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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님의 서재입니다.

사실 게임 프로그래머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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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ch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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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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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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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장 변화시키기 2

DUMMY

나는 메롱 님에게 이영식 파트장님과 전체 채팅방에서 대화를 이어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내 부탁을 메롱님은 전체 대화방에서 메시지를 보냈다.


전승환) “영식 파트장님? 진수 님이 뭐 알려달라는데요?”


나는 팀 전체 채팅방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수십 명이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에서는 말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그 전체 채팅방에서 내가 서로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 이영식 파트장님을 불렀다.

아마도 이영식 파트장님은 이 상황을 경계하고 있을 거다. 나한테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을 최대한 어필해야 한다.


잠시 후 이영식 파트장님이 회신했다.

이영식) “저 부르셨나요?”

이진수) “네! 죄송합니다. 제가 개인톡으로 보낸다는 걸··· 전체 방 메시지를 보냈네요. 아무튼 시간 괜찮으시면 저 막히는 부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영식 파트장은 조금 고민하다 회신했다.

이영식) “지금 진수 님 자리로 갈게요.”

이진수) “감사합니다!”


이영식 파트장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게 왔다.

나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이영식 파트장이 충분히 알만한 쉬운 문제지만, 내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아주 쉽지도 아주 어렵지도 않은 애매한 수준의 질문을 하나 했다.


“파트장님 이거 as로 항변한 하는데, 자꾸 null이 나와요. 혹시 이 문제 아세요?”


이영식 파트장은 내 코드를 유심히 쳐다봤다. 그리고 상속 구조를 확인하고 나서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


“아니 진수 님 이거 부모 클래스를 하위 클래스로 캐스팅하니까 그렇죠.”

“어차피 상속구조면 다 형 변한 되는 거 아니에요?”

“아하하. 뭐 진수 님은 소프트웨어 공학 전공 안 했으니까··· 모를 수도 있죠. 자식 클래스는 부모 클래스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부모 클래스는 자식 클래스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부모 클래스를 자식 클래스로 변환시킬 수 없어요.”


나는 감탄하는 척했다.

“와~ 역시 괜히 파트장님이 아니시네요. 저 이거 때문에 한참 헤맸어요.”


내 칭찬에 이영식 파트장은 조금 어색해했지만, 결국 어깨 뽕이 붙어 으쓱했다.


“하하하. 이건 기초인데··· 뭐 모를 수도 있죠. 모르는 거 있으면 또 물어봐요.”

“감사합니다!”


정말 이영식 파트장님이 이것을 원하는 게 맞는지 한번 떠본 것인데, 다행히 잘 들어 맞았다. 그는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경력은 비슷한 내게 은근히 경쟁심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미믹게임즈에서 3달 만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는 약간 과장된 소문까지 돌았으니 나를 리드해야 하는 파트장으로서 부담도 있었겠지.


나는 그 뒤로 그가 충분히 으쓱 할 수 있도록, 그가 자신의 지식을 충분히 자랑할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다수가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영식 파트장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내 질문이 하나둘 쌓이자, 이영식 파트장님이 어느 부분을 자신있어하는지 대충 알게 됐다. 그는 멀티 플레이 환경 개발에 대한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주로 멀티플레이 환경 개발에 대한 것을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신이 나서 내게 설명해주었고, 심지어 가끔 있는 클라이언트 파트 티타임에 나와 고주영을 부르기까지 했다.


자존심 같은 것은 애초에 없는 나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였다.

실제로 나는 멀티플레이 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고, 이영식 파트장은 멀티플레이 구성에 대한 노하우를 꽤 가지고 있었다.

지금 나는 이영식 파트장에게 공짜로 멀티플레이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면서, 그와의 관계를 극적으로 해결하는 중이다.


이렇게 한 두 달이 지났다. 나와 주영이는 아직 클라이언트 파트가 아니라 팀 직속이었지만, 이제는 그들과 가끔 티타임도 하고 치킨도 먹으며 이전에 비하면 아주 원만한 관계가 됐다.



