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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905_kkfkka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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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병은 마나중독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스팀펑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2.06.18 12: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8,847
추천수 :
676
글자수 :
155,327

작성
22.05.11 11:30
조회
663
추천
43
글자
14쪽

제1화 일용직 용병사무소

즐겁고 행복하세요. 잠시 머리 식혀 드리겠습니다.




DUMMY

‘저게 뭐야? 여리여리한게 날파리도 아니고.’


날파리가 푸른 색 일리가 없지. 휴고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공중에 뭔가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너울대는 호수위로, 노란 꽃 머금은 월계수 나무 가지와 풋풋한 포도덩굴 사이로 부유하고 있는 것은 푸른 안개 비슷한 것이었다.


다가가서 휘저어 봤지만 유령이라도 만진 듯 손이 통과해 버렸다.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다. 현미경 속의 미생물처럼 산개해서 꿈틀거렸다. 한쪽으로 짙게 뭉치다가 다시 넓게 퍼지기도 했다


‘눈 속에 뭐라도 들어갔나?’


이상하게도 그것은 휴고의 눈에만 보였다. 눈을 비벼 보고 물로 씻어내기도 했지만 없어지지 않았다.


“훠이! 푸우 푸우! 저리가! 얘들이 왜 나한테만 집착해?”


푸른 안개는 사람이나 동물들이 가까워지면 톡톡 튀듯이 달아났지만 유독 휴고의 주위에만 짙게 끼었다. 자세히 보니 자신의 몸 속으로 조금씩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황사 같이 해로운 것이 아닌지 겁이 덜컥 났다.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입으로 불어보고 손으로 털어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휴고가 푸른 안개가 마나라는 것을 아는 데는 몇 주가 걸렸다.


******


제27 용병사무소.

제국무력회사 산하의 일용직 용병 중개소다. 아직 해가 뜨지도 않았는데 사무소 앞에는 어설프게 무장한 스물 댓 명의 사내들이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륙이 전란에 휩싸인지 30 여 년. 용병사업이 호황을 이루자, 피폐해진 세상에서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많은 사람들이 용병이 되려고 했다. 개나 소도 용병이 되겠다고 나설 판이었다.


용병들도 등급이 있었다. 몸값이 제일 높은 것은 값비싼 전마를 보유한 기마용병이고 쇠뇌용병이 다음쯤 된다. 할버드 용병도 비싸다.

용병 중에서 제일 밑바닥이 일용직 용병이었다. 하자가 있는 잉여인력들이었다. 탈주병, 아나키스트, 은퇴한 군인, 범죄자, 알코올중독자 같은 면면들이다.

휴고도 일용직 용병이었다. 정규직이 되기에는 나이가 한 살 모자랐다.


이윽고 개장 시간이 되자 낡은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일거리를 찾는 자들이 안으로 쏟아지듯 들어갔다. 삽시간에 실내가 시장바닥처럼 소란해진다.


“조용히 못해? 오늘 일자리 모조리 취소해 버릴까?”


대머리 소장 하만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실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크흠, 지금부터 접수된 일감을 차례대로 부르겠다. 지원자는 손을 들어라.”


일용직 용병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올란 경 장원에 초병 셋 뽑는다. 기본 무기는 검이다.

-저요! 저요! 제가 갑니다! 제가 먼저 왔는뎁쇼.


-비올라산 사냥터. 몰이꾼 둘, 걸음이 빨라야 한다. 올가미를 다루면 더 좋고.

-제가 가겠습니다! 접니다!


일자리를 내 놓기가 무섭게 지원자들이 손을 든다.


“코즐로프 자작가. 죄수 호송에 두 명. 쇠뇌와 창이 있어야 한다.”


백주 대낮에 백작령 안에서 관도를 따라 죄수를 호송하는 일이야 용병에게는 꿀 빠는 일.

하지만 손을 드는 자가 없었다.


-젠장. 쇠뇌라고?

