글의 기세가 주춤했다. ‘이거 진짜 미친 놈 아니야?’ 하는 표정이었다.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쉬지 않고 달려든다. 수비를 도외시하고 상대방을 물어뜯을 생각만 머리에 가득한 벌꿀오소리 같은 인간이다.


블러디이글이 자신의 몸에서 돋아난 뼈들을 살펴보았다.

주무기로 사용하는 양 손의 두 개는 가장 먼저 부러졌다. 양 팔꿈치와 발등, 옆구리에서 돋은 것도 반 동강이 났다. 남은 것은 양 쪽 무릎의 두 개뿐. 이것 만으로는 공격을 하기가 마땅치 않다.


이 녀석 뭐 이리 단단해? 인간이 맞는거야? 자신의 뼈를 이만큼 동강낸 인간이 있었던가? 블러디이글은 바닥을 차고 올랐다. 찢어진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으로 높이 날라 올랐다.


“칠면조 새끼 거기 서라!”


휴고가 블러디이글이 사라진 공중을 향해 소리쳤다. 기세 좋게 말을 하지만 휴고도 엉망이 되어있었다. 속으로 소리쳤다. 면조 새끼 제발 다시는 오지 마라.


흘러내린 피로 신발이 질퍽거렸다. 어깨뼈가 덜거덕 그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장이라도 바닥에 주저앉고 싶지만 혹시 피투성이 마수가 보고 있을 것 같아서 지친 티를 내지 못했다.


휴고는 방금 자신이 좀 무모했다고 생각했다. 저 괴물은 지금까지 만난 어떤 적보다 강력했다. 위험할 뻔 했다.


‘그 기운은 뭐였지?’


지금은 사라졌지만 엔도르핀을 맞은 것처럼 화끈한 기운이 올라왔었다. 온 몸의 혈관에 박하처럼 화한 기운이 돌았다. 어찌된 것인지 들고 있던 전쟁망치가 파랗게 투광되었다.

마나였던가? 마나가 그런 식으로 발현이 된 건가?


“괴물이 다시 오기 전에 우리도 얼른 여기를 떠는 것이 좋겠어요.”


휴고가 말을 했지만 에바는 두 눈을 감은 체 식은 땀만 흘리고 있었다.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거죠? 좋아요 억지로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도와줄게요. 우선 힘을 빼고 저에게 기대세요.”


휴고는 에바의 정면에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잡았다. 억지로 버티고 있던 에바의 몸이 앞으로 쓰러지듯 안겨왔다.

휴고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 부목이라도 대야 하나?


하지만 평화의 시간은 잠깐이었다.


“끄아아아악!”


곡성처럼 길게 뿜어 나오는, 애간장을 끊을듯한 비명소리. 휴고가 절대로 다시 듣고 싶지 않는 소리가 악몽처럼 재현되었다.


‘저 새끼, 제발 다시 오지 말기를 빌었는데.’


무슨 신에게 빌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비명소리가 심상치 않다. 산채로 짐승에게 씹히는 소리처럼 처절했다.


“저 놈이 진짜 미친 건가? 자해공갈범인가?’


블러디이글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무기를 재장착 하고 있었다.부러진 뼈가 몸에서 뽑혀나고 새로운 뼈가 자라나오면서 근육을 찢고 나오는 고통이었다.


갈비뼈가 펴져서 등을 뚫고 올라와서 날개처럼 펼쳐졌다. 빗장뼈가 어깨를 뚫고 나와서 뿔처럼 길어졌고 요골이 손등을 찢고 나와서 검처럼 되었다.


뼈칼을 새로 돋아내기 위한 산고의 고통을 겪은 블러디이글이 다시 날라왔다. 날개 짓을 할 때마다 핏방울이 튀었다. 고통의 노호를 질러댔다.


‘너도 참 힘들게 산다.’


휴고의 몸에서 다시 푸른 기운이 텐션처럼 올라왔다. 전쟁망치가 푸른 야광빛으로 투광되었다.


꿍! 캉! 꽝!


뼈와 망치가 부딪치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피가 튀고 뼈와 쇠의 파편들이 날라 다닌다.


에바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누운 체 피를 뒤집어 쓴 인간과 마수의 싸움을 고스란히 목격하고 있었다. 어느 것이 마수이고 인간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뻑!’


일진일퇴의 싸움이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블러디이글이 머리를 정통으로 맞고 일층으로 떨어졌다.

휴고는 전쟁망치를 앞으로 내밀고 놈이 다시 나타나지 않기를 또 빌었다. 자존심 때문에 버티는 것은 아니었다. 에바만 아니면 당장 도망가 버리고 싶었다.


블러디이글이 다시 퍼덕이며 떠오르고 있었다.


‘징한 놈. 갈 때까지 가보자.’


휴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광장의 전투는 끝나가고 있었다. 흑기사 무리는 가짜 상자를 따라서 일부 병력이 빠져 나갔다. 덕분에 팽팽하던 승부가 호송단 쪽으로 기울었다. 지그문트가 조장급으로 보이는 중급기사 둘을 처리하고 나자 남은 흑기사들은 지리멸렬해져 갔다.


따다닥! 따다닥!


중앙도로 위를 달리는 요란한 말발굽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막심이 서코트를 휘날리며 말을 달려오고 있다.


“놈들이 돌아오고 있소!”


사막기사단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추격해오는 흑기사들과 싸우는 와중에 상자를 열고 안에 든 것이 오크의 다리뼈라는 것을 알고 말았다.


‘상자!’


지그문트는 급한 불을 끄고 나자 상자가 생각났다. 에바가 기사 몇 명을 데리고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지그문트는 골든캐슬 여관으로 말을 달렸다. 그 뒤를 막심이 따라갔다. 광장의 불길은 거세졌다. 도시의 상공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골든캐슬 여관도 불길에 싸여있었다. 일부의 건물은 무너지고 일부는 불티를 날리며 거세게 타고 있었다. 에바가 상자를 지키던 방도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화마에 삼킨 방안에는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신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롱 테이크도 아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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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27화 세상을 정화시키리라 +33 22.06.15 141 21 11쪽
26 제26화 파괴의 신 +31 22.06.14 159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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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알칸시아의 군대 +28 22.06.10 186 20 10쪽
22 제22화 신이여 용서하소서 +34 22.06.08 213 21 11쪽
21 제21화 애꾸눈 선장 잭 +27 22.06.07 216 22 11쪽
20 제20화 두브 장군 +21 22.06.06 227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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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18화 상어파의 애환 +28 22.06.03 250 24 11쪽
17 제17화 전쟁설계사 +22 22.06.02 257 21 11쪽
16 제16화 스타우드 조차지 +17 22.05.31 275 22 12쪽
15 제15화 앵그리 스테이크 +20 22.05.30 286 19 12쪽
14 제14화 신의 왼팔(수정) +16 22.05.28 289 19 12쪽
» 제13화 피투성이 독수리 +18 22.05.27 306 20 12쪽
12 제12화 도시는 불타고 있는가 +14 22.05.26 314 19 11쪽
11 제11화 비겁한 놈은 비겁하게 +21 22.05.24 336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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