이제 두 번째 단계다. 바로 “요청하기”

뭐가 됐든 내 목적은 모두가 힘을 합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나와 고주영이 스킬을 담당 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클라이언트 파트도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해줘야 한다.


나는 바로 메롱 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롱 님 안녕하세요?”

“여~ 진수 님~”

“지금 클라이언트 파트에서 바로 봐줘야 하는 것 있어요?”

“있지! 많지! 진수 님 스킬로 다시 오는 거예요??”

“ㅎㅎ 아니요 아직요. 저랑 고주영이 스킬 담당자로 가는 것은 3단계 계획이에요.”

“읭 3단계가 뭐에요?”

“아··· 아니요. 그건에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 아무튼 지금 스킬 말고 클라이언트 파트에서게 봐줘야 할 것 있어요?”

“많다니깐요!!”

“그럼 하나만 알려주세요.”

“우선 로그인 창UI 개선!!! 이미지 나온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클라가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네!!”

“로그인 창요? 알겠어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오~? 진수 님 이제 로그인 창도 작업하는 거야??”

“ㅎㅎㅎ 아니라니까요. 클라이언트 파트가 일하게 만들 거에요.”

“이영식 파트장이 있는 그 클라이언트 파트요??”

“네.”

“어떻게요??”

“작은 선물을 주면 돼요. 기다려보세요.”


나는 클라이언트 파트가 모여있는 자리를 우연히 지나가는 척했다. 그리고 은근히 말을 꺼냈다.


“아 참. 영식 파트장님.”

“네?”

“이번에 로그인 창 UI 수정된다면서요? 아트 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들었어요.”

“네 맞아요.”

“그거 내일 모래까지 되나요? 제가 그 정도는 금방 될 거라고 아트팀한테 자랑해뒀거든요. 그러니까 아트 분도 요즘 클라이언트 반응 빠르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아··· 그래요?”

“네. 혹시 모래까지 안되나요? 일정 안 나오면 아트 팀 지인한테 다시 얘기해둘게요. 미루어졌다고.”


나는 살짝 긴장했다. 겨우 이 정도 칭찬과 기대 때문에 이영식 파트장님이 움직일까? 만약 이번 요청이 실패하면, 다음에는 더 작은 부탁을 만들어야 한다.


“아뇨. 그 정도는 하루면 되죠. 저를 뭐로 보고 하하하···”


내 걱정은 그저 기우였다. 이영식 파트장은 역시 자신의 이미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영식 파트장님은 클라이언트 파트인 태훈 님에게 말했다.

“태훈 님. 로그인 창 그거 금방 되죠? 모레 오전 회의니까 내일 저녁까지 해야 해요~”


지금 이영식 파트장님 자신이 내게 갖는 역할은 멋지고 유능한 파트장이다. 자신의 멋지고 유능한 파트장 역할 때문에, 이 정도 사사로운 부탁쯤은 거절하지 않았나보다. 내게는 다행이다.



이틀 뒤 팀 주간 회의 시간.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별로 아트 디자이너가 있는 구조가 아닌, 별도의 아트 팀이 존재하고 아트 팀이 여러 프로젝트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한다.

그래서 우리 팀 주간 회의에는 임아린 팀장님이 아트 팀 대표로 참석한다.


나 때문에 괜히 태훈 님이 이틀 동안 야근을 하긴 했지만, 역시나 내 기대대로 개편된 로그인 창 UI는 모두 작업이 되어 있었다.


임아린 팀장님이 말했다.

“영식 파트장님. 예상보다 빨리 작업 됐네요?”


이영식 파트장이 으쓱하며 대답했다.

“하하하 이 정도는 금방 하죠.”


다행히 아직까지는 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지금 이영식 파트장이 생각하는 본인의 역할은 유능한 파트장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유능하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파트는 이제 필요한 작업에 대해서 중간중간 칭찬을 섞어가며 노티만 줘도 알아서 잘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3단계다.

내가 직접 그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

3단계 작업은 지금 바로 시작이다!


