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i****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이진수. 코딩 세계에서 대활약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kistch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7
최근연재일 :
2023.06.18 10:46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0,603
추천수 :
816
글자수 :
152,508

작성
23.06.16 09:05
조회
450
추천
20
글자
10쪽

옆집 아저씨 1

DUMMY

지금부터 5년 전인 2010년의 여름. 이진수가 장공 건설에 다니고 있을 때 일이다.

26살의 건장한 청년 이진수도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던, 햇볕이 뜨거웠던 여름날. 평소 어리버리한 이진수를 잘 챙겨주던 장공건설의 근육맨 실장님이 이진수에게 말했다.

“진수야 점심시간에 나 좀 도와줄래?”

“네.”

“그럼 미안한데, 점심은 김밥 사줄 테니까 점심시간 되면 바로 나랑 어디 좀 가자.”

"네"



그날 점심시간.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근육맨 실장의 파란색 1톤 트럭 안. 근육맨 실장은 이진수에게 은박지에 쌓인 김밥을 건넸다.


“잘 먹겠습니다. 오! 이건 제가 좋아하는 멸치 김밥이네요!”

“근데, 어디로 가는지 안 궁금해?”

“왜요?”

“응?”

“어디로 가는지 왜 물어봐야 하냐고요.”

“하하하··· 아니야. 너는 다른 사람들이 다들 궁금해할 만한 건 물어보지 않고, 항상 엉뚱한 것만 왜요? 하면서 물어본단 말이야.”

“그게 왜요?”


근육맨 실장님은 대답 없이 핸들을 돌렸다. 그들이 도착 한 곳은 이진수도 익숙한 길이었었다. 그곳은 바로 이진수와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진수가 근육맨 실장님에게 물었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가보면 알아. 거의 다 왔어.”


장공건설 근육맨 실장님은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다르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면, 근처에 사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간단한 집수리를 해주곤 했다. 오늘은 현관문을 수리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문짝을 들기 버거워 이진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근육맨 시장님의 파란 트럭이 멈춰 선 곳은 이진수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 근처였다. 집의 생김새도 이진수의 집과 비슷한, 시골에 흔히 있는, 그냥 그런 집.

“어···? 이 집에 누가 살았던가···?”

“왜?”

“아니에요.”


파란색 1톤 트럭이 멈춰서자, 백발의 할머니 뛰어나왔다.

“아이고 이 더운 날 왜 또 왔어.”

할머니의 말은 이래도 근육맨 실장님을 굉장히 기다렸던 눈치다.

“하하하. 왜긴요. 지난번에 고치려던 대문요. 마저 고쳐야죠.”


근육맨 실장님은 이진수를 보고 고갯짓하며 말했다.

“진수야 이 문 좀 달자.”

이진수는 근육맨 실장님이 무거운 철로 된 대문을 고정할 수 있도록 대문을 잡아줬다. 그리고 집 안쪽을 슬쩍 봤다. 할머니의 깊은 주름만큼이나, 낡은 집은 수리 할 곳이 많아 보였다.

문 자체는 근육맨 실장님이 미리 수리해 둔 덕에, 대문 보수 작업은 10분 만에 끝났다.


“할머니. 그럼, 저희 갈게요.”

“아이고. 이리 와서 밥 먹고 가. 된장찌개 금방 끓여 줄게.”

“아니에요. 저희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 거라 얼른 들어가야 해요. 진수야 얼른 가자.”

“네.”



장공건설로 돌아오는 트럭 안. 이진수가 근육맨 실장에게 물었다.

“왜요?”

“응? 뭘 다짜고짜 왜요야?”

“아니요. 왜 공짜로 대문을 고쳐주신 거예요? 아시는 분도 아닌 것 같던데.”

“아··· 재능 기부라고 할까? 나는 저 문을 고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저 할머니는 저걸 못 고쳐서 몇 달째 대문 없이 사셨어. 나는 힘이 세고 할머니는 힘이 약하잖아.”

“그게 이유가 돼요?”

“응. 쓸모없는 짓처럼 보인다는 거 아는데, 나한테는 그게 충분한 이유가 돼. 김밥 한 줄 더 먹을래?”


이진수는 작은 아이스박스에서 김밥을 한 줄을 더 꺼내 먹으며 고민에 빠졌다.