-소장이 좀 오버하는군. 쇠뇌 살 돈이 있으면 장가부터 가겠다.


쇠뇌는 제대로 담금질한 강철검보다 두 배나 비싸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일용직들이가지고 있을만한 무기류가 아니다.


“아무도 없나? 할 수 없지. 그럼 쇠뇌 대신에 활로 하겠다.”


-저요! 저예요!


장궁을 가지고 있는 두 명이 지명되었다.


“자, 마지막이다.”


벌써 마지막 일감이라고 한다. 아직 일거리를 받지 못한 용병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이 일마저 놓치면 오늘은 굶어야 한다.


“한코 영지로 식량을 수송할 인원 열 명.”


용병들이 수군거렸다. 아무도 선뜻 지원을 하지 않는다. 영지전이 일어난 곳이다. 전쟁터로 가는 식량수송은 사고가 자주 난다.


-아르센가문 하고 한판 세게 붙은 데 아냐?

-영지전이라면 용병길드로 갈 것이지, 왜 여기에서 찾고 지랄이야?

-용병길드는 벌써 누가 싹쓸이 했다더군.


일용직 용병들은 대부분 전투력이 미천했다. 작은 일당을 받더라도 비교적 안전한 일을 원하는 사람들이었다.

소장인 하만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사람들을 노려보지만 지원자가 없다,


“허험, 좋아. 일당을 두 배로 올린다.”


-두 배면 정규직하고 비슷하기는 한데.

-아서라. 욕심 부리다가 한 방에 훅 간다.


여전히 아무도 손을 올리는 자가 없었다. 소장의 눈썹 끝이 뾰쪽하게 올라갔다.


“쯧쯧, 전부 배들이 불렀구나 배들이. 휴고 너도 안 할거야?


소장의 눈길이 휴고를 향했다. 할 수 없다. 이 녀석이라도 보내야지 라는 표정이다. 휴고는 나이가 너무 어린데다 갖춘 무장도 변변찮아서 고용주들에게 번번히 퇴짜를 맞는 인력 이었다.


“그러죠 뭐.”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휴고가 선뜻 대답을 했다.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났다. 커다란 키에 다소 마른 체격. 출렁이는 하늘색 머리를 쓸어 넘기자, 창백하다 못해 파란 핏줄이 비치는 하얀 얼굴이 드러났다.


휴고는 외모만 보면 용병보다는 귀족이었다. 우뚝 쏟은 코와 에메랄드 눈동자. 특히 황족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선명한 가을 하늘색 머리는 은발의 사자 갈기처럼 보기 드문 것이었다.


“휴고. 잘 생각해라. 영지병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옆에 있던 막심이 옆구리를 찔렀다. 영지병은 군영에 상주하며 일년 내내 군사훈련을 받는 직업군인이다. 그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진짜 전투를 하는 것이다. 배가 고파서 날붙이 하나 들고 나선 시골동네 도적떼와는 완전 다르다.


“아저씨 제가 3일째 공치고 있어요.”


3일이나 되었다고? 그랬구나. 막심은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막심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초로의 남자였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와 기형적으로 부풀어 있는 전완근은 일용직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들 또래의 휴고에게 신경이 쓰였다. 아직 파지법도 재대로 모르는 놈이 칼밥을 먹겠다고 설치는 모습이 위태위태해 보였다. 막심이 무심한 듯 툭 던졌다.


“노느니 나도 가야겠다.”


휴고에 이어 막심이 간다고 하자 눈치만 보던 몇 명이 따라서 신청했다. .


-두 배면 해볼 만 하지.

-에라. 굶어 뒈지나 칼 맞고 뒈지나······

-멀대 같은 휴고도 하는데,


지원자가 늘어났다. 인상을 쓰던 소장은 중개 수수료를 챙길 생각에 미간이 펴졌다.


“좋아. 모두 이리 와서 서명해.”