나는 로그인 창의 메인 UI가 개편된 것을 보고 멋지다고 감탄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뿐 아니라 개선을 기획한 기획자, 그리고 시안을 잡은 아트 팀까지 치켜세워줬다. 그리고서 기획 파트에 물어봤다.


“앞으로도 이런 개편 작업 많이 있나요?”

“그럼요. 저희 게임 출시가 미뤄져 있던 동안 모바일 UI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사소한 걸 말씀드리면 확인 팝업에 확인과 취소 두 가지 버튼이 있을 때, 우린 항상 확인 버튼이 왼쪽 취소 버튼이 오른쪽이었잖아요? 그런데 요즘 트렌드는 확인 버튼이 오른쪽에 있어요.”

“왜요?”

“오른쪽 한 손만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조작할 때, 확인 버튼이 왼쪽에 있으면 오른손 엄지로 확인 버튼을 누를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확인 버튼이 오른쪽에 있으면 손이 어지간히 작아도 오른 엄지손가락으로 확인 버튼을 누를 수 있어요.”

“아··· 그렇겠네요. 앞으로 UI 쪽 개편하면 계속 바쁘시겠네요.”


나는 이영식 파트장의 눈치를 한번 보고 그에게 말했다.


“영식 파트장님. 주영 님과 제가 하던 프로파일도 대충 끝났는데, 저랑 주영 님이 다시 스킬 쪽 코드를 볼까요? 어차피 스킬은 거의 다 만들어졌고, UI쪽이 많이 바뀌면 클라이언트 파트도 바빠질 테니까요. 저희가 스킬 같은 남는 일들 맡아서 할게요.”


애초부터 내 목표는 나와 고주영이 스킬 담당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스킬 쪽 작업이 원활해진다.


“네 뭐... 이제 스킬 쪽은 이미 다 돼서 유지보수만 하면 될 거예요. 그럼 이제 스킬 쪽 요청사항은 진수 님에게 주세요.”


만약 예전이었다면, 이영식 파트장은 자신의 업무를 내게 빼앗긴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절대 내게 스킬을 다시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의 관계는 달라졌다.

나는 그에게 초보적인 코드도 잘 몰라서 물어보는 순진하고 어린 양일뿐이다. 그리고 혹시 그가 내 의도를 눈치채더라도, 그는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내 꾀에 계속 속아줘야만 할 것이다.

내 석 달에 걸쳐 계획의 3단계까지 왔다. 이제 나는 그의 의사 결정에 어느정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영식 파트장님은 자기 카리스마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본인의 멋진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간 회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 길.

나는 화장실에 가려고 출입문 쪽으로 이동했다. 마침 그 타이밍에 임아린 팀장님이 내 옆에서 같이 걸었다.

그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진수 씨 순진한 줄만 알았는데, 사람 잘 다루는구나?”


나는 내 작전을 들켰을까봐 움찔했다.

“네?? 제가 사람을 다뤄요??”

“음~ 우리 아트 팀 중에서도 제일 귀여운 민희 씨 마음을 어떻게 뺏어갔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


나는 임아린 팀장님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멀뚱멀뚱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설마 진짜 내 작전을 눈치 챘나??


“아무튼, 나중에 우리 팀 회식할 때 한번 와요. 진수 씨가 우리 팀 도와준 것도 있고 하니까. 밥 한번 살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아트 팀이 있는3층으로 돌아갔다.



그날 오후 내 자리.

갑작스레 민희 씨가 3층까지 내려왔다. 그녀는 뻘쭘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겨우 내 자리까지 왔다.


“진수 씨···”

“안녕하세요 민희 씨. 여기까지 웬일이에요?”

“저··· 혹시 임아린 팀장님이 아트 팀 회식 때 진수 씨 오라고 하셨나요?”


생각해보니 아까 주간 회의 끝나고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았다.

“음··· 네. 그랬던 거 같아요.”

“아··· 그렇구나··· 어쩌죠···?”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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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고주영과 최적화 2 +1 22.06.17 292 21 12쪽
32 고주영과 최적화 1 +1 22.06.16 295 15 11쪽
31 적응 8 +2 22.06.15 298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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