“왜지? 왜일까···”

이진수는 머리로는 납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된장찌개를 끓여 준다는 백발 할머니의 말은 확실히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그날 오후 5시. 이진수는 퇴근하며 장비 몇 개를 챙겼다. 그리고 백발의 할머니 집으로 갔다.

이진수는 할머니를 불러봤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왜 아무도 없지?”


잠시 망설이던 이진수는 그냥 하려던 걸 하고 가기로 했다. 그는 커다란 가방에서 작은 공구함과, 오는 길 철물점에서 산 방충망을 꺼냈다. 그리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는 할머니 집의 방충망을 수리했다.


같은 시각, 불혹의 나이가 된 고기술. 그는 시골에 혼자 사는 노모를 살펴보러 왔다. 그런데 어머니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웬 청년이 망치질로 집을 부수고 있었다.


고기술은 소리쳤다.

“이봐 거기! 뭐 하는 거야? 왜 남의 집을 부수고 그래?”


갑자기 들린 고함 소리에 이진수는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그 틈을 노린 고기술은 이진수에게 달려가 멱살을 잡았다.

“너 뭐 하는 놈이야?”


당황한 이진수 입에서 나온 말은 역시나 왜요? 였다.

“왜··· 왜요?!”

“너 여기가 누구 집인 줄 알고, 행패야?”

“행패라니요? 저는 방충망을···”

“아니 그러니까 남의 집 방충망을 왜 뜯어가냐고? 엉??”


다행히 그때 백발의 노모가 집으로 돌아왔다.

“어야! 이놈 봐라. 이놈이 그 손 놓지 못해?”

“어머니, 이놈은 제가 꼭 잡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사람 말고 고기술 너 말이야! 이놈아! 당장 손 놔!”


백발의 노모는 자기 아들인 고기술의 등짝을 후려쳤다.’

“퍽!!”



잠시 뒤, 오해를 푼 세 명은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모여 앉았다.

노모가 말을 꺼냈다.


“식기 전에 얼른 먹어요.”

“네 감사합니다.”

“아니 그런데, 장공건설 실장님도 없이 어째 혼자 왔어요?”

“아까 대문 고칠 때 보니까 방충망이 많이 낡았더라고요. 여름이라 모기도 많은데···”

“아이고. 실장님을 닮아서 그런가? 이 청년도 마음씨가 참 곱구려 응? 하하하”


백발의 노모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고기술이 이진수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아깐 미안하게 됐어요.”

이진수는 고기술과 악수하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주인 없는 집에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 같아요.”

“내 이름은 고기술이오.”

“아 네. 저는 이진수라고 합니다.”

“이진수? 허허허 컴퓨터 공학 전공하면 딱 좋았을 이름이네.”


0과 1의 값을 가진 수 체계가 이진수(Binary)고, 컴퓨터는 0과 1의 디지털 세상이다.


“혹시 진짜 컴퓨터 공학 전공인가?”

“아니요. 저는 대학 안 나왔어요. 지금은 장공건설에서 일하고 있어요.”


노모는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지금 대화가 어쩌면 이진수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왜 그런 걸 묻고 그래? 진수 총각. 고기술이 왜 고기술인줄 알어?”

“왜요?”

“저놈이 고기랑 술이 그렇게 좋아서 해. 그래서 고기-술이야. 내가 이름을 참 잘 지었지. 하하하.”

“아이고 참 어머니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왜 그런 말을 해요? 그리고 남들은 고기-술이 아니라 고-기술로 알아요. 하이 테크요!”


이진수는 고기술을 불쌍하게 바라봤다. 40살은 되어 보이는 배 나온 아저씨. ‘나는 패션 센스 없는 아저씨예요’ 라도 말하듯. 베이지색 면바지에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있다.

허름한 시골집에 살고 있는 노모를 보러 혼자 이곳에 온 것을 보면, 아직 결혼도 못 한 것 같다. 거기다 평일에 온 것을 보면, 분명 직업도 일정치 못할 것이다. 어쩌면 직업이 없을 수도 있다.


“할머니 된장찌개 너무 맛있네요.”


노모는 이진수의 밥그릇에 계란 후라이를 하나 올려주며 말했다.

“아이고 뭘~ 내가 더 고맙지. 이거 나은 계란이야. 먹어봐 맛있어. 사 먹는 거랑은 달라.”