******


원래 금발이었던 휴고의 머리 색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일년 전쯤이었다. 날짜를 따져보니 자신의 전생을 자각한 날이기도 했다.


일년 전, 그날 아침에 휴고가 잠에서 깨어보니 봉인 되었던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중세 비슷한 환경에서 휴고로 살아왔던 18년간의 기억에 지구의 현대인으로 살아왔던 정세찬의 25년 기억이 점철되어 있었다.


촉망 받는 격투기 선수였던 정세찬은 웅가노와 헤비급 타이틀전을 하러 라스베이거스로 가던 중에 비행기사고로 사망했다. 그 뒤 어딘지 모를 행성에서 다시 태어나서 ‘휴고’ 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중이었다.


휴고의 환경은 비루했다. 천애고아였던 그는 어릴 때부터 뒷골목을 떠돌며 먹고 살기 위해서 닥치는 데로 일을 하고 있었다.


‘어쩌겠나?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지.’


욕이라도 튀어나올 만한 신세였지만 휴고는 기꺼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전생에 낙천적이고 강인했던 정세찬의 정신을 이어받은 덕이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현대인의 능력과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기로 했다.


금발이었던 휴고의 머리 색은 푸른 안개가 몸 속으로 흡수되면서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뿌리부터 황금색이 점점 옅어져 가더니 열흘쯤 지나자 전체적으로 연한 하늘 색을 띠었다.


머리 색만 변한 것은 아니었다.


‘하역 일이 점점 익숙해 지는 건가?’


당시 휴고는 소금을 배에서 내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금자루는 보기보다 무거워서 노련한 부두노동자들도 힘들어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지 그 일이 점점 쉬워지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소금자루가 더 가벼워 진 것 같았다.


‘한창 클 나이라서 그런가?’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프로 선수였던 휴고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서 빠삭했다. 몸이 급하게 성장하면 오히려 일시적으로 근력이 떨어진다.


몇 주 뒤. 휴고의 머리가 찬연한 하늘 색으로 변하던 날, 소금자루는 짚단처럼 가벼워졌다.


‘내가 약이라도 한 건가?’


이상하게 생각한 휴고는 다른 것으로 무게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길옆에 놓여있는 돌을 들어봤다. 수박만한 화강암이 한 손으로 가볍게 들렸다. 힘껏 던졌다.


우우웅!


돌은 야구공처럼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날라갔다. 50 갤랍(미터)쯤 거리의 나무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박혀버렸다. 휴고는 자신이 던져 놓고도 놀라서 나무로 달려갔다. 누가 볼세라 나무에 반쯤 박힌 돌을 억지로 빼낸 뒤, 도망치듯 집으로 달렸다.


‘무슨! 스테로이드를 들이 부은 것도 아니고, 근력이······’


휴고는 자신의 몸을 만져 보았다. 워낙 먹는 것이 부실해서 살집이라고 없던 몸에 놀랍게도 근육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푸른 안개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오던 날부터 몸이 달라졌어.’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말고는 이유가 없었다. 휴고의 머리 속에 뭔가 떠올랐다.


‘이건 마나야!


휴고는 자신이 알던 판타지 세계의 지식을 동원해보니 앞 뒤가 맞아 떨어졌다. 푸른 안개 같은 것은 자연에 퍼져있는 마나였다. 마나가 흡수되어 몸 속에 쌓여가면서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휴고의 머리색은 마나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었다. 몸 속의 마나가 많아질수록 머리색이 더욱 파랗게 진해졌다.


‘그럼 나는 마나감응 천재네..’


마나가 눈에 보인다. 거기다 가만이 있어도 마나가 몸 속으로 흡수된다. 이게 천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래. 이걸로 밥벌이는 되겠다.’


휴고는 들뜰 만도 하건만 차분했다. 물 마시는 하마처럼 마나를 빨아들이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마나연공법을 모르니 소드마스터나 대마법사가 될 수는 없었다.