“감사합니다.”



다음 날.

장마철이라 장공건설은 업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진수는 일을 마치자마자 어제 못다 한 방충망을 마저 수리하러 갔다.

할머니 댁 마당에 있는 평상에는 고기술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고기술은 어제와 똑같은 베이지색 바지와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있었다. 이진수는 그 모습을 보고 어제의 추측을 확신으로 믿었다.

“아! 저 아저씨는 백수다!”


이진수는 고기술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고기술은 이진수에게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말했다.

“아~ 진수 씨. 어서 와요. 그런데 오늘은 왜 또 왔어?”

“어제 방충망 수리 하던 게 좀 남았어요. 생각보다 찢어진 곳이 많아서요. 방충망 보수 재료를 조금 더 사 왔어요.”

“그래요? 그 방충망 수리 어쩌고 얼마예요? 내가 돈을 주지.”


이진수는 가난할 게 뻔한 저 아저씨에게 돈을 받을 수 없었다.

“아니에요. 이거 그냥 오다 주운 거예요. 부담 갖지 마세요.”

“방충망을 오다 주웠다고?”


이진수는 어제 수리하다 만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고기술도 이진수의 뒤를 따라가 방충망 수리를 도왔다.

고기술은 이진수의 방충망 수리 부사수 역할을 하며 물었다.

“진수 씨?”

“왜요?”

“장공 건설 다닌다고? 어제 어머니한테 들었어요.”

“네. 맞아요.”

“거기서 얼마나 일했어요?”

“3~4년 된 것 같아요.”

“대학은 안 나왔고?”

“네.”

“군대는?”

“육군 병장 전역했어요.”

“나이는?”

“26살이요.”


고기술은 이진수가 안타까웠다. 한창 자기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 나이에 변변한 직업 없이 일용직 일 하는 이진수가 안타까웠다.

이진수와 고기술은 멱살을 잡으며 인연을 시작했지만, 이틀만의 서로가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다소 애매한 관계가 완성됐다. 하지만 그 덕에 둘은 띠동갑이 넘는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급격히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이진수. 코딩 세계에서 대활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공유 드립니다. +1 23.05.11 849 0 -
35 옆집 아저씨 2 - 첫 번째 이야기 끝 +3 23.06.18 464 21 13쪽
» 옆집 아저씨 1 23.06.16 451 20 10쪽
33 지원 파트 2 +2 23.06.15 479 19 9쪽
32 지원 파트 1 +1 23.06.14 552 23 11쪽
31 수습 면담 2 23.06.13 555 20 11쪽
30 수습 면담 1 +1 23.06.12 592 24 11쪽
29 마지막 과제 7 +2 23.06.09 682 25 11쪽
28 마지막 과제 6 +1 23.06.08 654 23 11쪽
27 마지막 과제 5 +2 23.06.07 674 16 11쪽
26 마지막 과제 4 23.06.06 676 21 11쪽
25 마지막 과제 3 +1 23.06.05 713 20 9쪽
24 마지막 과제 2 +4 23.06.02 743 17 9쪽
23 마지막 과제 1 +1 23.06.01 748 21 9쪽
22 쓸만한 도구 4 +1 23.05.31 743 22 9쪽
21 쓸만한 도구 3 +1 23.05.30 772 21 9쪽
20 쓸만한 도구 2 +1 23.05.29 755 22 9쪽
19 쓸만한 도구 1 23.05.26 818 23 9쪽
18 UIFrameWork 4 +2 23.05.25 798 21 9쪽
17 UIFrameWork 3 +1 23.05.24 797 16 9쪽
16 UIFrameWork 2 +2 23.05.23 827 23 9쪽
15 UIFrameWork 1 +1 23.05.22 854 22 9쪽
14 스킬 변경 3 +1 23.05.19 856 27 9쪽
13 스킬 변경 2 +1 23.05.18 870 24 9쪽
12 스킬 변경 1 +2 23.05.17 956 24 9쪽
11 두 번째 과제 6 +2 23.05.16 985 26 10쪽
10 두 번째 과제 5 23.05.15 962 22 10쪽
9 두 번째 과제 4 +1 23.05.14 970 25 9쪽
8 두 번째 과제 3 23.05.13 994 20 9쪽
7 두 번째 과제 2 +5 23.05.12 1,060 2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