소박하게 먹고 사는데 마나를 써 먹기로 했다. 힘쓰는 것이 좀 나아졌으니 막노동 보다는 벌이가 좋은 일용직 용병이 되기로 했다. 그렇게 용병일을 시작했다.



******


드넓은 다비크 평원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한코가문과 아르센 가문이었다. 전력이 비슷한 양 가문 간의 영지전은 소모전의 양상을 띠며 삼 개월 째 지속되고 있었다.


전쟁이 길어지자 물품이 모자라기 시작했다. 한코 남작은 비축식량이 바닥을 보이자 후방에서 식량을 조달하고 있었다.


용병대 ‘옐로우 나이프’는 한코 남작의 의뢰로 식량을 수송하기로 했다. 이문을 높이기 위해서 싼 인력을 배정했다. 호송대의 대부분을 용병시장에서 사온 일용직으로 채웠다. 하청에 재하청을 한 셈이다.


다각다각


8대의 마차가 짐을 가득 싣고 줄을 지어 가도를 따라가고 있었다.

마차를 호위하는 인원은 50여 명. 12명의 기병과 40여 명의 보병. 보병 중 30 명이 일용직 용병들이었다.


길가에 드문드문 마을이 보였지만 황량하게 비어있었다. 들판에는 불탄 흔적들이 피딱지처럼 시커멓게 남아 있었다. 양측 가문은 적군에게 식량을 뺏기기 싫어서 청야전술을 펼치고 있었다. 주민들을 모두 퇴거시키고 식량이 될만한 것들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이틀을 먼지 속에 걸어온 휴고의 모습은 병사라기보다는 노숙자에 가까웠다. 오래된 갬비슨은 기름때가 묻어서 번질거렸고 검집이 없어서 줄로 묶어둔 아밍 소드는 허리에서경망스럽게 대롱거리고 있었다.


“휴고. 몸이 재산이다. 힘 빼고 슬슬 걸어라.”

“옙.”


신발을 끌다시피 하며 털레털레 걸음을 옮기던 막심은 휴고에게 일용직의 수칙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자고로 일용직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힘의 삼 할은 남겨둘 줄 알아야 한다.


막심의 염려가 고맙지만 휴고는 몸이 근질근질했다. 사춘기 망아지처럼 기운이 넘쳐나서 들판 끝까지 단숨에 질주하고 싶었다.


마나가 쌓이기 시작한지 1년. 휴고의 몸 속에는 장마철의 강물처럼 마나가 잔뜩 불어나있었다. 워낙 먹지 못한 몸이라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체력은 범인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


마나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휴고는 아는 만큼만 써먹고 있었다. 프로 격투가 출신답게 근육을 강화하는데 활용했다. 운동을 하여 근육을 손상시킨 뒤 상처 부위에 마나를 밀어 넣는 방법이었다. 찢어진 근육은 마나를 머금은 체 회복되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해져 갔다.


‘천연스테로이드라고 생각하면 쉽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방식은 오래 전, 마나연공법이 개발되기 전에 기사들이 사용하던 고전적인 연공법과 일치했다. 소모되는 마나에 비해서 효율이 높지 않아서, 지금은 잊혀지다시피 한 것이었다.


수송을 시작한지 이틀 째, 다행히 적군의 공격은 없었다.


“이제 거의 다 왔네요. 괜히 겁을 먹었어요. 헤헤.”


수송이 거의 끝나가자 잔뜩 굳어있던 페페의 얼굴이 조금 풀렸다. 막심은 일부러 딱딱한 말투로 흑인 소년병의 긴장감을 다시 끌어 올렸다.


“페페. 방심하지 마라. 다 가야 다 간 것이다.”

“옙!”


페페는 막심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다. 그는 허투루 말하는 법이 없었다.

휴고는 막심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아저씨. 마차에 실린 것이 식량이 아닌 것 같죠?”

“쉬, 목소리 낮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공모전이라니. 긴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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